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한 하루랄까 ?


큰 부담없이 참가하려고 했던 행사 하나가 하루종일 심지어는 오늘까지 지속적으로 공동체 이야기를 중심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들이 끊임없이 내 주변을 감싸고 있는 것 같다. 꼭 무엇인가 홀린듯한 나날이랄까 ?.....!!
그래서 이 글도 원래 행사 참여 후기 정도로 정리해서 공룡들과 공유하려던 것이었는데 지금은 그닥 행사 참여후기 보다는 이틀간 이야기 나누었던 다양한 생각들을 아주 무식하게라도 정리하려고 한다. 아니 해볼려고는 하는데 이야기되었던 다양한 것들이 제대로 기억되고 있는지가 걱정이라서 더 잃어버리기전에 조금이나마 남겨보려는 의도 정도이다...ㅎㅎ

 

사용자 삽입 이미지어제 갔던 행사는 "수암골 활성화를 위한 지역사회협의체 구성" 사업발표회이다. 도요타재단이 후원하고 지역의 사회적 기업 두 곳이 진행하는 사업이다. 일종의 지역커뮤니티(?)를 만드는 것인데 지역 주민의 입장에서는 협의체를 통하여 주민들의 논의 틀을 만드는 것과 외부지역자원관 연계되는 장을 만드는 것이고 사회적 기업의 입장에서는 사회적 기업활동들을 통하여 축적된 대안경제활동들의 노하우와 함께 사회적 기업활동을 통하여 발생한 이익을 지역사회에 환원한다는 측면이 있는 듯 하다.

공룡에서는 그 전에 이미 이 사업에 대한 이야기와 궁극적으로 사회적 기업차원에서 하려고 하는 지역의 마을만들기에 대한 새로운 접근 등등의 패러다임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도 했고 구체적으로는 외부연계자원으로써의 참여 요청과 함께 객관적인 관찰자 시선으로써의 활동에 대한 기록과 정리에 대한 제안을 받았던 터라서 어떤 식으로든 연계괼 것 같아서 조금은 묵직한 마음이 드는 사업이기도 하다. 우선 이번 행사에는 나와 보선이가 참석했었는데 보선이는 행사촬영및 기록의 역할로 갔고 나는 마실(?)삼아 편한 마음으로 갔었던 것 같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사용자 삽입 이미지

    

                     

                    

                       

                         

 

 

 

 

 

 

 

 

 

 

 

 

 

 

구체적으로 이번 행사는 사회적 기업 "가온"과 사회적 기업 "삶과환경"이 수암골 주민들과 새롭게 시작하는 지역사회협의체 구성을 위한 사업 발표회에 였다. 우리 공룡도 마을에서 무엇인가 유의미한 일들을 하려고 할때부터 지역의 다른 마을에서 이루어지는 활동들에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필요가 있었는데 제안을 받은 것도 있고 해서 이번에는 아주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기회라서 선뜻 나선 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행사는 차분하게 준비되고 진행되었지만 어딘가 조금 매끄럽지 않은 인상이었다.
우선 외부 참석자들은 다들 마을이나 공동체운동들에 관심이 많거나 아니면 수암골과 관련된 혹은 사회적 기업과 관련된 단체들이 참석해서 분위기는 그럭저럭 좋았으나 문제는 주민들의 참여가 충분치 않았다는 것이고 특히, 참석한 주민들의 반응으로 보아서도 그닥 친밀감(?) 같은 것들이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이제서 막 사업발표회를 시작하고 본격적으로 일들을 만들어 가려는 단계여서 많은 부분 부족할 수도 있고 뜻한대로 이루어지지 않을 수도 있었지만 정작 프로그램 자체가 협의체라는 일종의 커뮤니티의 구성과 관련된 부분이어서 많은 부분 걱정과 우려가 되는 것도 사실이다.

