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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 바이오테러리즘과 신세계질서

원제: Bioterrorism and the New World Order

Strategic-Culture.org, 2012.9.19

글쓴이: Igor IGNATCHENKO, Strategic-Culture.org, 러시아 대통령 직속 국가경제·행정아카데미(РАНХиГС, RANEPA) 교수(faculty member)

옮긴이: 일몽

 


한타 바이러스에 의한 심폐증후군이라는 모호한 질병에 의해 미국 요세미티 국립공원에서 사망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고 보도되었다. 지금까지 한타 바이러스를 치료하는 뚜렷한 치료법은 공식적으로 발표되지 않고 있으며, 이미 세 명이 사망했고 지난 6월부터 8월까지 8천여 명의 방문객이 야영장에 머무는 동안 이 바이러스에 걸렸을 위험이 있다고 추정된다. 유에스에이 투데이를 비롯한 언론보도에 따르면, 지난 여름 요세미티 국립공원을 방문했던 2만2천명의 관광객들이 - 이 중에는 40개국에서 온 2천5백명의 외국인들이 포함된다 - 실질적인 위험에 처해 있다. 이 바이러스는 설치류를 매개로 감염된다고 알려져 있으며, 사람에서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다고 추정된다.

 

미국 보건당국은 한타 바이러스에 의한 치사율을 36%로 보고 있는데, 이것은 20세기 초에 유행했던 스페인 독감의 치사율 2-3%보다 현저히 높으며 어떠한 의학적 치료법이 없었던 흑사병의 치사율 30-60%에 비교할만하다. 한타 바이러스는 노출된 후 2-4주의 긴 잠복기를 거치고, 처음에는 증상이 대체로 독감과 비슷하기 때문에 적절한 진단 시기를 놓치는 경향이 있으며, 이 바이러스를 타겟으로 하는 백신은 없다.

 

9월 1일 사망자 보도 후 공원 당국이 공원을 폐쇄하지도 않았고 잠재적 방문객들에게 아무런 경고문도 발표하지 않은 것은 이상해보일지 모른다. 사실 지금 이 순간 공원은 열려 있으며 수천명의 관광객들이 찾아온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설치류가 어디에서 왔는지, 미군의 비밀 실험실에서 한타 바이러스가 탈출했을 가능성은 없는지, 미 대선을 바로 앞둔 지금 질병이 발생한 것은 단지 우연일 뿐인지에 대하여 의문이 든다.

 

대부분의 바이러스가 그 기원을 추적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지만, 신뢰할만한 설명에 따르면 그 상당수가 사람이 만든 것이다. 더스틴 호프만이 출연하는 1995년 미국 재난영화 “아웃브레이크”는 해외에서 처음 발견된 치명적인 바이러스가 한참의 시간이 흘러서 미국에 나타났는데, 알고 보니 미국은 그 바이러스를 생물학전에 사용하기 위한 계획이 존재하는 나라였다는 허구적인 이야기에 근거하고 있다. 미군은 바이러스에 감염된 마을을 격리하고 결국 계획을 은폐하기 위해 폭격하려고 한다. 그리고 나서 바이러스는 원숭이에 의해 전파되어 불법으로 아프리카에서 미국으로 들어온 것으로 밝혀지며, 영화의 결말은 해피엔드를 향해 나아간다.

 

실제로 미국이 처음 생물학전을 사용한 것은 1763년이었다. 피트 요새를 포위한 영국군 장교들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게 천연두를 감염시키기 위해 델라웨어가 우호관계를 갱신하기로 서약한 뒤 델라웨어족 대표들을 “치하하는 의미에서” 천연두 환자들이 병동에서 사용했던 담요 두 장과 손수건 한 장을 주었다. 그 결과 오하이오주에 전염병이 번져서 다수의 원주민들이 그 이유도 모른 채 사망했다.

