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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통위 국회 경위 투입은 위법이다

한미 FTA 처리를 놓고 여야 대치가 한창이다.

 

어제(11/2, 수)도 한미FTA 처리를 놓고 외교통상위원회(이하 '외통위')에서 여야간 공방이 오갔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강기갑, 김선동 의원, 창조한국당 유원일 의원, 무소속(!) 조승수 의원 등이 한미FTA 강행처리에 반대하며 외통위 회의장을 점거했고, 소회의실에서 예산심사를 마친 남경필 외통위 위원장은 2시 7분 경 구두로 한미FTA 비준안을 상정시켰다.

 

그 과정에서 여야간 공방이 오가며 남경필 위원장은 무려 '질서유지권'을 발동시켰다. 논란이 생기자 남경필 위원장은 자신이 발동시킨 질서유지권에 대해서 명확하게 선을 그어 두 번이나 정의를 내렸다.

 

남경필 위원장이 정의한 질서유지권의 범위는, '최소한의 언론과 외통위 의원, 관련 부처 및 보좌진이며 외통위에 소속되지 않은 의원 등에 대해서는 내보내지는 않겠지만, 더 이상 들어오지 못 하도록 하겠다" 라는 것이었다. 언론, SNS 등에 따르면 이와 같은 언급을 최소한 두 번 이상 진행을 했다고 한다.

 

그 과정에서 다수의 국회 경위들이 언론과 야당 보좌진 등을 퇴장시키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 과정에서 마찰이 발생하자, 남경필 위원장은 "국회 경위는 질서유지를 위해서 내가 부른 것이다. 질서유지를 경위들이 하는건데, 경위들보고 나가라고 하면 어떻게 하나?" 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문제는 여기에 있다.

 

국회의 질서유지제도는 1) 질서유지권, 2) 경호권, 3) 가택권 으로 크게 3가지로 구분된다.

 

1) 질서유지권의 경우, 국회의장과 각 상임위원회 위원장의 고유 권한이며, 이는 회의장 질서를 문란케하는 의원에 대해 경고 또는 발언제재 등을 할 수 있는 권한(국회법 제145조 제1, 2항)과 질서유지를 위한 정회 및 산회(국회법 제145조 제3항)이다.

 

반면, 2) 경호권은 질서유지권과 달리 국회의장만이 행사할 수 있는 고유권한(국회법 제143조)이며, 국회 고유의 내부경찰권=국회 경위의 물리적 방법을 통해 회의 질서를 유지하기 위한 수단이다.

 

(가택권의 경우, 국회의 의사에 반해 외부인의 출입을 막는 권한이지만 논의와는 별개이므로 자세한 설명은 생략하기로 한다.)

 

앞서 밝혔듯이 국회 경위라는 내부경찰력을 동원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은 경호권 뿐이며, 경호권의 경우에도 본회의가 열렸을 경우로 한정하고 있다.

 

그러나 남경필 위원장은 '국회 경위를 통한 상임위원장으로서의 질서유지권 사용을 적법'하다고 언론 앞에서 강조했으며, 전임 국회의장 출신인 김형오 의원도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아무리 의회가 정치가 법보다 우선하는 공간이지만, Lawmaker와 그래서 그들이 만든 (혹은 다루는) 법 앞에서 초법적인가?는 완전히 범주가 다른 문제이다. 뿐만 아니라 쟁점 현안을 처리하는 상임위원회의 위원장과 전임 국회의장은 자신들의 월권에 대해 문제가 없다고 몇 번이고 못을 박았다.

 

설령 법률이 인정한 남경필 위원장의 질서유지권의 권위를 인정한다고 하더라도, 남경필 위원장이 할 수 있는 최대한도는 (이하 나열하는 모든 내용은 상당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 한하여) 회의장 출입자에 대한 제한 및 통제, 의원 발언 등에 대한 경고/제재/ 퇴장조치, 정회 및 산회 선포가 전부이다.

 

방금 언술한 내용은 (당연히) 국회법을 뒤져보면 나오는 조문들이다. 또한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입법부에 설치한 '국회 입법조사처'의 2009년 2월 <국회 및 주요국 의회의 질서유지제도>에도 해설되어 있는 내용이다.