 

좀더 생각해보면 우선 수암골이라는 곳이 갖는 의미가 무엇이고 궁극적으로 그런 장소적 의미들을 살리면서 하고자 하는 것의 구체적인 활동상(?)이랄가 하는 것들의 진정성, 그리고 구체적인 공동의 활동들이라는 측면에서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우선 수암골은 말 그대로 60-70년대의 골목풍경을 가지고 있는 곳이다. 한마디로 청주라는 지역에서도 상당히 낙후된 구도심이고 이런 저런 제약으로 재개발의 기대도 많치 않은 곳이기도 하다. 지역이 위치한 곳이 청주를 상징하는 우암산이라는 자연적 조건의 기슭이라는 한계때문에 기껏 스스로 집을 조금씩 수리해서 사는 정도의 개축만 가능하던 곳이다. 문제는 전임 시장시설에 이곳이 대규모로 재개발이 허락되었다는 것인데 그럼에도 이곳의 재개발이라는 것이 보통의 재개발 형식 즉, 대규모 아파트단지를 만드는 식으로는 불가능하고 기껏 다세대주택들을 중심으로 일종의 빌라촌을 형성하는 식으로 밖에는 재개발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이라서 별반 진행되지 않는 상황에서 지금처럼 이 곳이 갑자기 많은 관심들이 집중되는 때아닌 인기지역이 되어버린 것이다.

 

이곳이 지금처럼 인기있는 곳이 된 것은 결국 드라마 두 편이 이곳에서 촬영되고 나서부터이다.
즉, 소지섭이 나왔다는 [카인과아벨], 그리고 최근 각광받았던 [제빵왕 김탁구]의 촬영지가 되면서 많을땐 하루 천여명이 방문하는 일종의 관광지가 되어버리고 나서 이런저런 관심들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이 곳을 관고아자원화 하기 위해서 이런저런 홍보와 투자들이 이루어지고 있기도 하다는 것이다.
이 우스운 상환을 좀더 생각해 보면 원래 이곳은 민예총에서 일종의 마을벽화작업을 하면서 서서히 유명해진 것이 결국 지금처럼 드라마 촬영지로 각광받고 또 많은 사람들이 찾는 일종의 명소(?)가 된 것이다.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거슬러 올라가면 이 수암골의 문제는 아예 처음 즉, 민예총의 벽화작업때, 민예총 소속의 작가들이 참여하여 이런저런 벽화작업과 스튜디오(?) 들을 만들어 갈때부터 문제인 것 같기도 하다. 즉, 주민들 스스로의 어떤 자발적인 참여나 주민 스스로의 욕구에 기반한 어떤 변화의 과정이라기보다는 외부세력에 의한 수동적인 마을의 변화과정이라는 것이 처음부터의 문제였고 이것이 지금까지도 지속적으로 문제가 되고 있었다는 거다.

 

발표회에 참석했던 주민의 말씀처럼 한번도 주민들의 의견이나 바램들을 듣거나 반영된 것이 아닌 벽화작업부터 드라마 촬영지가 되고 지금은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관광자원화하는 과정에서 철저한 외부시각으로 진행되고 있는 탓으로 주민들의 불만들이 많다는 거다.

물론 이러한 주민들의 불만들이 말 그대로 그들의 삶의 요소들에서 나오는 것들도 있지만 어떤 기대심리랄까 ? 스스로 어떤 삶의 변화들을 가능하게하는 기반들을 만들기보다는 외부지원책만을 바라는 시혜적 시선들이 없는 것도 아니라서 불만을 곧이곧대로 들을 필요야 없을 수도 있겠지만 궁극적으로는 결국 어떤 마을만들기에서 주되게 이야기되는 주민협의의 과정과 그 협의의 과정속에서 주민들의 삶이 어떻게 반영되고 어떻게 변화되어갈 것인지가 실은 거의 무식할 정도로 빠져버린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이젠 어떤 것이 올바른지에 대한 이야기 자체가 무의미해진 측면이 강하다는 것일테다.

즉, 이미 관광자원화니 근대문화유산이니 하는 이야기들이 기정사실화하는 뉘앙스에서 뒤늦게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의문이기도 하고 주민들이 갖는 외부지원책에 대한 기대가 잘못되었다고 말할 수도 없고 그런 주민들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는 무능한 시청 등의 관의 행태에 더 무엇을 말 할 수 있을까 싶기도 하다는 것일테다.

 

여튼 이번에 하고자 하는 협의체 구성에서는 결국 주민과 외부세력, 민과 관이 협의하고 커뮤니티를 만들어가는 과정들을 이제라도 시작하자는 취지로 기획된 프로그램인데 발표회 내내 약간 출발하는 과정이 매끄럽지 않아서 쉽지 않은 일이 되겠구나 싶은 생각이 든다는 거다.