 

1943년 미국은 유타주 더그웨이 프로빙 그라운드에서 생물학전에 관한 진지한 연구에 착수했다. 1945년 관동군이 패배한 후, 미국은 이시이 시로 장군과 그의 악명 높은 731 부대를 붙잡은 뒤 하얼빈에 있는 생물·화학전 연구시설에서 그들의 치명적인 발명품을 소비에트 전쟁포로들과 그외 사람들에게 실험했다. 따라서 이 전범은 자신이 받아야 할 처벌을 면할 수 있었다. 그 후 미 육군의무사령부(U.S. Army Medical Command)가 운영하는 매릴랜드 프레드릭의 디트릭 요새는 국방부가 생물학전 능력을 다듬기 위한 핵심시설이 되었다. 이시이 지로는 이 시설의 창설에 엄청난 공헌을 했다.

 

미 육군과 CIA는 1952년 5월 비밀협정을 맺었는데, 이 협정에 따라 국방부는 정보기관과 생물학전에 관한 전문지식을 공유해야 했으며, 그 잠재력의 향상과 실험을 지원하기 위해 CIA와도 협력해야 했다. 미 육군 서류가 마침내 햇빛을 보게 되면서 1956년 2월 디트릭 요새에 있는 미 정보기관과 특수작전부(SOD)가 코드명 “Operation Big City”를 실시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 작전은 생물학전이 실제 도심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었다. 미국인들은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른 채 그 과정에서 유해한 물질에 노출되었다. (옮긴이: 1979년 워싱턴포스트 기사 참조 http://www.lermanet.com/scientologynews/washingtonpost/cia-120479.htm)

 

1955년 CIA는 플로리다에서 손가방과 여행가방으로 위장한 용기에 담긴 백일해균을 퍼뜨려서 결과적으로 전염병이 돌게 하는 비밀 세균실험을 했다. 1964년에서 1965년 사이 시카고, 샌프란시스코, 워싱턴의 버스 터미널과 공항같이 사람들로 붐비는 곳에 생물학전 무기에서 나온 물질인 고초균이 방출되었으며, 그 목적은 미국 전역에 확산되는 질병의 유형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었다. 천연두와 관련된 유사한 실험들이 나중에 실행되었지만, 그 실험에 관한 정보가 세상에 알려진 것은 1975년 의회 조사 결과를 통해서였다. 1970년대에 미국의 생물학전 연구의 범위는 오클랜드의 해군 실험실, 펜실베니아의 Breeze Chemical Corp. 시설들, 볼티모어 인근의 국방부 실험실로 확대되었다.

 

1950년대부터 디트릭 요새의 대부분의 사람실험이 남아프리카 루이스 트리챠드 화학 연구개발시설에서 실행되었다. 이곳은 일상적으로 콜레라, 장티푸스, 소아마비, 선페스트의 진원지로 떠올랐다. 사람실험은 나미비아 북부 오샤카티 수용소에서도 실행되었는데, 그곳에서 남아프리카군은 전쟁포로들에게 바이러스를 노출시켰다. 보도에 따르면 미군은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과 중국 자원병들을 대상으로 생물학전을 사용했으나, 가끔 자국의 군인들에게도 영향을 미쳤다. 3년의 분쟁기간 동안 한타 바이러스에 의해서만 약 3천명의 미군이 사망했다.

 

미 국방부장관이며 기업체 간부였던 로버트 맥나마라는 미국의 생물학전 프로그램의 배후에 있는 주요 이데올로그로 간주되며, 그의 근거는 지구는 높은 인구 성장률을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안소니 서튼 캘리포니아대 교수는 그의 저서 America’s Secret Establishment: An Introduction to the Order of Skull & Bones(옮긴이: 해골과 뼈는 1832년에 결성된 예일대 비밀조직이다)에서 AIDS는 미 의회의 재정지원으로 미 육군 실험실에서 제작되었으며, 그 목적은 전 세계 인구의 대부분을 없애려는 엘리트의 광적인 꿈을 실행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서튼에 따르면, AIDS를 일으킨 바이러스의 창조는 맥나마라가 직접 승인했다. 맥나마라는 1970년 10월에 전 세계 인구가 백억 명 수준에 도달하는 것을 막는 유일한 두 가지 해결책은 출산율을 줄이거나 사망률을 늘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볼 때 경제적 곤궁에 빠진 두 지역인 아프리카와 아이티가 왜 처음으로 AIDS 전염병의 타격을 받았는지 이해할 수 있다.

