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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이름은 산하

여기는 우리집입니다. 오늘은 집에 온지 나흘째됩니다.

병실에서 조리원으로 그리고 드디어 실전을 행할 우리집으로 왔습니다.

열흘동안 집과 병원, 사무실을 오가며 쪽잠을 자고 부실히 먹던 산님에게 미안합니다.

산님에게 미안하고 나도 내내 불편했던 병원을 드디어 나오는데도

두려움에 두근두근 떨립니다. 아니 부들부들 떨리기까지 합니다.

배넷저고리도 맬 줄 모르고 아기 안는 것도 어설픈 초보 아빠 엄마만 사는 집에 아기는 잘 지낼 수 있을까요?

 

낮에는 산후관리사님이 오셔서 맛있는 집밥을 해주십니다.

아기 어르는 법, 수유하는 법, 목욕하는 법, 살림하는 법까지 그리고 명랑한 지지와 즐거운 경험담을 풀어주십니다.

좋아요. 그런데 저녁에는 퇴근하시니 그 때부터 문젭니다.

 

첫날밤,

신혼 첫날밤의 억만배 정도 떨립니다.

아기와의 첫날밤. 젖병꼭지 때문에 유두혼동을 걱정하면서도 아기가 우니까 그만 분유를 먹이고 푹 재웁니다.

둘째날 밤,

다시 유두혼동을 겪는 아기를 보며 기필코 엄마젖만 먹이리라 다짐합니다.

그런데 모유만 먹이니 배가 고파 한 시간마다 깹니다. 결국 새벽 늦게 넉다운 되었습니다.

지친 마음, 아기에게 오롯이 전달되는지 아기도 더욱 보채지요.

셋째날 밤,

엄마 곁에서는 더욱 잘 잔다는 말에 아기침대에서 내려 우리 곁에서 재웁니다.

아기가 뒤척이면 바로 손 토닥토닥을 해줍니다.

깨려다 다시 잠듭니다. 그래서 두시간마다 깨는 쾌거를 얻었습니다. 기쁩니다.

일희일비 하지 말자고 했지만 볍씨에게 고맙습니다.

 

오늘은 집에서 첫 주말입니다.

목포아버님, 어머님이 다녀가셨습니다. 그동안 고민했던 아기 이름을 확정하여 말씀드립니다.

음은 내가 짓고 뜻은 산님이 지었습니다.

산처럼 높은 마음, 강물처럼 겸손한 마음을 지니라는 뜻에 '산하'

아직 보름밖에 안 된 우리 볍씨처럼 모두에게 낯선 이름입니다.

아빠 엄마 입에도 아직 볍씨가 익어 '볍씨야' 부터 나옵니다.

 

그래도 조심스럽게 조용히 불러봅니다.

'산하야'

 

많은 사람들에게 기쁘게 불리우는 이름이 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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