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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이 오면

참신나는 소식을 열면서

그 날이 오면

 

충격적이었습니다. 가슴이 먹먹했습니다. 멍해졌습니다. 다시 정신을 차렸습니다. 그리고 이내 멍해졌습니다. 발걸음이 무거웠습니다. 정신은 그곳에 있었습니다. 몸이 한 발 늦게 도착했습니다. 경찰이 있었습니다. 소리치기도 어렵습니다. 말을 할 수도 없습니다. 자칫 쫓겨날 수도 쫒길 수도 있습니다. 꽉 막힌 그곳을 보니 호흡이 가쁩니다. 아무 것도 할 수 없었습니다. 뭉치지도 못합니다. 모일 수도 없습니다. 모인 것처럼은 보입니다. 사실 그들이 몰아둔 것입니다. 하지만 항의할 수도 없습니다.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눈물은 죽은 자를 위한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피눈물도 흘렸습니다. 그 죽음뿐만 아니라 다른 죽음을 배웅한 저 잔악한 이들 때문에 피눈물을 흘렸습니다. 그 마음도 몰라준 채 미사일이 창공을 나릅니다. 하지만 그것이 슬픔을, 시선을 돌리지 못하고 빗겨갑니다. 푸른 기와로 향하지 않아 애석할 따름입니다.


하루가, 또 하루가 지납니다. 언젠가는 이 고통이, 이 분노가 저절로 사그라질 날이 올 것입니다. 그러나 하루가, 또 하루가 길어집니다. 목에서는 피냄새가 올라오고 코끝은 망치로 두들겨 맞은 듯 찡합니다. 보고 싶지 않은 것을 보고 있는 두 눈알은 시력을 잃어가고 있습니다. 몸은 지치고, 또 지칩니다. 온 몸에 모든 구멍을 봉해 놓은 것 같습니다. 이제는 양보할 곳도, 뒤로 물러날 곳도 없습니다.

 

가진 자들은 춤을 춥니다. 더 가질 수 있어 춤을 춥니다. 밟을 수 있는 것들이 있어 더욱 푹신하게 춤을 춥니다. 약한 자들도 춤을 춥니다. 없는 자들도 춤을 춥니다. 미천하고 박해받는 이들도 춤을 춥니다. 우리에게 음극과 양극의 전류를 흘려 미치게, 아니 춤추게 하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그 미친 춤을 추고 동공이 풀리면 우리들은 쓰러져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두려워 할 필요가 없습니다. 우리들은 여전히 살아있고 살아낼 것입니다. 자유를, 고귀한 자유를 간직해야 하는 이유를 알았기 때문입니다. 경제와 맞바꿀 수 없는 인간의 자유와 존엄이 무엇인지 알았기 때문입니다. 그들은 그것을 노립니다. 그래서 육신을 앗아 갑니다. 그리고 정신을 파내어 갑니다.


늘 몸조심하십시오. 그리고 잡혀가지 마십시오. 그들에게 현혹되지도 마십시오. 하지만 기억합시다. 잊지 맙시다. 어제와 오늘을. 다가올 내일은 담담하게 준비합시다. 늘 준비합시다. 그리고 가까운 슈퍼로 갑시다. 촛불과 종이컵을 사둡시다. 하지만 너무 서둘러 종이컵에 구멍을 뚫지 마십시오. 그들의 가슴을 뚫어 버릴 때까지는 우리의 분노를 조금 더 모아둘 필요가 있습니다.



뱀발: 원고 보내면서, 삼성, 이것들 조져야 되는데, 생각만 하고 있고. 일단 까먹지 말자. 삼성. 그리고 대법원 법정의 맨 오른쪽에 살포시 두손 모으고 앉아 있던 신영철도 옵션으로 줘 패야될 듯. 원고가 내용은 없으나, 기동성은 빨라지면서 찌라시에서 삐라로 한층 무게감을 덜고 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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