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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니지2 이야기 - 돈버는 게임, 즐기는 게임

리니지2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는 돈버는 게임, 또는 돈이 되는 게임이라는 것일 게다. 뉴스에서 들려오는 아이템 현금거래에 관한 이야기나 소위 작업장이라 불리우는 조직적인 거래까지 무수한 이야기들이 나돈다.

 

그러면 실제로 리니지2를 하고 있는 사람에게 이러한 현금거래들은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

 

먼저 아이템 현금거래의 허와 실에 대한 이야기부터 해보자.

 

보도된 바에 따르면 한국의 아이템(+사이버 게임 머니) 현금거래의 규모는 1조원 이상으로 추산되는데 이 규모는 한국의 온라인게임시장 전체의 규모의 두배에 달한다. 배보다 배꼽이 더큰 경우인데 쉽게 말하면 게임회사에 한달 정액요금으로 내는 돈보다 현금거래에 사용되는 돈이 더많다는 것이다.

 

그러면 리니지2를 하는 사람은 돈벌면서 게임을 하느냐? 또는 돈 쓰면서 하느냐?

 

이 문제는 간단하지가 않다. 아이템 현금거래가 순수하게 유저와 유저사이의 물물교환 형태라면 돈을 쓰고 싶은 사람은 돈을 더 많이 쓰고 편하게 게임을 즐기는 것이고 시간이 남는 헤비유저들은 모아놓은 게임상의 재화를 현금으로 바꾸면 그만이다. 그러나 돈이 오가는 일의 특성상 온라인 아이템 시장에, 돈을 벌 목적으로 들어오는 세력이 생기면서 문제가 복잡해진다.

 

여기서 문제는 아이템 현금거래의 옳고 그름을 떠나 공정하지 못한 관행들이 생겨나게 된다는 것이다. 아이템의 현금가격이란 것이 책정되는데에 유저들의 요구가 작용하는 것이 아니라 현금거래기업들의 조작에 의해 결정되어 버리는 것이다.

 

예를들면 게임이 오픈하게 되면 아이템거래 기업들은 게임의 가치와 대중성등을 고려해 임의로 아이템의 현금가격을 책정하고 거래 사이트에서 사고팔기를 반복하면서 유저들에게 그 가격이 정가로 느껴지도록 일종의 '작전'을 펼치게 된다. 이 가격이란것이 가상의 아이템의 거래에 대한 수수료이기 때문에 거래회사가 맘먹은 데로 시세는 조작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실제로 게임을 해서 벌어들인 게임상의 재화가 거래되는 것이 아니라 사업적으로 게임머니를 수집한 일명 작업장 게임머니가 유통되는 것이기 때문에 몇몇 유저들이 시세를 낮춘다고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없기 때문이다.

 

롤플레잉 게임의 특성상 유저들은 게임상에서 롤Role 즉, 연기를 하게 되는데(기사나 마법사사가 등장하는 연극의주인공이 되는것) 이러한 어두운 경로의 게임머니들이 유통되면서 게임상의 질서가 파괴되는 현상이 발생하게 된다. 이것은 실제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의 게임에 대한 애정을 삭감시키는 결과로 이어지고, 그런 유저들의 이탈은 결과적으로 게임상에 남아있는 유저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지게 된다.

 

쉽게 얘기하면 게임상에 돈벌기위한 목적으로 들어온 양아치만 남게 된다는 얘기다.

 

한국에서 온라인게임이 성공하려면 현금거래가 활발해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현금거래가 마치 게임의 인기의 척도인양 비교되고 평가 된다. 하지만 단기간에 크게 성장한 온라인 시장에서 이러한 현상들은 분명 독이 될것이 뻔하다. 이러한 현상을 만들어낸 리니지 시리즈는 실상 게임내의 경제 시스템을 탄탄하게 만들어 놓은 잘못으로 이러한 현상의 주범으로 몰리게 되었다. 물론 그 안에는 리니지의 게임 시스템 자체가 가지고 있는경쟁위주의 질서와 강한 케릭터만이 살아남을수 있다는 논리, 즉 자본주의 경제의  모든 역기능을 그대로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한데, 이것은 게발사와 그게임을 즐기고 만들어가는 유저들의 공동의 노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어차피 여가를 즐기기 위한 게임이라면 돈있는 사람이 돈좀 더내고 편하게 하는 것이 무슨 문제겠느냐는 논리가 있다. 물론 정당할 수도 있다. 그 것에는 게임을 어떻게 보는가의 문제가 있겠다.

 

다만 내가 생각하는 롤플레잉 게임은 소설이며 문학이다. 당신이 하고 있는 게임을 톨킨의 환상문학으로 만드느냐 아니면 싸구려 환타지 소설로 만드느냐는 작품의 완성도 만큼이나 그자체가 가지는 진실성도 중요하다고 본다.

 

아무런 경험이 없는 초보모험가가 전설의 명검을 우연히 얻어 영웅이 되는 허황된 이야기 보다, 소인족의 보잘것 없는 소년이 역경을 딛고 성장해 결국 절대반지를 녹여 없애는 이야기가 우리 가슴속에 더 오래 남아있을 것임을 나는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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