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고등부 수업을 마치고 중등부 수줍음 많은 아이, 유리와 수동을 산책했습니다.

날이 많이 추워 투덜투덜대는 유리와, 어떻게든 유리하고 쫌 더 친해지고 싶은 제가 옥신각신하며ㅋ 1시간 동안 걸으며 이곳저곳 둘러보고, 이런저런 얘기를 나눴더랬죠.

 

지저분하지만ㅋ 이날의 경로. 도청쪽에서 출발해 우암산 우회도로로 진입. 삼일공원을 지나 만수선원 쪽으로 내려와 주성중 방향으로. 방향을 돌려서 수암골 쪽으로. 대성여중, 여상을 지나 다시 우회도로 초입으로. 요 경로를 따라 이동하면서 사이의 골목들을 둘러보는 식으로 답사를 했습니다ㅎ

 

삼일공원 조금 지나면 나타나는 계단. 우회도로에서 동네로 접어드는 곳이죠. 정비가 잘 된 길과 주차장 사이사이를 경계로 집들이 외딴 섬처럼 자리하고 있더군요.

 

우회도로에서 마을로 내려와 걷다가 수암골쪽에 있는 커다란 건물 발견. 유리한테 물어보니 청소년 상담센터 같은 곳이라고 하더군요. 아마도 쉼터인 듯 싶었는데, 산성마냥 웅장하게, 고립된, 마을하고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게 서있는 곳이었습니다.

 

 

아랫 동네로 내려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소공원. 아마도 정지작업을 해서 만들어 놓은 곳 같더군요. 오른쪽에 급하게 경사진 내리막길을 보니 말이죠. 오른쪽 사진 오른편에 사람이 사는 낡은 집이 한채 있었는데, 깔끔한 소공원과 대비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소공원이 그 집 사람들의 안마당이라도 됐음 하는...

 

 

소공원 바로 왼편 아래에 자리 잡고 있던 시니어클럽. 노인인구가 많은 것을 고려해 지은 것 같고, 수암골 등 전반적인 동네 재정비와 맞물려 지어진 듯 하더군요. 동네분들이 얼마나 이용하고 있는지는 한 번 알아봐야겠지만요. 사진엔 없지만 아랫 동네로 내려오면 대성여중 근처에 노인회관이 하나 더 있습니다. 어르신들이 농사짓는 듯한 텃밭이 곳곳에 눈에 띄었구요. 집과 골목, 텃밭을 보면서 창영동 생각이 많이 났습니다.

 

 

유리가 알려준 사연있는 곳들. 왼쪽의 집은 이층집입니다. 길아래 있는 집인데 이층이 도로변에 있어 출입구를 낸 것이죠ㅎ 불켜진 건 봤는데 사람이 나드는 모습은 한 번도 보지 못했다는 유리의 전언 ㅎ 오른쪽은 주성중학교의 무서운 오빠들이 숨어들어 담배피우는 곳이라는ㅎ 오빠들 마주치기가 무서워 큰길로 돌아서 학교에 다닌다고 하네요ㅎ

 

아랫동네에서 윗동네로 올라가는 길.

 

 

역시 유리의 사연이 있는 사진들ㅎ 왼쪽 사진의 아저씨는 유리 옛집 근처에 살던 분. 유리랑 반갑게 인사를 하고 지나가시는 뒷모습을 찰칵 ㅎ 유리는 태어나서부터 수동에 살았다는데, "우와, 동네 어른들한테 인사도 하면서 지냈어?" 라고 하니까 "그럼 한 동네 살면서 모른척하고 지내요?"라고 버럭하더군요ㅎ 오른쪽은 아까 그 무서운 오빠들이 담배 피러 나온다는 주성중 후문. 이른 아침부터 부지런히 움직인대요ㅋ

 

  

동네 사이사이의 좁고, 조용한 골목들.

 

  

 사진찍히기 싫어하는 유리 삼종 세트. 우정의 정원에서 윗쪽으로 올라갔다가 다른 골목으로 내려오는 길에 우연히, 그리고 몰래 찍은 사진들ㅎ

 

 

토요일 오후(5시~6시) 쯤 돌아다녔는데요, 몹시 추웠습니다ㅎ

날씨가 춥고, 저녁 준비할 시간대고, 토요일이고해서 그런지 사람을 거의 발견하지 못했다는.

그래서 그런지 동네가 더 조용하게 느껴지더라구요. 낮시간대에 움직이는 동네구나...라는 느낌 받았어요.

 

수암골 쪽을 돌아보진 못했지만, 새로 정비된 길과 공원들 사이사이로 좁은 골목과 낮고 낡은 집들이 블럭을 형성하고 있었고, 곳곳에 텃밭들이 있었죠. 우회도로에서부터 대로변까지 동네가 세 층으로 이루어져있어 아마도 층별로 생활권을 형성하고 있지 않을까하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대로변에서부터 1층은 학교와 상가. 2층은 주택가. 3층은 수암골과 우암산과 집 몇 채. 아울러, 하나의 동네라고 부르기에 참 애매하겠다는 생각. 수암골을 중심으로 한 정비작업도 그렇고, 옛 동네 사이사이에 빌라와 세 학교와 청소년 쉼터(?)가 자리잡고 있는데 전혀 어우러진 느낌을 받지 못했다는.

 

세 곳의 학교 - 주성중, 대성여중, 대성여상 - 에 다니는 아이들 역시 거의 대부분은 다른 동네에서 오는 듯 합니다. 동네에 정주한다고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아직 모습을 발견하지 못한, 동네의 노인분들이 아닐까...

 

동네를 둘러본 느낌은 이렇네요ㅎ 오늘, 조금 이따 다시 한 번 가볼 생각입니다. 낮시간 대에, 사람들이 움직이는 모습을 한 번 둘러보려구요. 대성여상에서 수암골쪽으로해서 유리네 집쪽으로 동네도 한 번 더 둘러보구요.

 

지금은, 봉명동을 돌아보러 나갑니다ㅎ

모두들 추위를 만끽합시다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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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6 16:35 2009/12/06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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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중산책  | 2009/12/07 07:25
ㅎㅎ...수동다녀왔군...ㅎㅎ
다녀온 느낌을 공유했으면 좋겠군...ㅎㅎ
글구 유리랑 다니면서 함께 한 것들도...ㅎㅎ
나두 바짝 부지런떨면서 수곡동이랑 봉명동을 이번주내에 다녀오도록 해보지용..ㅎㅎ
글구 다녀온 느낌들을 함게 공유하도록 할께용...ㅎㅎ
여튼 수고했으요...ㅎㅎ
긴 호흡  | 2009/12/08 01:11
와~~~ 사진으로 보니까 느낌이 꽤 다른데~~ 사진, 무지 근사한 듯 ㅋㅋ
멋져요 멋져~~ 나도 언능 답사 합류해야지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