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멘붕이다.

돌~님의 [내가 틀린것 같다.] 에 관련된 글.

 

첨예하게 치루어진 대통령 선거가 끝나고 많은 이들이 허탈감을 넘어 멘붕상태가 이어지는것 같다.

선거날 오후에 투표 참관을 하면서 예상 밖의 분위기에 놀랐다. 선거날 별 할 일도 없는지라 지난 봄에 이어 이번에도 투표 참관을 갔다. 참관은 오전 오후로 나누어 6시간씩 하는데 식사를 제공하면서 4만원 가량 참관비도 받는다.

이번 선거 일이 추운 날이어서 투표 참여에 어려움이 있을거라고 하면서도 70% 내외는 될 것이라는 예상들을 내 놓았다. 오후에 참관하는데 투표하러 오는 행렬이 끊이지 않고 계속 이어지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 놀라움이다. 처음에는 편한 시간이어서 많은가 보다 했다. 그런데 줄을 지어 기다리다면서 짜증을 감수하면서도 행렬이 계속 이어지는 모습을 보고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느꼈다. 95세라고 하시면서 오신 할머님, 손발을 잘 움직이지도 못하면서 오셔서 투표하고 가는 어른들도 상당히 많다. 연로하시거나 장애가 있는 분들을 부축해서 기표소 까지 들어가서 도와주려는 행동에 신경을 쓰면서 제지를 했다. 그 분들의 심정은 이해하지만, 그로 인한 대리투표가 될 수도 있다고 보여지기 때문이다.

뜨거운 투표행렬을 보면서 문득 몇년전 공정택 서울 교육감 선거가 머리 속에 스쳐간다. 그때 강남 지역 선거구에서 몰표로 공정택 교육감이 당선된 것이다. 내가 참관한 지역도 강남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그때 부유층에 속하는 강남 지역의 투표상황을 보면서 그들은 솔직하게 자신의 계급대로 투표를 하였다고 했다. 맞다. 지금도 이들은 그때와 같이 충실한 계급투표를 하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도 투표율은 예상한대로 70% 조금 넘겠지 하면서 지났다. 그런데 6시 되어 투표가 끝나면서 내가 있는 투표소에 투표율이 80% 정도된다고 하는 답을 듣고 깜짝 놀랐다. 살기 어려움이 없는 강남 지역이기에 투표율이 높지, 다른 지역에서는 투표율이 이렇게 많지는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다.

투표 참관을 하면서 보니 몇가지 미흡한 부분도 있다. 투표자들이 몰려드니 좁은 투표소가 복잡하다. 조금만 신경을 써서 공간 배치를 하면 넓게 활용할 수 있을것 같다. 진행 동선도 편하고 원활한 투표를 할 수 있도록 고려하면 좋겠다. 연로하신 분은 어두워 잘 안 보인다고 하는데 어런 경우를 고려하여 더 밝게 해야 하겠다. 투표 진행을 담당을 동사무소 직원들이 하는듯 한데, 선거 절차에 대한 충분한 숙지가 부족하게 보였다. 투표에 참여하는 직원들이나 참관이들 모두들에게 충분한 교육을 하여 투표 진행에 어려움이 없어야 하겠다. 조금만 신경써서 개선을 하면 복잡하지도 않고, 원활하게 투표를 할 수 있을것 같다. 

특히나 장애인이나 몸이 불편한 분들에 대한 투표를 제대로 하여야 하겠다. 몸이 불편하다고 부축해 주면서 기표소로 불쑥 들어가기도 하고, 의사 표현이 힘든 사람이라고 함께 투표를 하려고도 한다. 이렇게 되면 대리투표가 될 수 있다고 본다. 그런 유권자가 오면은 투표자나 참관인들에게 투표 방법을 설명하고 그에 적합한 방법으로 투표를 하게 한다. 필요한 경우에는 공정성을 위해서 (참관, 보호자, 진행자)이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어야 하겠다. 그런 점이 미처 준비되지 못해 즉흥적인 대응은 앞으로 꼭 바꾸어야 할 사항이다.

 

이제껏 계속해서 강남지역의 투표율과 득표율에 대해 많은 이들이 비판을 하고, 비판을 넘어 욕까지 하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이렇게 투표로서 그들의 이해에 맞게 충실하게 자신들의 의사를 표현하고, 그로서 자신들의 기득권을 계속 유지해 나가고 있다. 물론 낮시간에도 이렇게 시간을 낼 수 있고, 서민들의 지역에서는 그러지 못할 이유가 없는건 아닐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투표장으로 나오기 위해서는 스스로 찾아오는 이상의 그 무엇이 있지 않을까 하는 궁금증이 든다. 그들에게 남다른 조직과 그들을 끌어들이는기동력이 있지 않을까 한다.

선거 결과에 대해 너무 흥분하지 말자. 국민들의 의사가 결집된 것이다. 모두들 자신들과 같은 사람들만의 이야기만을 듣으면서 예측하다가 다른 결과가 나오니 참기 힘들고 참기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우리의 현실이고, 우리의 부족함을 나타내 주는 것이다. 수십년간 해 온 민주 진보의 (무조건적)대동단결이 틀렸다는 것이다. 반MB, 반독재, 반새누리 이런 구호로는 안된다고 하는 것도 증명되었다. 이번 선거에서도 그랬지만 나쁜놈(년)이라고 하고 그들이 지난날에 어떻게 했다고만 했지, 오늘 그들이 어떻고 어떤 정치를 하고 있는지 특히나 정책에 대한 이야기는 듣기가 쉽지 않았다. 정책이라고 하는 것에 차이도 별로 없고. 연대를 하더라도 같이할 가치가 있어야 연대를 하지, 정권교체라는 명분의 연대보다, 연대해서 뚜렷이 다른 정치를 하겠다는 가치를 밝혀야 한다. 그래야 동의를 할 수 있다.

그러지 않고 저거들 끼리 모이는 모습을 보면 이것은 패거리 정치라고 볼 수 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5년 후에도 그 후에도 같은 연속극을 되풀이 될 수 밖에 없다. 한국 사회에서 어느 곳이나 자기들끼리만 설치는 패거리 문화가 가장 큰 문제라고 보는데 그 으뜸이 정치일 것이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