 

생각해 보면 이미 많은 외부기관 및 단체들이 수암골을 바탕으로 이런저런 일들을 벌인 탓에 주민들의 위구심이 매우 높다는 것인데 다르게 생각해 보면 이런저런 혜택..?..이런 저런 욕구들을 주민 스스로 해결해 나가기 보다는 외부자원들을 지원받는 것에 일정정도 익숙해진 측면이 주민들에게도 있다는 것이고 조금 더 순수하게 주민들의 이야기를 모아가기에는 이런저런 관련된 외부기관들의 욕심들이 즐비한 탓도 있는 것 같다. 결국 수암골의 지금을 생각해 보면 이미 고착화 되어버린 잘못된 행태들이 실제 일들을 만들어가는 것에 거대한 장벽이 될 것같아서 우려하는 마음이 드는지도 모르겠다.

 

나 스스로는 조금더 불명확한 것들을 느끼는데 그 중에서 깊은 생각을 하게 만드는 것은 우리가 보존하고 자긍심을 가지기에는 소위 말하는 근대문화유산이라는 것이 너무 붕 뜬 개념이 아닐까 싶은 거다.
최근 사람들이 찾기도 하고 일종의 관광자원이 될 것처럼 이야기하는 이런 6-70년대 골목길 풍경이 진짜로 근대문화유산이라는 이름으로 보존할 만한 어떤 것으로 보아주기에는 조금 생뚱맞다는 생각이 든다는 거다. 이는 우리들의 근대라는 것이 어떤 문화적 힘이 있다

기보다는 가난과 고통 그리고 그 속에서의 개발광풍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런 속에서 가난한 시절의 향수를 보존하는 것이 어떤 의미일지 사회적으로 충분히 이야기되거나 공동의 어떤 의식으로 발전해 본적이 없기 때문이다.

 

단순히 과거의 어떤 이미지들을 보존하자고 하는 것이라면 내가 보기에 왜 수암골일까 ? 싶은 것도 있다. 그러기에는 수암골은 너무 작고 또 별다른 특색도 없으며 그렇다고 어떤 유의미한 근대적 사건들을 품고 있지도 않다는 것이다.
 

그런데 왜 수암골이냐고 ? 솔직히 드라마탓이다...라고 밖에는 이야기할 것이 없는 것도 사실이지 않나 싶다.

좀더 생각해보면 이런 사람들의 단순한 향수를 자극한다는 식의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접근은 실은 아주 쉽게 취향의 문제로 변질되기 쉽고 더 나아가서는 그런 잠깐 동안의 유행(?)에 줏대없이 휘둘리면서 정작 어떤 사람들의 삶을 아주 쉽게 박제화(?)시킬 위험이 다분하다는 것이다. "가난"으로 통칭되는 이런 근대 골몰길 풍경은 말 그대로 보존의 가치라는 것에 좀더 신중한 접근들이 필요할 터인데 지금은 이 수암골에 접근하는 다수의 외부기관들 스스로도 유행에 휘둘리는 경향이 너무 짙다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사족처럼 드는 생각인데 가령 과거 태백의 철암지역의 탄광촌 보존문제에 있어서도 당시 건축가그룹들의 아주 신선한 접근들, 기존의 재개발 관점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써의 지역접근이라는 훌륭한(?) 사례들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결국 나 스스로는 보존이라는 것이 과연 어떤 유의미를 가진다고 해도 결국 그런 일종의 과거유산중 "가난"으로 통칭되는 것들에 대한 접근에서 어떤 해답을 찾을 수 있을지 여전히 애매한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과연 어떤 행복한 삶을 살아가느냐 하는 것이 외부에서 바라보는 보존의 가치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싶다는 것이다.
결국 이렇게 정리하다 보면 모든 문제들이 결국 지역사회의 구성원들이 궁극적으로는 어떤 삶의 가치들을 추구하며 살아갈 것인가 하는 원론적인 이야기로 귀결되는가 ? 싶기하다....ㅎㅎ

 

그렇게 조금 찜찜한 마음으로, 그리고 정리되지 않은 생각들을 가지고 공룡까페에 돌아와서 함께 참석했던 종효형과 이야길 해보고 또 까페 손님으로 오신 분(?)과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해 봤다. 심지어 오늘 이 글을 정리하다가 이제 막 지역사회에서의 여러갈래 공동체 운동에 관심있으신 분과 이야기도 하게 되었다.