 

이 보고서가 나오게 된 배경에는 당시 여야간 충돌을 줄이기 위한 방안의 하나로 질서유지제도에 대한 개정 논의)(소위 말하는 국회선진화?)가 진행된데에 따른다. 그리고 이같은 논의진행과 보고서가 제작된 2009년은 김형오 의장이 국회를 대표하고 있던 때이다. (이 논의의 시작도 일정부분 김형오 의원을 통해서 시작된 측면이 있다.)

 

그런데 김형오 의원은 잘 모르시는 듯?

 

(하긴 한나라당 의원들 대부분은 FTA가 왜 문제인지도 모르는 것 같지만. 그러니 한나라당 외통위 위원들이 한미 FTA가 체결되면 청년백수가 줄어든다고 그러지... 아 청년백수는 내 표현이 아니고, 한나라당 의원들 워딩이라고 함)

 

그러고보니 MBC에서 "구태정치 청산하자" 국회선진화 합의 어디로?  라는 보도를 냈던데... 물론 언론의 생리상 인화성 짙은 내용을 만들어서 까고 싶은 건 이해하지만. (사실은 물타기에 가깝다고 본다. 본질은 사라지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을 인화성 짙게 기사화 한 거니까. 그리고 이걸 통해 정치불신을 조장하니까)

 

(심지어 언론들 자신들조차 경위들에 의해 퇴거 당하고서) 뭐가 문제인지 찾아볼 생각도 안 한다는 건 정말이지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 그런 의미에서 검색 되라고 태그에 실명 써놓을테니 기자 분은 고민 좀 해주시길 바란다.

 

한미 FTA가 뭔지, 왜 문제인지, 통과시키면 미래가 어찌 될런지 아무런 공부도, 고민도 않고 무턱대고 잘 될 것이라고 이야기만 늘어놓는 한나라당 의원들도 심각한 문제지만, 이건 (현 국회의장의 표현을 빌리면) 정말 총체적 난국이다.

 

국회부터 불법자행하는 나라, 이래놓고 다른 이들에게 법 지키라고 할 수 있는걸까?

 

덧) 하아... 이런 글 써놔봐야 내일 되면 언론에 또 질서유지권이 발동됐네, 경위들을 동원해서 어쨌네 하는 기사 보게 될 듯... 망조망조...

 

덧) 하도 깝깝해서 입법조사처 홈페이지에서 자료 다운받아서 올린다. (아? 저작권 같은거 있으면 낭패 @_@?)

 

덧) 아놔... 제목 꼬라지 봐라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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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임의 함정

박원순 변호사가 야권 단일 후보가 되었다고 하더라, 흥행은 성공했고, 과정은 감동이었다고 이야기가 오간다.

 

우리나라 유권자의 상당수가 살고 있는 + 내년 총선, 대선을 앞둔 전초전 성격을 띄고 있기 때문에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 더욱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 같다.

 

결국 나경원  VS. 박원순 변호사 라는 여/야 선택의 구도가 됐다. 일반적으로 말하면, "여당과 현 정부를 지지하는 사람은 나경원 찍고, 그 반대인 사람은 박원순 찍어라" 이런 식이다.

 

정치는 프레임 싸움이라고 하고, 큰 그림이나 틀을 어떻게 짜느냐가 선거에 주요하다라는 것에도 (사실상?) 동의하긴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럼 그 안에서 정책을 검토하고픈 유권자나, 모 아니면 도 식의 답안지에 마킹하기 싫은 사람은 어쩌란 말인가?

 

최장집 교수의 논의를 빌려 ("백화점에 옷 사러 간 사람이 있어요. 근데 마음에 드는 옷이 없어요. 헌데 최선을 피해서, 차선을 산다는 건 이성적인 선택이 아니지요." 라고 백화점의 예를 들어, 08년 이명박 대통령의 당선 과정에서 무효표가 더 많았던 이유를 설명한 적이 있다.) 이야기하면, 내가 무슨 옷을 선택할지는 일단 나중 문제고 정권을 심판할 의사가 있으면 일단 야권 단일화를 통해 시장에 내 놓은 단일후보옷을 사라는 이야기이다.

 

구조적인 이유로 투표에 참여하지 않는 무효표도 승자에게 (보통 이런 경우 승자는 한나라당으로 대표되는 부류에게 돌아갈 가능성이 크고..) 돌아가는 것이기 때문에, 현 정권에 대한 심판에 동의하지만 후보를 고를 수 없는 입장에서는 "마음에 드는 옷 없으니 다음에 살게요"는 해답이 되지도 않는다.

