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텐트 영역으로 건너뛰기

성터교회

성터라고 하니 지난날 답사 다니면서 둘러본 각종 성들이 기억에 아련하다. 주로 토성과 석성으로 이루졌으며 서울 주변만 하더라도 수원성 남한산성 북한산을 둘러싸고 사대문을 둘러싸고 있는 성들이 얼른 눈에 아련하고 풍납토성과 몽촌토성도 가까이서 찾아 볼수 있는 곳이다.

 

동내문을과 이어지는 성곽이다. 이곳은 지난날 독립문 건너 성곽아래 동네 살던때가 생각난다. 동대문을 옆으로 성곽을 따라 약간 가파른 언덕길을 오르게 되는데 무악동 행촌동 같이 성곽 주변으로 집들이 빼곡이 들어서 있고, 산위로 오를수록 허름한 집들과 성곽에 붙어 있는 자투리 땅에서는 텃밭까지 일구고 있었다.

 

그 성곽을 따라 크다란 중앙교회(성결) 동대문교회(감리) 그리고 중간 규모의 몇개의 교회를 거쳐서 아담한 성터교회가 있었다. 성곽주위로 이루어진 동네가 예전에 살던 동네네 같기도 하고, 예배당 건물도 그리 크지 않고 적당한듯 하여 찬란하지 않음과 소박함에 호감이 가면서, 처음이라 약간은 어색하지만 그래도 포근함을 느끼게 된다.

 

11시 예배시간을 맞추어 도착을 했는데도 예배당 주변은 조용하다. 혹 내가 시간을 잘못 알고 왔는가 할 정도로 조용하다. 예배당 안으로 들어가니 교인들이 미리와서 찬양의 시간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는 그 시간이 되면 이제 막 도착을 하던지, 지각을 하는 교인들로 분주할텐데 본 받아야 할 모습이다. 그렇다. 조금만 일찍 오면은 마음을 모으고 준비 찬양도 하면서 더욱 정성어린 예배가 될 것이며, 훨씬더 은혜스런 예배가 될 터인데 말이다.

 

교인들은 어르신들이 많고, 10여명의 성가대 , 찬송이며 교독이며 성서말씀등은 전면에 크다란 스크린으로 안내를 하고 있으며(이는 그의 모든 교회가 하고 있으니 추세라고 해야 하나?), 마찬가지로 헌금 걷는시간이 없고 입구에 헌금함이 놓여 있으며(이렇게 보면 우리도 헌금함을 뒤늦게 마련한듯~), 설교 말씀도 짧아 예배시간은 한시간 남짓에 끝난다.

 

예배 기도중에 교회가 어려움에 처해 있으니 하나님께서 함께 하셔서 이 시간을 잘 헤쳐 나갈수 있게 해 달라고 하고, 설교도 내가 알고 있는 담임 목사님께서 하시지 않으시고 다른 목사님을 초청해서 설교를 하실뿐 아니라, 교회소식에 담임목사 청빙을 위해서 기도하며 청빙위원회가 모인다고 한다. 이게 어찌된 일인가 궁금하였다.

 

목사님의 설교는 "하나님은 침묵하시는가? " 라는 제목으로 말씀을 하시는데 '어렵고 고난당하고 시련을 당할때도 하나님께서는 침묵하시지 않으시고 우리와 항상 함께 하신다.' 라고 하시면서 '우리와 함께 하시는 하나님과 함께 우리는 힘을 내면서 앞으로 나아가야 하겠다.' 라는 말씀이시다.

 

예배가 끝나고 나서 그냥 바로 나올까 하는데 악수를 청하면서(처음 들어갈때에도) 반가이 맞아주는 장노님이 계셨다. 새신자 담당이라고 하면서 지하에 식당에 가서 함께 식사를 하자고 하면서, 안내와 함께 아늑하고 조용한 방으로 인도되어 함께 식사를 하시면서 인사와 말씀을 나누기를 원하신다.

 

성터교회가  속하고 있는 재건교회는 신사참배를 거부하면서 생겼고 , 성터교회도 50년대부터 설립이 되어 몇분의 목사님께서 거쳐서 지금에 이르게 되었으며.... 지난 년말에 담임목사님께서 30여명의 교인들과 함께 교회를 개척해 나가셨다고 한다. 예배시간의 궁금증이 있어 묻기를 교회에서 논의를 거쳐서 개척을 하게 되었냐고 물으니 그렇다. 라고 대답을 한다. 그러면서 나에게도 약간의 질문을 한다. 어느교회 출석을 하느냐? 장노교회냐? 고향이 어디인가? 등등을 물으면서 대화를 이어 나갈려고 한다.

 

우리 교회와 같이 소박한 식단의 점심이 준비되었고, 식사를 하고 집에 가겠다고 먼저 일어나 나오면서 여러 상념과 함께 아까 예배중에 궁금점들에 대해서는 어느정도의 상황파악이 되는듯 하다. 교인들과 목사님들이 교회에서 분리애 나갔는데, 아직 예배처소도 잡지 못하고 계시다. 그런데 그 분리가 교회의 총의에 의한 것이 아니고, 교회내에서 서로 맞지 않는점들이 있기에 하는수 없이 교회를 나갔다고 짐작이 된다.

