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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쭈에 대한 몇가지 의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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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살 쭌이는 어린이집 7세반에 다닌다.

내년에 학교준비를 해야해서 그런지 어린이집에서 얼마전부터 매주 1개씩 동시외우기를 한다.

 

처음 동시가 적힌 종이를 받아왔을 때,

나도 쭌이도 신이나서 주말내내 '민들레'를 외치며 동시를 외웠다.

그러나 그도 잠시 두주쯤 지나자 쭌도 나도 동시외우기에 흥미를 잃었다.

 

아이들이 모두 상태가 비슷했던지

선생님께서는 동시외운 아이들에게는 도장 하나씩을 찍어주기 시작하셨다.

예전에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때는 포도알 붙이기 같은걸 했었던것 같다.

 

처음 얼마동안은 누가 도장이 몇개인지, 이번주에는 도장을 받았는지 관심을 가지고

쭌이는 다시 동시외우기에 돌입했다.

 

그리고 또 얼마쯤 지났을까?

도장 역시 쭌이의 흥미에서 벗어났고,

일요일 저녁쯤이면 동시외우기를 해보기자고 권유하는 나를 쭌은 왕무시한다.

지난 주 금요일 쭌의 선생님은 월요일 동시외우기의 상으로 '마이쭈'를 걸었다.

 

이 마이쭈에 대한 아이들의 의견은 이렇다.

 

쭌:금요일 선생님의 제안이 있자 그날로 가게에 가서 마이쭈를 사먹는다.그리곤 동시 외우기는 잊었다.

쭌의 친구 준완: "나 마이쭈 싫어해"

쭌의 친구 선경: "난 공부같은거 안해요~"

 

7세가 되면, 엄마들과 담임 선생님들의 마음은 불안해 진다.

학교에 들어가서 줄긋기를 먼저 하던 우리때와는 달리, 요즘은 1학년 첫시간 담임선생님이 칠판에 이름을 써주시면 대부분의 아이들이 다 읽는단다.

숙제도 칠판에 써주시면, 아이들이 알림장에 빼껴 적어오게 하고,

그래서 방과후 선생님을 하던 선배말이 아이가 계속 다른 아이들보다 늦게 오길레 상황을 알아봤더니만

칠판에 적힌 숙제를 배껴쓰느라 시간이 오래걸려서 였다고 한다.

 

상황이 그러하다보니 이런 문제를 두고,

학교 교육이 잘못되었으니 교과과정을 정상적으로 운영해야한다거나 하기에는 내 아이가 읽고 쓰기를 마스터 하지 않고 초등학교에 들어가게 되면 겪을 고초가 어떠할지에 대해 상상이 가능함으로 부모는 갈등하게 된다.

 

다행스럽게도 별다른 사교육없이도 아이가 어렵지 않게 한글을 마스터 하게 되면 한숨돌리지만,

많은 아이들은 사교육비를 들여 특별한 문자교육,"공부"를 해야한다.

 

이 특별한 문자교육을 하기위한 고육지책으로 도장이나 마이쭈가 등장하기도 하는데

강화물이 교육에 주는 효과에 대한 학문적 결론을 보지 않더라도

몇몇 아이들에게 마이쭈는 매력적이지 않다.

 

그럼 어떻게 해야하나?

두가지 문제가 남는다.

하나는 "왜"이다.

아이들에게 문자교육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왜"그걸 해야하는지.

아이들 스스로 생활의 필요에 의해 동기가 유발되어야 하는 것이다.

사실 그건 누구나 알고 실천하고 싶은 훌륭한 교육의 방법이다. 하지만 그렇게 하기 위해선 아이들 개개인의 욕구와 흥미를 파악해야 하는 까다로움이 남는다.

 

또하나는 "그럼에도"이다.

나는 일반적으로 아이들은 많은 상호작용과 그림책읽어주기를 많이 하면 대부분 7세 전에 문해를 할 수 있을거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이 생각속에는 "일반적으로" "평균" "정상"이라는 개념이 들어가 있다. 때문에 평균에서 벗어나는 아이들은 "비정상"의 범주에 들어가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생각은 아이들을 "정상"의 범주에 넣으려고 노력하게 만들고,  아무래도 안되는 아이들에겐 "장애"라는 딱지를 붙여주게 된다.

 

어디선가 "장애아"나 "장애우"라는 말 대신 "특별한 도움이 필요한 아이"라는 용어를 쓰는 것을 보았다.

그저 특별한 도움이 있으면 우리와 함께 살아가는데 어려움이 없는 아이들. 그 특별한 도움을 우리의 몫으로 인정하는 것이 평균분포도 안에 있는 우리 아이들 모두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방법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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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09/14 11:14 2005/09/14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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