 

1969년 7월 국방부 고위 생물학 연구 관리자인 도널드 맥아더 박사는 국회의원들에게 “5년에서 10년 내에 인간의 면역체계를 손상시킬 수 있는 합성 생물학물질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1980년대 말에 이 청문회 기록이 발표되면서 비밀 실험실에서 인공 병원균의 개발에 대한 충격적 사실이 폭로되었다.

 

오늘날에도 “글로벌 엘리트” 등급에서는 치명적 바이러스의 도움으로 세계 인구를 삭감한다는 구상이 여전히 인기 있다. 때때로 그들은 지구상에서 약 5억명만이 살아남을 것이며, 불행한 나머지 사람들에게 어떤 일이 닥칠지 암시하는 취지에서 직설적인 담화문을 재발행한다. 의심의 여지없이 이 정책은 무장충돌, 기근, 전염병 발생의 형태로 실현될 것이다. 신규 바이러스의 배양이 계속되고 있다는 조짐이 있다. 두 그룹의 연구자들이 - 하나는 암스테르담의 론 푸시에 연구팀이며, 또 하나는 위스콘신-메디슨 대학의 가와오카 요시히로 연구팀이다 - 비말(飛沫)을 통해 감염될 수 있는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유형들을 합성했다. 설치류를 가지고 그에 상응하는 실험을 한 뒤 이 연구팀들은 각각 사이언스와 네이처에 논문을 제출했으나, 미국 생물학적 안정성에 관한 국가과학 자문위원회(NSABB)는 이 잡지들과 저자들에게 조사결과를 발표하는 일을 삼가라고 권고했다. 로이터는 폴 카임 NSABB 의장이 기자들에게 H5N1 바이러스의 잠재력은 너무 위험해서 조사결과를 발표할 수 없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카임은 이 바이러스의 치사율이 1918년부터 1919년까지 4천만명의 목숨을 빼앗은 스페인 독감의 경우보다 더 높은 약 50%라고 경고한다. 더 나아가 NSABB는 바이오테러리스트들이 위에서 언급한 조류독감 바이러스의 두 변종들을 입수하려는 시도를 할 위험에 대해 강조했다. 보통 백신의 창조는 생물학전으로서 바이러스의 배양과 연결되지만, 카임은 이 바이러스와 관련된 백신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하지 않았는데, 아마도 일반인들은 치료제를 구입할 수 없기 때문일 것이다.

 

2009년 2월 오스트리아에 본사를 둔 제약회사 백스터는 4개국에 있는 16개 실험실에 계절성 독감 백신으로 전환할 수 있는 약 62kg의 물질을 배포했다. 체코의 한 실험실 기술자가 그 물질이 두 개의 살아있는 독감 바이러스를 지니고 있고, 하나는 전염성이 높지만 1% 미만의 치사율을 갖고 있다고 알려진 매우 평범한 계절성 유형이며, 또 하나는 확산될 잠재력은 제한되어 있지만 확산될 경우 약 60%의 치사율을 보여주는 유형임을 발견했다. 이 두 유형을 결합해서 감염성이 매우 높으면서도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만들어낼 수 있으며, 62kg의 물질로 수천 다스의 백신을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전염병이 발생하지 않은 것은 이 똑똑한 기술자 덕분이다.

 

오스트리아 기자인 야네 부르거마이스터는 위 사건을 혼자 조사해서 출간했고, 조사 결과에 근거해서 WHO, UN, 여러 나라들의 정부 관리들을 형사고발했다. 그녀는 백스터를 바이오테러 혐의로 고발했지만, 백스터가 백신과 관련된 놀라운 보도가 사실임을 인정했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조사는 WHO 내부에서 지연되었고 백스터는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백신을 개발하는 사업을 맡았다.

