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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8/23
    자매(6)
    말걸기
  2. 2009/07/31
    뺑뺑이(9)
    말걸기
  3. 2009/07/09
    홍아 백일사진(11)
    말걸기
  4. 2009/06/28
    똥과 치즈의 소녀, 투투 홍아(25)
    말걸기
  5. 2009/06/15
    백일 턱(10)
    말걸기
  6. 2009/06/09
    슈아(11)
    말걸기
  7. 2009/05/31
    놈현씨에 대한 잡설(25)
    말걸기
  8. 2009/04/27
    파란꼬리와 홍아(17)
    말걸기
  9. 2009/03/28
    홍아에게 생색내기 - 모빌(19)
    말걸기
  10. 2009/03/27
    홍아 앞니(4)
    말걸기

자매

 

홍아와 함께 한 달 넘게 말걸기 엄니네에서 살다 왔다.

파란꼬리 연수 때문에 연수처에서 조금이라도 가까운 곳에서 홍아를 돌보기 위해서.

 

그곳, 말걸기 엄니네에는 조카가 살고 있다.

그 조카가 누구냐면 '천사아기'라고 자랑했던 그 조카.

 

이 천사아기는 이미 22개월 가량 된 아이이다.

홍아가 파란꼬리에게 안겨 젖을 빠는 모습을 보더니

안아 주길 바라는 아이가 되었다.

특히 홍아와는 할머니를 두고 경쟁을 했다.

 

그래도 조카는 홍아를 좋아했는데,

웃으면서, '아가, 아가.' 하며 달려들곤 하였다.

 

사촌지간이지만 자매다.

 

 

뭔가를 하려다 멈춘 듯한 포즈...

 

 

뺑뺑이

 

얼마 전에 실로 부러움을 살 만한 득템을 하였다.

TOYO 대형카메라와 중형카메라인 마미야 RB67을 얻은 것이다.

이들을 얹어 놓을 수 있는 삼각대와 함께 말이다.

 

그런데...

이 카메라들을 넣고 다닐 수 있는 가방이 없는 것이다.

그리고 삼각대는 고장이 나서 고쳐야 했다.

이거 뭐시기 이용해 먹을 수가 없구먼.

 

알미늄으로 된 가방을 사려고 요전에 돌아다녔던 적이 있는데 만족스러운 것이 없었다.

용산에서는 제작해 주겠다는 데가 있었는데 두 개에 45만 원을 부른다. 켁~

네이버에게 물어 봤다.

가방은 알미늄 케이스를 주문 제작해 주는 어디어디로 가란다.

삼각대에 대해서 어쩌구 저쩌구 하는데 누가 종로쪽 카메라 수리상에 가면 된단다.

 

자~ 출발.

금요일 업무는 언능언능 끝내고 싸장님 외근 나가신 틈을 타

오후 4시가  넘어 우선 종로로 출발.

네이버가 알려준 카메라 수리점을 찾았다.

 

"맨프로토네요. 음... 세운상가에 있는 모모 카메라점으로 가시면 될 겁니다."

"혹시 알미늄 가방 제작해 주는 데 아시나요?"

네이버가 알려준 곳 말고도 보험 차 물어봤더니,

"그 카메라점으로 가면 잘 알 겁니다."

 

정말로, "될 겁니다"와 "잘 알 겁니다"였다.

모모 카메라점은 정말로 시큰둥한 태도로 삼각대도 안 고치고 가방 제작하는 데는 모른단다.

우이~

 

그렇다면 일단 삼각대 고치는 건 뒤로 미루고 네이버가 알려준 케이스 제작사를 찾았다.

종로3가역과 세운상가 사이 골목길 안은 왜 이리 복잡한 걸까.

물어물어 찾아갔더니 가방은 제작 안한단다.

ㅠㅠ 진짜 더운데... ㅇㅇ금속으로 찾아가란다.

 

다시 골목을 뒤져 ㅇㅇ금속을 찾았다.

오케이~ 만들어 준단다.

가격은 두 개에 30만원. 흠~

그래도 용산에서 만들어 준다거나 가방가게에서 파는 것보다는 쌌다.

하지만 여기 사장님 말씀, 말걸기에게는 언제 올 지 모르는 휴가를 떠나 제작에 열흘은 걸린단다.

에궁. 다음 주 주말 촬영은 물 건너 가버렸군. ㅡㅜ

어쨌는 하나는 해결했다.

 

아참, 필름과 사진을 찾으러 충무로를 가야 하니 그 동네에서 삼각대 고치는 데를 알아보자.

