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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12/27 내장산!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쳤다.
  2. 2009/12/06 눈 덮힌 군자산에서 눈이 호강했다.
  3. 2009/11/27 백두대간 조항상 - 청화산 구간을 다시 걸어본다. (1)
  4. 2009/10/25 백두대간 한조각을 걷다. 황학산-백화산-사다리재
  5. 2009/10/13 아름다운 설악산! 죽을 것 같은 오색 하산길을 걷다. (1)
  6. 2009/08/10 구름속 영남알프스 (수미등-영축-신불-간월-능동-천황-재약)를 걷다
  7. 2009/07/21 MB. 제2의 머독을 꿈꾸는가?
  8. 2009/07/06 낙영산 - 조봉산을 거닐다. (1)
  9. 2009/06/30 우리는 해냈다. 우진가족 파이팅
  10. 2009/06/01 LG화학 투쟁의 포문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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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장산! 만만히 봤다가 큰 코 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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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문갈림길 (20분(0.6Km)) 벽련암 (75분(1.6Km)) 서래약수 (25분(0.6Km)) 불출봉 (45분(1.1Km)) 내장사합류점 (50분(1.5Km)) 까치봉 (5분(0.3Km)) 신선봉갈림길 (45분(1.1Km)) 신선봉 (15분(0.5Km)) 신선약수안부 (15분(0.6Km)) 연자봉 (45분(1.4Km)) 내장사 - 총 소요시간 : 6시간 총 소요거리: 9.3 km

 

단풍의 산 내장산을 간다. 워낙 단풍의 산이라 해서 산 자체는 별로 어렵거나, 이쁠 거라는 기대는 안했다. 다만 지난 주에 눈이 워낙 많이 왔다고 해서 눈산으로 가자고 충동질을 해서 떠난다. 떠나는 길 황사에다가 가는 겨울비까지 내린다. 젠장이다. 분명 어제 국립공원 관리공단에서는 눈이 정상에는 많이 쌓여 있다고 했는데 이 비로 녹지 않을까 걱정이다.

 

아침 여덟시 길을 나선다. 일주문 바로 전 우측으로 백련암 가는 언덕으로 오른다.

오르는 길. 정말 많다. 겨우살이가 가득하다. 겨우살이는 참나무 등에 기생한다는데 항암작용에 탁월하다고 해서 왠만한 산에서는 구하기가 어렵다. 대나무에 톱을 묵어서 자르던지 해서 다 채취한다고 하는데 내장산을 그런면에서 관리가 잘 되어 있는 것 같다. 온통 나무가 겨우살이로 가득하다.

 

백련암 가는 길 백련약수가 졸졸 흘러 나온다. 겨울이라 물을 받을 만큼은 아니다. 받아먹으려 해도 워낙 양이 적어서 포기한다.

 

전날 먹은 술을 백련암 화장실에서 해결하고 본격적으로 서래봉으로 다시 오른다. 오전까지는 약한 황사가 남아 있다고 하니 시계는 꽝이다. 바로 앞 장군봉도 가물 가물 하다.

서래봉에 오르니 칼바람이 옷깃을 여민다. 눈은... 흩뿌리는 것 빼고 거의 없다. 어제 비로 다 녹아서 얼음이 되어 버렸다. 눈산행은 포기다. 아이젠으로 땡땡히 언 얼음산과 싸워야 할 것 같다.

 

서래봉에서 불출봉 가는 길. 정말 미치겠다. 채 십 센티미터 정도의 위태 위태한 계단이 바짝 서있다. 발 디디기가 너무 위험하다. 그러면서 정말이지 끔찍하게 내려간다. 거의 바닥까지 얼음산을 위태위태하게 내려간다. 길이 맞나? 하는 의구심 마져 든다. 다행히(?) 관리공단 직원을 만난다 이길이 맞단다. 그러면서 자신들도 그 길을 간다며 앞장선다. 순간 우리와 우리 뒤에 오던 사람들의 얼굴이 굳어버린다. 유괘한 산행에 불청객이 끼었다. 젠장... 어쩔수 있나? 간다.

 

불출봉 가는 길도 녹녹한 길이 아니다. 암산이라 곳곳이 위태 위태하다. 계단이 너무 좁아 거동도 어렵고, 곳곳에 얼음이 얼어 아이젠도 잘 안 박힌다. 어려움속에 오른 불출봉은 참 이쁜 비경을 안겨준다. 잠시 쉬면서 공단 직원들에게 사과주스를 주며 슬쩍 물어보니, 다행이다. 이 사람들 여기서 내장사로 내려간단다. 그러면서 만해봉 길찾기 힘드니 조심하라고 걱정까지 해준다. 사과주스 한개의 효과다.

 

그나마 눈꽃이 남아있는 만해봉에 오르니 바로 옆 정읍시와 저수지가 훤히보이고, 멀리 서래봉 등 우리가 지나온 길과 신선봉 등 가야 할 길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주를 한잔하고 이제는 제법 눈이 발목까지 남아있는 능선 종주를 시작한다. 내리기는 급경사인데 오르기는 완만한, 그렇지만 눈과 얼음으로 위태한 종주를 하며 연자봉을 거쳐 까치봉에 오른다. 점심 먹을 곳을 찾아 헤메다가 30분 정도 더 전진해 헬기장에 자리를 펴고, 준비해간 라면과 먹다만 쇠고기, 만두 등 잡탕찌개를 맛나게 해치운다.

 

배를 두드리며 내장산 최고봉 신선봉으로 향한다. 지금까지의 봉우리는 표지석 하나 없더니 최고봉이라고 커다란 표지석까지 준비해놓고 있다. 사람들이 꽤 있다. 케이블카 타고 올라온 일행들이다. 에궁...

 

남은 내장산 8봉 중 일곱번째 봉인 연자봉에 오른다. 일행 중 한명이 꼭 내장사에서 백팔배를 해야 한다고, 장군봉을 남겨두고 하산 하자고 한다. 아쉽지만 능선종주 8봉 중 장군봉을 남겨두고 하산한다.

 

하산길. 이 사람들. 케이블카를 타고 와서 아무 준비없이 내장사로 내려간다. 땡땡하게 얼어 붙은 급경사를 위태 위태하게 내려간다. 다행히 여유분의 작은 아이젠이 있어 아주머니에게 빌려주고 내장사로 내려온다. 내장사에 도착한 부부, '고맙습니다'를 연발한다. 제발 겨울산 아이젠만큼은 챙기시기를... 여차하다 골로 간다.

