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의 때문에 <스타워즈, 라스트 제다이>와 관련한 비평을 찾아 봤는데, 읽을 만한 평을 찾을 수 없다. 한국 영화비평가들의 종말이 아니라 한국에 영화 비평/평론가들이 있는지 의문이다. 씨네21에 글쓰는 평론가들의 수준은 수준이라고 말할 수 없을 정도로 조악하다. 이건 아마 <씨네21>이라는 잡지의 생존 전략이 야기한 사태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한다.
블로그에 글을 쓴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 영화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 듯하다. 글쓴 사람들의 성별을 굳이 확인하지 않아도 남성들이다. 남성 관객들은 이 영화를 그렇게 재미있어 하지도 않고 좋아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다. 그건 아마 이 영화가 여성 존재를 중심으로 전개되고 있기 때문일까?
이 영화는 스타워즈 시리즈에서 처음으로 주인공을 여성 제다이로 설정했다. 이전 시리즈에서 여성 제다이(외계의)가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그저 사라지기 위해 존재하는 하찮은 캐릭터에 불과했다면 이 시리즈는 좀 다르다. 여성 제다이 '레이'가 도드라지는 건 아니지만 이전 시리즈와 비교해서 볼 때 여성들의 역할이 특별하다.
이 시리즈에서 남성들은 사악하거나 우유부단하고 자기 중심적이며 어리석은 인물들로 묘사되는 반면에 여성들은 단호하고 인내심이 있으며 책임감이 있는 인물들로 묘사된다. 사실 <라스트 제다이>에서 남성 캐릭터들은 좀 찌질하게 표현된다. 이러니 남성 관객들이 몰입하고 동일시할 수가 없다.
감독 <라이언 존슨>의 영화들을 좀 찾아 봐야겠다.
나는 고양이를 무척 좋아한다. 사실 좋아한다는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렵다. 비가 오면 가장 먼저 내가 밥주는 녀석들과 녀석들의 새끼가 걱정된다. 책을 읽거나 다른 일을 하고 있을 때도 고양이 새끼의 울음소리가 들리면 마음이 쓰이고 그 울음소리가 어미를 찾는 소리처럼 들리면 가슴이 아프다.
모든 녀석들을 다 돌볼 수는 없지만 내가 돌보지 못하는 녀석들이 거리에서 쓰레기 더미를 뒤지고 있는 것을 보면 그날은 몹시 슬픈 감정이 들어 술을 마시게 된다. 이런 자신이 좀 이상하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도시에서 사는 녀석들은 사람이 먹이를 챙겨 주지 않으면 잘 살아갈 수 없다. 그러니 나는 녀석들에게 먹이를 챙겨 주지 않을 수 없다.
더러 주위 동료들이 나에게 왜 사람을 챙기지 않고 '쓸데없이' 고양이나 챙기느냐, 이런 소리를 한다. 물론 그 말은 그저 농담으로 하는 말이라는 걸 안다. 그래도 나는 사람보다 고양이를 더 챙긴다.
이런 글을 읽으면 사람을 챙긴다는 건 길고양이를 챙기는 것보다 수천배 더 어려운 일이라는 걸 깨닫는다. 아마 그래서 나는 좀 더 쉬운 걸 택한 건지도 모르겠다. 사람을 챙기는 사람들이 사실 가장 훌륭하고 위대한 사람들이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908141712011&code=960100
[단독]'왕좌의 게임' 조지 R R 마틴 인터뷰···"위대한 이야기는 갈등에서 나온다"
“난 판타지 소설들을 평생 읽어왔다. 로버트 E 하워드의 ‘코난 시리즈’, 톨킨의 <반지의 제왕> 등. 하지만 역사소설과 대중역사(popular history)의 팬이기도 했다. 처음 <왕좌의 게임>을 썼을 때, 두 장르를 잘 섞고 싶었다. <반지의 제왕>은 20세기 위대한 판타지 소설이지만 톨킨은 마법을 무대에 그대로 드러내지 않고 배경에 머물게 했다. 주인공은 직면하는 문제를 마법이 아닌 현실적인 방식으로 해결했다. 그것이 <반지의 제왕>에 큰 힘을 부여했다고 생각한다. 그 점을 항상 유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