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랑 감정 안 좋은 활동가들

비영리단체 IT지원

 

IT산업노조(http://it.nodong.net) 사무국장이 홈페이지에 올린글 내용 중:

 

'농성장의 노트북이 잘 안되는데 한 번 봐주세요'

 

2007년부터 사측의 부당노동행위와 부당해고에 맞서 힘든 싸움을 계속해오다가

작년 11월 8일부터 공단 앞 천막 농성을 진행중인 국민체육진흥공단 비정규지부 동지에게서 온 문자였다.

지난 1월 6일 오후 4시 경. 한가한 사무국장과 어렵게 시간 낸 지각생이 공단 앞 농성장에 들렀다.

 

그러나 고장난 노트북은 없었다.

그냥 잘 작동하는걸 사용이 서툴러서 그랬나보다.

지각생이 사용법 간단하게 설명해주고 돌아왔다.

 

'왜 기계들은 전문가 앞에서는 알아서 잘 작동하고

초보자들에게는 텃세를 부리는걸까?'

 

 

여기에 내가 단 덧글:

 

기계들의 심리(?)는 이런게 아닐까

날 이해 못하고 험하게 다루는 주인과 함께 하느라 지치고 불만에 차 있다가

뭔가 자신을 좀 알고 섬세하게 다뤄줄 사람이 왔다는 걸 

설명하기 어려운 전자기장 포스를 느끼고 (인간이 감성 혹은 아우라라고 하는? ㅋ) 

기계답게 빠르게 감정과 상태 변화를 일으켰다. 라고 하면. 

 

 

-------------------

 

보통 한여름에 열받아 컴퓨터 부품들이 고장나는 경우가 많아, 그 시즌이 되면 긴장하곤 했는데

작년 한해는 어째 한여름에 고장이 가장 덜 나고 겨울 되서 문제가 많이 생기는 것 같다. 

기분 탓일까.. 요즘이 겨울이니까.. 

 

이 글을 읽어줄 "가난한 활동가"님들께 드리고 싶은 말씀:
 
지금 님 곁에 있는 컴퓨터는 결코 성능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조금만 신경써서 관리해준다면 님을 놀라게 할 정도의 성능과 안정성을 보일 겁니다. 제가 보장함.
 
새해 됐다고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한다며, 빠듯한 일년 예산으로 컴퓨터 새로 구입하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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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 정비하고, 간단한 관리법 교육 해드립니다. 올해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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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1/09 13:44 2011/01/09 13: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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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을러지기

IT / FOSS / 웹

제목만 보고 참 다양한 기대를 안고 여러 사람들이 클릭하실 것 같은데, 

주의 : 이 포스트에는 다소 기술적인 내용이 들어있습니다. 

 

1. 예전에 중고 PC를 수집해 재조립해서 쓸때는, 

하드웨어 사양이 딸리니까 할 수 있는 한 최적화를 해서 써야 했다.

 

"리눅스를 설치하면 486컴퓨터를 워크스테이션급의 성능을 내게 해준다"

어떤 책인지 모르지만 90년대 말 한국에 리눅스 바람이 한때 불었는데 (지금도 물론 불고, 그때는 좀 센바람)

우연히 도서관에서 "GNU/GPL"과 자유소프트웨어를 소개한 얇은 기술서적을 보고 리눅스를 알게된 나를(당시 컴맹),

좀 더 강력하게 끌어댕긴 것은 여러 문장 중에도 저것이었다. 

"오.. 워크스테이션이 뭐지? 대단해보임ㅋㅋㅋ 어쨌든 내가 이틀 전 주운 컴퓨터가 파워업!할 수 있단 말이지?"

하면서 리눅스를 대책없이 파고 들기 시작했다. 

 

예전에 리눅스 설치가 얼마나 번거로웠는지는, 아는 사람은 아는 "전설이자 레전드"인데, 어쨌든 참 컴맹치고 신기하게 잘 참아가며 맹목적으로 어려움을 헤쳐가 결국 "거듭난 중고PC"에 리눅스를 심는데는 성공했다. 

