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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수업자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더구나 아이들은 관심이 없기때문에 자알 만들어서 아이들 눈을 꼬여야 한다.
그런데 아침부터 못 볼걸 보고야 말았다.
**이는 언어장애가 있다. 성장도 제대로 안되어서 키는 작고 마치 쥐새끼같이 생겼다.
몇주전 한 여학생을 때렸다.
여학생 부모는 성형수술을 해야 한다고 350만원을 요구했다.
나는 평소에 여학생들이 **이를 징그러운 벌레보듯이 흘겨보며 다니는걸 본적이 있다.
**이는 아마 그 오랜 눈총들에 반항했을거다.
그의 어머니가 오셔서 30분간 울고 가셨다.
그리고 오늘아침
등교길 놀이터 뒤편에서 같은반 녀석들 두명이
**이를 구석에 몰아놓고 발로 밟는것을 보았다.
밟고나서는 친절하게 떨어진 가방을 줏어주고는
다시 뒤를 쫒아가면서 발로 차기 시작한다.
**이는 매에 익숙해진듯
밟혀서 벌개진 귀를 문지르며 묵묵히 발길질을 견디고 간다.
이를 악물자니 목젖이 타들어가는것 같다.
내가 알고 있는 모든 욕들이 터져나올것 같다.
나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두명은 못본척 잽싸게 학교로 들어선다.
무기력해진다.
이 무시무시한 폭력앞에 나는 무기력해진다.
나는 폭력에 길들여진 이 아이들 앞에서 무기력하다.
나는 이런 아이들앞에 무기력한 교사인 내가 싫다.
오늘은 수업자료를 반드시 만들어야 한다.
그런데 무기력한 나는 그저 엉뚱한 곳을 기웃거리고만 있다.
누군가를 사정없이 때려주고 싶다.
나도 폭력에 길들여졌나보다.
해마다 한번 여기를 들른다.
아마 이때쯤 되면 내 병이 도지나 보다.
아마 내가 겨울을 준비하는가보다.
내게 이번 겨울은 더욱 특별하다. 드뎌 40이 된다.
흠~
이 나이는 결코 쉽게 넘을 수 없는 산같다.
왠지 많은 기회를 잃어버린듯도 싶고
막 뛰어왔는데 눈 앞에 막다른 골목이 떡하니 막아서는 것 같은
그래서 '엄마아 ~ 엉엉'하고 울고 싶은 나이다.
여든 되어가시는 시어머님이 요즘 허리가 아프다고 하시면서
"남들은 아흔까지 쌩쌩하게 잘만 지내는데 쯧쯧"하고 혀를 차신다.
그 얘기를 듣다가 그만 쿡 하고 웃음이 나왔다.
나이 마흔에 왜 난 이렇게 아픈곳이 많은걸까
마흔은 아픈 몸으로부터 오는가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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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마흔이거든요. 제 몸이 그동안의 학대를 참다못해 반항하던 그 날 이후 조심조심 지낸답니다. 몸을 달래면서 말이죠. 아프다고 너무 기죽지 마세요. 기죽으면 더 아프던걸요. 전 마흔을 맞이하여 백두대간 구간산행을 해볼까 생각중이예요. 호연지기를 길러볼까 해서요.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