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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편영화 모듬평] <천체망원경>, <우리 기차타러 간다>, <선물>, <귀향>

천체망원경천체망원경

 

가장 난해했다. 천체망원경을 둘러싸고 다양한 인물들이 나타나는데, 대신 처음과 끝에 나오는 삐에로가 어느정도 통일성을 부여하는 것 같다. 소년, 청년, 아저씨로 이어지는 층위는 흡사 소년의 성장을 나타내는 것 같기도 하지만 난대없이 흑백화면이 등장하거나 하는 것으로 보아 이것도 확실하진 않다. 여러모로 아리송한 영화였다.

 

 

 

우리 기차타러 간다

 

 감독: 김경화

 .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 재학

 

 <시나리오평>

 김경화는 동화 작가출신 답게 단편에 맞는 깔끔한 시나리오를 보여 주었다. 하나의 집중된 주제와 이미지, 장면들이 영화 전체를 한 눈에 들어오게 하였다. 포트폴리오에서도 동화적 이미지와 맑음이 어우러진 작품을 보여 주어 우리에게 신뢰를 주었다. 또 짧은 필모그라피 속에 드러나는 자폐아에 대한 일관된 탐구의 자세는 단순한 객기가 아닌 진지한 주제의식으로 정성껏 영화를 완성하리라는 신뢰감을 심어주었다. 우리 영화계에 꼭 필요한 부분의 하나가 바로 아동, 청소년, 혹은 온 가족이 볼 수 있는 영화라면, 김경화는 앞으로 우리의 필요를 채워줄 수 있는 사람이라 판단되었다. 사실 이러한 기대는 수상을 결정하는 주요한 계기가 되었음을 밝힌다. 반면 포트폴리오에 비해 공모전에 제출된 시나리오는 지나치게 단순하고 영화적 모티브가 부족해서 드라마적 구성을 다지고 영화적 모티브들을 보완할 필요가 있다. 바라건대 당선 후에라도 한 번 더 숙고하여 시나리오를 다듬었으면 좋겠다.(B@SE2001 심사평 중에서...)

 

상훈이는 지하철역 이름을 외운다. 누나는 그런 동생이 직접 가보고 싶어할 거라 생각하지만 상훈이는 거부한다. 다만 다시 지하철역을 외울 뿐이다. 동네 아이들에게 놀림받기만 하는 상훈이의 자폐적 태도는 극복해야할 과제로 나타나고 그것은 누나의 도움으로 이뤄진다. 누나는 동생의 '악당'을 정의의 눈빛과 우산파워로 몰아내고 상훈이와 함께 차가 쌩쌩달리는 터널을 지난다. 그리고 극복했음을 암시하는 업그레이드된 외우기... 이상을 가지고 산다는 것과 그런 그를 다른 존재가 구원한다는 점에서 다소 기독교적인 영화였던 것 같다.

 

 

 

선물

 

 감독: 안효진

 .한국종합예술학교 영상원 4학년 재학
 .실연파티(Beta 단편 13min) 연출
 .꺼져(16mm 단편 10min) 연출
 .낙지, 부적, 그림자 죽이기(16mm 단편 15min) 연출

 <작품평>
 제목이 전해준 의미로 자살한 형이 넘겨준 카메라라고 생각하게 만들었는데 점차 진행이 되며 해결사로 일을 하며 자신의 신학을 완성 시켜가는 신학교 학생의 이야기가 바로 우리에게 주어지는 선물인 것 같았다. 무엇보다도 필자의 마음에 흡족했던 것은 비디오 카메라에 담긴 내용을 보여주지 않았던 것이다. 간단하게 비디오 내용을 보여주면 많은 부분 설명이 가능한데, 그 유혹을 이기고 끝까지 극의 구성으로 영화를 마금했던 연출자의 뒷심에 찬사를 보내고 싶다. 덕분에 배려된 관객은 마음껏 선물의 의미와 의미있게 세상을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감독의 참견을 받지 않고 마음껏 생각에 빠질 수 있었던 것이다.(강두필(한동대학교 언론정보문화 학부)의 작품평 중에서....)

