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혼고민

from 너에게독백 2008/07/18 0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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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 나도 참...

바리, 일주일동안 생각해 보았는데 

하루, 뭘 바라는 걸까

나루, 차이의 충돌

 

잘 모르겠다.

나는 여름의 글이 왜 그렇게 읽히는지.

여름이 쓴 이야기 중에 전화통화 하는 상황에 대해서 "엄마들이 짜증난다"고 읽히는 모양인데.

그래 그런 부분도 있다. 근데 이부분은 누구나 그럴만 하다고 싶은 부분인거 같다. 다른 분들 글이나 덧글을 보았을때말이다.

 

여름이 쓴건 사실 사무실에서 30분동안 사적인 통화를 하는 경우 주위 사람으로 미치겠다정도의 이야기. 그리고 근데 그게 '엄마와 자식'의 통화일때는 배려되고 걱정되는 '상황' 그러므로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 불가침의 영역이 된다는 사실에 짜증이 난다고 쓴거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내용에도 어떤 지점이 있었을거 같다. 뭐했니 뭐해라. 나의 경우 아이쪽에 더 감정이입하기때문에.. 여름도 그랬는지는 모르겠고. (어떤 방식으로 아이와 소통할 것인가에 대해서 애 안 낳아 본 나는 어떤 경우 특정 엄마의 의견을 블로그 같은데서 비판하기 힘들거라 생각한다.  남의 아이 교육문제에 이래저래 하면 게다 아무것도 모르는 비혼이 .. 참 이거 옛부터 터부아닌가..) 그리고 나는 이에 공감했다. 물론 이 이야기 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여름이 썼다시피 "애 있는 사람만 안다"는 분위기다. 

 

그런데 바리의 글을 보면 , 처음에 쓴글에 자신이 그렇게 짜증나는 존재였다니 너무 슬프다는 내용이다. 그렇게 읽었다면 충분히 슬프고 기분이 나쁠것같다. 그렇지만 어떤 존재 엄마라는 존재가 그렇다고 쓴일도 없고 그 글에 공감했던 나도 그런 의도는 조금도 없었다. 나는 여름 짱이라고 덧글을 달았고, 불로그 진에도 올린 사람인데. 내가 그렇게 덧글을 단건 사실 자기검열할 이야길 수있는데  이렇게 했다는거를 칭찬하고 싶었다. 그리고 공감도 했고. (애를 같이 키우자는 대안은 지금 당장 누구나 실현할수 없다는 점에서 보류 -_-;)  블로그 진에 올린것은 진보블로그에 육아중인 블로거가 많으니 이 이야기를 보면 뭔가 더 풍부하고 재미있는 의견이 올라오지 않겠냐는 생각이었다. 이렇게 될줄이야 정말 상상도 못했다. 더구나 인권감수성도 없이 엄마들을 집단으로 매도하고 조롱하는 블럭이 될줄이야...덧글들은 그야말로 애낳으라는 사회적 압박에 대한 투덜거림 아닌가.

 

그리고 그런 짜증나는 행위를 한 사람들, 혹은 애있는 사람만 안다는 식으로 이야기한 엄마들을 특정지어 이야기하지 않고 엄마들이여라고 불렀다고 해서, 모든 엄마는 이렇다고 이야기한것이 아님에도 그렇게 읽혔고, 많은 엄마정체성을 가진 블로거들이 문제제기를 했다. 즉 , "엄마들이란" 으로 읽고 그것이 편견이고 차별이라고 생각한거 같다. 그리고 그런식으로 자신들을 뭉뚱그려 호명하는것에 문제를 느끼고 있고.  바리는 이것에 대해 논증을 해보려 하는데, 즉 어떤 집단에 대한 편견은 아래와 같은 조건이 필요하다고 했다.

 

1) 어떤 집단의 사람들에 대한 사회적 통념이 존재하고

2) 한 개인이 그 집단에 속한다는 이유만으로 통념을 적용하는 것.

3) 단, 그 집단은 사회적 권력관계에서 약하거나 소수일 것. 그렇지 않을 경우엔 '편견'보다 중립적인 '고정관념'이란 표현이 더욱 적합하다.

 

글쎄 나는 이런 논증을 하게된거 자체가 큰 오독 혹은 오해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지만 ...(바리가 쓴 글에서 2번단락을 보면 바리는 여름이 엄마들이란 짜증난다라고 썼다고 보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사무실에서 엄마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에 대해 적용되는 차이에 대한 짜증이다. 이 부분이 오히려 논쟁지점이 될만한데 말이다. 배려해야 하나 그렇지 않은가.. 이런 복잡한 갈등이 속에서 부글부글 하니까 짜증이난다고 난 읽었는데 말이다.)3)번 조건을 적용시키는 데서 나는 문제를 느낀다. 바리도 이에 동의하지 않는 사람이 있을거라 생각해서 엄마는 주류인가를 따져본거 같다. 당연히 엄마로서 사회생활하는것이 힘들다는것은 알고 있다. 이부분에대해서는 여름글에도 언급되어있다.

