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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2/23

수요일은 늘 분주하다.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시도 쉴 틈없이 동동거리다

집에 돌아오면 늘 이 시간이다.

저번 주엔 점심을 못 먹었고

오늘은 저녁을 못 먹었다.

늘 검암역에 차를 세워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하는데

풍경마을에 차를 세우고 M버스 타는 노선을 개발했다.

차 세우는 게 좀 어려워서 그렇지 검암역 노선보다 시간이 절약된다.

문제는 정식 주차장이 아니라서 구획도 안되어있고

차들이 엉망으로 세워있어서(좀 바짝바짝 좀 대서 세우면 어디가 덧나나...)

늘 차 세울 자리가 여의치않다는 게 문제.

급기야 오늘은 차 앞유리에 금이 간 걸 발견. ㅠㅠ

서울역에서 M버스를 타고 충정로와

옛 아트레온, 신촌오거리를 지나 홍대앞과 합정까지의 풍경을 보다 보면

이런 저런 기억들이 떠오른다. 부질없다.

빈 자리가 없어 빽빽한 버스를 둘러보면

어떻게든 서울에 남으려고 세 아이와 함께 지내던 2010년의 시간들이 떠오른다.

아이들을 생각하면 강화가 좋겠지만

그 때 그냥 그렇게 서울에서 머물렀으면 좋았을 것이다.

아무런 의미없는 가정이지만 그런 생각이 든다.

교육 멘토링 때문에 행운동이라 불리는 동네를 걷다 보면

적당히 허름하고 적당히 정다운 그런 골목길 어디쯤에 거처를 두고

대중교통을 이용해서 살아가던 시절이 그립다.

사무실 동료들을 제외하고는 누구와도 어울리지 않았지만

외롭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에게는 이웃이 없었고 이웃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해본적이 없는데.

그런데 강화는 외롭고 막막하고  쓸쓸하다.

그래도 아이들이 있어서 나는 외롭지 않고 웃는다.

2주전 아트플랫폼에 다녀온 후

그 공기와 그 풍경이 아른거려서

어제밤에는 애들한테

"거기 레지던스 프로그램이 있다는데 엄마 그 쪽에 작업실 두고 싶어" 했더니

애들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했다.

"'나 작업실 갔다 올께' 한 다음에도 엄마 차 막혀서 계속 길에 있을지도 몰라.

세시간도 더 걸릴지도 몰라. 엄마 힘들어서 안돼"

이젠 평등한 대화상대가 되는구나....

 

하은과  방콕을 가기로  했다.

이 과정을 찍을 계획이다.

2013년 인도행은 하은이 아주 좋은 여행파트너라는 깨달음,

말 그대로 '하은의 발견'이 이루어진 시간이었는데

오늘 문득 단 둘이 일주일을 잘 보낼 수 있을까 살짝 걱정이 되었다.

무엇보다 그애는 중2니까.

관계의 발전이 이뤄지는 시간이길. 

방콕에 대한 책 여섯 권 빌려옴.

공부공부공부 그리고 촬영계획 세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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