 

죽음을 고민하는 두사람이 만났다. 형의 죽음을 생각하는 동생과 사후세계를 고민해야하는 신학생의 만남이 그것이다(특별히 그는 천국과 지옥을 믿지 않는 것 같다). 형이 자살하면서 남겨준 캠코더는 형과 그의 죽음을 생각하게 하는  역할을 한다. 카메라를 달고 돌아다니는 주인공은 흡사 고민거리를 매달고 사는 느낌을 준다. 한편 신학생은 신학교 입학을 위해 돈을 모은다. 빚쟁이 아르바이트를 하는 모습과 교회에서 기도하는 모습이 매우 이중적이다. 나는 상상해 보았다. 주인공이 자신과 비슷한 입장의 신학생을 만나면서 그에게서 종교적 희망이 전이된다(신학생에게는 주인공에게 없는 '목표'가 있기 때문에 설득력을 더한다). 목사님의 따뜻한 대사는 비로소 주인공을 품어준다. 그의 정신에는 희망이 피어오르고 그 이미지는 파란 하늘아래 자신에게 카메라를 전해주는 형의 모습으로 전환된다. 지금까지 고민거리를 상징했던 카메라가 목표, 희망을 상징하게 됨으로써 어떤 반전의 쾌감을 느끼게도 한다. 사족을 달자면 감독의 안정적인 연출이 돋보인 영화였다.

 

 

 

귀향

 

 감독: 김현주

 .경성대학교 연극영화과 졸업
 .할렐루야(35mm 장편 95min 신승수 감독) 조연출
 .새는 폐곡선을 그린다(35mm 장편 121min
  전수일 감독 -스위스 프뤼브루 영화제 대상 수상) 조연출
 .빵가게 습격(16mm 단편 11min) 시나리오/연출
 .운하(16mm 단편 18min 1회 전주영화제 단편부문
  공식 초청작) 시나리오/연출

 <작품평>
 줄거리 보다는 작품평이 좋을 것 같다. 수몰지구가 되어버린 고향, 그 어두운 물 속의 고향을 찾아가려고 스쿠버다이빙을 배우려는 한 노인... 매우 참신한 발상이지만 주제나 분위기에 있어서 왠지 무겁고 어두운 영화가 연상되지 않는가? 그러나 영화로서 완성된 김현주의 < 귀향 >은 예상외로(?) 밝고 따뜻한 감성이 지배하는 영화다. 화면 가득 황량한 겨울 풍경이 가득하지만 오히려 그 속에서 사람들의 따뜻한 온기가 더 강하게 느껴지는 영화인 것이다. (봉준호(영화감독)의 작품평 중에서...)

 

황량한 저수지변으로 할아버지가 뜀뛰기를 하고 있다. 아마 고향생각으로 가득차서 어서 스킨스쿠버하기만을 바라고 있겠지. 그 이상한 할아버지는 해병몇기에다 어릴적 연애편지도 받아본 굉장한 사람임이 밝혀지면서 처음엔 불안한 시선으로 바라보던 나와 영화속 사람들은 비로소 안정을 가지고 그의 귀향길을 지켜보게 되었다. 할아버지는 나름대로 철저한 준비를 하신다. 장기적으로 스쿠버다이빙 강습과 목사님과의 친분쌓기를 진행하는 등- 애절함이 묻어나는 달리기는 때론 그 어정어정하게 뛰는 우스꽝스러움때문에 또는 고향을 그리는 소박함때문에 나의 눈가에 주름지운다. 그리움, 느리지만 간절하게 할아버지는 물속으로 들어가신다. 나는 보았다. 고요히 물결치는 수면 아래로, 은은히 비치는 햇살의 옷자락 속으로 파아란 할아버지의 고향마을이 나타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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