그러면서 생각들을 큰 틀이나마 정리해야 겠다고 생각한 것은 과연 지역공동체 혹은 마을만들기 등등의 이야기에서 등장하는 공동체, 이제 누구 말대로 여기저기에서 다 이야기하는 공동체라는 것이 자칫 뜬 구름잡는 허황된 이야기는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든 것이다.

 

그래서 더더욱 이야기들을 정리하고 주변과 생각들을 나누어 보아야 겠다는 생각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제 이야기했던 것들을 정리해보면 공동체란 무엇일까 하는 정의의 부분인 것 같다. 이야기들이 너무 이곳저곳으로 흘러다녀서 정리하기가 쉽지 않은데 나를 중심으로 정리해야 중심을 잡을 수 있을 것 같다. 안그러면 너무 많은 이야기들이 산발적으로 이루어져서 정리가 쉽지 않은 탓이다.

 

여튼 내가 해왔던 혹은 관심있었던 몇가지 활동들 속에서 정리해 보면 공동체는 몇가지 흐름이 있는 듯하다.
지역사회공동체라는 틀 속에서의 주민공동체 혹은 마을만들기의 흐름이 있고 다양한 학습이나 교육 등을 중심으로 하는 지역사회학습공동체의 흐름이 있고 또 사회적 대안경제의 형태들인 사회적 기업, 협동조합 등등의 대안경제 공동체가 있을듯 하다.
 

물론 이 밖에 내가 경험하지 못했던 다양한 공동체들의 흐름들이 있다는 것은 알지만 나의 생각이 결국 나의 경험에서 벗어나지 못한다고 한정짓는다면 결국 나의 경험들 속에서 정리되어야 할 것 같아서 이정도의 생각들을 정리해 보는 것이다.

 

그러면서 처음으로 이야기한 것은 우리는 왜 공동체에 열광하느냐 하는 것이다.
 

음..누군가와 공동체에 대해서 이야기할 때 이 부분 즉, 각자가 생각하는 공동체에 대한 상들을 잡지 않으면 이야기의 시선들이 서로 어긋나서 서로에 대한 충분한 공감들을 이루어내기 쉽지 않다는 것을 알기에 좀더 이야기들을 집중하기 위해서라도 정의에 해당하는 즉, 각자가 생각하는 공동체란 것과 그런 것들이 왜 이자리에서 이야기되는지에 대한 생각들을 맞추어 볼 필요가 있는 듯 하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왜 요즘 공동체에 대한 이야기들을 하게 되는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생각해 보았다.

내가 생각해 보기에 이것은 단순히 시민단체 혹은 활동가들의 영향도 있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신자유주의가 강요하는 작은 정부와 개인책임이라는 개인주의의 극대화된 사회현상때문인듯 싶다.
신자유주의가 강고화되면서 국가의 권한은 축소되고 그동안 사회가 공동으로 해결하고나 공동으로 만들어갔던 다양한 것들이 모두 개인의 책임하에 귀속되면서 우리는 거의 극단적으로 개인의 소외현상을 격게되고 이런 강요된 개인화의 문제를 자연스럽게 공동으로 풀어봐고 이야기하게 되는 측면이 있지 않나 싶다는 것이다.
교육, 의료, 복지 등등 모든 것들을 개인 책임하에 귀속시키는 최근의 흐름에서 우리들 스스로 정치적인 해결보다는 이런 개인적 책임들을 공동으로 해결하는 흐름으로 바귀어 가는 것으로서의 현실에서 사회운동세력이나 집권세력인 신자유주의의 상층 권력자들이나 모두들 공동체라는 이름으로 해결하려는 경향들이 있다는 것이 최근의 다양한 공동체의 논리들이 등장하지 않나 싶다는 것이다.
 