 

이게 선거판에서 프레임 싸움이 가지는 최대 문제라고 생각한다.

 

박원순 변호사라서 안 되고, 다른 민주당 후보면 되고 그런 이야기를 하고픈게 아니다. (오히려 지금 누구로 단일화 되었는가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정권 심판/닥치고 반 한나라당의 프레임 싸움은 결국 유권자를 동원기재, 거수기로 만들고, 유권자가 가진 종이짱돌의 위력을 약화시킬 수 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군가는 말한다.

 

"그렇게 당하고도 아직도 정신 못 차렸느냐? 그런 식으로 하면 다음 정권도 한나라당 세상이다! 조직된 시민의 힘이 세상을 바꾼다" 라고 말이다.

 

그러니까, 나도 알고 있다.

 

선거전술, 혹은 현실정치에서 이런 방식이 유의미하고, 구도 대결로 갈 경우 얻는 이점들에 대해서 모르는 바 아니다.

 

단지, 그렇게 하기 때문에 놓치는 것들이 아주아주 크니까 이건 완전 함정에 빠지는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적어도 민주주의 하자는 거 아닌가? 이런 구도 대결에 손을 들어주는 순간, 4년에 한 번 투표 시작부터 끝까지만 왕 노릇 하는 시민 노릇을 계속 할 수 밖에 없게 되는데 말이다.

 

그나마 그 선택이 어떤 것이든, 후보가 누구든 간에 이런 방식으로는 늘 차선, 혹은 차악을 선택할 뿐이니까. 그게 참 안타깝다.

 

덧) 어쩔 수 없는데, 어쩔 수 있게 만드는 좋은 방법 없을까?

 

덧) 근데 그것도 의회에서 바꿔야 한다는게 함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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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말하지 말아요

연합뉴스 프랑스 여성단체 "아가씨라고 부르지 마"  기사에 따르면, 프랑스 여성주의 단체에서 "남성은 기혼자든, 미혼자든 '무슈'라는 단일 호칭으로 쓰면서, 여성에게는 미혼자에게 '마드모아젤', 기혼자에게 '마담'이라고 각각 부르는 것은 차별적"이며, 결혼이라는 사회적 제도를 통해서 여성을 판단하는 것이 옳지 않다고 판단하여 프랑스 사회를 상대로 호칭 문제를 정리하자며 주장했다고 한다.

 

(자세한 맥락을 잘 몰라서 삽질하는 거라면, 더 잘 아시는 분이 수정해주시리라 믿으며...) 읽으면서 '아~' 이랬다.

 

언어는 권력관계를 반영한다고 머릿 속에서는 인식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난 이런 생각을 못 했던 걸까?

 

이건 같은 맥락의 조금 다른 이야기일 수도 있는데, 21세기 현재 이남사회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이와 관련해서 익숙한 단어와 담론으로 '근로자'냐? '노동자'냐? 라는 논쟁이 있다. (노동자가 맞지 뭐 @_@)

 

덧) 더 길게 쓰고 싶지만, 일하는 중이고, 또 할 말 풀어내기 시작하면 소위 말하는 '우리 안의 파시즘' 까지 갈거 같으니까 시즌(?) 끝나고 다시 쓰든, 말든 해야겠다.

 

덧덧) 그나저나 왜 난 진짜 이런 생각 한 번도 못 했지 ㅠ_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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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어제 일 끝나고 빈소에 찾아 갔었더랍니다.

 

빈소로 향하는 길에 전태일 열사께서 영정 사진을 들고 있는 그림을 봤더랍니다. 이소선 선생님의 상주라고 써 있는데 아... 묘한 기분이 들긴 했습니다.

 

하지만 그거는 그거고.

 

누군가의 어머니,

 

또는 노동자의 어머니 등 관계로 호명되는 분 말고,

 

노동운동가, 활동가 이소선 선생님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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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담배 이야기 말고, 더 본질적인 이야기를 해 보아요

깰뱅이님의 [담배가 문제는 문제야!!!] 에 관련된 글.

