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남한강, 팔당 두물머리

지난 토요일에 남한강과 팔당 두물머리를 다녀 왔다. 그날 감자를 캐러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다. 전날 늦은 시간까지 비가 계속 내려 감자캘 수 없게되어, 가고 싶었던 계획을 바꿔 남한강 답사길에 따라 나섰다.

토요일 이른 아침 비가 오는데 출발 장소인 대한문 앞에는 답사를 가려는 이들이 모여들고 있다. 이번 답사길에 예상치 못한 향린의 식구들이 모였다. 진철 태영 경인 유석 돌~ 다섯이다.

남한강의 강천보 여주보 이포보를 둘러보고, 구제역 매몰지역과 남한강 지천을 둘러보고 두물머리로 들어가서 저녁을 먹으면서 뒷풀이를 하고 마무리 하는 것으로 계획되었다.

처음 간 곳이 강천보다. 우리가 가니 현대건설 공사 관계자들이 어디선가 갑자기 우리에게 달려온다. "어디서 왔냐?" "미리 말했으면 안내를 해 줄텐데." "사진을 함부러 찍지 말라." "강 아래로 내려 가지 말라." 라고 하면서 옆에서 서성이고 있다.

강천보 아래에는 보를 건설하면서 사용한 구조물이 아직 그대로 놓여 있다. 그 옆에 있던 가물막이는 장마 이전에 치워야 하나, 미처 철거를 하지 못해 많은 양의 토사를 강 아래로 떠 내려 보냈다고 한다. 이번 비로 준설한 강바닥에는 상류에서 떠 내려온 모래와, 공사하면서 떠내려간 토사로 채워져 다시 강바닥은 메워졌을 것이라고 한다. 메워진 강 바닥은 계속해서 준설을 해야 할 판이다.

gang.jpg

강천보 옆의 홍보전시관에서는 강천보가 완성되고 4대강 사업을 하면 '생명이 깨어나는 강' 이 된다고 한다. 잘 만들어진 홍보물과 사진을 전시하고 영상도 보여주고 있다. 그 지역에서 산다는 청둥오리 꿩 등 조류를 박제해 놓고 물고기 가두어 놓고 놀게 만들어 놓았다.

in.jpg

남한강 본류에 합하는 지천에는 아직도 고라니가 뛰어 놀고 새들이 날아 다니는 흔적을 볼 수 있다. 이번 사업에 포함된 지천과 빠진 지천은 눈으로 보아도 확연이 구분이 되고 있다. 맑은 물이 흐르는 개천에는 발을 담그고 싶고, 아름드리 느티나무 아래서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면서 낮잠을 한숨 자고 싶도록 여유있는 공간이다. 이곳에 보드불럭을 깔고 시멘트로 덮으면 사람이나, 짐승이나 찾아오지 않을 것이다.

go.jpg

강에 있는 많은 모래와 자갈 그리고 수초들은 강물을 정화해 주는 역활을 해 주고 있는데... 흐르는 물줄기를 자세히 들여다보니 저 멀리서 흐르든 흙탕물이 강의 자갈과 모래를 지나고 풀섶을 지나면서 깨끗한 물로 바뀌어 나가는 모습도 볼 수 있다.

답사 도중에 비가 많이 와서 이포보는 가까이서 보지 못하고, 이포대교를 세번씩이나 건너면서 멀리서 살펴볼 수 밖에 없어 아쉬웠다. 일년 전에 환경활동가들이 그 보위에서 농성을 하고 있었던 그 보 현장이다. 구제역 매몰지도 가까이에 있는데 비로 인해 멀리서 볼 수 밖에 없었다. 남한강은 수도권과 가깝기 때문에 수도권의 민심이 동요치 않도록 공사중 약간의 문제가 생겨도 재빠르게 보완을 하고 있다고 한다. 그러기에 남한강 지역은 낙동강보다 들어나는 문제점이 눈에 보이는 부분이 적다고 한다. 반면에 낙동강은 참으로 문제가 많다고 한다.

남한강을 둘러보면서 경기도 강원도 충청도를 넘나들면서 둘러 보게 된다. 점심은 원주 부론 지역의 한식당에서 칼국수를 먹었는데, 서울의 칼국수 맛하고는 완전히 달랐다. 밀가루부터 국물에 이르기까지 담백한 맛을 잊을수 없다. 고기가 들어가지 않고 담백하여 채식하는 이들도 맛있게 먹었다. 나는 두그릇을 먹었나?

남한강을 둘러보고 두물머리로 들어 왔는데, 마침 노들야학에서 장애인 100여 명 캠프를 진행하고 있다. 환경이 좋지 않은 비닐하우스 속에서 몸이 불편한 많은 이들이 좁은 공간에서 고생이 많은것 같다. 두물머리 논에는 벼를 심고, 제초를 위해 오리를 넣어 놓았는데.... 아픔의 땅 그곳에서도 오리들은 평화롭게 노닐고 있다.

o.jpg

이곳 두물머리 '볼복종' 시민 텃밭에서 봄부터 농사한 감자를 캐고, 도마토와 가지 고추를 따고, 미나리를 베어서 신선한 나물과 함께 저녁을 먹고, (지평)막걸리를 마시면서 영상을 보면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지금까지 남아서 열심히 농사하면서 싸우고 있는 농민들이 오셨다. 인사를 짧게 하고는 회의를 한다고  간다. 이들이 인사를 할때 쓸쓸한 기분이 느껴졌다. 두물머리 농부들 중 일부는 마을 떠나고, 이들은 끝까지 유기 농지를 지키겠다고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그 하우스도 한달여 전에 새로운 터전으로 떠난 집이라 더욱 마음이 울적했다. 일년전 7월 세째 일요일에 팔당금식기도를 보조하면서 그곳을 처음 들렀던 하우스이기도 하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때 농부는 9월에 심을 딸기 순을 다듬었는데, 이제 딸기밭은 이제 버려져 있고, 하우스 까지 빈집으로 변했다. 지난 5월 초순에도 맛있는 딸기를 따 먹었던 그 밭이다.
 
비록 이들이 떠났다고 하더라도 이들도 유기농지 보전을 위해서 이제껏 열심히 싸웠고, 지난 여름  대한문 집회때도 빠지지 않고 나오던 분이었기에 더욱 그러하다. 이러하기에 팔당 농부들은 떠난자와 남는자들을 서로간에 충분히 이해를 하고 있다고 한다.

ddal.jpg

저녁을 먹고 두물머리를 나오는 시간  멀리 바라보이는 양수대교와 운길산역 쪽으로 끼인 안개를 바라볼 수 있었다.

kyo.jpg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