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군청 앞 오른편에 주황색 지붕의 작은 천막 농성장이 설치되어 있고, '민자사업 하는 곳에 빚더미만 따라온다. 산악열차 반대' 등의 문구가 써져있는 초록색 팻말이 그 앞에 세워져있다.  흰색 천 위에 알록달록한 천으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라는 글씨가 붙혀진 현수막이 천막 농성장 오른편에 설치되어 있다. 농성장 왼편으로는 '지리산 그대로'라고 쓰여진 주황색 조끼를 입은 대여섯명의 사람들이 서있다. '농성 39(일)' 이라고 적힌 팻말이 사람들 사이에 세워져있다.


5월 6일에 동아시아 에코토피아는 하동군청 앞의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농성장에서 하루를 보냈습니다. 농성을 시작한지 39일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주황색 지붕 천막 농성장에 '산악열차 반대'라고 적힌 초록색 현수막이 붙어있고 그 앞으로 모자를 쓴 여성 네 명이 의자에 앉아 꽹과리를 치며 노래를 부르는 사람을 쳐다본다. 주황색 조끼를 입은 두 사람이 주변에 서 있다. 노래를 부르는 사람 뒤편으로 넓은 도로가 보인다.


오전에는 길 건너편에서 요양서비스노조의 집회가 진행되었습니다. 집회가 끝날 무렵에 농성장 앞에서 함께 앉거나 서서 지지의 마음을 담은 노래를 연주하고 불렀습니다. 준비해간 사소한 일거리들을 천천히 해나가니 시간이 느리게도 빠르게도 흘러갔습니다.

 

흰색 천 위에 알록달록한 천으로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라는 글씨와 산, 곰모양 등이 붙혀져 있는 현수막이 끈으로 화단 앞에 고정되어 있다.


높은 벽에 산 정상을 오르는 등산객의 이미지가 검은 실루엣 형태의 조형물로 표현되어 있다. 그 앞에 좌우로 길이가 길고 높이가 낮은 박스 종이로 만든 조형물이 기대어져 있다. 병풍처럼 접힌 종이에는 초록색 산을 배경으로 사람, 노루, 어치, 개구리, 멧토끼, 담비, 삵, 소쩍새, 오소리, 반달가슴곰이 걷거나 날거나 뛰는 모습이 그려져 있으며 위쪽 빈 공간에는 밝은 파란색 종이로 '지리산을 그대로'라는 글씨가 붙어있다.
 

흰색 탁자 위에 초록색 스탬프가 찍힌 작은 종이들이 흩어져있다. 그 중 한 종이가 화면 가운데에 놓여있고 '지리산', '산악열차', '백지화' 라는 세로쓰기 글씨와 반달가슴곰, 담비, 토끼의 모습이 스탬프로 번갈아 찍혀있다.


하동군청 뿐만 아니라 하동군 여기저기에서는 '알프스 하동'이라는 슬로건이 다양한 방식으로 표현되어 있었습니다. 지리산에 서식하지 않는 복실복실 하얀 털의 양 조형물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와 같이 앞으로도 지리산에 깃들어 살아갈 수많은 생명과 사람들의 삶이 정부 당국자들의 눈에는 보이지 않나 봅니다. 건설사도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한 사업을 강행 추진한다면 과연 누가 무엇을 얻게 되는 걸까요. 이런 저런 이야기를 나누어보았지만 잘 알 수가 없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무엇을 잃게 될지는 분명해보였습니다.

 

농성은 이달 말까지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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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12 23:00 2022/05/12 2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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