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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평 용추계곡으로 떠난 수련회 1부

  • 등록일
    2004/08/22 15:44
  • 수정일
    2004/08/22 15:44

1년에 2번 있는 하계수련회를 이번엔 가평 용추계곡 자연휴양림으로 선택해서 갔습니다.

 

사무실에서 식단을 제가 짜고, 이런저런 준비를 한다음.... 가평으로의 출발.... 여름여행을 떠나지 못한 저로서는 참 들뜬 순간이었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것도 좋지만 무엇보다 공짜로 술을 먹을 수 있고, 자연이 보여줄 무궁무진한 경관에 감탄할 수 있다는 즐거움에 저는 한껏 들떠있었습니다. 사무실에 있는 분의 자가용을 타고 가평으로의 출발....

 

한강변 88대로를 타는데 태풍 메기로 인해 한강 수위가 올라가서 그런지 강변 주변주변엔 낚시꾼들의 모습이 종종 보이고, 서울에서 흔치 않게 가시거리가 좋아서 멀리있는 산들이 눈에 들어오더군요. 청명한 하늘아래 떠나는 수련회,.... 여행이라 해야 겠죠. 자동차 창박으로 펼쳐진 풍경은 참 운치를 떠나 멋졌습니다. 햇빛도 구름에 가려 내리 쬐지 않고, 바람은 선선히 불어서 기온도 그리 높지 않고, 최적의 조건이었습니다.



88도로에는 자동차가 즐비하더군요. 금요일이라 마지막 휴가를 떠나는 이들의 행렬인지 아니면 늘 차들이 밀리는 건지는 잘 알지 못했지만.... 늘 한강변 자전거도로(엄밀히 말해서는 한강남단 산책로 임.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마라토너, 걷는 이들로 가득한 길이니까요.... 방화대교 밑 강건너편은 행주산성에서 시작해..... 양재까지 난 도로는 정말 자전거, 인라인스케이트 타기에 최적의 조건입니다. 한번 자전거나 인라인스케이트를 타고 달려보세요. 강변 사람들 풍경, 자전거 타는 이, 인라인스케이트 타는 이로 분주한 모습에서 활기를 느끼고, 자전거 타면서 시원하게 불어오는 바람에 기분의 상쾌함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를 통해 미사리 조정경기장까지 갈때 자전거도로 옆에서 보던 대로를 자동차로 가는 기분은 한마디로 끝내줍니다로 대답할 수 있었습니다.

 

88도로를 타고 가다가 무슨 다리인지는 모르겠는데 강을 건너서 경춘가도를 달리게 되었습니다. 드라이버는 경춘가도가 드라이브하기엔 좋은 길(밤운전은 위험하지만, 다른 국도에 비해서 오래되었고, 시설이나 가로등이 많지 않아 밤운전할때 사고 위험이 높다고 합니다.)이라고 하더군요.

 

그 길을 따라서 마석 초입구인 천마산 스키장 근처 즐비하게 들어서는 흉물(아파트 단지)을 보고 개탄하고, 마석 가구(상성공단인가????)공단을 지났습니다. 마석 가구공단과의 인연.... 내가 학생운동할때 알던 이가 예전 경인지역 평등노조 이주노동자지부장을 하고 있던 터라.... 마석에 위치한 이주노조지부 사무실을 몇번 방문했던 적이 있습니다. 방문은 물론 컴퓨터 관련하여 조립해 주기 위해서죠.... 방글라데시 이주노동자 꼬빌과의 만남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명동성당 농성장에 찾아가지 못했는데.... 강제추방되었다는 소식을 접하고 미안함이 크게 들었습니다. 다행히 올해 인도 뭄바이 사회포럼에 참석한 노동넷 운영위원장님이 비두와 꼬빌 동지를 만나고 왔다고 하길레.... 안부나 전해주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금은 미안한 마음이 가시더군요. 

 

마석 가구공단을 지나는 과정에 여러가지 희비가 교차하던군요.

 

마석 조금 지나면 나오는 셋터는 내가 대학들어갔을때 처음으로 앰티로 와본 곳입니다. 호남향우회 엠티도 셋터에서 하였습니다. 과거 과 엠티와 호남향우회 엠티가 생각이 나더군요. 셋터에서 추억 아마 잊지 못할 것 같습니다. 호남향우회 사발식때 냉면그릇으로 소주 한대박 먹고 그자리에서 기절하였던 기억이 납니다. 저는 집이 전라도라 술에는 웬만해서는 자신이 있었는데.... 빈 속에 환영회랍시고, 호남향우회 전통이라는 미명하에 그 무지막지만 사발식을 강요받고 그만 졸도하고 말았습니다. 