 

기대한 눈산은 아니었지만 참 이쁜 산이다. 단풍은 이 땅에서 제일이란다. 다만 시즌에 오면 차와 사람에 쳐 죽는다니 주중 휴가라도 한번 내서 와봐야 겠다.

 

 

내장산 개념도

 

초입 일주문. 일주문은 옆으로 돌아가는 거란다. 정문이 아니라.

 

백련약수다. 똑똑 떨어져 먹을 수 가 없다. 

백련암 가는 길 우리 일행들이다.

 

백련암 담벼락 너머 서래봉이다. 

서래봉 가는 길.  얼음이다. 끔찍하다.

 요런 암벽을 넘나들어야 한다.

서래봉에서 바라본 좌측이 백련암이고 우측이 내장사다.

 가야 할 길, 오른쪽이 불출봉, 가운데가 만해봉이고 좌측 옆이 연자봉이다.

불출봉 가는 길 이런 위태위태한 계단의 연속이다.

 불출봉에서 바라본 서래봉. 우리가 지나온 능선이다.

눈꽃이 만발한 만해봉 정상이다.

연자봉 가는 길에 눈꽃이 만발한 소나무가 바위를 뚫고 늠름하게 서있다. 

최고봉. 신선봉이다. 만만한 산이 아니다. 저 뒤로 서래봉이 보인다. 

천연기념물이라는 굴거리 나무란다. 잎사귀가 말라 비틀어져 왠지 을씨년 스럽다. 

가지 가지에 피어있는 겨우살이. 이 나무 하나면 일년은 끓여 먹을 수 있겠다. 

 내장사 대웅전에서 바라본 서래봉이다.

 부처님의 진신사리가 모셔져 있단다.

이게 말라 비틀어지지 않은 굴거리 나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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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27 14:12 2009/12/27 1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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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 덮힌 군자산에서 눈이 호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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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올 겨울 들어 제일 춥단다. 어제는 제법 눈도 왔고 최고의 겨울 산행이 되겠다. 오늘 코스는 장성봉에서 막장봉을 거쳐 상황을 봐가며 백두대간 한줄기를 타기로 하고 출발한다.

 

쌍곡계곡으로 들어가는 길. 환상적이다. 푸르른 송림계곡 사이로 눈앞에 군자산이 설산으로 맞이한다. 정말 알프스의 한자락 같다. 감탄을 하며 눈길로 뒤덮힌 제수리재에 도착한다. 달랑 차가 한 대 있다. 오늘도 사람구경하기는 힘들 것 같다고 하며 등산화를 신는데, 그 차에서 국립공원 직원이 내리며 이야기한다. 12월 12일가지 등반금지라고, 올라가면 50만원 끊고 올라가라고... 제길.... 어쩐다. 포기를 하고 아까 환상적이었던 군자산으로 발길을 돌린다.

 

 

君子山. 군자처럼 느긋한 산이 아니다. 처음부터 깔딱으로 기어 올라간다. 어제 눈 내린 후 아무도 오르지 않은 그 산을 오른다. 한고비를 넘으면 숨한번 쉴 틈을 주곤 다시 깔딱으로 오른다. 어... 이거. 길이 아닌 것 같은데... 위험 천만한 바위를 타고 있다. 길잡이 형님이 바로 오른쪽 아래에 길이 있는 것 같은데 발목까지 덮이는 눈으로 인해 길을 잘못 잡았다. 위태위태 하다. 두 번을 그렇게 우회로를 두고 직벽 가까운 바위능선을 탔다. 으그... 뒤에 오는 사람들 우리 발자국 보고 따라 오다가 욕 꽤나 하겠다.

 

오르는 길. 역시 눈 비가 온 다음날이 조망이 정말 좋다. 오늘도 눈이 호강한다. 2년 전 왔을때는 비구름으로 아무것도 못봤는데 오늘은 다 보여준다. 기가 막힌다. 좌측부터 월악산 영봉이, 저 멀리 소백산까지 훤히 보인다. 보배산, 칠보산자락에, 그 뒤로 희양산, 장성봉으로 이어져, 대야산으로, 조항산과 청화산, 그 뒤로 시루봉에, 이어서 저 멀리 속리산 천왕봉에서 묘봉까지 이어지는... 충북과 경북의 경계를 잇는 백두대간 줄기가 선명하게 눈에 들어온다.

 

새로 산 열 한발 짜리 아이젠을 차고 정상으로 오른다. 눈꽃이 만발한 정상에서 오랜만에 느끼는 눈꽃산행에 포만감을 느끼며 막걸리 한잔을 들이킨다. 의외의 소득이다. 바로 앞 대간 능선으로는 눈이 별로 오지 않은 것 같다. 대박이다.

 

뒤에서 따라오던 일행들이 점심을 먹고 있는데 지나간다. 어... 여성분들이 같이 온 것 같은데 안보인다. 이런 우리가 길을 잘못 잡아 중간에 포기하신 것 같다.

 

 

서산대사님의 시가 다시 떠오른다.

 

踏雪野中去 (답설야중거) 눈덥힌 들판를 밟아 갈때에도

不須胡亂行 (불수호란행) 모름지기 그 발걸음을 어지러이 하지말라

今日我行跡 (금일아행적) 오늘 내가 걸어간 발자취가

遂作後人程 (수작후인정) 반듯시 둿 사람의 이정표가 될것이니라

 

 

네시간 남짓 길지 않은 산행이었지만 참 많을 것을 보여준 산행이었다. 도마골로 하산해서는 솔밭 주차장까지 3km 되는 아스팔트 길을 70이 넘으신 산을 좋아하신다는 두 노부부 덕에 차를 얻어타고 오는 행운까지 겹쳤다. 요즘 눈과 마음이 참 호강한다.

 

 

 군자산 오르는 길 첫 깔딱을 마치자 멋진 소나무가 반겨준다.

 이쁜 기암괴석이 지켜보고 있다.

 왼쪽 끝부분이 월악산 영봉, 그 옆으로 소백산 자락, 마패봉, 조령자락이다.

 눈 덮힌 군자산

 눈꽃과 눈부신 태양이 반겨준다.

 눈과 얼음이 덮힌 칼바위가 눈부시다..

 가운데 뒷쪽으로 희양산, 그앞으로 칠보산이 자리하고 있다.

 길잡이 형님. 이분때문에 오늘 뒤에 온 3-40여명이 고생깨나 했을 거다.

 대야산 능선, 조항산, 청화산, 그 뒤로 속리산 주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눈 덮힌 능선실에서 한 컷. 멋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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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2/06 17:10 2009/12/06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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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조항상 - 청화산 구간을 다시 걸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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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처음인 것 같다. 이렇게 조망이 좋은날이...