 

또 하나의 충격적인 사례로서, 현재 멕시코만의 생태계 상황은 국가가 지원하는 바이오테러라고 표현하는 것이 가장 적절하다. 석유회사 중역에서 인권운동가로 변신한 이안 크레인은 2010년 미국의 소리에 방송된 프로그램에서 멕시코만 개발의 배후에 있는 목적은 지역 주민들을 몰살하는 것이며, 지역 활동가들의 주장에 따르면 이미 10만명 이상이 Blue Plague라고도 알려져 있는 BP 독감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앞으로 수백만명이 이 독감에 걸릴지도 모르며, BP(영국 석유회사)는 인권운동가들이 전국적으로 이 이슈에 대해 말하고 다니지 못하게 하려고 막대한 돈을 쓰고 있다. 2011년 2월 마이클 에드워드 대령은 “멕시코만 Blue Plague는 정부가 허가한 바이오테러”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발표했는데, 그 글에 따르면 “수평이동 합성유전자(horizontally transferred synthetic genes)는 물과 공기를 통해 조용히 길게 뻗어나가기 때문에 이 의도적으로 획책한 생물학 전쟁은 곧 세계 전쟁이 될 것이다. 이미 물고기, 새, 포유류, 인간들에게 돌연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는 원래 석유를 먹어치우도록 만들어진 네 개의 유전자변형 박테리아가 현재 멕시코만에서 발견되고 있고 “피부궤양, 종기, 발진, 폐렴, 반점, 내출혈, 그 외 더 많은 징후들은 합성유전자 변형 박테리아와 직접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박테리아는 새롭고 알려져 있지 않은 병원성 질병의 원인이며, 현재 통용되는 항생제는 효과가 거의 또는 전혀 없다”고 말한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수평이동 유전자”는 플랑크톤에서부터 고래와 사람에 이르기까지 모든 형태의 생명체에 유사한 문제를 일으킨다.

 

지난 해 한 미국인이 조지아주 애틀랜타 인근에서 보관창고를 우연히 발견했는데, 미 국토안보부의 연방재난관리청(FEMA)은 이 창고에 다섯 구의 시신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로 큰, 다양한 크기의 플라스틱 관 50-100만 개를 보관하고 있었다. 더욱이 FEMA는 미국 전역에 흩어져 있는 엄청난 수의 수용소를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지난 몇 년간 할리버튼은 텍사스, 버지니아, 매릴랜드, 아리조나, 알래스카 - 페어뱅크스와 가까운 곳(옮긴이: 페어뱅크스에는 FEMA의 재해복구센터DRC가 있음) - 캘리포니아의 모하비 사막에 8백개가 넘는 수용소뿐만 아니라, 이 수용소와 더 넓은 트랜싯망을 연결하는 도로나 철로, 부지 내의 소규모 비행장이나 헬기 비행장을 건설했다. 왜 그만큼의 관을 보관하고 있는지 또는 포로수용소 건설의 목적이 무엇인지에 대해 지금까지 어떤 의미있는 설명도 없었다. 마약과의 대전쟁을 위한 준비 때문이라고 넌지시 암시를 주었지만, 그런 말들은 설득력이 떨어지며, 특히 마약단속 활동이 FEMA의 임무가 아니기 때문에 특히 더 그렇다.

 

미 육군이 병사들에게 국내에서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재교육시키고 있다는 정보가 점점 더 표면화되고 있다. 이라크에서 돌아온 군인들이 인터넷에 쓴 글을 보면 미국에 있는 동안 기습진압과 총기몰수 훈련을 받은 사실이 명백하다. 보도에 따르면 육군 병사들은 특정 상황에서 친구와 가족을 포함한 동포들에게 총을 쏠 준비가 되어 있는지 판단하기 위한 검사를 받았다.

 