 

어느 교회던 목사님의 사회적인 활동이 교회와 교인들에 대한 목회 비중보다 높을때 교인들은 목사님의 활동에 반발을 하게되고 이를 시정할 것을 요구하게 되며, 나아가 당회나 원로들을 통하여 교회일에 더 열중하라고(그간 많이 하셨으니...이제는 사회활동을 그만 하여도 되지 않느냐?) 권하게 되고, 사회활동 또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하는 목사님과 일부 교인들의 생각 등등의 차이 등으로 인해서 어려움을 겪는 교회가 많은것으로 안다.

 

이는 우리교회도 마찬가지이고, 그간 사회민주화와 통일을 부르짖으면서 활동했던 목사님들의 교회들에서 대부분 일어나는 현상이라고 알고 있다. 그래서 많은 교회 목사님들이 혼자 외부 연대활동에 나오시게 되고, 밖에서의 일을 교회 안에서는 전하지도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알고 있다. 언젠가 에큐메니칼계에서 유명한 한 목사님의 교인이 그 목사님께서 밖에서 하시는 말씀을 듣고는 목사님께서 이렇게 하시는 말씀은 처음 듣게 된다.(교회에서는 왜 안하시는지 모르겠다)라고 하면서 청중을 웃게 만드는 경우도 기억을 나게 만든다. 

 

우리 교회같이 그래도 교회와 사회활동을 동시에 해 나가는 경우 보다는 차이는 있겠지만 교회내에서 분란을 겪는 경우가 발생하고, 나아가 위의 경우가 발생을 하게 되는 경우가 상당히 있음을 알고 있다. 그간 복음주의 교회는 어떠한지 잘 몰랐으나 성터교회도 이런 경우에 벗어나지 못한듯 하다. 내 짐작이 틀리기를 바랄뿐이다.

 

그래도 어느정도 규모도 되고 복음주의 교회중에서 모범적인 교회가 아닐까 하면서 찾아간 성터교회도 그 정도를 벗어나지 못하고 어려워 하고 있는듯 판단이 되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길이 없다. 그러면서 그의 모든 교회들이 이런 상태를 벗어나지 못한다고 보면 어떤 교회 어느 교회가 가능할까? 나아가 정녕 바람직한 교회공동체 건설은 가능한 것일까? 그래 완벽한 교회는 없어, 그러나 한번 노력 해 보는거야 라고 해야 할지? 차라리 교회를 넘어서야 하는것은 아닐까? 하는 여러 생각들이 들면서 발걸음은 집으로 향하는것이 아니고, 성을 따라 산위로 언덕길을 걸어 오른다.

 

인왕산 자락 무악동 행촌동과 마찬가지로 성곽 주변에는 아주 허름안 판자집 같은 집들도 상당히 많다. 차들이 다닐수 없는 돌 계단을 따라서 허름한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으며서도 저 아래 내려다 보이는 창신동 청계천 쪽으로는 휜히 뚫여 있어서 시야는 좋다. 산 위쪽의 성곽에 오르니 전망 좋은 곳에는 전망대를 설치해 놓았는데... 동내문쪽과  건너 보이는 종로(대학로)쪽으로 판이하게 들어서 있는 건물이 다르게 보인다. 산 꼭데기도 종로쪽은 공원으로 잘 가꾸어 놓았는데 동대문 성북구 쪽은 온통 무허가(?)불량주택들로 가득채워 져 있었다. 동숭동 산 꼭데기에 오르니 동대문 종로 성북구가 마주치는 지점인듯 했고, 그 가파른 산 동네에도 개발의 열풍은 비켜가지 않고 가파른 경사를 자르고 어떤집들을 지을려고 하는지 공사를 한다고 야단이다.

 

성터교회를 방문하면서 이전에 미처 와 보지 못 하였고, 예상치 못했지만 동대문 성곽길을 따라 동숭동 산 꼭데기에 올라 사방을 구경하고 혜화동쪽으로 내려 오면서 많은것들을 보게된다. 산동네 마을에서 옹기종기 모여사는 모습이 마치 난장이의 동네 같기도 하고, 그래도 요즘도 마을을 지켜나가는곳은 이곳이 아닐까? 한다. 지난날 개발 이전의 도시의 모습을 보는것 같이 스레이트지붕과 블록 담벼락에는 벽화도 그려져 있고, 옷을 만드는 제품공장에서는 미싱사 시다를 모집한다고 적혀 있고, 이동네를 지원하는 복지시설들도 함께 하고 있었다.

 

내려오는 길에 이화장을 거쳐서 많은 공연공간들이 들어서 있는 동네를 지나, 즐비하게 들어선 유홍음식점을 지나게 된다.  마로니 공원에 다다르니 소식으로만 알고 있었던 노들야학의 천막이 공원 한곳에 쳐져 있었고, 일요일인데도 천막을 지키고 있었고, 천막에 쓰여있는 글들을 읽고 그림들을 보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이 들게된다. 산위에서 내려오면서 보아온 여러 전경들과, 선진국이 다다른다고 하는 나라에서 장애인 야학 하나 제대로 마련해 주지 못해서 공원에서 천막을 치고 한 겨울을 보내야 하는 곳이 내가 오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집으로 오면서 오늘은 다른 교회에서 예배를 드릴려고 길을 나섰지만, 교회뿐만 아니라 여러 면면들을 보고 오게되었다. 교회를 찾아 나서야 할 것인가? 교회를 넘어서서 다른 곳을 찾아 나서야 할것인가?

 

돌~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