늘상 가스로 인해 조망이 안좋았는데 이날은 청명한 가을이 답게 정말 좋았다. 작년 왔을때는 황사로 인해 아무것도 못 봤으니 더 할 나위없이 좋은 산행이었다.

아침 9시 물안개가 피어오르는 의상 저수지에 도착한다. 오늘도 참 사람 만나기 어려울 것 같다.

부지런히 길을 간다. 간벌을 해서 표식을 찾기가 어렵다. 다행이다. 간벌하는 분들도 산을 아는 분들인지 초입에 표식을 옮겨와 찾기 편하게 해주셨다. 처음부터 깔딱이다. 일주일동안 먹었던 술과 세속의 찌꺼기가 빠져나간다. 죽을 것 같지만 가장 행복한 순간이기도 하다.

 

그런데 오랜만에 신어서 그런지 겨울 등산화가 익지 않아서 인지 뒷꿈치가 계속 쓸리다. 큰일이다.

그래도 좋은 날씨에 취해 기어오른다. 드디어 왼쪽으로 대야산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조항산 정상도 눈에 들어온다. 정말 날씨 좋다. 지난번은 지독한 황사로 여기가 어딘지도 몰랐는데...

조항산 정상에 오르니 탄성이 절로 나온다. 산을 다닌지 꽤 되었지만 이런 조망은 처음이다.

희양산, 백화산, 주흘산까지 대간길이 훤하다. 저 뒤로 소백산까지 보이다.

조망에 취해 정상주도 잊고 갓바위재 향한다. 바로 앞 암릉이다. 제일 위험한 구간이다. 밧줄을 잡고 올라 불과 5미터도 안되는 구간 정말 바로 옆 낭떠러지에 몸겨누기 힘들 정도의 위험한 구간을 벌벌 떨며 간다. 역시 백두대간이다.

갓바위재에서 간단히 점심을 먹고 눈과 낙엽으로 뒤덮힌 능선을 걷는다. 두시간여 능선 종주를 하는 동안 뒷꿈치에 통증이 장난이 아니다. 인상을 써가면 나아가는 길 드디어 한팀을 만난다. 그 능선 종주동안 딱 두팀을 만났다. 이런...

청화산 정상 역시 감동이다. 멀리 속리산 자락이 보이고, 구병산과 희미하지만 덕유산까지 보인다. 이런 조망 정말 감동이다. 정상주를 한잔하며 아무도 없는 정상에서 풍욕을 즐긴다. 좋다.

하산길. 지난번은 길을 잘못 타서 도로 한가운데로 내려 앉았다. 이번에는 제대로 찾아야 한다. 다행히 같이 온 형님이 길을 알고 있다고 한다. 하산길 참 위험하다. 눈과 낙엽에 급경사다. 몇번을 넘어질 듯 위태롭게 간다. 아... 처음가는 길이다. 역시 지난번 길을 제대로 잘 못 들었다. 중간 중간 능선 종주를 하듯 봉우리를 넘으며 내려온다.

총 7시간의 원점회귀 종주. 정말 눈이 호강한 산행였다.

아... 이제부턴 꼭 아이젠 챙겨야 한다.

 

 출발지인 의상저수지. 물안개가 이쁘게 피어오르고 있다.

 오르기 전 의상저수지 건너편에 보이는 암산이 백악산이다.

 문이다. 문

  오른쪽에 대야산 정상이 보이기 시작한다.

 대간 삼거리. 우측으로 가면 고모치를 거쳐 대야산으로 간다.

 끝내주는 조망이다. 조항산 정상에서 바라본 대야산. 그 뒤쪽이 희양산이다.

 좌측 희양산 바로 뒤로 월악산 영봉이 보인다. 오른쪽으로는 지난주 다녀온 백화산과 그 뒤쪽으로 주흘산까지 보인다.

 조항상 정상

 저 뒤쪽으로 속리산 자락이다. 좌측 천왕봉, 비로봉, 신선대, 문수봉, 문장대, 관음봉, 묘봉, 상학봉까지 정말 끝내준다.

 곳곳에 눈이 남아있어 위험하다. 불과 5m도 안되지만 제일 위험한 구간이다.

 갈대가 참 이쁘다.

 능선에서 바라본 조항산 정상

 드디어 다와간다.

 청화산 정상

 경북 문경 가은에서 오르면 들른다는 시루봉이다.

 하산길 음지라서 눈때문에 위험천만이다.

 눈밭에 진달래가 피었다 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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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1/27 13:07 2009/11/27 1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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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한조각을 걷다. 황학산-백화산-사다리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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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두대간 한조각을 걷다. 황학산-백화산-사다리재

 

 

단풍의 계절이다. 단풍철 산은 단풍놀이객으로 가득하다. 잘못 갔다가는 앞사람 엉덩이만 보다온다. 이럴때는 넘들이 잘 가지 않는 산으로 한적하게 즐기며 걷는 것이 좋다.

 

그동안 속리산부터 시작해서 청화 - 조항 -대야 - 희양산까지, 그리고 조령 - 주흘 - 월악까지 토막토막 충북지역 대간길을 걸었는데, 이빠지듯 빠진 황학 - 백화구간을 한 토막 걷기로 한다.

 

괴산 연풍의 천주교성지 마을로 쭉들어가 마을이 끝나자마자 왼쪽으로 방향을 틀고 끝까지 가면 열채도 안되는 '안말' 마을이 나타난다. 여기부터 산행이 시작이다.

 

남동쪽으로 황학산을 향해 걷는 길 온통 두릅나무다. 임도를 따라 30여분 가다보면 다 쓰러져가는 흙담집이 나타난다. 이 곳이 흰드뫼란다. 본격적인 산행이다. 황학산 삼거리까지 깔딱이다. 일주일동안 몸안에 쌓인 소주와 세속의 때가 줄줄 몸밖으로 배출된다.

 

아무도 없는 황학산 정상. 오랜만에 좋아하는 풍욕까지 즐긴다. 좋다. 좌측으로는 조령산과 주흘산 능선이, 문경시내까지 한눈에 들어온다. 조령산, 주흘산 둘다 안좋은 기억이 있다. 조령산은 까마귀떼로 인해 길을 잃었고, 주흘산은 정상에서 김밥은 쉬었고, 얼린 맥주는 녹지를 않아 쫄쫄 굶을 기억이 난다.

 

백화산 가는 길 바위가 나타난다. 역시 대간길은 대간길이다. 로프도 잡아보고, 세미클라이밍도 해보며 오른다. 한시간여 도착한 백화산. 저 멀리 구병산, 속리 천왕봉, 신선대, 문장대, 묘봉, 상학봉 줄기가 눈에 들어온다. 오늘 운 참 좋다. 희양산이 눈앞에 드러난다. 좋다.

