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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금, 구류

착하게만(?) 사는 나는 법을 어기는 일이 없기에 벌금을 내거나, 구류 같은것은 살아본 적이 없다. 장발단속에 걸려서 파출소까지 갔다온 적은 있다. 그리고 운전을 하다가 위반을 하고, 범칙금을 낸적이 있다. 주차위반 벌금이 많은 고물차 두대는 일반적인 방법으로 폐차가 되지 않아, 좀 복잡하게(합법적) 폐차한 적도 있다.

 

지난해 촛불에서도 선량한 많은 시민들이 벌금을 내게 되었다. 단체에서 사회운동을 앞장서서 하고 있는 활동가들은 벌금 구류 징역이 다반사가 되는 세상이다. 이런 일이 없어지는 세상은 과연 가능할까? 그런날을 보고 싶다..

 

기억하는대로 2006년 평택에서는 미군기지를 확장하겠다고 농민들의 땅을 빼앗는 과정에서 피와 눈물로 점철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그해 봄 농민들의 농토를 본격적으로 짓밟는 과정을 인터넷으로 전해지는 소식과 모습을 우리는 보고 있었다. 도저히 이를 보고 있을수 없어 조헌정 목사께서는 홀연히 대추리 논바닥으로 내려가 농민들과 함께 했다. 끌려가는 지킴이 청년들을 보고 항의하다가 그도 구속되어 구류3일을 살고 나온적이 있다. 광주경찰서에서 지장을 찍지 않을려고 했는데 경찰이 팔을 뒤로  비틀어 꺽어 강제로 지문날인을 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그 후 300만원의 벌금이 나와 재판을 하였다. 1심에서 120만원, 2심에서 70만원, 대법원의 기각으로 70만원의 벌금이 확정되었다. 당시 3일동안의 구류를 살았기에, 55만원의 벌금만 내면 되게 되었다.

 

벌금 55만원. 그 정도의 벌금을 낼 여유는 되는 편이다, 그러나 벌금을 내는것은 삶의 터전인 집과 농토를 지키려고 하는 농민들과 함께 한 일을 잘못된 일로 인정하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그러기에 55만원의 벌금을 구류 11일동안 살기로 하고 서울구치소를 가셨다. 

 

교인들께 편지글로 신년을 맞아 구치 기도원으로 가서 기도를 하고 오겠다고 했다. 구치소도 예전보다 많이 좋아졌고, 그 때 함께 연행되었던 이들도 같이 있어, 편하게 지낸다고 전해왔다. 걱정을 하고 있는 교인들을 위해 전해주는 말이다. 고심과 고생한 만큼, 도움이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교우님들에게

 

저희 교회가 2번이나 평화현장예배로 드렸던 평택의 대추리 도두리 미군기지 확장 저지 운동이 범국민적으로 있었던 것을 모두 기억하고 계실 것입니다.  2년 반 전 경찰은 농사를 짓지 못하도록 하기 위해  농수로에 시멘트를 부어 넣는 악한 일을 져질렀습니다. 그때 저는 교회 게시판에 주민들이 힘겹게 투쟁하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혼자 거기를 갔었습니다.

 

한쪽은 60, 70세가 넘는 주민들과 평화지킴이 약 6,70여명 그리고 반대편에는 포크레인을 앞세운 무장 경찰 병력 천명 이상이 서로 마주보고 있었고, 제가 도착했을 당시에는 삼삼오오 짝을 지어 서로 얘기를 나누는 매우 긴장되면서도 평화로운 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나서 약 30분이 지나 갑자기 경찰의 체포조가 젊은 평화지킴이들을 한명한명 끌어가기 시작했습니다. 제가 보기에 아무런 구호도 외치지 않았고, 아무런 폭력도 없는 상황이라 저는 제 앞에 끌려가는 청년을 풀어놓으라고 그들을 막아섰습니다. 그때 저는 공무집행방해죄로 저 또한 구속이 되었고, 3일 구류를 살았습니다.