사진점 직원들은 모른다 하나 어떤 손님이 알려준다.

카메라 수리점이 조기 있는데 가보란다.

위험한 계단을 올라 삼각대 고쳐주냐고 물어보니,

"이거 맨프로토 고쳐주는 데 가야 해요. 저 골목으로 가면 XX카메라 있어요. 그리 가세요."

 

그 XX가 말이지, 말은 한국언데 간판에는 로마자로만 써 있는 것이었다.

그걸 못 알아보고 골목 안을 뱅글뱅글.

헥헥 찾아갔더니 3층이 A/S 센터.

이 동네는 계단이라도 멀쩡하면 다행이고 엘리베이터는 찾지를 말아야 한다.

 

다행이 고쳐준다며 직원이 가져가더니 이것도 문제고 저것도 문제란다.

싹 고쳤는데 2만원... 엥? 다리 조이는 부품 두 개 갈고 헤드의 고무판 붙인 게 다인데?

 

자, 이제 미션 두 개를 끝냈으니 뺑뺑이는 고만 끝낼까... 싶었으나...

요전에 종이보드 두 개를 샀다가 저 멀리 두고 오는 바람에 다시 사야했다.

사무실 근처에는 팔지 않으니 문고에나 가서 사자.

다시 종로로 나와 최소 20%나 비싼 보드를 사들고 밖으로 나오는데...

거금 들여 고친 삼각대를 두고 와 버렸네...

정신 없이 달려가 손에 들고선...밥이나 먹자!

 

그래 맞아. 요 문고 옆에 괜찮은 칼국수집이 있었지.

들어가 무거운 짐들을 예쁘게도 내려놓고 앉으려는데...

"오래 기다리셔야 해요."

나가란 얘기네?

 

그래 맞아. 요 길 건너에 괜찮은 메밀국수집이 있었지.

저 멀리 횡단보도 녹색불을 보고선 배고픈 마음에 냅다 뛰어 길을 건넜다.

메밀집? 왜 이리 줄이 길어. 기다리는 사람들이 골목길을 채우네.

아무거나 먹자며 눈에 보이는 함흥냉면집에 들어가 주문을 했는데...

배고파서 주문한 사리까지 합쳐 나온 게 왜 주먹만큼 뿐이냐... ㅠㅜ

 

어쨌는 돌아댕길 일은 끝내고 사무실로 돌아왔다. 8시가 다 된 시각에...

그럼 왜 이 시간에 사무실로 왔냐고?

숙제할 게 태산이다.

언제 끝나려나... 뱅글뱅글

 

홍아 백일사진

 

홍아가 태어난 지 108일만에 찍은 백일사진이다.

뭐가 그리 궁금할까.

 

 

백일사진은 그 다음주에도 찍었다.

투비컨티뉴드...

 

 

똥과 치즈의 소녀, 투투 홍아

 

홍아는 똥에 친숙해질 수밖에 없도록 한다.

홍아는 먹을 수도 없는 치즈조각도 자주 뱉어낸다.

 

또한 뭐든 제맘에 들지 않는다면 표정이 바뀐다.

볼이 솟아 심술장이 투투처럼 말이다.

 

 

이런 홍아를 지켜보면 한없이 사랑스럽다.

 

 

홍아가 태어난지 만 100일이 된 날 찍은 사진들이다.

 

 

백일 턱

 

파란꼬리[홍아의 선물] 에 관련된 글.

 

 

홍아가 백일이라고 한 턱 냈다.

젖병을 빨았다.

 

백일째 된 날 맨정신에 젖병을 빨더니

어제는 말걸기 품에서 90cc를 빨아 먹었다.

 

홍아는 '때'를 잘 아는 것 같다.

 

 

그러고 보니 홍아 백일이라고 별 선물도 못 해주었다.

주말에 경황이 없어서 폼 나는 사진도 못 찍고...

다양한 표정을 담은 사진을 여러 장 찍긴 했는데

집 컴이 바보가 되어서 훗날에나 공개할 수 있겠다.

아마 아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보면 쓰러질거다...

 

 

슈아

 

다큐멘터리 감독 슈아다.

 

육아의 도움을 주는 미루 엄마로 자주 만났었는데 아래 사진을 찍은 날은 감독 슈아였다.

슈아는 사진과 점심을 얻었고 말걸기는 A-를 얻었다.