 

그렇지만 어떤 다수-소수의 권력관계는 자신이 지금 어디에 위치하는가에 따라 달라지는거라고 생각한다. 즉 나는 여성이기때문에 언제나 누구랑의 관계에서나 소수자라고 할수는 없는거다. 바리도 잘 알고 있어서 비혼여성과 아이가 있는 여성의 관계에서 비혼이 소수라고 쓴거 같다. 다.

 

그렇다 그런 조건 속에서 여름/ 아니 나의 고민이 닿아 있는 것이다.  바리가 썼듯이 이런 모든 것이 가부장제 사회 속의 모순에서 발생한건데... 그러니까 엄마들과 비혼들이 같은 모순에 의해서 강요되는 억압을 받고 있는것인데 어떤 갈등 상황이 생기는거.. 이럴때의 일방적이고 신성화된-터부가된- 상황에 대해서 부당함을 느끼고 있는거다.

근데 그 부당함이 가끔 같이 일하는 엄마들에게 느껴지고. 그러면 여름이 썼다시피 " 내면에서는 여성들끼리의 싸움은 언제나 사회, 주류가 만들어내는 것이"라는걸 잘 알고 있으니 스스로가 어찌해얄바를 모르게 되는 .. 모순적인 상황, 그리고 그것은 엄마라는 모성이데올로기때문에 바뀌지 않거나 이야기 될수없는 상황에 대한 짜증이라고 생각한다. 적어도 난 그렇다.

 

예를들어 친구한테 들은 이야긴데,

주말에 사무실에서 해야 할 일이 있는데 - 이 곳은 주말에 자주 일이 있다. 친구는 이미 요전에 여러번 주말에 일을 하고 쉬지 못한상황이었다 - 담당자가 아이때문에 담당을 바꿔야 하는 상황이었다. 그런데 모든 사무실 사람이 아이가 있었고, 아이때문만이 아니더라도 장모님 생신이나 뭐이런게 있어서 결국 다시 비혼인 친구가 주말에 일을 하도록 종용당했다는 것이다. 이런 경우 이 친구가 그것을 거절하면 그게 이기적인것일까? 혹은 이 친구가 애인(아마 이성애자면 이야기라도하지) 과 약속이 있어 힘들겠다고 하면 쉽게 배려가 될까? 그렇지 않다. 그런 상황이 반복되거나 하면 우리는 그 어떤 엄마에 대해서 왜 그 일은 배려되고 나는 그렇지 않은가? 에 대해서 생각한다. 그렇지만 아이키우는 일이 얼마나 힘든데. 나까지 기성 사회의 시선으로 이렇게 아이키우는 동료에 대해서 이딴식으로 생각하지? 라고 깜짝놀라기도 한다. 이런 이야기를 하기가 쉬울까? 이부분은 모성이데올로기, 그리고 누구나 정상적  여성이라면 엄마가 될거라는 어떤 가정에 의한 품앗이 정도로 넘어가라고 암묵적으로 강요된다. 이부분에 문제제기 하기는 쉽지 않다.이기적이고 몰상식하고 배려없는 인간이 될테니까. 이런 생각이 엄마들이 뻔뻔하다거나 하는 공격이 아닌거다. 그렇게 읽어버리면 이야기를 할수 없다. 이런 구조. 어떻게 해결해야 할까? 하는 논의가 되야 하는거다. 누구나 결혼해서 애낳는게 정상인 통념에서는 이런 생각하기 쉽지 않다. 근데 난 비혼으로 살껀데 , 누가 나를 배려해주지? 이런 생각이 드는거다. 그들에겐 사회적 인정과 가정과 아이와 육아수당과 육아휴직 결혼휴가, 손쉬운 대출권이 있는데 말이야? 적대를 엄마들에게 긋는듯 보이지만 그렇지 않다. 이 제도자체에 긋는거다. 근데 그렇게 읽힐수있다. 그래서 말하기 힘들다..반복해서 말하면 이런 생각들에서 난 그글에 공감할수밖에 없었고 진보블로거들과 이야기하고 싶었다는거다.

 

 

아이를 키우는 일은 마을 하나가 필요할 만큼 힘든일이다. 그래서 우리가 모두 배려해 주어야 한다. 흔히들 이렇게 이야기 하고 생각한다. 아무도 그부분을 건드리지 않는다. 근데 그 배려라는 말 되게 수상하다. 약자라서 배려 하는건가? 아님 아이낳고 기르는 재생산 노동은 사회적 재생산이기 때문에 사회적 구성원으로서 배려하는건가? 배려라는 말도 애매하고.. 무슨 정책도 아니고 이거 정서적인 문제가 되고..