 

담배 이야기는 말씀하신 바와 일치하는 면도 있고, 문제의 핵심이 아니라고 생각해서 더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저도 담배 외 이야기만 이야기 하자면,

 

과거의 급진적, 전투적 노조운동(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운동)과 최근 운동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고, 이에 대해 현재 운동의 장점에 급진적, 전투적 운동성을 접목시켜야 하지 않겠는가? 라는 말씀으로 보입니다.

 

문제의 포스팅을 쓰신 노동자혁명당의 당원 분께서는 댓글을 통해서 하시고자 했던 말씀의 핵심은 용역 깡패 등에 의해서 저항조차 힘든 상황에서 이에 대항할 대오를 조직해야 하지 않는가? 라는 뉘앙스로 말씀을 하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말씀하신 것처럼 과거와 현재를 단절하는 방식 등에는 고민이 있습니다. 저는 집회 참가자들의 자발성을 중요하게 생각합니다만, 마찬가지로 폐해들도 여럿 본 것 같습니다.

 

하지만 고민인 건, 전투적/비타협적 운동성이라는 것이 소위 말하는 철의 규율을 가진 노동자의 군대라든지, 블랙코드 등을 뜻하는 거라면 고민을 해보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흔히 아는 예로 노동해방포 등을 사용했던 예만 보더라도 폭력을 독점하고 있는 공권력을 상대로 물리력으로 대항하는 것은 쉬운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국가가 자행하는 폭력이 정당하다는 이야기는 절대 아닙니다. 다만 대항력을 갖추려고 해도 결국 물리력으로는 이기기 어렵다는 점이 맹점이지 않는가? 라는 이야기를 드리고 싶습니다.

 

그래서 물리력을 통한 투쟁의 우위는 여러모로 어려움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 말씀하신 바가 그런 이야기가 아니라 87년 체제 성립 전후에 갖추어졌던 급진적인 분위기와 조직력을 이야기 하시는 거라면 (실제로 통계? 등에 따르면 87년 이후 노조 조직력이 강해진 건 3년 정도라는 연구자료를 본 기억이 있습니다만서도...) 그 또한 문제가 있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전투적 현장성을 보존한채로 권위주의적인 속성을 해체하고 보다 민주적으로 나아갈 수 있으리라는 전망을 하셨습니다만, 그 전투적 현장성이 바로 적과 싸우기 위한 강고한 노동자 군대가 되는 것을 전제로 한 것이기 때문에 수직적 구조를 가진 유사군대의 형태를 벗어나면 실현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안은 보다 다른 방식들, 보다 다양한 시도들, 다른 논의들과의 조화 속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문제의 핵심은 그거라고 생각합니다. 

 
노동자혁명당 당원께서 댓글로 말씀하신 방식이나, 깔뱅이 님께서 말씀하시는 전투적 현장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가부장적, 혹은 비민주적 80년대식 운동방식을 전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사고의 회로판이 가져다주는 운동방식의 연장선에 있기 때문에 노동자혁명당 당원께서 쓰신 글이 내포하는 가부장성에 많은 사람들이 문제제기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이남사회의 운동세력들이 자랑스러워하는 것과는 달리 (선배 세대의 노력과 투쟁을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만) 한국의 전투적 운동성은 그렇게 전투적이지 않습니다. 많은 외국의 경우 총을 들고 싸우는 일이 태반입니다.
 
노조운동이 강성이었다는 시기에도, 또 학생대오가 전투조직을 운영하는 시기에도 우리 믿음과는 달리 그다지 급진적이지 않았다는 이야기입니다. 게다가 그 방식이라는 것이 그다지 민주적이지 않았고, 그 유산은 21세기 운동세력이 많은 부분 여전히 떠안고 있는 문제이기도 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만 말씀하신 바대로 "달을 봐야지 손가락을 보려고 하는가?" 라는 말씀은, 노동자혁명당의 당원께서 올리신 포스팅에 댓글을 단 많은 분들과, 트랙백을 날렸던 분들 또한 같이 이야기 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문제는 '전투적 운동성의 계승 및 구현'이 아니라 '전투적 운동성이라는 개념은 문제가 없는 개념인가?' 라고 생각합니다.
 