이 사건으로 호남향우회 선배들은 놀랐을까요... 아니 올시다 입니다. 그 선배들은 내가 졸도한후 숨쉬나 안쉬나 보고, 숨쉬는 것을 확인하고, 이상없다는 것을 판단코는 소주를 퍼마셨다고 합니다. 무심한 선배같으니라구.... 사발식 하면 졸도하는 이가 매년 몇명씩 나와서 사건이 발생하여 그냥 숨쉬는 것만 확인히고 개의치 않고 술을 먹는다고 합니다. 저는 선배가 되어서는 저와 같은 일이 발생하면 선배들과 똑같이 확인하고는 술의 세계로 풍덩^^. 하하^^  술먹고 사고 났다는 사건은 모면서 가슴이 싸해질때가 많았지만.... 저희는 이렇게 무지막지하게 사발식을 하고도 다들 잘 살아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사발식에는 남녀 차별이 없습니다. 공정합니다. 한번에 쭈욱 들이켜야 합니다. 이런저런 생각이 납니다.

 

셋터를 지나 대성이 초입구인 마석모란공원..... 대학 1학년인 저는 과엠티를 끝내고 방문하던 장소였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저에게 과 학생회 임원들은 모란공원으로 데리고 와서는 이분들이 어떻게 산화하셨는지 설명하도 하고 세상에 대한 이야기도 하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줍니다. 그래서 알게된 이가 청년 전태일.... 그리고 무수한 노동선배열사들의 이름을 여기에 각인된 돌비석을 통해 알 수 있었습니다. 매월 5월5일 친구들과 선배 몇명이 끈질기에 찾아오는 공간으로 자리잡았습니다. 맑스의 태어난 날을 기념하여 모란공원에 가자는게 화근이었죠...^^

 

대성리는 저에게 추억의 공간입니다. 내가 그토록 짝사랑했던 여후배와 긴밤 지세워가며 이야기 했던 추억, 의문사로 죽어간 선배 후배와 놀러와서 술먹고 진한 밤을 보내던 공간입니다. 저의 20대 삶에 아주 중요한 획을 긎는 공간입니다. 그리고 농활이 끝난 후 정치조직 여름, 겨을 TR(training)을 종종하면서 운동을 해야 겠다는 막연한 포부를 늘 가슴에 간직하고 돌아오던 공간이기도 합니다. 저의 삶에 아주 중요한 공간으로 자리잡고 있는 공간입니다.

 

이전에 비해 모텔과 호화 민박집이 많이 생격난 공간으로 바뀌었지만, 내가 살았던 그 시대를 고스란히 간직하는 공간입니다. 이전과 다르게 강변에서 입장료를 받는 것과 주변 경관과 건물이 즐비하게 들어선 것 이외엔 변한 것이 없더군요. 유유히 흐르는 북한강 물만은 시간의 흐름에 아랑곳하지않고 유유히 흐르고 있더군요. 노를 젖는 배를 타던 기억이 강물을 보면서 흐린 기억 속에서 떠오르더군요.

 

대성리를 지나 청명을 지나 가평 시내에 도착하였습니다.

가평 도착하는 것에 대한 주민의 환영인지 뭔지 모르는데..... 가평 육군 운수교육대 즉각 이전하라는 플래카드가 가평시내에 즐비하게 장식하고 있더군요. 군부대로 인해 개발이 제한되고, 군의 차량으로 인한 소음이 그 원인이겠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땅을 가진 이들이 군부대로 인해 그린밸트 단지 설정되어 개발이 제한된 것이 정확한 이유가 아닐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주민들의 입장에선 군의 운수교육대 이전이 중요하겠지만, 전 군부대가 평화를 위협하는 공간이기에 반대에 심정적 지지를 보내 보았답니다. 마음으로 요. 그러나 어찌보면 환경보호를 하는 이들에게 있어서 분단의 상징인 군부대의 존재는 유의미할 수 있습니다, 서로 성격은 다르지만, 군부대로 인한 개발제한구역 설정은 그나마 자연녹지를 보전하는데 일정정도 기여를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군부대에 의한 자연훼손의 심각성은 다르지만 말입니다. 이렇듯 가평시내에 곳곳에 육군 운수교육대 이전하라는 플래카드가 즐비하게 걸려있는 광경을 보았습니다.

 

그리고 한 15분 정도를 지나서 용추계곡 초입구에 도착하였습니다. 그런데 이런 용추계곡 초입지에서 마을 주민인지.... 가평군에서 고용한 분인지 모르는 나이 지극한 어르신이 용추계곡 도로를 통제하고 있었습니다. 국립공원 도립공원도 아닌데 입장료 1000원을 받고 있더군요. 참 자연휴양림이라서 받는 거겠지 하였지만.... 이 강산 구석구석 자연의 여유로움을 즐기기 위해선 돈 없으면 안되겠다는 씁씁한 생각이 스쳐지나가더군요. 돈이 무엇이길래....

 

입장료를 내고 예약한 민박집에 도착하였습니다.