좀더 생각해보면 이명박 정권의 논리인 [자율과 경쟁]에서 가장 중요하게 밀어부치고 있는 "자율"은 결국 자유와 자기책임아라는 것일테고 이 자기책임이 마치 확고한 삶의 윤리처럼 강요되고 받아들여지면서 결국 사람들이 선택하게 되는 것은 고립된 삶의 소외현상이 아닐까 싶은 거다. 이런 강요된 윤리의식때문인지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이젠 민간사회분야와 이명박 정권의 핵심 마인드 자체가 공동체의 강조가 어쩌면 어처구니 없게도 요즘의 공동체의 유행을 부르고 있는 것은 아닌가 싶기도 하다.

 

여튼 이런 흐름들 속에서 우리는 그것이 강요되었던 아니면 자발적이든 개인화된 소외현상들을 공동으로 해결하고자 하는 일종의 공동체운동들을 전개하고 있다면 우리는 근본적으로 모든 공동체의 흐름에서 "우리는 과연 무엇을 함께 하는가 ?" 하는 질문을 가지고 이야기를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소위 말하는 마을만들기나 주민공동체들에서 우리는 솔직하게 무엇을 함께 하는 가하는 질문을 거세하고 활동하다보니 최근에 일어나는 반성 즉, 주민의 자발적 참여형식이 아닌 외부기관들의 이끌림에 의한 수동적 주민공동체 혹은 수동적 마을만들기의 사례들만 양산되고 있다는 현실을 목도하게 되는 것은 아닐가 싶다.

담장 허물기 등등으로 대표되었던 마을가꾸기 형식의 마을만들기는 그 한계가 명확해진 느낌이다. 이유는 ? 결국 마을가꾸기가 이루려는 것은 마을의 가치를 높이는 것, 이것이 주민들이 갖는 집의 가치를 높여주는 식으로 밖에는 기능하질 못해온 측면이 있다는 것인데 이는 결국 궁극적으로 마을만들기가 현 신자유주의의 가치체계를 보다 더 잘 실현하는 식으로 기능하고 오히려 새로운 삶의 가치들을 만들어 내지 못하면서 이게 왜 공동체일까 ? 하는 의구심만을 드러내고 있다는 것이다.

집의 가치를 높여주는 것 그래서 주민들의 재산가치를 높여주는 것 이외에 과연 그러한 마을가꾸기가 주민들과 어떤 공동의 활동들과 공동의 이념, 가치들을 만들어 낼 수 있을까 ? 궁극적으로 무엇을 함께 하는 걸까 ? 하는 질문에 전혀 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은 생각이 든다.

 

이는 최근 각광받고있는 생협활동들 즉, 생산조합형식의 한살림운동이나 아이코프 등등의 운동에서도 묻고 싶은 것인데 공동의 생산, 공동의 소비라는 것을 중심으로 공동체들을 형성하고 있다는 것은 보통 지역사회공동체라는 형식보다는 보다더 진일보한 공동체의 형식이라는 것은 알겠으나 그 운용에 있어서 어떤 가치들을 만들어 내는지는 잘 모르겠다.

물론 그들이 이야기하는 생태적 가치를 함께 한다는 것은 알겠으나 최근 문제시되는 소품종 대량생산체계들, 그리고 공정무역에서의 경도된 의미들을 생각해 보면 과연 생산을 같이 해서 경제적 가치들을 높이는 식의 활동들이 근본적으로 세상을,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를 어떤 식으로 바꾸어 나가는지는 잘 모르겠다는 거다.

실제 유기농 등등 좋은 먹거리를 생산하는 생산농가들이 경제적 가치들을 충족하기는 한다지만 그런 경제적 가치의 증대를 바탕으로 근본적으로 삶의 다른 가치들을 만들어 가는지는 잘 모르기도 할뿐만 아니라 개인적으로 겪어온 주변의 삶들을 보면 결국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이익실현의 수단들을 제공하는 형식 이외에 무엇이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물론 이런 생각들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고 굉장히 부정적인 인식들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은 맞다. 그래서 공개적으로 이야기 할 만한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이제는 이런 생각들을 공룡들과 이야기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가 하는 생각에서 정리하는 것이다.

 

몇년째 공부하면서 고민했던 것은 왜 그럴까 ? 하는 것이었다.
가령 일본의 지식인(좋은 의미에서...ㅎㅎ) 가라타니 고진의 실험은 왜 근본적으로 실패를 선언할 수 밖에 없었을까 하는 생각...? 소비를 묶어서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소위 생협의 가장 근본적인 질문일터인데 그렇게 잘 발달된 생형조직들을 가진 일본에서는 왜 스스로 실패했다는 평가들을 가지게 되는 것일까 하는 의구심이랄까 ?

