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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가 들고 오신 군고구마를 냉큼 받아먹으며 열심히 놀고 있을 즈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 오전부터 요란한 전화가 빗발치는 가운데 받지 말자 라고 생각했건만, 항상 전화상담원 처럼 친절하게 '통화' 버튼을 누르는 버릇이 몸에 배여있던 터라. 이번에도 지체 없이 휴대폰을 받아들고 '여보세요?' 라고 답신해주었다.
"나야 OOO. 나 스니커즈 샀다~"
이번엔 장난전화가 아닌 제대로 된 전화였다. 그리고 이어지는 나의 대답.
"그거 몇 백원 안하잖아?"
갑자기 녀석이 깔깔 웃는게 아닌가. 농담하냐고. 또한 무시하는 태도로. 왜 웃냐고 물어봤더니 'OO만원 주고 샀거등~ 농담하냐?' 이라면서 비아냥댄다. 그런데 애석하게도 나는 농담하는게 아니다. 정말이잖아? 스니커즈 몇 백원 안하는 쵸코바.
"스니커즈는 신발이야 무식한 자식아."
전화는 그렇게 끊겼다. 아. 그런 뜻이였구나. 멍청한 새끼.
예비 고1 한테는 정말로 많은 시간이 주어진다. 12월달 시험이 끝나고 나서 부터 시작하는, 겉 모습으로는 학교에 랄랄라 흥얼거리며 학교엘 가지만 사정상으로는 놀기 위해서 가는 놀자 등교가 시작되면서, 여기다 겨울방학 까지 동반하는 12월,1월, 2월 트리플 자유시간이 성립. (이야호~)
그 첫날. "아 오늘 부터 뭐하고 놀지?"
그날이 지금 생각 해보면 가장 혹독하고도 잔인무도한 날이었다. 바로 무자비 망각 패턴을 자초하게 만든 위험한 결심의 굳어버렸다는 것.
그리고 오늘. 어럅쇼 2월이라고?
실감안나는 숫자를 자꾸 눈에 갖다대면서 왠지모르게 다리가 절여옴을 느낀다. 허벌나게 놀았다. 이제는 시간에까지 몸 바쳐 쾌락의 노예가 되고 있는 성 싶다.
배 오른쪽 아래가 자꾸 아프다.
치과에 가면서 아버지께 이래 저래해서 아프니까 병원가자 라고 했더니, 바로 어디다 전화를 거시고는 '맹장수술 잘하는 사람 좀 찾아봐 OO야.' 라고 하시길래 순간 겁먹어버렸다. 나는 첫경험이란 말이야. 만약에 내 배에 TV에서 자주 보던 매스를 댄다고 생각하니 끔찍하다. 바늘자국이 남아서 수술하기 전의 두려움을 상의를 들쳐볼 때 마다 회상해야 한다는 것 역시 죽을 맛.
도장에 쉬려고 했지만 나름 열심히 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를 갖고 있었기 때문에. 일단은 나갔다. 그리고 다른 아이들의 기운을 빼놓지 않도록 최대한 안아픈척 노력하고 평소처럼 운동했다. 운명은 오늘의 약점을 삼고서 나에게 위기를 주었다. 오늘 운동은 정말로 혹독했다. 다리가 절로 저리고, 굽어지고 쥐가나고. 맹장염이라고 추측되는 고통은 점점 심해지고, 열심히 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나는 악쓰고 운동하고,
운동을 끝내고 역시 평소와 같은 웃음기를 담고 동료들에게 인사했다. 그러고는 계속 걸어서 집 앞까지 당도하자마자 정말로 극심한 고통이 밀려오더라. 또 눈물도 찔끔해버리기 까지 했다. 아아 남자새끼 주제에.
나는 얼마나 참았는가. 고통이 가려진 얼굴 가죽 사이로는 잔티가 얼마나 비춰졌을까. 혼자는 열심히 라는 이름표를 붙이지만 생각해보면 안이한게 바로 나다. 이어서 인내.
<누구를 위해 종이 울리나> 를 모티브한
<누구를 위해 노래를 부르나>.
가사는 가수들만의 것인가, 아니면 내 삶의 궤도를 1도 이상 바꾸어주는 계기인가.
*
갑자기 문득 이런생각이 들었다.
어찌어찌 하면 어렵게 생각할 것도 아닌데.
기어코 다른 이론까지 무너트리는 사고를 시행해버렸다.
1. 의미있는 목적.
2. 뚜렷한 가치
3. 미래에 대한 청사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아빠와 같이 산행을 간다.
인적없는 코스를 걷고 있노라면 아빠는 내게 삶에 대한 조언을 하나 둘 씩 해주신다. 그리고 오늘은 위에 것 들.
모 동아리에서 글을 잘쓰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라고 물었던 열여섯살짜리 나를 기억한다. 한 사람이 말해주었다. '글은 노가다야. 많이 쓰는게 다 실력이 되는거야.' 그 얘길 듣고 또 다른 사람이 그 이야기에 덧붙혀서 언급했다. '일기를 쓰는게 도움이 될거야.' 모든 의견들이 하나같이 의지와 근성을 조건으로 삼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또 다른 방법을 알게되었다. "많이 읽어. 많이 생각해." 이번엔 한 시인의 블로그다. 그러면서 나는 지금까지 얼마나 무의미한 글을 썼고, 왜곡해왔는가 라고 생각해본다. 또 여기에 빗대서 오나니를 통한 씨앗 남발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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