 

자, 이제 워크스테이션을 내놔. (마음의 소리)

 

설치의 감격도 잠시, 지난한 최적화의 과정으로 다시 돌입. 뭐가 뭔지 모르면서도 무조건 따라하면서 하나 하나 배우는게 참 재밌었다. 그 최적화의 시작이자 끝은 "커널 컴파일".

컴퓨터 사양이 좋지 못하니 커널 컴파일은 하루 이틀도 넘게 걸릴 수 있는 작업이었는데, 그래도 성공하기만 하면 그 효과가 정말 대단해서, 길게는 몇 주 동안 삽질해서 결국 커널 컴파일을 완수하곤 했다. 

 

하지만 요즘 컴퓨터는 기본 사양들이 너무 좋아진 탓에, 그 번거롭고 골치아픈 (그러나 하는 도중 정말 많은 것을 배우는) 작업을 꼭 안해도 된다. 여러 리눅스 중 데비안에 안착하고, 다시 우분투에 정착하며 끝도 없이 게을러진 탓에, "에휴.. 사람들이 알아서 잘 해놨는데 그 공로를 인정하는 의미로 걍 오는대로 쓰자"하며 누군가가 컴파일한 generic 커널을 써왔다. 

 

그래도 가끔은 꼭 커널을 직접 컴파일할 필요가 있는 법. "가만 보자... 예전에 어떻게 했더라?" 주섬주섬 예전 자료를 뒤져 3,4년 전 하던 방식을 찾아 그대로 따라한다.. '커널 컴파일은 여전히 번거롭구나.. 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말도 안되는 짧고 가벼운 수고로 내가 이렇게 할 수 있는 것이긴 하지만'

 

그런데, 어제 밤에 컴파일을 해봤는데 initrd (라는 것이 있어요: for 놀란 사람) 가 자동으로 만들어지지 않는 것이다. 우분투 10.04의 버그인 듯 한데, 검색하다 보니 이 글을 발견했다. 

 

http://mojolog.net/419 "가담항설" 블로그 : 좀 더 쉬워진 커널 컴파일 (10.04 Lucid)

 

아니 이런, "make localmodconfig" 라니.. 세상엔 수많은 IT장비와 약속들이 있어서, 커널 컴파일 할때는 아주 아주 많은 "옵션" 중에서 내 컴에 맞는/원하는 옵션들을 선택하는, 익숙해지기 전까진 길고 지난한 과정이 있다. 근데 그 과정을 정말 짧게 단축시키고, 컴파일 후유증과 재작업 필요성을 확 줄이는 방법이 새로 생긴 것이다. 

이 방법을 쓰면, 지금 쓰고 있는 컴퓨터에서 실제로 작동하고 있는 장치들과 관련된 것을 옵션으로 선택해준다. 컴팩트하게. 이후 make menuconfig 등으로 다시 확인하면서 조금만 휙휙 수정해주면 되는일. 

아.. 이로서, 난 좀 더 게을러질 수 있게 되었구나. 이런 걸 만들어낸 전세계의 수많은 IT인들, 그리고 이걸 포스팅한 위 블로그 주인장에게 감사. 

 

 

2. 어제 오늘 진보넷에서 교육이 하나 있다. NGO 활동가들이 모여 전세계적으로 많이 쓰이는 CMS (Content Management System, 돈 걷는 그거 아녀요) "드루팔"(Drupal) 사용법을 배우는 시간이다. 어제는 나도 참여했고, 오늘은 다른 일로 참여 못하고 있다. 
강사는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에서 적극적으로 참여/지원해주고 계신 "바람"님. 
 
몇 년 전 나도 드루팔을 한국의 NGO들에게 소개, 확산시키려 노력했던 적이 있다. 이 블로그에 몇번 포스팅하기도 했지. 정말 훌륭한 도구인데 아주 작은 (그리고 사실 중요하지 않은) "차이"와 "생소함"때문에 한국에서 외면받고 있는 드루팔. 어느 정도 쓸 줄 안다고 할 수 있지만 최근 몇 년간에도 드루팔은 계속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고, 내가 잘 하는 부분과 잘 안되는 부분이 있으니 한번 배워보려고 교육에 참가했다. 
 