 

내 스스로는 이 질문에 잠정적으로 공동의 소비가 실제 현실의 생산에 타격을 가하지 못한다면 그것은 사회변화가 아닌 신자유주의의 새로운 이익실현에 기여하는 형식일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는 거다. 소비는 단순하게 소비일뿐 진정 소비가 힘을 발휘하기 위해서는 일방적으로 강요된 소비형태에 거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러한 거부된 소비형식들을 가지고 직접적으로 생산체계를 뒤엎지 못하면 실은 그닥 유용한 수단이 되질 못하는 것이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어떻게 소비를 묶어서 생산체계에 타격을 가할 것인가 ?
 

물론 나 스스로도 아직까지 구체적인 답을 가지고 있지는 않다. 다만 최근 의료생협에서 일했던 당시의 생각은 이랬다는 거다. 현재 한국의 의료체계가 갖는 사람중심이 아닌 이익중시의 의료체계에서 의료생협의 가치들이 충분하다고는 하지만 이 의료생협이 생협 조합원들의 의료이익을 실현하는 선에서 기능들을 멈추고 있지는 않은가 하는 반성을 하게 되었다는 거다. 실제 한국의 의료생협들이 이런저런 형태들의 다양성들이 존재한다고는 하지만 결국 조합원들의 이익실현의 역할들만 너무 강조되고 정작 한국사회의 전반적인 의료체계에 대한 반격(?) 아니 그런 과격한 정도의 활동은 아니더라도 일종의 의료체계의 변화에 대한 끊임없는 자기 노력들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과연 이러한 의료생협들의 활동들이 어떠한 유의미성(개인적인 것이 아닌 사회적인 것으로써의 유의미)을 가질 수 있을까 ? 하는 의구심이 들었다는 거다. 물론 아직까지 한국의 의료생협이라는 것이 자기자리를 잡기위한 부단한 노력들을 경주하는 와중이기는 하지만 과연 자신들의 자리를 잡고나서 그러한 운동들에 복무할 거라고 믿어주어야 할까 ?...싶다는 거다.

 

생각이 지나치게 깊게 들어가는 것 같아서 이제 다른 이야기를 해보면 어제 이야기하면서 그렇다면 학습공동체는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하는 이야기도 나누었다. 학습 공동체란 결국 무엇인가 배움이라는 것을 함께 하는 것, 즉 알고자 하는 것을 공동으로 학습하는 형태일터인데 이것이 현실에서 가능한지, 가능하다면 어떻게 가능한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최근에 다들 관심없을지 모르지만 평생학습체계 구축이라는 미명하에 다양한 정책들이 실행되고 있다. 이는 굉장히 중요한 문제인데 실은 이 이야기는 전 정권시절부터 이야기된 것이다. 지금까지는 특별히 이 부분에 대해서 사회적으로 공론화되지 않아서 관심이 없을 수도 있겠지만 현 이명박정권이 들어서고 나서 이 부분도 그 흐름은 지속되고 있는듯 하다. 다만 이명박정권은 언제나 그렇지만 결국자기들이 하고자 하는 양태 즉, 인재자원개발(?)이라는 식의 논리들을 바탕으로 인적자원을 통한 경쟁력 확보(?)라는 미명하에 평생교육체계들을 손질해 나가고 있는 추세인 듯 싶다. 물론 언제나 그렇지만 딱히 그 부분이 제대로 되어지지도 않고 그저 요란한 구호일 뿐이라는 생각에는 변함없지만 말이다.

 

여튼 현재 내가 알기로 이야기되는 흐름은 [대학개방]과 이를 위한 새로운 [학력인정]이라는 측면의 흐름이 있고 [평생학습시설]이라는 체계구축 정도로 이야기 되고 있는 듯하다.