말걸기가 좀 손해본 것 같다... ㅋㅋㅋ

 

 

 

놈현씨에 대한 잡설

 

가끔 해외 뉴스를 보면, '못사는 나라' 정치 돌아가는 소식 전해준다. '잘사는 나라들' 사이에서는 부패한 독재자 소리 듣는 통치자에 저항하는 시위가 벌어졌다고. 꼭 그 소식과 함께 전해지는 장면도 있다. 그 통치자를 지지하는 사람들이 엄청나게 모여서 반대파에 대항하는 시위 모습. 이런 뉴스 보면 '저 나라 꼬라지 하고는...' 생각들 할 것이다. 정치수준 참 저질에다 민주주의의 'ㅁ'도 못 쫓는다고... 그런데 정말?

 

1. 자살

 

대한민국에서 부패한 전직 대통령 중 하나가 자살을 했다. 완벽한 사실이다. 이보다 진실에 가까운 말은 있을 수 없다.

 

왜 자살했냐고 하니 검찰이 갈궈서 그랬단다. 검찰 배후엔 MB가 있단다. 검찰이 갈군 것도 사실이고 그 배후에 MB가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여기까지는 완벽한 사실이다. 이보다 진실에 가까운 말은 있을 수 없다.

 

그런데 갈궜다고 자살했다니 완벽한 거짓이다. 놈현씨가 갈군다고 자살을 해? 쪽팔려서 자살한 것이다. 앞으로는 더 쪽팔릴 것이기 때문에 자살했다. 실은 앞으로 더 쪽팔릴 게 쪽팔려서 자살한 것이다. 그대로 살았다가는 온전한 위선자가 될 테니까.

 

놈현씨 스스로 결백하다면 자살할 이유가 없다. 당장은 검찰과 언론이 짜고 심하게 괴롭히겠지만 어차피 진실은 밝혀질 것이기 때문이다. 결백한 놈현씨는 고통스러워도 버티기만 하면 더 많은 걸 챙길 수 있었다. 특히 자존심을. 버티기는 놈현씨의 장점이자 특기 아니던가. 하지만 그도 자신과 자신의 가족과 측근이 부패한 걸 잘 알고 있었다. 썩은 냄새가 퍼지자 쪽팔렸던 것이다. 자존심이 강한 사람일수록 쪽팔린 것 못 참는다. 애초에 부끄러움이 뭔지도 모르는 두화니 따위가 아니라면 말이다.

 

2. 약자

 

또 많은 사람들이 힘센 MB가 갈구니까 놈현씨가 약자라고 한다. 무척이나 어처구니 없는 대목이다. 놈현씨는 '전직 대통령'이다. 한 마디 하면 기자들이 우르르 쫓아가서 9시 뉴시 탑으로 뜬다. 이 글을 쓰는 말걸기나, 읽고 있는 그대나 한 마디 하면 언론이 쫓아 오나? 9시 뉴스는 고사하고 인터넷 신문 귀퉁이에 몇 줄이라고 뜨나?

 

상대적으로 힘이 약하다고 해서 약자가 되는 것은 아니다. 그네언니도 MB에게 개기면 약자 되겠네? 부시의 미국이 후세인의 이라크를 밟을 때, 세계의 평화주의자들이 부시의 미국을 비난한 이유가 '약자'인 후세인을 괴롭히면 안되기 때문이었나? 오바마의 미국에 개기며 핵실험한 김정일의 북한은 약자냐? 놈현씨가 약자면 민주노총이나 환경련은 '절대약자'겠다. 이들을 흠잡고 괴롭히는 것들은 다 나쁜시키들 뿐이겠다. 약자를 배려해야 하는 이유는, 약자는 봉착한 문제를 스스로 해결할 수 있는 수단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이다.

 

3. 죽음

 

놈현씨가 '참 안됐다'는 생각은 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가 죽었기 때문이다. 죽은 자에게는 관대해지기 마련이다. 특히 얼굴을 안다면 더더욱 그렇다. 어찌 무덤에 침을 뱉겠냐. 사람들에게는 이런 마음이 있다. 누구나 죽을 것이니 그렇겠지.

 

하지만 사람들에게는 죽음에 대한 이중적 태도도 있다. 이 또한 누구나 그렇다. 놈현씨를 싫어하는 보수적인 사람들은 놈현씨가 잘 죽었다고 한다. 주목받는 꼴통보수인사 말고 그냥 보통사람들 얘기다. '죽은 자에 대한 예의'란 게 있긴 하지만 그걸 꼭 지키지 않는다고 해서 비인간적인 것도 아니다. 다들 그런 마음을 갖기 마련이니까. 두화니 사망소식 접한다면 좋아라 할 사람 꽤나 있을 텐데 대체로 욕먹을 짓은 아니라고 생각할 것이다.