가장 먼저 바람님이 알려주신 것이 Drush이다. Drupal Shell utility
 
끝. 됐다. 이것 만으로도 난 이 자리에 있는 의미가 있어. 
영어가 안되는 탓에, 독해에 오래 걸리고 금방 지치고 흥미를 잃는 까닭에 사실 Drush 란 것이 있다는 걸 예전에 언뜻 봤지만 걍 휙 도망가고 말았다. 그런데 알고 보니 바로 내가 그토록 원하던 것이 이게 아닌가. 
 
드루팔은 최초 설치 과정을 마치고 나면 모든 것을 웹 브라우저에서 설정/조작할 수 있다. 그래서 더 NGO활동가들에게 소개해주려 했던 것인데, 아주 단순하고 쉽지만 오랫동안 많은 것을 하다보면 번거로운 점이 있는게 사실이다. (XE 이런 것과는 비교하지 말자) 근데 그 번거로운 것을 "내가 익숙하고, 선호하는 방식"으로 휙~ 해낼 수 있는게 이 드러쉬이다. 터미널에서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마우스로 수차례, 많게는 십여차례 클릭해야 할 작업을 할 수 있다. 더구나 터미널 명령어이니 간단한 옵션 조작으로 다양한 작업을 하고, 서로 연결시켜 일괄적으로 작업할 수도 있고. 
 
drush 에 대한 소개는 Hardworker님의 블로그 포스트를 소개하는 걸로 대신하련다.
 
 
이걸로 "움직이는 NGO IT교육장" 임시 홈페이지를 만들고 있다. 내용을 채우는게 문제이니 전체 작업이 아주 크게 단축된다 이런 건 아니지만, 적어도 "하도 반복해 슬슬 지겨워지는 방법"을 새롭고 맘에 드는 방식으로 대체할 수 있으니 신나지, 않을 수, 없다. 
 
이걸로 또 한번 게을러졌다. 
역시 Drush 를 만들고, 개선시키고 유지하는 전세계의 수많은 IT인들, 그리고 이런 걸 소개해준 바람님, 관련 포스팅을 해준 Hardworker 님을 비롯한 여러분의 노력에 감사. 전 이런 노력들을 다른 곳으로 다른 형태로 더 크게 되돌려 줄 수 있도록 노력할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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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22 14:25 2010/12/22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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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나 2010/12/22 15:27 URL EDIT REPLY
헐... 게으른 모드에 동참해보려고 클릭했는데, 뭔가 외계어... 그냥 패스하고 덧글이나 쓰고 갈랍니다. ㅋㅋㅋ
지각생 | 2010/12/22 17:29 URL EDIT
ㅎㅎ 역시 제목이 낚시.
정말 게으름 피고 싶은 요즘~
ScanPlease 2010/12/22 23:46 URL EDIT REPLY
저도 이번에 조금 게을러도 되는 일정으로 정해져서 좋군요.ㅋㅋ
단, 금요일만 빼고요.ㅋㅋㅋ
지각생 | 2010/12/27 17:00 URL EDIT
다행이군여. 내년은 좀 더 쉽게 살게 되길 ㅋ
앙겔부처 2010/12/23 11:38 URL EDIT REPLY
자, 이제 워크스테이션을 내놔 ㅋㅋㅋㅋ ㅋㅋㅋㅋ

근데 저는 프로그래머들이 드루팔을 쉽고 편하다고 말하면 짜증이 납니다. 어려워!!!! 유저 입장에서 엄청 어렵다고1!!! 그냥 게시판만 쓰던 거랑 완전 다른데 왜 자꾸 쉽다그래 지나 쉽지...-_-;;;; 그게 깡뚜껑님 정도 되는 사이트 운영자면 그래도 괜찮겠지만 저 정도만 되어도 엄청 복잡하지 말입니다. 어디에 뭐가 박혔는지 알 수가 없어...;;;; 터미널도 쓸 줄 모르는 사람이 압도적으로 많구만.

그래도 그 가능성을 생각해서, 한국식 드루팔 프로젝트를 해봤음 좋겠어요. 마치 윈도우 사용자에게 당장 리눅스를 깔게 하지 않고, 김프 등 소프트웨어를 먼저 써보게 하듯이, 드루팔을 최대한 기존 게시판에 가깝게 쓸 수 있는 방법, 그 외에 사회단체에서 유용하게 쓸 수 있는 모듈 설치하고.. 뭐 그런 거를 패키지로 제공!