말씀하신 바를 빌려서 표현하자면 제가 특별히 "지랄하거나 낙인 찍으려고 하거나 빈정거리지"는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표현하기 매우 조심스럽습니다만, 큰 따옴표로 인용한 말씀이 문제제기를 했던 많은 분들이 소통의 의사는 없고, 지랄하거나, 낙인 찍는다고 보시거나, 빈정거리는 것으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받아들이시고 논지를 이어가시는 거라면 안타까운 일입니다만, 만약 그렇지 않다면 한 번 고민을 해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반드시 목표를 향해 통일된 행동으로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의 이유로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진보적 다원주의에 의해서 (소위 말하는 주요모순/부차모순의 구분 없이) 다양한 분야에서 동시다발적인 목소리를 내는 방향을 고민해볼 수는 없는 것인지 고민이 됩니다.
 
말씀하신대로 소통과 고민을 모아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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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담배가 문제라고 생각하시는 건가요?

모 블로그 에 올라온 글이 논란이 되어 본문에도 이미 몇 차례의 댓글이 올라왔고, 몇몇 분들이 트랙백과 포스팅으로 각자의 의견을 이야기 하고 있다.

 

왠지 모르겠지만, 어느새 담배가 화두가 되어 있는 것 같다.

 

해당 포스팅 에 대한 반응에 대해 지인이신 한 분이 포스팅을 두 차례 쓰셨는데 관련해서 잠깐 이야기하고자 한다. 

 

우선 담배와 흡연이 화두가 되고 있는 사안이니 잠시만 내 경우의 이야기를 하겠다. 지지난주 희망시국대회와 4차희망버스 과정에서 두 차례 똑같은 말을 한 적이 있다.

 

한 번은 "죄송하지만 담배 꺼주시면 안 되겠습니까?" 하고 개인에게 부탁한 거였고, 두 번째는 독립문 방면으로 진입하기 직전 서대문 부근에 대오 전체가 잠시 멈추었을 때 내가 낼 수 있는 최대한 큰 목소리로 "담배 피우실 분들은 대오 밖으로 나가서 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하고 이야기 한 거였다.

 

"끽연자가 니코틴 작용으로 얻을 심리적 위안을 위해서, 타르 등의 유독성물질이 섞인 담배연기가 내 폐포꽈리 사이사이로 스며들어 건강을 악화시키기 때문에 반대한다" 라고 굳이 이야기를 하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끽연을 취향의 문제로 보기엔 담배는 명백히 유해물질이고, 원치 않는 사람들이 끽연자로 인해 건강을 해칠 수 있기 때문에 좋지 않다고 생각한다. 노출의 자유나 반려동물과 함께 사는 것 등과 비교하기엔 범주가 다른 문제라고 본다.

 

(사족이지만, 과태료 물도록 고발을 하라시는데 그럼 희망시국대회 과정에서 시청광장 안에서 담배피시던 참가자 분들 사진을 다 찍어서 고발하라는 말인지 의아스러울 따름이다.)

 

담배 이야기는 여기까지 하고, 정말 묻고 싶은 것은 따로 있다.

 

해당 포스팅을 쓰신 분과 지인 분께서는 지금 많은 블로거들이 (아마 포스팅 하신 당사자와 지인 분, 그리고 문제제기를 하는 많은 분들은 내 생각에는 다들 활동가 혹은 그에 준하는 사람들이라고 추측한다.) 담배를 피우는 문제를 가지고 이야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

 

이 논의의 핵심은 명백히 해당 포스팅 의 논지와 사유방식에 대해 "문제가 있지 않는가?" 라고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

 

해당 포스팅 에서 가부장적 사고의 회로판으로 운동(방향)에 대해 바라보고, 해석하는 시도가 있었다고 본다. 위 포스팅 에서 전개된 (물론 나는 직접적으로 제기되었다고 생각하지만, 행간을 통해서라도 제기된) 가치판단에 대해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까지는 문제제기를 하고 있는 나의 생각이고, 혹시 해당 포스팅을 쓰신 분과 지인 분께서 여전히 집회시위 현장에서 담배를 피는 문제 때문에 여러 사람들이 트랙백에, 댓글에 며칠 째 문제제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신다면 안타까운 일이라고 생각한다.

 

덧) 해당 블로그는  특정조직의 공식적인 입장을 반영하는 곳 으로 (아마도 다수가) 추정할 것이다. 그래서 아마도 조금 더 공분(?)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은 아닐지 조심스레 여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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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대답은 없는겁니까?

가칭)노동자혁명당(추)님의 [요즘 집회문화에 대한 소감] 에 관련된 글.