 

우선 대학개방은 성인학습자들을 위한 별도의 학습시설들을 만들기보다는 대학의 문턱을 낮추어 성인학습자들의 수요를 대학이 감당하는 것이 큰 틀로서 이야기되고 있는데 이를 위해서 과연 성인학습자들의 학력을 어떻게 인정할까 하는 문제에 대한 이야기들이 있는데 현재 구체적인 입법과정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 부분도 명박스럽게 그리고 교육시장이라는 일종의 새로운 이익실현의 장으로, 한마디로 거대한 시장이 형성되고 있는데 이는 현재 대학들이 여기저기서 평생학습시설들을 만들고 돈벌이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도 이러한 흐름의 일종이다. 이를 보다 더 키우기 위해 서 현재의 학력인정제도로는 편입되지 못하는 다양한 성인들을 이 시장으로 편입시키는 작업들이 아마도 진행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여기까지는 사족이고 궁극적으로 학습공동체라는 것은 내 생각에는 좀더 커다란 네트워크형식으로 가능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학습공동체라는 것에서 가장 문제시되는 것은 지속가능성이라는 것인데 배운다는 것이 지속가능하려면 이것인 한 체제 즉, 하나의 공동체에서 지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는 결국 여러 학습공동체들의 네트워크가 어떻게 가능할지가 중요한 문제가 아닐까 싶은 것이다. 물론 현재 지역사회에서 이런 생각들을 가지고 네트워킹한다고 해서 해결되지는 않는다 이유는 ? 현재 지역사회가 가지고 있는 개별적이고 고립되어져 있는 학습공동체 자체도 워낙 없기 때문이고 이를 네트워킹하는 것도 많은 품을 들이는 것보다 그 실효성이 그닥 많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보통의 개별학습공동체들은 초기에 공동체를 존속시키기 위해서 어떤식으로든 페쇄적 경향들이 있기때문인데 그런 페쇄적 운영이 어느 정도 한계에 도달했을 상황이 아니라면 이런 네트워킹은 실제로 개별공동체들을 어렵게 만드는 경향도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따라서 지금 약간의 딜레마는 결국 이러한 지역사회학습공동체가 가능하려면 어떤 물적 토대와 인적 네트워킹이 가능할지에 대한 현실조망(?)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기는 하다.

 

이 부분과 관련하여 좀더 고민들과 공부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이야기 내내 했었다.
몇년 전까지만 해도 이러한 평생학습이라는 분야에 대한 생각들을 구체적으로 했었는데 어느 순간 손을 놓아버린 측면이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 최근 이명박정권들어서 어떤 논리들을 전개하더라도 스스로 꼴값한다는 생각..?...식으로 근본자체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들이 강하다보니 더 보기 싫었던 같기도 하다. 여튼 이번에 이런 저런 이유로 이 부분에 대한 공부가 필요하기는 해서 이야기 내내 좀 더 자료나 이야기들을 정리할 필요들이 있을 것 같아서 시간을 좀 내어 볼까 ? 하는 생각을 했더랬다.

 

결론적으로 지난 이틀동안 나 스스로 신기해 할 정도로 이야기되었던 내용들을 투박하게 정리해 보았다.
정리하다보니 너무 개인적인 생각들을 드러내는 것은 아닌가 싶어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이런 생각들을 드러내 놓았을때 과연 내가 생각했던 것들이 제대로 전달될 수 있을까 걱정이 되기는 하지만 언제나 그랬던 것처럼 나 스스로 이런 문제에 전문가이기보다는 공부하는 과정이라는 인식들이 있기때문에 조금은 부담없이 생각을 드러내 놓은지도 모르겠다.

 

어제 이런저런 이야기들 속에서 우선 내가 공부해야 할것들과 누군가 함께 할 것들을 정리해 보련다.

 

1. 생활협동조합에 대한 공식적인 커리큘럼 제안서 작성
이는 단순한 개인적 공부차원이 아닌 지역사회에서 함께 공부하는 일종의 학습체계를 잡아보자는 것이다. 이는 일하는 공동체의 종효형이 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지역에서 생협에 대한 본격적인 공부를 하기 위한 커리큘럼을 잡고 이를 실행한다. 잠정적으로 커리큘럼을 [공룡]이 잡고 제안서를 작성하고 실행하기 위한 재정과 인적 구성은 [일하는 공동체]가 조달하고 실행한다...정도의 이야기를 협의했다.