 

평전티까지 밥먹을 자리를 찾느라 직진이다. 맛있는 점심에 정상주까지 먹고 출발하는 길. 대간꾼들을 만난다. 이화령까지 가야 한단다. 부지런히 걸어야 할 텐데...

 

희양산을 눈앞에 두고 우측으로는 우리가 지나온 황학산과 백화산을 끼고 사다리재에 도착한다. 이제 하산이다. 그런데 하산길 정말 깔딱이다. 이쪽에서 올라왔으면 죽을 뻔 했다. 정말 무릎이 뜨끈해질 정도로 너덜길에 낙엽으 수북히 깔린 하산길을 한시간여 내려와 안말에 도착한다.

 

명산의 단풍에 비할데는 없지만 한적한 백두대간 한자락을 타는 맛은 또 다르다. 다음은 이화령에서 조령산까지 이어가야 한다.

 

 

 

안말 마을의 산행도 

 갈대와 어우러진 백두대간

저 뒤쪽 뾰족한 오른쪽 봉이  백화산이다.

 폐가

 황학산 정상석

 웃긴다. 왼쪽이 굴참나무숲 충북괴산, 오른쪽은 낙엽송의 경북 문경이다.

저 뒤에 보이는 봉우리가 주흘산 영봉이다.

 

 단풍... 메말라서 안이쁘다.

 마지막 들에 핀 국화들... 나비가 앉아있다.

 저 뒤에 보이는게 희양산이다.

 유일한 밧줄 코스. 백화산 바로 전에 있다.

 백화산 정상석.

 저 뒤... 아련히 보이는 젤 높은 봉이 속리산 천왕봉이다.

 맑은 가을하늘

 나두 저렇게 노년을 보내구 싶다.

 코앞이 희양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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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25 20:19 2009/10/25 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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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설악산! 죽을 것 같은 오색 하산길을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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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령탐방지원센터 2.2Km 한계령합류점 2.7Km 1459봉 1.5Km 끝청봉 0.9Km 중청대피소 0.6Km 대청봉 2.5Km 설악폭포 2.5Km 오색약수  총 소요시간 : 9 시간 총 소요거리: 12.9 km

  

드디어 단풍의 계절이다. 지인이 자기 소원이 설악산 대청봉을 가보는 거라고 꼭 데려가 달란다. 그렇게 시작된 산행 준비가 떠나는 당일이 되니 11명으로 늘었다. 게다가 초등학생이 두명이다. 대부분이 초보이거나 산을 타본지 10년이상이 되었다고 한다. 이거 참...

 

어쩔수 없이 차량 3대로 분승해서 새벽 2시 설악으로 출발한다.

 이미 한계령휴게소는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한계령 휴게소측은 등산객의 차량을 바리케이트로 막고 있고 경찰은 차 빼라며 난리다. 7시 일행을 내려주고 먼저 오르게 한 다음, 세대를 오색약수 근처에 간신히 주차 후 택시를 타고 다시 한계령으로 오른다.

  

일행이 30분전에 출발한 지라 산대장님은 뒤도 안보고 오른다. 씩씩거리며 앞 일행과의 차이를 줄이려 기를 쓴다. 아... 서북능선. 귀때기청봉을 지나 장수대로 내려간 경험이 있다. 아무것도 본것 없이 비만 쫄딱 맞으며... 그 서북능선이 눈앞에 펼쳐진다. ‘귀때기청봉이 저렇게 생겼구나. 무릎이 폭폭 쑤시며 오른 너덜지대가 저기있구나’ 날씨에 감사드리며 오늘 날씨면 대청에서 속초가 다 보이겠구나 하며 씩씩히 오른다.

  

한계령 합류점을 앞두고 많이 듣던 목소리들이다. 그래도 이만큼이라도 왔으니 다행이다 하며 간단히 파닭을 먹으며 잠시 쉬어본다. 먹는 도중 초딩 한놈이 기운차게 먼저 오른단다. 그런데 갈림길에서 없어졌다. 이놈이 귀때기청봉으로 갔나 어디로 갔나 엄마는 몸이 달아 장난이 아니다. 그런데 산대장님 또 그냥 내친다. 으그... 양쪽을 오가며 찾는데 다행히 제 코스로 가고 있다고 문자가 온다.

  

서서히 체력들이 나타난다. 애들은 별 문제가 아니다. 그런데 엄마들이 문제다. 벌써부터 다리가 풀려간다. 걱정이다. 그럼에도 날씨는 끝내준다. 구름한점 없다. 저 멀리 울산바위까지 보인다. 그런데 단풍은 영 아니다. 작년 백담사나 천불동 단풍에는 한참 거리가 있다.

  

오후 1시 겨우 겨우 중청대피소에 도착한다. 아줌마들이 싸온 특유의 풍성한 점심(물론 포터는 나였지만)을 먹으며 포만감에 휩싸이는데 헬기가 요란하다. 손까지 흔든다. 우리도 손을 흔들어 답례를 하는데, 이게 아니다. 환자가 있나보다. 헬기장에서 밥먹던 사람들 날벼락이다.

  

점심을 먹고 대청에 오르려니 역시나... 설악은 모든 것을 보여주지 않았다. 갑자기 몰려든 안개가 모든 것을 삼켜버린다. 아쉬움을 남긴체 대청에서 단체사진 한방찍고 내려온다.

  

그런데 이길 정말 장난이 아니다. 이런 긴 깔딱은 처음이다. 일행들이 무릎을 잡고 난리다. 테이핑을 하고, 아대를 채우고 해도... 나도 바깥무릎이 땡긴다. 우씨. 설악폭포를 앞두고 즐거운 족욕을 즐긴다. 살것 같다. 양말을 갈아신고 내려가는 이길 또다시 무릎이... 아! 여성분 한분이 다리가 풀렸나보다. 구조대원들이 들쳐업고 뛴다. 민폐다.

  

역시 1등은 아이들의 몫이었다. 죽을 것 같아 하는 엄마들을 보살피며 아직도 해가 넉넉히 남아 있는 5시 마지막 하산을 한다. 참 힘든 산행이었다. 부상 걱정에, 완주를 못할 것 같을 걱정에, 혹시라도 해가 떨어지도록 못내려오면 하면서 걱정이 많았는데 참 다행이다.

 

특히 수경이, 준영이 이놈들 참 기특하다. 그런데 수경엄마 왈 “넘 좋았고, 다음달에 주왕산 한번 데려가 주라” 으그...

