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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3/17
    민노-진보, 울산 북구 단일화에 '단일화'가 없다
    민주희망
  2. 2009/03/17
    한국정치, <다비치>의 '유능함'에서 배워라
    민주희망

민노-진보, 울산 북구 단일화에 '단일화'가 없다

민노-진보, 울산 북구 단일화에 '단일화'가 없다
 
[안일규의 Talk About] 단일화를 둘러싼 진보 언론들이 외면하는 진실들
 
안일규
 
 
4월 재보선이 한쪽에선 달아오르고 한쪽에선 지나치게 무관심하다. 진보진영과 언론들은 '달아오르는' 것으로 열심히 만들려는 반면 유권자들의 반응은 시베리아 벌판에 가깝다. 'MB 1년 심판'이라고 하기엔 너무나도 초라한 재보선 분위기다.
 
이러한 시점에서 울산 북구 현역의원이었던 한나라당 윤두환 의원이 결국 의원직을 상실했다. 과거 '진보정치 1번지'였던 울산 북구에서 재보선은 진보진영에겐 지푸라기라도 잡을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 셈이다. 그러나 진보진영의 울산 북구 탈환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단일화'를 둘러싼 문제 때문이다.
 
후보만 단일화하면 다 되나? 정작 단일화할 곳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민노당과 진보신당 모두가 후보를 내려는 울산 북구엔 두 당 모두 상징적인 인물들이 출격한다. 민노당에는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으로 민노당 다수파인 NL의 대표적인 인물이다. 진보신당은 조승수 전 의원, 분당 논리였던 종북주의를 가장 먼저 내걸었던 인물이다. 두 후보는 종북주의로 촉발된 민노당 분당에서 서로 대립이 가장 심했던 인물이다. 물론 민노당에는 지난 총선에서 31%를 획득했던 이영희 중앙당 최고위원도 출사표를 던졌지만 사실상 이번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의 구도를 대다수 정치전략가들은 김창현 대 조승수로 내다보고 있어 누군가로 단일화될 것인지 초미의 관심사가 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후보 단일화가 아닌 유권자의 단일화다. 먼저 과거 진보정치 1번지였던 울산 북구였던 만큼 노동자들의 단일화를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 정작 이들은 단일화가 되기보다 더 분열되고 있다. 현장의 분위기는 만약 조승수 진보신당 후보로 단일화될 경우 민노당 지지 노동자들은 "조승수 심판을 위해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이며 진보신당 지지 노동자들은 역으로 민노당 후보 심판을 위해 한나라당 후보를 찍겠다는 상황이다. 양당 지지자들의 서로에 대한 감정의 골이 심한 상태다. 물론 울산 북구 노동자들 중 특정 정당 지지는 민노당이 가장 많다. 그들의 시각에서 분담의 주범이었던 조승수 전 의원으로 후보 단일화될 경우 역투표 혹은 징벌 투표가 가장 심하게 나타날 전망이다.
 
▲ 민주노동당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좌), 진보신당 조승수 전 의원(우)     © CBS노컷뉴스

노동자가 아닌 일반 유권자들의 단일화 또한 중요하다. 그런데 이들은 단일화보단 재보선에 대한 무관심에 가깝다. 게다가 진보정치 1번지라는 옛 명성과는 다르게 아파트 건설 등으로 주민들이 대폭 물갈이되면서 진보정치를 열망하는 에너지보다 무당파적 성향이 강하다. 이는 주변 부산, 경남 지역보다 높은 친박 지지율에서 드러난다. 한나라당과 진보진영이 아닌 친박에 대한 지지로 표현되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서 친박연대에 대한 정당투표가 18%나 되었던 울산은 이후 줄곧 여론조사에서 차기 대권주자로 박근혜에 대한 지지율이 40% 이상을 기록해왔고 최윤주 친박연대 울산시당 위원장이 지난 총선에 출마해 22%나 얻어가기도 했다. 친박연대는 사실상 최윤주 울산시당 위원장을 재출마하기로 낙점된 상황이다. 최근 울산의 분위기를 기자에게 전해온 한 정치전략가 역시 "울산 북구 주민들은 사실상 이번 재보선에 관심 자체가 없다"고 말했다.