 

(가칭) 노동자혁명당 추진위원회에서 일전에 블로그에 올린 집회문화에 대한 견해에 대해 나를 비롯해서 일단의 블로거들이 트랙백과 댓글로 우려와 문제제기를 표현했다.

 

지난 4차 희망버스에서 역시 노동자혁명당 추진위원회에서 나눠준 유인물을 받아서 읽었는데, 유인물 내용보다도 조직 이름을 보자 또 그 포스팅이 생각나서 지인들과 함께 관련된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이미 많은 분들이 댓글과 트랙백으로 의견을 표현하고 있으니까 더 이상 이야기 하는 건 그만두겠다.

 

다만 묻고 싶은 것은, (가칭) 노동자혁명당은 문제의 [요즘 집회문화에 대한 소감] 포스팅 이후에도 계속 다른 포스팅을 올리는데 왜 댓글이든, 해명 or 반박 포스팅이든 리액션이 없는가?

 

하다못해 공식적인 의견이 아니라면, 글쓴이에게 작성한 포스팅에 이런 문제제기들이 있는데 어찌 생각하냐? 하고 의견이라도 좀 전해주기 바란다.

 

개인적으로 5차 희망버스가 없길 바라지만, 혹여나 그 안에 (가칭)노동자혁명당의 리액션이 없으면 이 문제에 대해 내 견해를 찍어서 유인물 돌릴까 생각중이다.

 

덧) 이런 문제나 의견이 제시될 때 마다 쉬쉬하거나, 침묵으로 대응하는 것 같아 아쉽다는 댓글을 접해서 고민하다가 쓰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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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이 재기드 얼라이언스인 줄 아는건가?!

에밀리오님의 [부쩍 든 고민!!! @_@] 에 관련된 글.

 

시작은 그랬다.

 

크라브마가를 배우고 싶어져서 알아보다가 문득 1) 크라브마가 자체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을 죽이고, 이스라엘의 무장 점령을 공고화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2) 국내에서 크라브마가나 칼리 등 소위 유명하다는 살상기술을 가르치는 사람들은 대게 노사분규 현장에서 용역 일을 했던 걸 프로필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다시 말하면 나랑 언젠가 한 번은 마주쳤을 수도 있었다는 거지. 더 무서운 건 재수 없었으면 그냥 맞아서 골로 갔을거고...)

 

처음엔 크라브마가를 알아보기 시작했는데, 어째 PMC 삘이 느껴지는 회사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음, 네이버 등 포탈사이트에서 "PMC"를 검색하자 제일 먼저 나온 건 컨택터스 http://contactus.kr/index.html 라는 회사.

 

딱히 구경갈 필요는 없지만. 아예 PMC를 표방하고 있는데다 스폰서 링크... 다시 말해서 돈주고 검색노출이 되도록 만들어 놓은 곳이다.

 

해외사업은 사설용병업이고, 국내 사업이라는건... 시위진압이란다. 예전 폴리사아(!) 때도 그렇고, 이 회사도 그렇고. 곤봉에, 살수차에... 저걸 민간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해줬다는 건가? 정부가 정신이 있는건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공권력이 사용해도 문제가 있는데, 저걸 민간에서? 특히 이 회사에서 해 놓은 소리를 보다가 기가 막히던 부분은... 투기자본의 먹튀가 생기는 이유가 노동귀족들 때문이란다 ㅡ_ㅡ 노동귀족이라는 프로파간다도 웃기지만 이 회사 측 논리에 따르면... 가령 론스타 먹튀는 외환은행 노조의 강성 노동조합 행위 때문이 되는거다.  (사실은 사설 개그단체 아니냐?)

 

그리고 더 찾아낸 것이 블렛K (bullet k) 라는 PMC... 아예 방위산업청 블로그 기자단에서 이 회사에 대한 언급을 써놓았다. (방위산업청에서야 물론 버젓히 우리 의견이랑 상관없어! 라고 하긴 했지만... 참 재밌구나 이놈들아!)

 

말할 것도 없이 주요업무는 해외분쟁지역(파견나가있는 곳?)에서 민간 용병역활을 하는 회사다.

 

그리고 현재는 블렛K에서 파생되어 나온 회사가 하나 더 있다고 하고... (잘 모르겠지만 컨택터스라는 회사는 사설경비업체 느낌이 강하고, 블렛 K와 파생되서 만들어진 기업은 PMC 느낌이 더 강하다...)