 

  설악산 등산로

 왼쪽 끝 귀때기청봉이 보인다.

 운해에 쌓인 설악산 봉우리들

 허니문 다리?

 죽어 천년 주목

 끝청에서 바라본 용화장성. 클릭해 봐라. 가운데 봉정암이 있다.

 요놈 뭔 나문데 죽어서도 이리 이쁘나? 주목인가?

 중청 대피소와 대청봉이 보인다.

 늠름한 주목

 마의 공룡능선이 구름과 조화를 이루고 있다.

 으그... 동해에서 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대청봉에서 찰칵. 그런데 이사람들 여기 다시 와 볼수 있을까? 

 죽을 것 같은 오색 하산길

 달콤한 족욕. 등산시 필히 여유양말 챙기는 것 잊지말기. 슬리퍼도

 단풍은 참 별로 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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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10/13 19:51 2009/10/13 1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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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속 영남알프스 (수미등-영축-신불-간월-능동-천황-재약)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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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휴가다. 그동안 가보고 싶었던 영남 알프스를 간다. 워낙 오고가는 시간이 많이 들어 미루고 미뤄뒀던 산행이다. 태극환 종주부터 원점회귀 종주까지 여러 방법이 있는데, 여유있게 2박 3일의 원점회귀 산행을 계획한다.

 

전날 저녁 피서객으로 계곡을 꽉 매운 배내골에 도착, 야영지를 모색한다. 길옆이라도 탁자가 있는 간이 휴게공간에 텐트를 친다. 바로 옆에서 고기를 구워먹던 60대 노부부가 같이 식사를 하자고 청하신다. 감사히 먹는데 이 노부부 이렇게 봉고차에 천막과 먹을 거 싣고 다니면서 여행 중이시란다. 아... 내가 나중에 다리 힘빠졌을 때 해보고 싶었던 여행이다. 거꾸로 남편분은 술을 전혀 못드시고 사모님이 완전 고래다. 이미 두병정도 드신 것 같은데 우리랑 보조가 맞는다. 차에 설치된 노래방기계로 노래까지... 너무 달렸다. 소주를 세병은 넘게 마신 것 같다.

 

첫째날 (통도팬션 - 시산등 - 영축산 밑자락)

 

술이 안깬다. 그래도 가야지. 출발지를 찾아간다. 약간 헤맨 끝에 배내모텔 바로전 시냇가를 가로질러 좀 들어가 통도팬션에 도착한다. 통도 팬션 바로 옆 계곡에서 길이 시작된다.

아름다운 계곡을 옆으로 끼고 돌며 오른다. 죽을 맛이다. 술이 그대로 넘어올 것 같다. 오늘 고생 죽을 만큼 할 것 같다. 결국 porter라 불리던 명성을 뒤로 하고 짐의 일부를 동행하는 형에게 옮겨 준다. 그러고는 시원한 계곡 물을 한없이 들이킨다. 옷차림도 반바지로 바꾼다. 그렇게 두시간여를 헤메이니 좀 정신이 드는 것 같다.

12시 드디어 종주산행의 첫 고개 시살등에 도착한다. 아무도 없는 산. 이런 산도 묘미가 있다. 정상에서 풍욕을 즐기고 맛난 라면을 끓여 소주 반주를 하는데... 느닷없이 안개가 몰려온다. 시원해서 좋은데 아무것도 안보인다. 시야가 10m도 안된다. 제길... 불길한 예감이다.

시살등에서 영축산으로 가는 길... 괜히 반바지로 갈아입었다. 온통 정글에 갈대밭이다. 종아리가 다 쓸린다. 우그...

비까지 내린다. 비구름에 뒤덮힌 능선답게 골이 깊은 계곡으로 내려간다. 깔딱이다. 이거 얼마나 올라갈라고 이러나? '정말 이길로 올라온 사람들 죽을 맛이겠다'하며 내려가는데, 너무 심하다. 이상하다. 지도를 꺼내본다. 영축산으로 가는 길 동쪽방향인데... 어 북동방향으로 진행한다. 길을 잘못 든 것 같다. 그런데 앞선 형님 그냥 간다. 갈림길을 못봤고 길이 훤하게 있는데 올바로 든거라고 우긴다. 나침반을 들이대도 막무가내다. 다행히 두분이 내려오신다. 역시나 잘못 들었단다. 최소 2km는 내려온 것 같다. 게다가 정말 무시무시한 깔딱이다. 장기산행이니 다시오른다. 죽을 둥 살 둥 1시간 여를 올라오니 길이 Y자인데 안개가 끼어 확인을 할 수 가 없었다. 더구나 표지판은 밑둥이 썩어 누워있었다. 젠장...

첫날 산행 신불재 대피소에서 자야 하는데... 진이 빠져 불가능하다. 어차피 물은 충분하게 일인당 3L씩은 짊어졌으니 부담 갖지 말자. 영축산 밑자락에 야영지를 꾸민다. 삼겹살에 소주한잔하면서 힘을 비축하기 위해 저녁 8시 빗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한다.

 

정말 놀랬다. 이놈의 민달팽이

 

시살등 정상. 여기서 부터 능선종주 시작이다.

 

둘째날 (영축산 밑자락 - 영축산 - 신불산 - 능동산 - 쇄점골 약수)

 

아침 일찍 냉동건조 북어국으로 아침을 때우고 길을 나선다. 해가 쨍쨍이다. 기분 끝내준다. 그런데 그도 잠깐... 바로 앞 영축산으로 구름이 흘러내린다. 금방 우리 앞까지 안개가 내려온다. 이 안개가 하루 종일 이어졌다. 정말 운 없다. 다시한번 오라는 산신님의 계시인가보다.

영축산 밑자락 졸졸 흐르는 샘물로 목을 축이고 자욱한 안개속의 능선을 타고 간다. 마치 지리산 세석평전을 걷는 것 같다. 오히려 더 이쁜 것 같다. 안개 자욱한 억새밭을 걸으니 신선이 된 것 같다.

신불재 대피소에서 짱아찌를 안주로 막걸리를 한잔하고 물을 보충한다. 한동안은 물보급 할 데가 없다. 간월산으로 가는 길... 이쁜 야생화들이 활짝 피어 있다. 역시 간월산도 보이질 않는다. 온통 안개투성이다. 간월산 정상에서 점심을 해치우고 잠시 낮잠을 즐겨본다. 간월산에서 배내봉으로 가는 길. 이번에도 이 지역 산을 많이 다녔다는 형님이 앞장을 선다. 정말 정글이다. 이게 길이 맞나 싶을 정도다. 1시간여를 또내려 간다. 그러다 다시 나침반과 지도를 꺼내 든다. 제길... 또 이런다. 곧장 북쪽을 향해 가야 하는데 서쪽으로 내려가고 있다. 정말 미치겠다. 그래도 간다. 저 고집. 결국 왕봉골 계곡까지 내려왔다. 어쩌나? 종주를 포기해야 하나?