단일화 방식에 대한 합의도 없고 명분도 약하다. 민노당은 민중경선제를 주장하는 반면, 진보신당은 사실상 오픈 프라이머리를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진보신당이 내거는 오픈 프라이머리는 그동안 진보진영이 정당정치 발전을 저해한다고 비판하고 반대해오던 방식이어서 오픈 프라이머리를 내세울 명분이 약하다.

여기에 분당 당시 민노당을 종북주의로 낙인 찍으면서 극우파 정당으로 규정했던 진보신당으로서는 민노당과의 후보 단일화가 '진보진영 단일화'라기보다 정치 야합일 수 밖에 없다. '명품 진보'를 위해, 진보진영의 발전을 위해 분당할 수 밖에 없었다는 진보신당의 분당 명분마저 약해진다. 진보신당의 존재 자체가 문제되는 셈이다.

무엇보다도 암울한 것은 진보 후보가 당선된들 변화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진보정치 1번지'의 옛 명성이 사실상 무너진 울산 북구에서 진보진영은 우울하지 않을 수 없다. 첫 째로, 이번 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자력 당선도 어려울 뿐더러 민노당과 진보신당의 각 주자로 나오는 김창현 위원장과 조승수 전 의원이 공감하는 'MB 심판'과도 거리가 멀다는 것이다.

친이 성향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가 사실상 울산 북구로 출마 쪽으로 마음을 잡았다는 언론 보도가 사실이라면 박 대표가 일말의 당선 가능성을 내다봤다고 할 수 있다. 울산 북구에서 재보선 반응 자체가 '무관심'에 압도적이어서 진보진영이 내걸 'MB 심판'이 먹히지 않는 상황이며 작년부터 두드러지는 친박진영의 고공 지지율은 사실상 진보진영 단일후보의 자력 당선 가능성을 스스로 갉아먹는 상황에 이르게 했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암울할 수 밖에 없는 결정적인 이유는 '진보정치'에 대한 기대가 없다는 것이다. 조승수 등 민노당 인사들을 북구 구청장 등의 선거에 당선시켰음에도 노동자들을 위한 정치가 울산 북구에서 딱히 된 것이 없다. 그 결과 많은 울산 북구 노동자들이 진보정치에 실망했고 진보정치에서 희망과 변화를 기대하지 않게 되었다. 이는 지난 해 분당과 합쳐지면서 보수진영의 후보가 한나라당과 친박연대로 분열되었음에도 42 : 31 : 22로 11%차 대패를 거둔 것이다. 울산 북구 민심의 진보정치에 대한 '징벌 투표'였던 셈이다. 'MB 1년 심판'을 내세운다고 지금이라한들 분위기는 작년과 다르지 않다.

지금 진보양당이 울산 북구에 보여줄 것은 진보정치 1번지라는 명성에 걸맞지 않는 진보정치로 울산 북구의 유권자들을 실망시킨 것에 대한 반성과 새로운 희망에 대한 제대로 된 비전 제시가 우선되어야 할 것이다. 패배를 하더라도 올바른 패배를, 이기더라도 앞으로의 비전을 보여줘야 할 때가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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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정치, <다비치>의 '유능함'에서 배워라

한국정치, <다비치>의 '유능함'에서 배워라
 
[안일규의 Talk About] 실력파 여성듀오 <다비치>를 통해 본 한국정치
 
안일규
 
 
여기 한 가수가 있다. 선 음원공개때부터 음악사이트의 여러 차트 상위권을 장악하더니 컴백 후 미니앨범 활동 2주만에 에서 1위에 해당하는 3월 3주차 '뮤티즌송'을 수상했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그들은 요즘 대세인 '아이돌'이 아니다. 혹시 오랜 경력? 그것도 아니다. 작년에 데뷔한 그들은 이제야 '신인'의 신분을 벗었을 뿐이다.
 
▲  여성 듀오 그룹 <다비치> 멤버 이해리     © 다비치 다음 팬카페 Girls High
주인공은 바로 실력파 여성듀오 <다비치>다. 지난 해 활동곡 "미워도 사랑하니까", "슬픈 다짐", "사랑과 전쟁"을 모두 히트시킨 그녀들이 미니앨범 를 들고 컴백했다. 강력한 '아이돌 대세론'으로 한동안 비아이돌 그룹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던 것과 달리 다비치는 새로운 앨범을 내자마자 발라드와 댄스가 결합된 타이틀 곡인 '8282' 뿐 아니라 활동곡이 아닌 '사고쳤어요'까지 각종 음악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면서 '아이돌 대세론'을 무력화시켰다. 이제 막 신인에서 2년차 그룹이 된 여성듀오 <다비치>의 이유있는 돌풍은 어디서 왔을까.
 