워싱턴에서 활동하고 있는 랜드 클리포드의 에세이 “America! Be Truly Afraid”는 미국 정부의 비밀 계획을 밝히면서 미국인들에게 가까운 미래에 그들에게 닥칠 탄압에 대해 경고하고 있다. 계엄령이 실시되면 현재 유휴상태에 있지만 이미 경비가 배치되어 있는 수용소는 계엄령에 반대하는 시민들을 받아들이기 시작하면서 완전히 가동될 것이다. “나치의 절멸수용소처럼, 많은 FEMA 수용소는 붉은색/푸른색으로 구분한 명단이 존재한다. 붉은색 명단 - 이들은 신세계질서(NWO)의 적들이다. 계엄령이 선포되기 2주 전에 그들은 집에서 끌려 나와 수용소에 보내진 뒤 즉시 몰살된다. 일반적으로 이들은 지도적인 역할이나 다른 공적 지위를 맡고 있다. 푸른색 명단 - 이들도 신세계질서의 적들이지만 반드시 지도자는 아니다. 계엄령 선포 후 이 사람들은 체포되어 수용소에서 ”재교육“을 받을 수 있다. 생존자들은 대부분 노예 노동에 사용될 것이다.” 전반적으로 클리포드는 “기업/파시스트 신세계질서에게 길을 내주기 위한 주권국가로서의 미국의 자침自沈”을 보여주면서 “목사들을 비롯한 종교지도자들이 신도들에게 계엄령, 재산과 총기 몰수, 대규모 예방접종 프로그램, 강제 전출을 앞두고 ”정부에 복종“할 것을 가르치는 비밀경찰이 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주목할 것은 관의 보관소와 미국 질병통제센터(CDC)는 같은 지역에 있다.

 

미국인들의 생활수준이 하락하면서 미국 행정부는 힘들게 일을 해도 먹고 살기 힘든 시민들을 도와주는 대신 민간은행들을 구제하기 위해 천문학적인 돈을 낭비하는 것이 전혀 정당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미국인들의 무장 반정부캠페인에 대비하고 있다. 미국 엘리트에게는 수십 년간 애매한 상황을 다룰 수 있는 훈련을 한 FEMA와 그 유사기관들이 계엄령이나 국가비상사태 하에서 활동하는 것이 매력적인 선택일지 모른다. 이 시나리오에 의하면 REX 84 프로그램이 작동되어, 그 원리에 따라 전국에 계엄령이 내려지고, 강제전출과 반항자의 구금이 실시된다. 잘 알려져 있지 않은 테러단체에 의한 생물학 공격은 - 군사적 용어로 자작극(false flag operation) - 이 계획을 허용하는 구실을 제공할 것이다. 1995년 8월 허리케인 카트리나는 FEMA에게 대중을 수용소로 이전하고 특정 지역에서 민간경비업체에게 군사 통치를 위임할 수 있게 하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악명 높은 블랙워터는 이 연습훈련에서 큰 역할을 담당했다. 지금까지 유일하게 불확실한 것이 있다면 언제, 무슨 구실로 억압적인 방향전환을 위한 결정이 이루어질 것인가의 문제인 것 같다.

 

요세미티 국립공원의 한타 바이러스 발생에 대해 떠오르는 가설은 롬니 캠프가 오바마와 그의 행정부에 대해 전반적인 국가안보, 그리고 특히 생물학전의 측면에서 관심을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공격함으로써 이 상황에서 최대한의 이득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다. 분명히 롬니는 미국이 앞으로의 위협을 물리치기 위해서는 강압적인 정책이 필요하다고 선언할 것이다. 그 정책들이 가져올 독재에 대해서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으면서.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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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 크라우스: 인류의 마지막 날들 - 서설

지구의 시간개념(Zeitmaß)으로 할 것 같으면 한 열 밤이 필요한 이 극의 공연은 [전쟁의 신 마르스의 위성] 화성극장(Marstheater)의 몫이다. 이 세상의 극장관객들은 이 극을 견딜 수 없다. 왜냐하면, [여기서 애기되는] 피는 그들의 피에서 쥐어짠 것이며, 내용은 상상 불가능한, 깨어있는 감관이라도 도무지 잡을 수 없는, 어떤 기억으로도 접근 할 수 없는, 오직 피비린내 나는 꿈에만 보관되어 있는 몸쓸현실의(unwirklich) 나날들(ᅠJahre)의 내용에서, 하찮은 인간들이(Operettenfiguren) 인류의 비극을 연출했던 그 나날들의 내용에서 쥐어짠 것이기 때문이다.    