 

죽음에 대한 이중적 태도는 정치적 지지와 연결되면 이런 현상도 생긴다. MB의 적 놈현씨가 죽자 MB가 죽인 용산 철거민들의 영정이 다시 등장했다. 놈현씨가 패죽인 그 농민의 영정은 어디로 갔을까? 놈현씨가 농민만 죽였던가? 죽음, 죽은 자에게 불경한 짓을 하지 말라는 것은 죽은 자가 죽음으로 모든 걸 청산할 때나 통해야 하는 얘기다. 보통사람들 중에 꽤나 지독했던 작자가 죽어 묻힌 무덤에 침뱉는 자가 있을 때나 불경하지 말라고 할만하다. 놈현씨처럼 죽음과 함께 자신의 모든 걸 청산할 수 없는 역사적 인물에게는 죽음도 평가 대상이 된다. 그네언니 아빠처럼 말이지.

 

4. 슬픔

 

이 글 맨 앞에 정치수준 어쩌고 했는데 그렇다면 놈현씨의 죽음을 깊이 애도하는 거대한 물결을 보고 대한민국의 정치수준은 한심하다고 해야 할까? 핍박의 세월을 선사한 그네언니 아빠가 죽었을 때 대한민국 그 자체가 침통해 했다. 독재시대를 살고 있던 국민들은 확실히 정치수준이 낮다고 하면 되나? 그 이후에 민주화가 되었으니 지금의 민주시민들이 침통해 하는 건 차원이 다르다고 해야 하나? 제3세계 국가의 억압자를 지지하는 그 나라 대중들은 뭐냐?

 

통치자는, 그자가 설령 핵무기를 손에 쥐고 협박질 해서 권력을 장악하고 유지한다 해도 누군가의 이해를 대변하기 마련이다. 이해만 대변하지 않는다. 지지자들은 감정적 동질감을 경험한다. 그래서 당연히 자기가 지지하는 정치인이 어려움에 처하거나 죽음을 맞이하면 안타까와 하거나 슬퍼한다. 지지자들이 많다면 그런 분위기는 더 커질 것이다.

 

근조 리본을 달고 다니는 사람들이 꽤 보인다. 그들이 슬퍼하는 게 당연하니 그들의 행동을 이해하는 게 어렵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다. 그러나 나라를 걱정하는 민주시민이라면 당연히 슬퍼해야 한다는 식은 곤란하다. 이것은 죽은 자에 대한 예의나 전직 대통령에 대한 예우와는 아무 상관 없다. 정치적 주장일 뿐이다.

 

5. 평가

 

놈현씨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상징으로 만들고 그 적인 MB 등은 나라 망치는 보수꼴통으로 규정하는 자들은 진정 대한민국의 민주주의에 관심이 있을까? 부패한 놈현씨가 현직 대통령일 때 대한민국의 빈부격차는 심히 심해졌다. 부동산 가격은 폭등했다. 놈현씨는 민생 아작나는 미국에 대한 굴욕적 외교에 자존심 걸었다. MB의 반동적 교육정책을 입안한 자가 놈현씨다. 아마도 소수의 삽집 아이디어를 빼놓고선 MB의 어처구니 상실 정책은 죄다 놈현씨가 닦아 놓았다.

 

이 대목에서 전직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균형있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진 말자. 이게 정확한 균형이다. MB가 놈현씨보다 더 막간다고 해서 놈현씨가 '잘 한 짓'을 애써 찾는 게 균형은 아니다. 사실 놈현씨는 언론개혁 외쳤지만 개혁된 언론은 하나도 없다. 4대 권력 기관, 특히 검찰 개혁 하겠다더니 달라진 건 없다.

 

놈현씨는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지 않고 정치적 긴장과 적대를 바탕으로 자기 이미지를 관리한 빼어난 정치인이었다. 한국정치 전공자들 사이에서는 놈현씨가 그네언니 아빠와 동시대에 정치했으면 아마도 그네언니 아빠를 이겼으리란 평가도 받는다.

 

6. 효과

 

어쨌거나 놈현씨는 한국 정치에 큰 영향을 미쳤다. 2002년 대선에서 놈현씨가 승리한 사건은 한국사에 길이 남을 만한 사건이다.  놈현씨는 적대관계를 새롭게 재편했고 이 적대를 중심으로 한국사회의 흐름을 이끌었다. 그래서 민주주의에 한발짝 더 다가갔을까? Oh, no!