티코 아저씨가 아는 척을 한다. 간월산정상에 표지판이 없어 초행자들은 종종 이런단다. 염치불구하고 배내봉 구간을 건너뛰고 차량이 갈수 있는 배내고개에서 다시 시작하려고 땀에 쩔은 몸으로 부탁을 드리니 선뜻 태워주신다. 정말 귀인 만났다. 나중에 안 거지만 정반대 방향으로 우리를 실어다 주신거다. 정말 산을 좋아하시는 분이다. 복 많이 받으시기를...

배내고개 이모네 집에서 국수 한그릇을 말아먹고 능동산을 오른다. 죽을 맛이다. 포기했던 종주를 다시 뛰니 좋긴한데 기력이 딸린다. 젖 먹던 힘까지 써서 능동산 정상에 오른다. 여기도 안개다. 으그... 오늘 목표지는 천황산 밑 샘물상회다. 3km를 더가면 되는데... 하산도중 기막힌 야영지를 발견한다. 쇄점골 약수다. 시간은 5시. 여기서 중단이다. 아무도 없는 산자락... 알탕을 하며 편안한 휴식을 취한다.

 

영축산 턱밑에서 바라본다. 정말 구름이 흐른다. 

지나온 길들. 안개가 자욱하다 한순간 자태를 드러내곤 사라진다. 

영축산 정상 

아침이슬에 거미줄이 참 이쁘다. 

신불재 휴게소 가는 길에 핀 야생화 

신불산 정상이다. 

간월산 정상. 종주는 표지석 두쪽에 표식을 따라 가야 하는 것 같다. 여기서 놓쳤다. 

능동상 정상. 뒤로 신불산 정상이 구름에 가려있다. 

쇄점골 약수. 여기가 딱이다. 알탕하고 야영하고... 

느긋한 휴식 

 

셋째날 (쇄점골 약수 - 천황산 - 재약산 - 사자평 - 죽전마을)

 

우리 말고 한여름에 종주팀이 또 있나보다. 두런두런 말소리와 약수를 떠가는 소리에 잠을 깬다. 오늘도 예외없이 아침부터 안개가 자욱하다.

천황산 가는 길 완만한 임도다. 이틀간의 산행으로 피곤한 다리를 풀어준다. 고마운 길이다.

샘물상회. 그냥 지나 칠 수 없다. 막걸리 한잔에 두런 두런 주인아주머니와 담소를 나눈다. 다행이다. 사자평원에서 코끼리봉으로 가는 우리 종주코스를 극구 만류하신다. 그 코스를 타는 사람들이 거의 없어 길이 안보인단다. 길을 잃을 수 있으니 중간에 죽전마을로 빠지라고 상세히 가르쳐 주신다. 감사하다.

천황산 오르는 길 참 이쁘다. 그리고 참 정비 잘 돼 있다. 이쁜길을 오른 천황산... 무에 그리 빌 것이 많은지 온통 소원탑이다. 나도 얼른 돌하나 올려놓고 빈다. '제발 오늘은 안개를 걷어주세요' 소원에도 불구하고 1000고지 이상인 능동, 간월, 신불, 영축산이 모두 구름에 덮여있다. TT

제일 힘든 구간인 것 같다. 재약산으로 오르는 길. 참나무 숲을 지나 살짝 살짝 바위를 타면서 오르는데, 다오른 것 같으면 다시 오르고, 에구 역시 마지막 한 수는 남겨놓구 있다.

재약산 정상에서 바라본 사자평. 샘물상회 아주머니 말로 북한의 개마고원 다음으로 넓은 고산평원이란다. 정말 탁 트인 시야가 맘을 뻥 뚫어 준다. 좋다.

이제 하산이다. 여기서부터는 길이 없어 조심해야 한다. 사자평원으로 내려오니 늪지 통제소가 있다. 들어가지 말고 돌아가란다. 지도상으로는 그냥 통과해야 하는데... 예의 소심함에 돌아간다. '여기에 이런 뚝방을 쌓았어야 하나?' 하는 의구심을 자아내는 완만한 인공로를 따라 올라간다. 여기다. 아주머니가 말했던 곳. 표지판에 죽전마을은 작게 산꾼들이 매직으로 적어놓은 향로산 방면. 가자. 오늘도 또 앞장선다. 뒤도 안본다. 못된 버릇이다. 초행길 특히나 길이 잘 안보이면 지도와 나침반으로 좀 머릿속에 그려가며 가야 하는데 길 비슷한 것만 보고 간다. 역시나 그냥 직진하려 한다. 에구... 제발. 직진하면 안돼요.

잘 안보이는 사거리다. 아까 통제소를 뚫고 나오면 만난다. 정말 조심. 놓치기 쉽다. 좌측에 정말 간신히 드러나는 길이 있다. 머리까지 오는 억새를 뚫고 2-30m를 나오니 하산길이 보이다. 발이 부었나? 엄지와 새끼 발가락이 아프다. 무릎까지 시큼시큼 신호를 보낸다. 한시간여를 내려오니 작은 폭포가 나온다. 거의 다 내려온 것 같다. 아무도 없는 계곡 슬쩍 알탕을 하는 여유를 가져본다.

10여분을 내려오니 계곡한번 끝내준다. 아... 임도를 내려오면 헷갈리는데 오른쪽으로 가면 된다. 그럼 잠시 걷다가 큰 도로가 나온다.

 

2박 3일의 영남알프스종주. 비록 이빠진 것 처럼 한 구간을 놓쳤지만 좋았다. 아쉬운 점을 내려올때까지 제대로 된 산을 보지 못했다는 거다. 정말 아쉽다. 가을에 당일치기로 사자평이나, 영축-신불구간 한번 다시 와야 겠다.

 

산행시 주의할 지점.

시산등에서 영축산 가는 길. 함박등을 지나 Y자 갈림길

간월산에서 배내봉 가는 길. 간월산 정상석 뒤쪽으로 내려가는 길이 있는 것 같다. 여기는 세심히 찾아봐야 한다.

그리고 재약산에서 하산 길. 사자평을 한바퀴 돌려면 습지 통제소 통제구역을 그대로 직진하면 능선길과 만나는 사거리. 직직하면 된다.

