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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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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이 커지는 명작그림책.. 자꾸만 자꾸만 생각이 커진다. 머리아프다...


 

룰루는 아기늑대.

어느 날 밤 처음으로 아저씨 늑대랑 사냥을 나갑니다.

그런데 아저씨 늑대는 노환인지 잘 못보고 바위를 들이받아 즉사를 하십니다.

 

난감한 아기늑대 룰루는 어찌어찌 토끼 톰에게 도움을 청하고

현명한 톰은 룰루와 함께 아저씨 늑대의 시신을 땅에 묻습니다.

 

이렇게 서로 친구가 된 룰루와 톰

재미있게 놉니다.

톰은 룰루에게 낚시도 가르쳐 주고, 재미있는 놀이도 합니다.

예를 들어 늑대 무서워하기 혹은 토끼무서워하기..

이렇게 늑대 무서워하기 놀이를 하다가 톰은 진짜로 너무나 무서워서 집으로 도망가서 숨어버립니다.

룰루출입금지 라고 하곤 말이죠.

 

룰루는 다른 친구를 찾아 쓸쓸히 밤길을 가다가

그만 제 동족도 몰라보고 토끼인줄 알고 뛰쳐오는 늑대떼를 만나 숨이 턱에 차게 뛰어 숨습니다.

너무나 무서웠습니다. 그리곤.... 톰을 생각합니다.

너무나 무서웠겠구나.. 다신 늑대무서워하기 놀이를 하지 말아야지..

그렇게 그렇게 톰과 룰루는 다시 친구가 되어 다정하게 이야기는 끝이 납니다.



먼저.

이 그림책이 "나와 타인"을 주제로 간택되어진 것인데 ..좀 씁쓸 했습니다.

늑대가 초식인가? 초식으로 바뀔 수 있나? 정체성의 혼란이 오는 건 아닐까?

별별생각이 다 떠오르면서

에스키모가 물개를 잡아먹는걸 보고 야만이라고 하여야 하나? 생존이라고 하여야 하나? 했던 뭐 그런 갈등을 주는 영화도 생각나고 했습니다.

그리곤........................................................................................ 진정한 타인을 이해한다는 것은 타인의 전부를 인정하는 게 아닐까? 뭐 그런 생각도 났습니다. 아이들 그림책인데 그저 토끼가 아닌 뭐 너구리같은 거 잡아먹고 사는 걸로 해서 룰루랑 톰은 사이좋게 잘살았습니다 뭐 이렇게 끝나도 좋은거 아닌가? 그런 생각도 났습니다.

 

하지만. 다음 순간.

갑자기 한 친구가 자신은 이 그림책을 여남관계의 설정으로 보았는데, 그렇다면 룰루가 가해한 적인 없는 순결한 늑대이기 때문에 이러한 결론이 가능한거냐 뭐 그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별 생각없이 '먼저'의 내 생각들을 이야기했습니다.....그리고 하루가 지나서 다시 생각해보니.

이야기가 마구 엉키더라구요.

 

그래서 어디서 엉켰는가 했더니.

우리가 흔히 말하는 남성성과 여성성이란 것을 룰루의 육식성같은 '본성'으로 생각하는지에 대해 동의한 바가 없기 때문이었습니다.

 

에고 점점 수습이 안된다. 그냥 그 친구한테 내가 잘못 이해했었다고 말로 할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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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5/10 14:06 2005/05/10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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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Subject: 룰~루! Tracked from 2005/05/11 23:51

    * 쭌모님의 [룰루] 에 관련된 글입니다. 하하하~. 룰루 보면서 쭌모님의 다양한 생각의 나래가 느껴져요~! 전 단순해서 '여남관계'밖에 안보이던데... 다시 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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