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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리산에 간다.

  • 등록일
    2005/02/05 23:17
  • 수정일
    2005/02/05 23:17
일년에 한번씩은 꼭 갔던 지리산에 작년에 가지 못하였다. 올해 들어 종주 코스는 아니지만 삼정리에서 군사도로를 거닐것을 생각하니 기분이 흐뭇하고 기대가 된다. 언제나 기대가 되고 실망을 안겨주지 않던 지리산.... 어머니의 따스한 품속같은 넉넉함이 그리워 진다. 드디어 다음주 금요일.... 지리산아 기달려라 내가 간다. 늘 화엄사에서 종주시작하면 첫박을 하였던 벽소령도 산장은 어떻게 변해 있을까? 뭐 변해있을게 뭐 있겠나... 흰눈에 쌓여있거나 아니면 운해에 뒤덮여 있지만 않으면 하늘에서 떨어질 듯 매달린 별들이 기대가 된다. 늘 지리산은 나에게 일출을 선사였다. 이번에도 일출 광경과 반대편 운해 쇼와 그리고 온통 백색으로 수놓은 산세를 생각하니 설레임이 앞선다. 지리산 천왕봉은 정상에 오르면 조금 실망스럽다 동네 뒷동산 돌무덤에 지나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이.... 그래도 그 곳에서 내려다볼 중봉쪽인 치발목산장 쪽을 보면 뽀죡뽀죡 험한 산세를 보이는데 사람들이 올라오는 풍경 참 희안하게 다가온다.


천천히 걸으면서 볼 산세의 웅장함 보일듯 보일듯 정상을 보여주지 않는 산.... 그리고 휴식하면서 먹을 것들... 걸으면서 느낄 여유.... 그래서 산은 걸어 올라가는 것이 아니라 늘 주변에 나 있던 감탄할 것들을 구경하면서 올라간다. 이번엔 화엄사에 나 있는 길을 걷지 않아 아쉽지만... 그래도 군사도로를 걸으면서 쉬엄쉬엄 올라가고.... 벽소령에서 선비샘으로 그리고 촛대봉이 있는 세석산장.... 촛대봉에 걸쳐 있을 달을 생각만 해도 기대가 된다. 매섭게 불어올 바람이 조금 걱정스럽지만... 그래도 흰눈 위를 사뿐히 걸어서 다닐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 올해 들어 눈다운 눈을 산 아래동네에서 구경하지 못하였는데 지리산에서 설경을 흠뻑 느끼고 올 수 있을 것 같다. 남쪽지방 눈이 많이 왔다고 하니 야간 산행하는 것도 부담이 덜하다. 눈이 쌓여 있지 않으면 야간산행할때 걷는게 문제인데... 그나마 눈이 소복히 쌓여 있어 발목의 압박은 덜 할 것이고, 누군가 내놓은 발자국을 따라 솜사탕 위를 걷는 기분으로 사뿐히 사뿐히 눈길을 즈려밟고 가야 한다니 마냥 기분이 좋다. 이전에 있던 마천행 동서울 직통 고속은 없어졌나 보다. 마천에서 먹었던 토종돼지 집은 그대로 있으려나 2003년 1월하고도 하루 지난 날 하산하고 난 후 먹었던 맛깔스러운 그 집에서 국밥 아니면 고기에 소주한잔 먹었던 기억을 되뇌이니 군침이 돈다. 삼정리.... 지리산 반달곰이 자주 출몰하여 벌꿀 통을 훔쳐먹어 양봉을 하는분이 고생하였다는 곳에는 아직도 양봉하는 벌꿀통은 그래도 있으려나... 산에서 만날 산사람들도 그리워 진다. 걸으면 반갑습니다. 안녕하세요. 수고하세요.,..말하면서 지나치면서 거닐 것을 생각하니 흐뭇하기만 하다. 사람내음에 흠뻑 빠져 들었다 와야 겠다... 지리산에선 밥은 굶지 않는다. 각양각색의 사람 2002년도 부산에서 왔다는 사람은 지리산에서 직접 해물탕이 먹고 싶다고 해물탕을 가져와 끓여서 나누어 주었던 기역.... 훈제치킨을 가져와 먹던 어느 젊은 부부.... 그리고 무엇보다 하산길인데 김치를 준 이들... 넉넉함과 나눔이 있어 좋다. 그러나 늘 그들에게 부족한 것은 술이였다. 산장에서 사야할 술의 비용은 보통 소주팩이 7천원, 병소주 8천원, 그리고 초쿄파이 12개 만원.,.. 쵸코파이와 귤은 많이 가져올 수록 좋다. 걷다 쉴때 쉽게 먹을 수 있는 먹거리이기 때문이다. 먹을 것은 가면서 없어지는 것이니 별 문제 없다. 그리고 산에서 먹을 라면을 생각해도 군침이 돌고 커피를 생각하니 따뜻함이 다가오고, 귤을 먹을 생각을 하니 시원함과 갈증 해소가 생각나고, 산장을 생각하니 오손도손 종기종기 산장 식사를 하는 취사실에서 볼 사람들의 정겨운 웃음 술잔을 나누는 모습이 눈에 아른거린다. 무엇보다 하늘에 별들이 매달린 모습이 기대된다. 아래세상에서 도통 볼 수 없던 별들이 자신의 자태를 서로서로 뽑내며.... 쌀가마니의 깨알 처럼 흩어져 있는 알갱이를 벗삼아 먹을 사탕들... 하하.... 그냥 정겹고 기대가 된다. 좀 걱정도 되지만 조금 일찍 출발해서 벽소령에서 몸에 영양분을 흠뻑넣고 조금 반주로 술먹고 거닐생각을 하니 흐뭇하다. 벽소령에서 한 2시간 30분 걸으면 나올 세석산장이 위치한 세석평전도 기대가된다. 세석평전은 5월 중순에 오면 정말 광경 말로 설명할 수 없는 진풍경이다. 어느 산보다 아름답게 수놓은 철쭉들.... 소백산... 태백산 등의 철쭉이 이ㅤㅃㅡㄷ다고 하지만 지리산 세석평전만은 못하다.... 5월에도 철쭉 보러 와야 겠다. 4월에는 또 소백산 종주를 하고... 소백산도 참 걷기도 편하고 쉬엄쉬엄 가기도 좋다. 무엇보다 종주후에 죽령주막에서 맛볼 수 있는 동동주와 감자전에 도토리묵이 일품이다. 그리고 소백산 정상 대피소에서 끓여먹는 라면에 소주한잔.... 넘 잊을 수 없다. 산세 또한 수려하여 감탄사 연발.... 풍기역에서 비로사 입구까지 걷는 길 또한 도로이지만 트레킹하기 좋다. 한 시간 반경을 걸으면 좋다. 2월 11일 설레이는 마음으로 지리산을 기다려본다. 간장 오타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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