그나저나 어제 테마 배웠다구요. 프로그래머 아니면 테마 원하는대로 고치기도 힘들겠드만... 왜 이걸 쉽다고 하는 거야아아아아아아
지각생 | 2010/12/27 17:04 URL EDIT
그런 말하면 짜증 나는거 이해합니다ㅋ CMS에 대해 계속 고민하던 "개발자" 입장에서야 상대적으로 넘 쉽고 편한게 사실인데,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진 않겠죠.

전에 몇번 얘기한대로 "활동가를 위한 IT 스킬 트리"를 만들어서
무언갈 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사전에 차근차근 공부할 수 있으면 좋지 않을까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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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통신활동가들의 협력을 위한 12월 파티

사회운동

내년부터는 이 블로그에 이런 활동 관련 홍보글은 안 올리려합니다.

활동 얘기를 중간 중간 쓰다보니까 내 개인적인 글은 더 안올리게 되는듯. 생각대로 될지 모르지만

 

올 2월부터 매달 했던 "사회변화를 위한 웹 벤치마킹 파티". 사회단체 정보통신활동가들과 사회변화에 관심 많은 IT기술인들이 모였던 행사죠. 12월에도 첫번째 화요일과 세번째 월요일에 모입니다. 12월 첫번째 화요일이 바로 오늘이죠. 

 

오늘은 한 해 동안 각자 했던 활동들을 공유하고, 분류해 보고 얘기나누는 시간을 갖습니다. 

주제별, 성격별로 분류해서 얘기하고, 시간 순으로 쭉 나열해서 한 해동안 여러 곳에서 사회단체의 정보통신활동가들이 어떻게 활동해 왔는지를 전체적으로 볼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 해요. 

왜 이제 올리냐! 할 분이 계시겠는데,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는 아직 메일링리스트를 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 메일링한 이번 파티 제안문을 활동가네트워크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http://ictact.net/xe/?mid=event&document_srl=13162

 

* 오늘 파티를 어떤 형식으로 할 지에 대한 내용

http://ictact.net/xe/?mid=event&document_srl=13165

 

* 이번 파티의 내용과 형식을 제안한 배경입니다. 이 네트워크를 4년째 하면서 다시 한번 제가 생각하는 공유-협력의 모델에 대해 얘기하고 싶었어요.

http://ictact.net/xe/?mid=event&document_srl=13167

 

"정보통신활동가가 개인이던 단체 소속이던 대체로 고립된 활동을 하고 있고, 

같이 일하는 활동가들과 소통의 문제, 관계/권력의 문제 등으로 힘들어 하고
거의 모든 사람들이 상상력과 기술력의 한계로 인한 어려움을 얘기해 왔습니다. 
 
그래서 뭔가 네트워킹을 통해 고립된 개인의 한계를 넘으며 단체나 여러 조건의 제약을 넘어선 활동을 해보자고 
메일링리스트를 바탕으로 지금의 정보통신활동가네트워크 활동이 이어져왔습니다.
서로 모여 하소연, 뒷담화 하고, 정보 주고 받고, 교육도 하고..
 
하지만 지금까지는 그런 우리의 노력들이, 
역시 개개인의 기술역량을 증진시켜, 결국 "돌아가서 알아서 감내하고 해결하는" 식으로 귀결된 건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듭니다. 
정말 이렇게 모인 자리에서 어떤 시너지 효과를 내서, 한 명 한 명이 갖고 있는 한계를 넘는, 보람 있고 두근거리고 즐거운 활동을 만들어 갈 수 없을까 하는 것이 
늘 저의 고민입니다. 
... (후략)"
 
이 포스트를 보고 파티에 오실 분들은 없겠지만(앞으로 한 시간 후 시작-_-)
한국의 ICT 사회운동에 활력을 불어넣고 싶은 분은 
2010년 마지막 파티가 셋째주 월요일 저녁에 있으니 달력에 표시해두시기 바라고
메일링리스트 ( http:/list.jinbo.net/webaction )에 가입하시는 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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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2/07 18:17 2010/12/07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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