 

 

두서없지만 여름이 아이가 내아이, 우리아이 이야기 한거는 이런 부분이랑 관계되어있다고 생각한다. 아이 키우는 일은 마을이 다해야 한다면 그 아이는 마을의 아이이다. 그렇지만 어떤 순간에는 소유적으로 엄마와만의 특별한 유대를 이야기한다면 글쎄? 이런부분을 엄마들이 함께 고민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뭔가 당장 할수는 없지만. 이부분은 공론화 되어야 하는거 아닌가. 특히 엄마들만 이야기 하는게 아니라 누구라도 이야기 할수 있어야 한다. 그런의미에서 여름이야기에서 우리는 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풀어갈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애 안나본사람, 안키워 본사람은 모른다. 당연히 모른다. 난 안다고 이해하겠다고도 말못하겠다. 그치만 그런 사람은 이야기 하면 안된다는 구조는 문제있다는거다.  진보넷에서 나는 육아의 세세한 이야기를 처음 접했고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다. 아이 키우는 것이 보통일이 아니구나에서 부터 참 사랑스러운일이구나까지, 절대 나는 아이 낳지말아에서 부터 나도 애기 낳고 싶다 까지...나도 애기 낳고 싶다라는 부분이 에러라고 생각하는데.. 나도 그런 경험? 엄마들이 강조하는 절대적이 유대관계의 인간이 있다는 경험을 해보 싶다고 잠시 생각한것이다. 그런 경험을 위해서 애를 낳아서도 절대 안되지만. 암튼 그런 생각을 하게될 정도로 육아일기들은 어떠한 담론이기도 한거 같다. 그래서 육아일기 쓰면안된다로 읽힐까 두려운데. 그런얘기 아님. 나는 뭔가 이런 이야기가 좀더 다양하게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아이 안낳아 봤어도 내가 아이였었기때문에 누구나 이야기 할수 있다. 어떤 식으로 자라고 싶은가에 대해서. 사실 나는 엄마블로거들의 고민을 봤을떄 내가 아기 였을때 이야기들을 주절주절 덧글 단적도 있다. 이렇게 저렇게 하면 좋지 않을까요?라고 하고 싶지만 뭔가 나는 애낳아 본 사람도 아니니 뭔가 낄자리도 아니고 우습다고 생각할지도 몰라 하고 자기검열을 한적도 있다. 암튼 육아에 대해서도 그리고 이성애 결혼, 그리고 거기에서만 허용되는 육아 그 정상성 이데올로기와 그것들이 배제하는 것들에 대해서 논의가 필요하다.

 

 

여름의 글과 덧글들에서 엄마를 조롱하는 시선이 보였다면. 참 슬프다. 그리고 바리가 이야기 한것처럼 덧글들 어디에 "속시원한 이야기였어, 엄마들이란 그렇지" 그런 표현이 있는지 모르겠다. 아마도 글 자체가 그런 식으로 읽혔다면 내 덧글 정도가 그렇게 읽혔을텐데. 다른 친구들은 그냥 아이낳으라는 압박에 대한 스트레스틀 표현했을뿐이니..음 바리가 내 덧글을 그렇게 읽었다면 섭섭하고, 그만큼 바리도 섭섭했겠지라는 생각도 들지만. 참 아프다. 사진 이야기도 그렇고..내가 그런 사람같은가..

 

 

나도 모르겠다.

블로그를 닫은 분들도 있고.

생각치 못하게 일이 일파 만파가 되었는데..

아마도 바리가 썼듯이 엄마라는 뗄수 없는 "존재조건"때문에 좀더 글에 묻어난 짜증이 크케 다가오고 그 엄마들의 입장에 감정이입이 더 크게 되시는 것일까 하는 생각도 들고..암튼 안타깝다. 마음이 다친 사람들이 잘 추스르고 조근조근 서로의 고민을 같이 이야기 해보면 좋겠다. 뭔가 마음 아파하는 일들에 대해서 더 헤집은게 아닌가 싶기도하고. 그렇지만 그냥 좋게좋게 덮어두고 갈 문제도 아니고 그런정도의 마음 상함도 아닌거 같아 생각을 솔직히 꺼내 봤는데 정리가 깔끔하게 한되고 주절주절이다.

 

우리는 서로 연대해야 하는데....

 

제대로쓴건지.. 두렵다.

 

 

 

 

제목을 제대로 못달겠는데 일단 비혼 고민이다. 이거 말고도 내일 디디홍진 결혼식때문에 고민이 더있지만.. 암튼 결혼제도의 패악을 알고도 결혼하는것은 무어라 말해도 제도에 대한 타협이다. 축하한다고 입에 발린말 하고 싶지 않다. 너도 어떤 상황이 될지 모르는데 그런 소리 하는거 아니야 라고 해도 , 사실이다. 내가 결혼한다면 그건 변절이다. 나는 미안해 할거다. 전국의 비혼동지들에게.   이거도 나중에 써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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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7/18 02:41 2008/07/18 02: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