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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어린이집 원장의 무식함.

울산지역에서 한 국공립어린이집을 상대로 교섭이 진행 중이다.

워낙 기본적인 요구안을 가지고 시작한 교섭이라 금방 타결이 될 줄 알았다.

근데 요즘 '무식하면 진짜 용감하다'는 사실을 실감한다.

 

사건의 발단은 이렇다.

오랫동안 보육교사로 근무하던 한 사람이 드디어 국공립어린이집에 원장이 되었다.

(개인위탁을 받은 셈)

 

자리가 바뀌면 사람도 바뀌는지 원장이 되자마자 시작한 일은,

오래된 다른 보육교사들을 내보내기 위해 갖은 수를 다 쓰다가

(우린 이걸 보통 '친정체제를 만들려고 한다' 고 표현한다.)

작년에 임신 중인 한 선생님을 이유도 없이 해고한 것이다.

 

그리고 이 원장, 부당해고에 항의하며 출근한 사람을 경찰 불러 끌어냈다가

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받고 울며겨자먹기로 복직시켰다.

 

맘대로 안되는 선생님들을 이리저리 괴롭히다가

그래도 안되니 올해에는 야간교사들 공부때문에 비는 시간을

주간 근무자들에게 떠맡기는 만행을 저질렀다.

아침 8시30분 출근해서 하루종일 애들 돌보느라 파김치가 된 사람들보고

밤 10시, 11시까지  연장해서 아이를 보라고 한다면 누가 견딜 수 있겠는가?

 

그러나.. 이젠 보육교사, 아니 보육노동자들도 여전의 그들이 아니다.



교사들의 요구는 명확했다.

정상적으로 근무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이다.

여성부 지침대로 하루 9시간 근무하고

주간에 당직이 필요하면 돌아가며 당직을 서고

당직을 하게 되면 그만큼  초과근무수당 지급하고

퇴직금 중간정산  받은 것이 계산이 틀렸으니 제대로 계산해서 달라는 것.

 

이 요구안을 가지고 노조에 가입해서 교섭을 요구했다.

 

그런데................

* 이 원장 처음부터 "내가 왜? 노조하고 이런 이야기를 해야 되는데요?" 하고 우기기 시작한다.

 

# 노조> 법에서 '노동조합은 조합원의 근로조건에 대해 사용자에게 교섭을 요구할 수 있다'고 되어 있습니다.(법 조문을 보여주면서 일일이 설명해 줌) 

 

* 원장> 노동부에 내가 노조랑 교섭해야 하냐? 도장찍어야 하냐? 고 물어보니 곤란한 질문이라고 하던데, 그럼 교섭 안해도 되는거 아닌가요?

* 원장> 나는 정부에서 인건비의 30%를 지원받고 있으니 70%밖에 책임이 없어요. 그러니 여성부랑 교섭하세요. (- 이건 도대체 무슨 계산법인지)

* 원장> 당신들 말이 맞다는 걸 나도 확인해야 되니 시간을 주세요. 6월에 만납시다. 내가 만날 만하면 전화할께요.

 

# 노조> 5월 3일에 자료 주면서 검토해보라고 이야기 했고 벌써 3번이나 교섭이 진행되었는데 무슨 말입니까? 그럼 6월 언제쯤 전화할껀데요?

 

* 원장> 6월 30일에 전화하겠어요. 

 

# 노조> 우리는 몰랐다. 이렇게 쉬운 내용을 공부하는데 그렇게 시간이 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이 있다는 것을 -_-; 아, 정말 무식하면 용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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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육노조에서는 지금 교섭 해태에 대해 부당노동행위로 노동부 고발과

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구청장 면담 및 항의방문,

조합원들의 실천 투쟁을 준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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