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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6/16

      시외버스 타고 출근하면서 대학원 수업 시험문제를 냈고, 천안에 도착할 때 되어서 출제가 끝났다(통근시간 한시간 반).  학교에 도착하자 마자 시험을 보았고, 학생들이 시험을 보는 동안 보고서 영문 요약문을 썼고 (아직 다 못 썼고), 우울증 산재 상담 한 건 하고 전공의들이랑 토론하는데 한 시간이 걸렸고, 옛날 살던 동네 사람 모친이 입원했는데 담당의사가 하는 말이 이해가 안 간다 해서 찾아가서 설명해드리고, 병원에서 시간외수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라는 지침을 받고 괴로와 하는 검진팀장이랑 업무상담하고, 대학원 종강파티 참석해서 술 마시고.....이렇게 하루가 지나갔다.

 

   이야기.

 

1. 도로수리하면서 전선을 당기는 작업을 하면서 요통이 발생했던 사람의 업무관련성 평가서를 써 주었는데 결국 산재인정이 안되었다는 소식.  그런데도 고맙다며 음료수 사가지고 왔다고 하더라.

 

2. 한 금속노조 사업장에서 발생했던 요통에 대해서 업무관련성 평가서를 써주었는데, 그건 산재승인이 났고, 노안부장이 고맙다며 음료수를 사들고 왔다고 한다. 

 

3. 여기서 전공의 수련을 받고 나가서 산업보건 실무에 종사하는 유일한 인간이 있는데, 특수검진을 하다가 뭔가 이상해서 재검을 냈다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발견했다 한다. 환자의 노출력에 대해서는 잘은 모르겠지만, 최소한 혈액암 유발 물질에 노출이 되었기 때문에 그런 검사를 시행했다고 한다.  들은 정보만 가지고 업무관련성에 대해서 속단하기는  어려우나, 건강진단에서 사소한 이상소견도 놓치지 않고 질병을 조기발견했다는 점은 기특하다.  그 병원에서는 재검을 잘 안 내는 분위기라 그가 재검을 냈을 때 동료 의사들이 의아해 했다고 한다.  진단을 한 의사는 본인이 우리 병원에서 수련을 제대로 받았기 때문에 심각한 질병을 조기 진단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었다, 감사한다는 말을 했다고 했다 한다.

 

4. 직무스트레스에 의한 우울증 치료중 자살한 남편에 대해서 산재인정을 받기 위해 약 이백쪽 가량의 서류를 준비해 온 사람.  노무사의 도움도 없이 혼자서 그 많은 서류들을 준비하면서 그녀가 얼마나 힘들었을까 생각하니 안쓰럽다.  중간 중간 눈물을 훔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 산다는 것이 참 징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5. 병원에서 시간외 수당이 발생하지 않도록 했단다.  검진팀장은 우리 과 업무 특성상 당일 처리해야 하는 일들이 있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일단 시간외 근무를 하지 않고 업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해 보고 평가후에 병원에 건의를 하자고 했다.  .  사실 평소 뻐꾸기도 일단 시간외 근무가 없으면 직원들이 더 행복해질 수 있어 좋고, 업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하면 시간외 근무 없는 세상에서 살 수 있다는 생각을 했지만 당사자들이 아니라 해서 여기까지 온 것이다.  좀 두고 볼 일이다

 

6. 대학원생들이 시험문제를 너무 쎄게 냈다고 힘들었다 한다.  그냥 한 학기 공부한 것을 차분하게 정리해볼 수 기회를 주려고 해서 오픈북으로 시험을 치루었고,  주로 자신의 의견을 쓰라고 문제를 냈는데 별로 반응이 좋지는 않았다.  어쨌거나 앞으로는 대학원 수업은 하지 말아야 겠다.  팀 티칭이 아니라 거의 혼자서 수업을 운영하는 것은 처음 해 보았는데,  부담이 많이 되었다.   NGO 상근자 출신의 청강생이 토론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서 견딜 수 있었던 수업이다.

 

7. 최종보고서 수정본에 대해서는 아직 검토의견이 안 왔다.  연구상대역이 외국 출장 중이라 시간이 좀 걸린단다.  아, 빨리 끝났으면 좋겠다.

 

8. 새로 구입한 아수스 노트북은 정말 멋지다.  그간 소니 바이오에 꽂혀서 비싼 비용을 치루면서 느린 작업 속도때문에 엄청 고생했는데,  이건 정말이지 업무효율 짱이다.  11인치 화면을 보다가 13인치를 보니까 어찌나 편한지, 게다가 체감 속도는 거의 100배쯤 되는 것 같다.  가격은 1/4.  앞으로 얘랑 잘 지내게 될 것 같은 예감....

 

9. 내일은 새벽에 출장검진이 있어 천안에서 잔다. 얼른 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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