 

샘물상회다. 막걸리 한잔 하고 천황산으로 오르면 된다. 

요거이 원추리나? 아니면 나리꽃인가? 

천황산 정상 

소원을 빌게 참 많은가 보다. 돌무덤이 참 많다.

 

재약산 정상. 저멀리 걸어온 능선이 펼쳐져 있다. 

드넓은 사자평 

마지막 알탕자리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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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8/10 08:45 2009/08/10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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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2의 머독을 꿈꾸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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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제2의 머독을 꿈꾸는가?

 

충북지역 언론노조 언론악법 저지 총파업 돌입

 

전국언론노동조합(위원장 최상재, 이하 언론노조)이 7월21일 오전 6시부터 언론악법 폐기 총파업에 돌입함에 따라 충북지역에서도 21일 청주, 충주MBC, 청주방송지부가 전면파업에, 22일에는 청주, 충주KBS가 전면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에 돌입한 조합원들은 10시 청주 상당공원에서 충북지역 시민사회단체, 야3당 등 100여명과 함께 공동으로 '언론악법 저지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 "언론악법의 직권상정은 파국을 초래할 뿐"임을 밝혔다.

 

- 사진제공 전교조 충북지부

 

이들은 한나라당의 감언이설에도 불구하고 "언론법은 민생법이 아니라 재벌과 신문사에게 방송을 허용하는, 재벌과 거대 신문사에 뉴스를 편성할 수 있는 방송을 허용함으로써 정권과 자본에 유리한 독점적 여론을 형성, 장기집권과 기업 이윤 극대화를 도모하기 위한 정략적인 악법에 불과하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에게는 "더 이상 무모한 언론악법 처리에 연연해하지 말고 대국민 사과와 함께 언론악법을 당장 폐기" 할 것을, 김형오 국회의장에게는 "한나라당의 직권상정 압박이 정파적으로 악용되는 것이 뻔한 상황에서 권한 집행에 신중"할 것을, 민주당 등 야당 의원들에게는 "더욱 처절한 투쟁을 요구" 했다.

마지막으로 "화살대 하나는 쉽게 부러지지만 다발로 묶인 화살은 결코 꺽이지 않는다"는 비유를 들며 "모든 민주세력이 하나가 되어 언론악법을 저지하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투쟁"에 나설 것임을 밝혔다.

 

기자회견을 마친 파업조합원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앞으로 집결, ‘100시간 끝장 총파업’에 돌입한다. 언론노조의 총파업은 집회 뿐만아니라 자전거 대행진, 도심선전전, 삼보일배, 촛불문화제, 철야농성 등 다양한 형식으로 6월 국회 회기가 끝나는 7월25일까지 진행될 예정이다.

 

한나라당의 언론악법 중 가장 큰 독소조항은 '재벌과 조중동 등 수구 족벌신문사가 방송뉴스 사업(지상파, 보도전문채널, 종합편성채널)까지 진출할 수 있게 한 내용'으로 언론노조에서는 언론악법이 통과될 경우 '△여론다양성 훼손 △사영화된 방송체제로 변질 △대자본에 의한 지역방송, 지역신문의 고사 △신문시장의 불법 탈법에 면죄부 △정부와 조중동의 언론지원기구 장악 △사이버 모욕죄 도입으로 인터넷 공간 위축 등 가시적인 폐해들은 물론 여론시장 자체가 재벌과 조중동, 그리고 이명박 정권의 시각으로 재편돼 국민의 눈과 귀와 입이 막히게 되는 민주주의 후퇴'로 이어질 것이라 지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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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21 13:17 2009/07/21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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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영산 - 조봉산을 거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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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북에서 가장 아름다운 계곡 중 하나가 사담계곡이다.

그 계곡의 바로 정면에 위치한 산이 낙영산이다. 멀리 화양계곡과 아쁜 도명산이 이어져 만나는 낙영산과 가령산으로 이어지는 산행코스는 정말 아름답다. 다만 가령산의 경우 보호구역으로 설정이 되어있어 아쉬울 뿐이다.

 

오늘의 산행코스는 공림사에서 출발, 오른쪽으로 돌아 낙영산 정상으로, 조봉산으로 이어지는 길이다.

아침 8시 30분 산행을 시작한다. 다행히 여름 땡볕이 구름에 가려 있다. 그렇지만 온도는 30도를 웃도는 살인적인 더위다. 산 초입부터 시작된 깔딱고개는 사람 잡는다. 운동을 제대로 못했다는 일행이 10분도 안되 축 퍼진다. 어거지로 끌고 올라가는 데 정말 오랜만에 두꺼비가 나타난다. 정말로 오랜만이다. 엘리제도 반겨준다. 새미클라이밍을 하듯 오는 낙영산은 바위와 수풀이 어우러져 정말 이쁘다.

 

옥에 티. 산이 이쁘다 보니 많이들 오나 보다. 그런데 등산로를 정비하지 않아 앙상한 소나무 뿌리들이 땅위로 드러나 있었다. 얼마나 아플까?

 

한시간여를 거쳐 오르자 헬기장이 나온다. 헬기장을 지나 조금 더 가자 낙영산 정상이다. 역시나 정상에서의 조망은 없다. 지친 몸 오이와 과일로 목을 축이고 다시 길을 나선다. 코뿔소 바위를 지나자 아찔한 암산이 마주한다. 묘봉의 1/3 쯤 되는 아찔함에 몸이 살짝 긴장을 한다.

 

자연 암벽을 이용해 쌓았다는 괴산 미륵산성을 지나, 암릉구간을 지나 조봉산을 눈앞에 두고 한 고개를 옆으로 우회하다 동굴을 만난다. 마지막 고비를 지나 조봉산에 마주한다. 역시 조망은 꽝이다.

 

세시간여의 산행에 느긋하게 점심 판을 벌이다. 상추에 고추에 오리불고기에... 먹구죽자 산악회 답다. 늘어지게 점심을 먹고 하산길에 오른다. 40분여의 하산길은 정말 가파르다. 몇 번을 넘어질뻔 한다. 거꾸로 올랐으면... 정말 깔딱이다.

 

 

  공림사 앞 낙영산 안내비

  질긴 생명력. 바위틈에서 소나무가 자태를 뽐내고 있다.

  이놈 오늘 네번을 만났다. 두꺼비 녀석

  엘리제? 맞을껄

 

  등산로 정비해야 한다. 소나무가 죽어가고 있다.

  저 앞이 도명산이다.