 

놈현씨를 통해 드러난 적대, '민주세력 vs. 보수꼴통' 대결은 많은 문제를 덮어버렸다. 놈현씨가 죽은 지금도 이 적대는 유효하다. 놈현씨 분향소에 등장한 용산 참사 희생자는 MB가 죽였기 때문에 등장한 것이다. 그들을 죽음으로 몬 건 MB인 게 사실이지만 그들이 죽음에 이르기까지의 과정엔 MB와 결탁한, 그리고 MB 이전에도 결탁해 온 개발자본의 탐욕이 있었다. 놈현씨 효과는 이 탐욕을 고발하지 못하도록 한다. 재임시절 놈현씨는 SS사에 무한한 신뢰와 의지를 보냈었다.

 

놈현씨의 효과는 그런 것이다. 심각한 사회 갈등이 있을 때 그 갈등의 본질적 요소는 배제한 채 표면적 요소를 선택하거나, 본질적 요소들 중 자기 정치에 도움이 될만한 것만 골라 갈등의 양상을 재편한다. 조중동과 열심히 싸우면서 비정규직 양산법은 한날당과 합의했었고 친미자주 한다면서 해외파병, 한미FTA, 군사기지 건설을 위해 국민들 협박까지 해댔다.

 

7. 감정

 

놈현씨에 대한 지지나 그의 죽음에 대한 광범위한 깊은 애도의 물결은 유행을 닮아 있기도 하다. '양식이 있어 보이는 사람'이 되려면 당연히 지녀야 할 태도랄까. 주식 따위 재테크, 자녀 교육 방식, 와인 따위처럼 알고 있어야 무식한 사람 대접 받지 않는 것처럼 말이다.

 

놈현씨에 대한 감정은 무시당하지 않기 위해 따라야 한다는 점에서 유행과 닮기도 했지만 그 이상의 것이기도 하다. MB 집권의 진정한 후원자이자 부패했던 놈현씨를 좋아하는 감정은 대단히 비상식적으로 보인다. 그 비상식을 다수가 지니니 상식이 되어버린다. 그래서 종교나 파시즘의 광기가 연상된다.

 

이런 감정을 사람들이 갖게 된 데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부패했든 어쨌든 나름 장점을 지닌 한 사람의 말과 행동이 감동을 주었을 것이다. 스스로 초라하다고 여기거나 자존감이 부족하거나 꿈을 이루지 못하거나 자괴감을 느끼는 어떤 사람들에게 놈현씨는 자신을 대변한 인물일 것이다. 그가 성공해야 자기가 성공하는 것이라 여길 것이다. 이 정도라면 놈현씨를 있는 그대로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놈현씨에 대한 부정적 견해를 피력하는 자는 자기를 부정하는 자로 여기고 분노를 발산할 것이다. 아마 식자라면 합리적이고 이성적 사고를 작동시키면서 말이다. 이성이 감정의 노예가 된 것도 무시하면서.

 

8. 관심

 

놈현씨 자살 사건이 사회적 파장을 일으키는 이때 정치적 관심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 놈현씨의 치적과 과오 따지기? MB 일당 말살 프로젝트? 이런 것 필요하긴 할 것 같기는 한데 썩 내키지는 않는다. 왠지 놈현씨 효과 프레임에 갖혀 있는 듯하니까.

 

민주노동당은 여기저기에다 검을 플랭카드를 매달았다. 놈현씨에 대한 사랑의 마음과 MB에 대한 적개심으로 가득찬 그 플랭카드를 보니 한심하기 짝이 없었다. 민주노동당이 민주당 품속에서 살지 못하는 건 북한과 미국에 대한 태도 때문뿐인데, 왠지 이 태도가 마치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살 수 없는 결점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러니 죄진 사람처럼 남의 일에 더 요란하게 앞장선다.

 

놈현씨 프레임에 열심히 쫓는 게 지지자들 빼앗아 오는 기법이라고 민주노동당은 항변할 지 모르겠지만 놈현씨의 정치적 성공과정을 살펴보면 덜떨어진 멍청한 생각일 뿐이다. 놈현씨의 성공은 프레임을 (완전히 뒤집지는 않았어도) 재편했기 때문에 가능했다.