 

수백의 현장과 지옥으로 인도하는 줄거리는 저 나날들과 마찬가지로 몸쓸가능성의(unmöglich) [연속이며], 협곡에서 협곡으로 이어져 있으며, [궁극적으로는 긍정으로 인도하는] 영웅이 없는 [줄거리 아닌] 줄거리다. 이걸 견딜 수 있게 해주는 기질(Humor)은 오직 이런 시대의 일들에 대한 증언을 뇌에 아무런 이상이 없이 무사히 견디어 냈다는 사실을 반추하면서도 광인이 되어버리지 않은 자의 자책에 있다. 이런 [1차대전이란 비극을 증언하면서 미쳐버리지 않았다는] 자책에 있는 불명예를 후세에 노출하는 자외의 그 어떤이도 이런 기질(Humor)을 가질 권리가 없다. 저런 일이 일어날 때 가만히 보고만 있었던 동시대의 사람들은 웃을 권리를 울어야 할 의무의 뒷편에 세우기 바란다.

 

여기서 보고되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일들은 정말 일어난 일들이다. 난 저들이 했던 일만을 그렸다. 여기서 나누어지는 도무지 믿을 수 없는 대화들을 문자 그대로 뱉어진 말들이다. 가장 강렬한 [허구와 같은] 창작은 인용들이다. [문장에 의미를 부여하는 정신과 감각은 다 빠져 나가고] 상실할 수 없도록 귀에 새겨진 광기에 의해서만 [문장의 모양을 갖춘] 문장들이 [서로 붙어서] 삶을 충동질하는 장단(Lebensmusik)이 된다. [이 장단에 맞추어] 문헌이 춤을 춘다. 기사(記事)들이 일어나 등장인물(Gestalt)이 되었다가 생을 마감하고 논설이 된다. 문예란은 독백하는 입이 되어 짓거린다. 껍데기 빈만들은 두발로 서 있다  – 사람들은 단지 하나만 가지게 됐다.

 

음의 높고낮음이 제멋대로 날뛰면서 시대를 한바퀴 시끄럽게 돌고난 후 재앙을 [촉구하는] 행위의 성가로 부풀어 오른다. 인류의 구성원으로 살았다가 [파괴된] 인류를 살아남은 사람들은 살은 없지만 그래도 피가 있다는, 피가 없다면 그래도 먹물이 있다는 현세대의(Gegenwart) 가해자와 대변인이 되어 살가죽이 벗겨진채 환영과 꼭두각시가 되었고 움직이는 부실(不實)이란 공식으로 전락하였다.

 

비극적인 사육제의 가면인 유충과 유혼은 살아있는 [자들의] 이름을 갖는다. 그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바로 우연에 기대고 있는 이 현세에 아무것도 우연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사실이 모든 것은 지역으로 제한된다고 생각할 수 있는 권리를 아무에게도 주지 않는다. 동네구멍가게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도 역시 우주의 일개 [관]점으로 지배된다.

 

신경이 약한 사람은, [공연]시간을 참을 수 있는 신경이야 강하고 충분하다 할지라도, 이 놀이(Spiel/극)에서 사라지기 바란다. 저런 놀이를 가능하게 했던 세대가(Gegenwart) 말이 된 공포를 재미외의 그 어떤 다른 것으로, 얼마 전에 체험하고 [겨우] 살아남은 것을 고안한 것이 아닌 다른 어떤 것으로 받아들일 거라는 가능성은 기대할 수 없다. 특히 저 공포가 가장 소름끼치는 사투리[=오스트리아 사투리]가 침강하여 편안한 느낌을 주는 말[=오스트리아사투리의 특유한 리듬]로 저 세대에 다시 되돌려 질 때 더욱 그렇다. 그래서 전쟁에 대하여 아무것도 알려고 하지 않는, 진행중인 전쟁은 견디면서 지나간 전쟁은 견디지 못하는 인간의 치욕은 어떤 전쟁의 치욕도 넘어선다. 전쟁을 살아남았다고 하지만 전쟁은 저들을 살아남았다. 가면들은 재의 수요일[에 걸려 사라지지 않고 무사히] 통과했지만 [그 전에 있었던 일들은] 서로 상기하려고 하지 않는다. 그 어떤 체험의 능력뿐만 아니라 체험한 것에 대한 그 어떤 표상의 능력까지 전무(全無)한 시대의 각성을 얼마나 깊이 이해할 수 있을까? 자신이 붕괴해도 전혀 동요하지 않고 아무런 느낌없이 [전쟁을] 저질렀던 것처럼 속죄에 대하여 아무런 느낌이 없는 이 시대, 그러나 자기보호능력은 충분해서 그들이 불렀던 영웅적인 멜로디들을 틀어주는 축음기 앞에서는 귀를 틀어막지만, 그러나 희생정신은 [아직] 충만해서 상황이 허락하면 그런 멜로디들을 다시 부르는 이 시대! “지금은 전쟁이다!”라는 구호는 그 어떤 파렴치한 짓도 가능하게 해주고 덮어주었던 것으로, 반면 “지금은 전쟁이었다!”라는 경고는 살아남은 자의 매우 지당한 평온을 방해하는 것으로 받아들이는 사람들에게는 “전쟁은 있을 거다”란 게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단락은 역자가 매김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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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은 어떻게 이슬람국가를 창조했는가