 

대통령 직속 미래기획위원회에서 2020년까지 방산산업을 확대해서 수익모델을 만들겠다는 플랜을 세웠다고 한다. 그 장대한 나라살리기 플랜의 일환이 PMC 산업을 육성하는 것이라고 한다. 블루오션이라고 말이다.

 

정부가 나서서 PMC 를 만드는게 어떻게 민간기업인지도 잘 모르겠지만, 지금이 무신정권시대도 아니고 이게 무슨 짓거리인가 싶기도 하다. 것보다 이게 법적으로 가능한건지 도무지 난 믿기지가 않는다. 만약 이 모든게 합법이면 정말 정신 나간 짓거리라고 생각한다.

 

이런 현실보다 더 충격적인 건, 일부 사람들이 보여주는 시각이다.

 

검색을 하다보니 PMC에 지원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제법 있었다. 대게 지금은 Xe로 이름을 바꾼 블랙워터에 입사하고 싶어했다. 이유는 억대 연봉을 버니까와 폼나니까였다. 사람을 죽이는 걸로 돈을 버는 것에 대해 죄의식도 없고, 폼 나는 일이라고 생각하는 발상에서 일단 몸서리가 쳐진다.

 

그리고 주위의 반응 중에 이를 비판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세상 물정을 모른다", "EBS 강사냐?" 하는 식의 반응을 보이는 건 더 깜짝 놀라고 말았다.

 

재기드 얼라이언스 Jagged Alliance 라는 게임이 있다. 돈주고 용병들을 고용해서 독재자를 몰아낸다는 그런 내용의 게임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이 게임을 상당히 좋아한다.

 

게임 등 미디어 또한 이데올로기를 양산하는 매체라는 것에 동의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용인할 수 있는 선은 여기까지이다.

 

현실이 재기드 얼라이언스라고 생각하는 발상, 사람을 죽이고, 인권을 짖밟으면서 돈을 버는 행위에 대해 '산업'이라는 표현을 쓰는 그 발상이 무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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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박산성이 무너졌다?!

"헌재에서 시민 막은 전경버스 차단벽은 위헌"  이라고 판결을 내렸다고 한다.

 

이로써 야간 옥외집회도 위법이 아니게 됐고, 경찰들은 닭장차로 벽을 쌓는 주차묘기를 더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실상은 그냥 계속 할지도?)

 

앞으로의 전망은 그렇다치고 반응에 대해서는 조금 이야기가 필요하다.

 

물론 입장에 따라 다르겠지만, 위헌소송을 내게 된 계기가  "고 노무현 대통령 추모제" 에서 경찰이 닭장차로 서울 시청 광장을 봉쇄했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같은 헌재 판결에 대해 일각에서는 "명박산성이 무너졌다!" 라고 환호성을 지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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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고...

 

스크롤 압박이 있긴 하지만...

 

아무튼 명박산성이 무너졌다고 말하는 많은 사람들이 위에 저 사진들이 언제적 사진인지 알고 있을지 궁금하다. (정말 추억 돋는 사진이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배타적 폭력을 독점하는 국가기구"로서의 정부와 경찰은 언제고 변한 적이 없다.

 

그래서 (물론 존중하지만) MB 정권 이후 2008년 촛불 정국 등에서 "MB라서 문제가 된다!"는 식은 대단히 많이 불편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

 

무너진 건 명박산성이 아니다.

 

무너진 건, 편리와 통제라는 이름으로 시민권을 제안하던 권위주의의 한 단편이다.

 

덧) 어느 정권이나 다 불편하다. 아닌 말로, 참여정부와 MB정부가 노동문제 등을 목도했을 때 동질성(동지의식?)을 획득한다는 것은 대단히 불편한 이야기인데.

 

참여정부를 유토피아였다고 말하는 건 참 아이러니 아닐까?

 

나는 참여정부를 통해서 국가가 폭력기구라는 걸 절실히 체감했었는데 말이다... 여튼 불편해서 끄적끄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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쓸 수가 없는...

할 말이 있을 때가 있는데.

 

그래서 그걸 블로그에 털어버리고 싶을 때가 있는데.

 

이상하게 쓰다보면 더 안 쓰게 된다.

 

지쳐서 그런가? 이상하다. 할 말 참 많은거 같은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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