"2008년 노래 잘하는 여자 가수가 등장했다"
 
지난 한 해 '노래 잘하는 여자 가수'가 등장했다고 하면 모두가 <다비치>를 언급했다. 모두가 노래가 아닌 얼굴로 가수를 하고 앨범을 파는 상황에서 '노래 잘하는' <다비치>의 등장은 주목받지 않을 수 없었다. '노래 잘하는' 가수 본연의 모습을 보인 다비치는 "실력이 있으니 무대가 빛이 나는"게 당연했다. 지난 한 해 활동했던 '미워도 사랑하니까', '슬픈 다짐', '사랑과 전쟁' 세 곡 모두 연속 히트를 기록했고 Mnet KM 뮤직페스티벌 여자 신인상, 제23회 골든디스크상 디지털음원부문 신인상, 서울가요대상 신인상을 수상해 지난 한 해 신인상이란 신인상은 거의 쓸었다.
 
지난 한 해 <다비치>가 보여준 모습은 원칙과 기본이었다. 가창력에 승부를 거는 가수이자 예능에는 거의 보기 드물고 TV에선 매번 가수로서 노래를 부르는 데 충실했다. 툭하면 겸업과 전업을 일삼는 요즘 연예계에선 보기 드문 행보다. 연기자라면서 '발연기'를 선보이지는 않는지, 가수임에도 가수로서의 활동보다 연기자 등 다른 활동에 더 몰두하지는 않는지. 잘 하지도 못하면서 말이다. 이미 연예계에 있어 원칙과 기본은 없어진 지 오래다.
 
▲ 여성 듀오 그룹 <다비치> 멤버 강민경     ©다비치 다음 팬카페 Girls High
그럼에도 <다비치>가 원칙과 기본에 충실했던 것은 실력이 있었기 때문이다. 실력이 있다면 원칙과 기본에 언제나 충실할 수 있으며 위기 속에도 일관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 그들에게 붙은 "'가창력으로 승부를 건' 여성 듀오"라는 타이틀은 이를 언제든지 증명하고 있다. 반면 요즘 연예계나 사회에서 원칙과 기본에 충실할 때를 찾아보기 어렵다. 상업성과 변절이 판칠 뿐, 눈을 씻고 봐도 실력에 기반한 모습을 찾을 수 없다.
 
총체적 난국의 한국정치, '유능한' <다비치>를 모델로 삼아라
 
정치도 마찬가지다. 이명박 정부가 촛불집회 등으로 거대한 국민들의 반대에 부딪치고 역대 정권 중 가장 낮은 지지율에서 허우적 하고 있어도, 민주주의 정치의 핵심이 '반대세력'임에도 야당들의 지지율은 바닥 수준으로 국민들에게 이미 외면받고 있다. 왜 그런가? 바로 실력이 없기 때문이다. 지난 10년동안 실패했던 민주당, 비전을 제시하지 못한 민노당과 진보신당이 유능하지 않기 때문에 국민들의 시야에서 사라졌다. 4월 재보선을 앞두고 야권이 열심히 지피고 있는 'MB 심판론'이 통하지 않는 건 지극히 당연한 일이다.
 
거침없이 나가는 여성듀오 <다비치>를 보면서 한국정치는 느끼는 게 없을까. 지난 해 '신인 같지 않은 신인', '무서운 신인'으로 불렸던 <다비치>를 보면서 "유능한 세력"만이 국민 다수와 정치시장에서 배제된 이들을 포용하고 통합하지 못하는 현 정치질서를 깰 수 있음을 확신하지 않을 수 없다. 아마 혹자는 무능하다고 할지라도 현존하는 야당들의 존재를 인정해야 한다고 할 게다. 그러나 실력 하나로 '아이돌 대세론'을 깨고, 컴백하자마자 각종 차트를 휩쓰는 <다비치>를 보고도 그렇게 말할 수 있을까. 유능한 정치세력, 유능한 정당을 창출하는 것만이 마치 대세론처럼 비춰지는 '박근혜 현상'을 깰 유일한 방법이다. 지금 필요한 것은 "어떻게" 유능한 정치세력, 정당있는 민주주의로의 한국 정치질서의 대전환을 할 것인가를 논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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