2014.9.12-14 카운터펀치에 실린 글

원제: Follow the Money; Follow the Oil
How the West Created the Islamic State

필자: Nafeez Ahmed

역자: 일몽

 

1부 - 우리 테러리스트들

 

“종말론적인 전략적 전망을 가진 이 조직은 결국 패배할 것”이라고 지난 8월 미 국방부 기자회견에서 미국 합장의장 마틴 댐시 장군이 말했다.

 

ISIS라는 “암”의 확산을 저지하기 위해서는 군사적 행동이 필요하다고 오바마 대통령이 말했다. 오바마는 어제 이라크와 시리아에 공습을 확대할 것과 이라크와 쿠르드 지상군을 무장하고 훈련시킬 수 있는 새로운 조치를 요청했다.

 

“(IS를) 물리치기 위해서는 강경하게 매우 간결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수밖에는 없다”고 캐머런 총리가 선언했다. “우리나라는 야만적 살인자들에게 주눅이 들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그들이 이구동성으로 분노의 함성을 외치면서도 전혀 인정하지 않는 것이 있다. 미국과 영국의 은밀한 지역 군사정보 전략은 이라크, 시리아, 그 너머에서 바로 그 치명적인 이슬람주의 전투원들에게 힘을 주고 심지어 직접적으로 후원하는데 필수적인 역할을 했으며, 바로 그들이 알카에다에서 떨어져 나와 ISIS(이라크 시리아 이슬람 국가), 이제 더 간단한 명칭으로 IS(이슬람 국가)를 형성했다.

 

2003년 이후로 미국과 영국은 비밀리에 그리고 공개적으로 중동과 북아프리카에서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 테러리스트들을 직접 그리고 간접적으로 후원해왔다. 분별없으며 일관성도 없는 이러한 지정학 전략은 신보수주의(neoconservative) 이데올로기의 집요한 영향력의 유산이다. 지역의 석유자원을 지배하고 팽창주의적 이스라엘을 방어하고 이러한 목적을 수행하기 위해 중동의 지도를 변경하려는 장기간의 그러나 종종 모순적인 야망이 이 이데올로기의 동기다.

 

미 국방부가 지상군 투입을 부인했고 오바마가 제2의 “이라크 전쟁”은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음에도, 현지의 쿠르드 군사 정보 소식통들은 미국과 독일 특수작전부대가 이미 “현장에 있다. 그들은 우리의 공격을 지원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이 ISIS 진지를 공습하고 쿠르드인들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한편, 영국 왕립공군(RAF) 정찰기가 지역 상공에 있으며 영국은 쿠르드군인 페쉬메르가에게 무기를 수송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분할지배

 

“살라피들이 폭탄을 던지는 것이 우리에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2007년 미 국방부 자문위원 한 명이 말했다. “그들이 누구에게 폭탄을 던지는가가 중요하다. 헤즈볼라, 무크타다 알 사드르(옮긴이: 이라크 시아파 반미저항세력 무장단체 메흐디 민병대 지도자), 이란, 그리고 만약 시리아인들이 계속해서 헤즈볼라, 이란과 협력한다면 그들에게도.”