  코뿔소 바위

  시원한 얼음 동굴

  암릉 구간

  많이 아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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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7/06 13:04 2009/07/06 1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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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냈다. 우진가족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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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해냈다. 우진가족 파이팅

 

54일간의 투쟁, 우진교통 한판승으로 마무리

 

다윗 우진교통과 골리앗 주택공사의 한판 투쟁이 마무리 됐다.

2008년 9월 대한주택공사(이하 주공)의 동남택지개발계획 발표, 우진교통 차고지 강제수용 위기, 2009년 5월 7일 주공 충북본부 앞 무기한 천막농성 돌입,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 하루 세차례 108배, 주 2회의 집중집회 및 대시민 선전전, 차량 선전전, 가족과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연대 집회 등 54일간의 투쟁이 우진교통의 승리로 마무리 됐다.

 

우진교통 노사는 6월 29일(월) 오후 1시 30분 주공 충북본부 앞에서 정리집회를 갖고 "우리는 해냈다. 우진가족 파이팅"을 외치며 승리를 자축했다.

홍순국 노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어느덧 마무리다. 너무나 감사하다. 동지여러분이 있어 승리를 이끌수 있었다. 동지들이 자랑스럽다. 무엇보다 앞장서서 투쟁한 김재수 대표에가 감사를 전한다"고 운을 뗀 뒤 "승리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표시가 나는 것은 하나도 없다.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걸려 결과가 나온다. 그동안 우리가 단결과 투쟁을 유지하지 못한다면 오늘의 성과가 수포로 돌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어 "자주관리기업 답게 구성원 모두가 함께 힘을 합치자"고 호소했다. 마지막으로 "청주시민들과 함께 투쟁해서 승리를 쟁취했다. 이제는 친절하고 편안한 우진교통 버스로 청주시민에게 돌려주자"며 본연의 자세로 돌아갈 것을 결의했다.

 

이정훈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장은 "동지들의 환한 웃음을 보니 너무 좋다. 지금부터 다시시작이다. 고참과 신입, 파업세대와 무파업세대로 나뉘지 말고 선후배 노동자로 서로를 이해하고 서로를 보듬어 안으며 단결하자. 서로 양보하고 하나가 되자"며 단결을 호소했다.

 

이번 투쟁을 최선두에서 이끌었던 김재수 대표이사는 "주공측이 우진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적으로 협조할 것을 합의했다. 우진 역시 토지개발 과정에서 주공측과 협력하며 상호 도울 것이다. 그러면서도 이후 주공 토공과의 통합과정과 인수인계 등에 합의사항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지 우리가 과정을 면밀히 지켜봐야 하는 과제도 남아있다"며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투쟁과정에서 보여준 동지들의 모습은 너무 아름다웠다. 가족분들과 민주노총 동지들에게도 감사드린다. 홍순국 위원장과 노조 대의원 상집 동지들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전하며 "54일만에 집에들어가 뜨거운 물에 몸을 푹 담그고 오늘 하루는 쉬고 싶다"고 심정을 밝혔다.

 

우진교통의 차고지 투쟁과 관련해서 우진교통은 1) 주공 본사로부터의 존치확인서, 2) 청주시청으로부터 종점지 차고지 활용에 대한 약속, 3) 주공 충북본부와 상기사항에 따른 세부적인 내용을 합의했다.

우진교통은 택지개발 사업에 수용되지 않으며, 존치부담금을 75% 감경받은 체 현 차고지에 그대로 존치된다. 또한 부족한 차고지는 청주시가 종점지를 우진교통이 차고지로 사용할 수 있도록 협조 하기로 했다.

 

가족과 조합원 모두 환호성으로 투쟁승리를 자축하고 있다.

조합원들은 집회 내내 연신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기획단들이 조합원들에게 '감사하다'며 큰절을 올리고 있다.

큰 절에 큰 웃음과 박수로 화답하고 있다.

이번 투쟁의 숨은 힘 "가족대책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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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30 12:43 2009/06/30 1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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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투쟁의 포문을 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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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투쟁의 포문을 열어

 

현장권력 쟁취! 실질임금 확보! 임단투 출정식 가져

 

화학섬유연맹 LG화학노동조합(위원장 주명국)이 2009년 투쟁의 포문을 열었다. 노조는 지난 5월 29일(금) 오후 7시 오창공장에서 충북지역노동자 몸짓패 '여명'의 공연을 시작으로 '현장권력 쟁취! 실질임금 확보! 지배개입 분쇄! 고용안정 쟁취! 09년 임단투 승리 출정식'을 500여명의 조합원들이 모인 가운데 황성동 사무국장의 사회로 힘있게 진행했다.

 

류재홍 수석부위원장은 임단협 진행경과를 보고하는 자리에서 "노조는 임금 5.5% 인상과 단체협약 18개 조항을 요구"했음을 밝히고, "지난 5월 8일 1차교섭을 시작으로 청주, 오창, 익산공장 순회 교섭을 네차례 진행"했음을 보고하였다.

 

주명국 위원장은 대회사를 통해 "LG화학이 사상최대의 흑자행진을 하고 있는 현재도 교섭석상에서 사측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 하고 있다. 경제위기인 작년 1조원의 순이익을 올리고, 1사분기에도 5천억, 2사분기 4천억의 이익을 내고 있다. LG화학이 어렵다면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은 망했어야 한다"며 사측의 고통분담 이데올로기에 일침을 가했다. 이어 "우리는 LG화학의 발전에 맞게 조합원의 임금, 복지, 고용도 비례해서 대우해 달라는 것이다. 이번 임단투는 조합원과 함께 서두르지 않고 당당히 교섭에 임하겠다. 함께 어깨걸고 한목소리로 단결하고, 투쟁하고, 쟁취하자"고 호소했다.

 

이어 쌍용차 투쟁에 힘있게 결합하고 급히 달려온 문예일꾼 박준의 공연과 민주노총 충북지역본부, 화학섬유연맹의 연대사, 석달여 오늘 하루를 위해 연습을 했다는 익산지부 몸짓패 '태풍'의 공연이 이어지며 임단투승리를 염원했다.

 

선거구별 깃발 입장에 이어 염기유 대의원은 투쟁결의문을 낭독 "09년 임단투 과정에서 전략적 연대를 강화하고 전조합원의 단결력 강화를 위해, 한사람의 낙오자가 없이 끝까지 투쟁할 것"을 결의했다.

 

문예일꾼 박준이 조합원들과 함께 어울림 한마당을 만들었다.

함께 어깨걸고 단결로 승리하자

익산지부 몸짓패 "09 임단투 반드시 승리합시다"

1800여 조합원 단 한명도 낙오없이 투쟁으로 쟁취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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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6/01 13:27 2009/06/01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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