 

사람들이 비이성적 광기에 휩쓸리는 동기, 양태와 새로운 프레임, 대결 구도 형성 방법에 관심을 기울일 때가 된 듯하다. 물론, 언제나 과제였지만 해결하기 어려운 새로운 주체형성에도. 얼마나 기댈 정치인이나 정치세력이 없었으면 부패한 전직 대통령에게 사랑을 쏟겠나.

 

9. 기타

 

누군가와 문자를 주고 받다가 노무현 자살 소식을 접했다. TV를 켰더니 이 사건으로 도배질 중이더라. 특히 MBC는 장난이 아니었는데 역시 '추모'도 '정치'였다.

 

놈현씨 자살 소식을 듣고 제일 먼저 생각난 자는 두화니다. 두화니는 갈 때까지 가고 갖은 쪽 다 팔렸어도 자살하지 않았다. 뻔뻔함도 장난 아니지만 아마도 숨겨 놓은 돈이 많아선가 보다.

 

지난 1주일동안 이 정도 글도 못 쓸 정도로 정신이 없었는데 머릿속에서만 맴맴 돌던 말들을 꺼내니 조금 시원하다.

 

그러고 보니 놈현씨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것도 유행인 듯하다. 어쨌거나 말걸기처럼 놈현씨 죽음에 전혀 경건하지 않은 사람들도 적지 않다는 건 반가운 일이다.

 

 

파란꼬리와 홍아

 

돈 벌고 공부하다 보면 집안일에 충실하기 힘들고 홍아 돌보기는 더욱 쉽지 않다.

그러니 홍아가 예쁜 짓 한다고 카메라 들이대는 일은 점점 사라진다.

 

그러다가 작정을 하고 파란꼬리와 홍아 사진을 찍었다.

주변 정리도 하고 파란꼬리 의상도 골라보고...

 

 

 

 

홍아에게 생색내기 - 모빌

 

아가를 돌보는 일에 있어서는 균등한 배분이란 없다. 모유를 먹인다면 무조건 엄마가 더 힘들다. 결국 아빠 되는 처지에 있는 자는 젖 먹이는 일을 쫓아 별별 일을 찾아 해내야 한다.

 

파란꼬리가 홍아를 위한 아이디어를 착착 찾아내는 사이, 겔뱅 말걸기는 꾸역꾸역 집안 일을 하고 있다. 파란꼬리가 홍아를 위한 작업의 구상을 내놓으면 말걸기는 그 구상을 구현한다.

 

파란꼬리는 흑백 모빌 이미지를 인터넷에서 찾아서 말걸기더러 만들라고 했다. 말걸기는 짬짬이, 그리고 천천히 흑백모빌을 완성했다. 홍아가 모빌을 처음 보고서는 관심을 가졌다.

 

 

이 사진은 일종의 증명을 위한 기록사진이다. 솔직히 아가 입장에서는 입는 옷을 삶는 사람이 누군지, 모빌 따위를 만들어 재미를 주는 자가 누구인지 알 필요가 없다. 그래서 나중에라도 알게 하려고 찍어 두었다.

 

 

홍아 앞니

 

3주된 아기에게 앞니가?

어제(26일) 파란꼬리가 갑자기 홍아에게 앞니가 났다고 소리쳤다. 깜짝 놀라 달려갔더니...

 

 

젖을 빨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아서 입술에 물집이 잡혔더랬다. 아프겠다 싶은데 홍아는 개의치 않고 젖을 잘도 빨았다. 물집은 굳은살로 바뀌었고 어제 껍질 벗듯이 떨어졌다.

 

근데, 이 표정은 뭐냐?

 

*****

 

어제는 홍아가 만 3주가 된 날이라 BCG 예방접종 맞으러 소아과엘 다녀왔다. 7만 원이나 하는 주사에 홍아는 잠시 찡찡 거렸지만 금새 그쳤다. 소아과를 찾은 어떤 아기 엄마는 홍아더러 참 순하다고 한다. 홍아 몸속에 있을 인공 결핵균은 아직 별 활동이 없는 듯, 홍아는 평소와 다르지 않다.

 

홍아에겐 첫 나들이(?)였다. 홍아는, 하루님이 선사해 주신 카시트에 누워 외출을 즐겼다. 어째 달리는 자동차에서는 조용하다. 잠시 신호대기로 설 때면 살짝 달래야 했다. 홍아를 태우고 운전하느라 카시트에 누운 홍아를 사진에 담지는 못하였다. 외출 직전 모자를 쓴 홍아이다.

 

 

외출을 앞둔 홍아가 파란꼬리에게 뭐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