인터넷으로 볼때는 민박집이 운치가 있더니만.... 다른 민박집들과 비교하였을 때 그리 좋지는 않더군요. 공무원 휴양소가 운영되고 있는데.... 공무원들은 국립공원 어느곳을 가더라도 자신들이 쉴 공간이 있어서.... 정부에 종사하는 그들에 대한 부러운 마음이 들었습니다. 돈 없고 빽없으면 비싼 돈을 내고 이 공간을 이용하여야 한다는 씁씁함도 함께요.

 

민박집 도착 선발대로 도착한 저는 첫날 음식과 설겆이 담당이라 쌀을 씻고, 국거리를 하였답니다. 저희 사무실에 새로 모집된 상근자중 환경운동단체에서 일하던 분이 있어서 국거리를 끌이는데 조금은 애 먹었습니다. 부분적 채식을 하는 분이라 조미료 사용을 극히 제한하고 있어서 국을 끌이는데 천연 조미료에 들어갈 야채(무, 양파, 다시마)를 준비하지 않아서 국에 소금, 만두찍어먹는 간장으로 맛을 냈답니다. 흐흐.... 술안주도 삼겹살은 채식을 안하는 분들이 먹기 위한 안주로 준비하였고, 그분을 위하여 콩으로만든 소시지, 버섯, 아몬드를 준비하였고..... 참 먹고사는게 이리도 어렵구나 생각이 들었습니다.

 

저 같이 돈이 없는 사람에게는 육식이 가장 저렴한 음식물입니다. 달걀과 돼지고기, 고등어나 이면 생산 등은 그리 비싸지 않아 손쉽게 먹거리로 먹고 있습니다. 그러나 마트에서 파는 채소는 가격이 만만치 않아서 국산은 엄두도 못내고 있어 중국산 야채을 사다가 먹습니다. 어쩌겠습니까 다들 먹고살아야죠.... 저는 중국산이 없다면 육류에 음식꺼리를 전적으로 의존할 수 밖에 없습니다. 싼가격이니까요. 외국산 농산물들은..... 우리 농민들에겐 정말 죄송하지만.... 제는 중국산 또는 칠레산 등 외국의 값싼 농산물이 없다면.... 반찬없이 쌀에 달걀과 간장으로 비빔밥을 해 먹는 것 이외에는 다른 방도가 없더군요. 이전 가난한 날의 행복이라는 수필에서 "왕후의 밥, 걸인의 찬"이라 지징한 고구마에 간장 한 종지를 먹으면서도 풍류를 느낀 그분의 내공에 무한한 감동을 보내지만, 저는 그분 같이 살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기밥솥에 밥을 안치고, 미역국을 끌여놓고 식사준비하기 위한 준비를 얼추 끝내고 후발대를 기다렸답니다. 후발대는 강변북로를 달려 우리보다 시간이 걸리지 않고 일찍 도착하여 밥을 먹었습니다. 그런데 술안주로 장만한 삼겹살을 반찬으로 먹자고 다들 아우성 치길레 준비해온 숯과 왕겨탄을 태워 삼결삽 바베큐에 약간의 반주를 곁들여 식사를 마쳤습니다. 

 

설겆이 거리는 정말 장난아니더군요. 그래도 어쩌겠습니다. 매도 먼저 맞는게 낳다는 속담이 있듯이 저는 먼저 밥과 설겆이 당번을 자청한 터라.... 식사 마무리 일을 하였죠....

 

그리고 회의..... 회의는 정말 골치아파.... 상반기 평가.... 하반기 사업계획..... 서로 오가는 이야기들.... 사람들이 다들 노는데 정신이 팔렸는지.... 입을 함구하더군요. 그래서 예상보다 시간이 그리 길지 않게 끝냈답니다. 2시간 약간 넘는 시간을 회의로 소진하고, 아기대하고기다리던뒷풀이..... 수련회의 꽃 하이라이트인 뒷풀이를 시작.... 참고로 사무실 사람들은 술을 거의 먹지 않아서 저혼자 술먹을때 원맨쇼를 한답니다.

 

반주로 소주 500cc 짜리를 2/3를 혼자먹은터라.... 소주를 먹는이는 거의 없어 혼자 소주를 안주와 같이 홀짝홀짝 마셔서 소주 500cc를 혼자 먹었답니다. 아유 써~~~~ 이 소주를 왜 먹지 나도 모르겠다. 그런데 삼겹살에 소주가 땡기는 걸 어쩌나.... 존재는 의식을 규정한다 처럼 존재 속에서 규정된 의식의 힘을 빌어 소주를 먹고.... 가져온 맥주로 주종목을 바꾸어 술을 먹음..... 그런데 이런 불상사가..... 그놈의 필름이 끈기고 만것이다..... 어찌하랴.... 술먹는데는 고난이 따르는 법..... 이후 이야기는 2부를 기대하시기를....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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