 

이후 벌금 300만원을 받아 1심에서 120만원 2심에서 70만원으로 줄었고, 작년 11월 대법원에서 기각이 됨으로 최종 확정이 되었습니다. 그래 3일 구류(하루 5만원)분을 제외한 55만원을 제가 내야만 하는 입장이고 현재는 제가 이를 내지 않고 있어 법적으로는 지명수배(?)를 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를 돈으로 내는 것은 제가 잘못을 스스로 인정하는 꼴이 되어 이를 구로 11일로 대체하려고 하고자 합니다. 저는 이러한 저의 행동이 예수님의 말씀 곧 "오른뺨을 치거든 왼뺨을 돌려대고 오리를 가자고 하거든 10리를 가주라'고 하는 사랑의 저항 운동의 실천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오늘 들어갔다가 (아마도 서울구치소) 다음 주 토요일에 나오게 됩니다.

 

갑작스럽게 교우 여러분들에게 심려를 끼쳐드려 매우 죄송스럽게 생각합니다. 매년 초에는 기도원을 다녀오곤 했는데, 향린교회에 온 이래 이것이 쉽지 않아 이번 기회에 서울구치 기도원(?)에 다녀옵니다. 그곳에서 교우 한분 한분을 기억하며 기도하겠습니다. 교우님들의 너무 벅찬 사랑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다음 주에 건강한 모습으로 뵙기를 바라며 교우님 모두에게 주님의 평화가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조헌정목사 올림

 


 

 

지난해 가을에 한 단체를 후원하는 후원주점을 열어 후원금을 바련해 주었다.

 

사회단체들의 형편이 열악해서 활동가들이 차비정도의 최소한의 활동비를 받고 있다. 이 단체 활동가들에게  집시법으로 벌금이 500만원이 나와 있다. 그들의 할 일이 얼마나 많은데 감옥에서 시간을 보내게 할 수 있겠느냐? 우리가 후원주점을 열어 그 벌금을 대신 내어 주자. 제안자의 설명이었다. 처음에는 규모있게 하자는 것을 말려 오붓하게 치뤘다. 목표에는 조금 못 미쳐도 제법 후원금이 모여 전해줄 수 있었다.

 

준비하면서 주위에도 홍보를 하게 되었다. 가까이 연결되는 한 뿐께 이야기할 기회가 있어, 설명을 하자 듣고 나서 다른 대답을 했다. 후원하고자 하는 단체가 자기의 목표를 가지고 고군분투하는 것도 잘 알고 있기에,  그 활동에는 적극 찬동하고 동참하고 있다. 그렇다고 위의 설명대로 벌금을 내어주는 일에는 찬성을 할 수 없다고 했다. 뜻밖에 복병을 만났으니 한참 동안 주거니 받거니 공방이 될 수 밖에 없었다.

 

운동을 하면서 기본적이고 윈칙적으로 해야 한다. 부당함에 저항하다보면 여러 형태의 제제를 받을수 밖에 없다.  벌금을 받을수도 있고 감옥을 갈 수도 있을 것이다. 벌금이 나온다고 벌금을 내는것은 스스로 정당하지 못한 일을 했다고 인정하게되는 자가당착에 빠질수 밖에 없다. 차라리 물리력에 못이겨 잡혀가면 잡혀가야 할 것이다. 이것이 그의 생각이라고 한다. 맞는 말이다. 나도 끼어들면서 그렇기는 한데 요즘 그렇게 운동하는 곳이 얼마나 있나? 얼른 드는 생각에 사랑방?(그가 사랑방과 연이 있다고 보기에) (진보넷?).

 

이어서 자신의 생각대로  운동을 실천하고 있는 활동(가)들도 있다는 이야기한 듯 하다.  

빈민운동을 하면서 내집을 가지지 않으려하고, 환경운동 하는 이는 차를 가지지 않으려하고, 생태운동 하는 이는 자기의 똥을 스스로 처리하고, 인권운동을 하면서 주민등록과 지문날인을 하지 않고, 삼성을 반대하면서 삼성제품을 사지 않고 사는 이들도 있들이 있다고....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길게 가지 않고 마무리가 되었다.

그러면서 벌금을 내어주는 후원에는 찬동하지 않는다는 분도 후원주점에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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