(이를 위해서 우선 내 개인적으로는 조금더 공부가 필요하기도 하고 주변의 도움이 필요하기도 하다. 우선 빈집의 지음, 공룡의 종민, 일하는 공동체의 종효형 등에게 도움을 받아서 작성해 보려고 한다.....서두르자....ㅎㅎ)


2. 학습공동체와 관련하여 일하는 사람들 한글학교, 충북문해교육협회, 기초문해협의회 등등의 현재 상황들에 대해서 알아보고 평생학습시설 구축/문해교육의 일반적 상황 들에 대해서  일정정도의 정리작업을 해야하지 않을까 싶다. 물론 구체적으로는 일하는 사람들의 문해교육사업에 대한 정리가 12월전에 이루어져야 하는 일도 있다. 여튼 중요한 것은 학습공동체에 대해서는 결국 네트워크의 구축이라는 측면이 주되게는 고민되지 않을까 하는 바램(?)이 있다.

 

3. 공동체 내부 세미나를 여튼 시작해야 할듯 싶다.
솔직히 공룡의 내부 세미나로 그리고 그 주된 역할들을 내가 하기로 한 탓에 일정을 잡지도 그리고 전체적인 이야기들을 만들어내지도 못하고 있는 것이 현재 상황이다. 일종의 비겁한 변명인데 여튼 여기저기 이야기들이 되면서 딱히 공룡 내부세미나의 형식 보다는 조금 더 오픈된 형식의 세미나로 진행하는 것도 괜찮을 듯 싶다. 문제는 어떤 이야기들을 어떤 형식으로 진행할 것인가 하는 부분이다.

이를위해서 좀더 공부와 기획이 필요한데 이 부분과 관련되어서 조금 어렵기는 하다.
하지만 지금 현재까지의 결론은 오픈 형식과 사례를 검토하는 일반형식과 좀더 원론적인 이야기를 하는 공동체 정의와 원리의 문제를 결합하는 식으로 이야기 구조를 짜보려고 한다.


 

(어제 다른 까페 손님과 이야기하는 중에 나 스스로 지나치게 부정적인 평가들을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도 살아오면서 아니 처음 운동을 배울때 부터 언제나 냉철하고 객관적인 평가들을 전제하고 생각하여야 한다는 강박의식에서 드러나는 것인가 싶어서 조금 반성을 하는 중이다.
물론 반성의 와중에도 나 스스로 이런 부정적인 평가에 대한 생각들을 직접적인 편견으로만 만들어 가지 않는다면 그리고 이러한 평가들을 가지고 대상화시키지만 않는다면 난 언제나 가급적이면 냉정한 평가들이 전제되어지기를 바라는 입장이 있다. 이유는 나의 활동은 그저 나만의 활동이 아닌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내가 살아오면서 관계맺어온 많은 사람들의 삶의 요소들이 반영되어져 있고 나의 활동들은 결국 이러한 것들에 대한 일정정도의 책임을 가지고 이루어져야 하기때문이라는 생각이다.
내가 제대로 활동하지 못하는 것은 단순한 나의 무지 혹은 나의 무능력으로만 나타나는 것이 아닌 나와 함께 하거나 나와 관계 맺은 많은 사람들의 삶의 기억들에 대한 배신처럼 느껴지는 것은 어쩌면 나만의 병(病)일지도 모른다는 생각도 물론 하지만....^^::...아직까지는 이런 책임에서 자유롭지 못하고 가급적 지키며 살고 싶은 마음이 강한 탓인것 같다....변명인가..?....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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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12 16:23 2010/11/12 1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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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구  | 2010/11/14 02:40
잘 읽었어요.^^
우중산책  | 2010/11/16 11:19
반갑네요...ㅎㅎ
잘 지내시지요..?...ㅎㅎ
곧 뵙겠지요...ㅎㅎ
여백  | 2010/12/06 16:38
잘들 지내시죠?
공동체 토론회 해보자고, 맡아서 해보겠다고 해놓고 감감 무소식이었더랍니다.
뭐... 판이 잘 안나오기도 하고, 게으리기도 하고...쩝
12월 안에 함 찾아가려고 합니다. 탐방 기사 같은 것도 쓸겸, 공동체 얘기도 해 볼겸...
곧 전화 드리겠습니다.
그나저나 고민이 그리 부정적이란 생각은 안들어요.
생각들을 이어가면 길이 보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