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시..........

from 분류없음 2011/02/09 17:20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는 지금 이 나이가 되어 있으리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늙어 있는 내 모습을 상상하기도 했다. 결혼하고 한해 한해가 너무나 힘이 들었다. 그래도 그나마 굶어죽지 않았던 건 내 주변에서 날 걱정해주고 지켜봐준 사람들 덕이다. 정말 그 사람들께 감사드린다. 올해는 다르겠지, 내년엔 다르겠지. 막연한 기대감도 가져봤고, 한 없이 한탄도 많이 했다.

작년 이맘때 지금 이사온 임대아파트에서 얼마나 많은 후회를 했는지 모른다. 하지만 정말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리고 후회했다. 수입이 없었기 때문이다. 매달 관리비는 나가고 각종 세금도 나가고 아이도 키워야하는데 수입이 없었다. 남편과는 매일 전쟁이다시피 했고, 아이는 아이대로 안쓰러우면서도 이혼을 감히 생각하지도 못했다. 내가 갈 수 있는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난 뭐 하고 살았나.

언제나 후회만 하고 산다.

사람들이 그런다.

잘 사는 사람들은 언제나 실패를 경험하면서 산다고. 그리고 다시 일어난다고.

정말 그럴까?

난 자신 없다.

 

지금 다니고 있는 곳도 이제 나가야 될 형편이다.

더 이상 남에게 심하게 이용당하며 사는 것은 이제 허용되지 않는다.

내가 좋은 작품을 남겼든 나쁜 작품을 남겼든 내가 아는 나는 불의를 그렇게 쉽게 용납하지 않았다.

난 나에게 좋은 사람이고 싶다.

불의를 용납하지 말자.

 

그래서 떠날 수밖에 없다.

아직 말하지 않았지만 조만간 난 말 할 거고 또 다른 직장을 알아봐야만 한다.

내가 그동안 아이들에게 좋은 선생님이었는지 모르겠지만, 난 나름 최선을 다했다. ㅎㅎㅎ

그런데 그게 최선이었을까?

내가 좀 더 나은 환경에서 남편과의 전쟁 속에 있지 않고 나 자신을 개발할 수 있는 장소가 우리집에 조금이라도 마련되었더라면 좀 더 좋은 선생이 되지 않았을까?

모든 게 귀찮아지고 떠나기 싫은 마음이 내 한켠에 남아있다.

 

마지막 남은 미련인가보다.

그리고 용기가 없어지려고 하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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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02/09 17:20 2011/02/09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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