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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오늘은 어머니 생신이다
장모님이지만 내 어머니기도한 어머니인데

어머니는 내가 그리도 싫었을 것이다
하나밖에 없는 딸년 온갖 가난의 설움은 다주고
그것도 모자라 마음고생으로 시작해 몸고생까지 시키고 있으니

어머니는 내게 말을 안하신다
"지서방 우리딸 초록이에미 호강을 시켜주란 말한마디 없으셨다"
너무나 이기적인 나를 곧은 사람으로만 보아주시니
쇠눈에 경읽는다 생각을 하셨을게다

어제 초록이녀석의 휴가로 온식구가 다모이니 열 넷
둘째 며늘년 11년전에 옛애인 만나 신발 바꿔신어
아들 셋
딸 하나
며늘년 둘
사위놈 하나
손주새끼 여섯
그리고 어머니

바람난 큰아들의 8년의 외도에도 천사같은 큰며느리는
딴서방 만나 떠나버려 손아래 동서새끼까지 챙겨주었다
어머니는 그렇게 고마운 큰며늘년이지만
얼마나 마음 고생했을런지

이혼도장까지 찍고
당신이 어머니 내치고 조카새끼 내치면
오갈데 없는 것 눈에 보이는데
어떻게 내치겠느냐고 하면서도
힘들어 하던 큰처남댁에게
어머니는 얼마나 미안하고 고마워했을까

지난 겨울 큰처남 무슨연고로 바람끼 접고
집안을 기웃거려 잠자리 챙기고 들어 앉아
이제 어른노릇하는 것이 자신도 고마운 것 아는지 모르는지

어제 찾은 처가집은 집안꼴 돌아가는 것이 사람사는 것 같았는데
어머니의 편안한 얼굴에 내놈도 얼마나 고마운지

어머니는 분주히 움직인다
둘째아들 새끼 형수에게 맞기고
덤프트럭 하나로 건설현장 찾아 떠도는데
요즘 보령에서 일하다가 어제는 어머니 생신 챙기느라
모처럼 생기넘치는 가족과 얼굴 맞데고
형님 제자리 찾아 형수에게도 다시 고마워하는 자리이니

어머니는 혼자 떠도는 둘째아들 챙기느라 분주하시더라
이틀전 담구어논 총각김치 국물 흐르지 않게 보자기에 싸메시며
안먹는다는 찹쌀묻혀 튀긴 미역을 밑반찬하라고 눈치보면서 싸메시며
이제 쉰이 다 되어가는 둘째 아들 하나라도 더 챙여주시느라 분주하시더라

어머니와 큰처남댁 그리고 집사람은
이시대에 고난을 몸으로 이기는 진정한 어머니인 것을
이기적이기만한 나는 어제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내나이 쉰이 되어서야 볼수가 있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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