 

2003년 이라크 침략과 점령 당시,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시아파가 지배하는 신정부를 지원하면서도 알카에다와 연계된 저항세력에게 은밀히 무기를 제공했다.

 

2005년 2월 아시아 타임스가 인터뷰한 파키스탄 군사 소식통은 아부 무사브 자르카위가 지도하는 “이라크 알카에다”가 저항세력을 - 그는 “전 바트당”에 충성하는 자들로 묘사했다 - 모집해서 훈련시키고 있으며, 미국은 그들에게 파키스탄제 무기를 제공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이 수송한 무기에는 소총, 로켓 추진식 수류탄발사기, 탄약, 로켓, 기타 경무기들이 포함된다. 이 무기들은 “이라크 보안군에게 전달되지 않는다. 그들에게는 미국 무기가 전달되기 때문”이라고 소식통은 Syed Saleem Shahzad에게 말했다. 뉴요커에 따르면 “파키스탄 군부에 대한 폭로기사로 유명한” 아시아 타임스 파키스탄 담당국장 Shahzad는 2011년 살해되었다. 더 정확히 말하면, 미국은 “시아파 성직자가 주도하는 종교운동”의 위협을 “잘라버리기” 위해 겉 다르고 속 다르게 행동하고 있다고 파키스탄 군사 소식통은 말했다.

 

빈 라덴이 정신적 지주이며 훗날 ISIS를 태어나게 한 극단주의 이데올로기의 산물인 자르콰이의 부상을 지원했던 미국의 전략은 이것만이 아니었다.

 

미 합동 특전대학(JSOU) 전략연구부가 11월에 발행한 보고서 “Dividing Our Enemies”에 대해 아는 사람은 거의 없지만 이 보고서에 따르면, 전후戰後 이라크는 “적들 사이에서 불만을 부채질해서 결국 자기들끼리 싸우게 하는 흥미로운 사례연구”였다.

 

진압세력은 한편으로는 미군이 현지인의 마음을 얻을 수 있도록 “토착민들의 가혹한 또는 궁핍한 생활환경을 개선”할 것을 요구했으나, “사태의 이면은 잘 언급되지 않는다. (반군의) 총알에 의해서든 (정부의) 방송에 의해서든, 저항세력과 진압세력 사이에서 벌어지는 교전으로 십자포화를 맞고 있는 사람들을 자기 편으로 끌어들이려는 노력은 전혀 없다. 반대로, 진압세력의 보이지 않는 의도는 적들 사이의 분열을 활용하거나 만들어내서 적들끼리 서로 죽이게 하기 위해 계산된 것이다.”

 

다시 말하면, 미군은 전통적인 사회복지를 통해 이라크인들에게 정당성을 추구하는 동시에 저항세력간의 폭력을 확대시켜서 이라크에 있는 적들에 대한 정당성을 빼앗으려 한다. 그렇게 하면 결과적으로 “십자포화를 맞는” 무고한 민간인들의 숫자가 확대된다는 것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의 생각은 미군 특수작전이 은밀히 폭력을 조정하게 되면 적들은 내분으로 약해질 뿐만 아니라 이라크인들을 그들에게 대항하게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서 ‘적’이란 지하디스트, 바트주의자, 평화적인 수피들이다. 그들은 다수일 뿐만 아니라 (시아파) 전투원들처럼 미군 주둔에 반대하기 때문에 그들에게도 영향을 미쳐야 한다. JSOU 보고서에 언급된 2004년 말 팔루자 사건에서 “미국 심리전(PSYOP) 전문가들”은 “저항세력간의 싸움을 일으키는” 임무를 맡았다. 이러한 임무는 모순적이지만 적을 퇴치하기 위해서 사실상 자르콰이의 이데올로기를 판촉하는 것이다. “심리전 전사들은 자르콰이의 살인행위들을 활용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짜냈다. 이 프로그램은 모임, 라디오, 텔레비전 방송, 유인물, 신문기사, 정치풍자 그림, 포스터를 통해 그의 살인행위들을 퍼뜨리는 것이며, 그렇게 함으로써 그가 갖고 있는 민중의 영웅 이미지를 깎아내렸다” 그리고 파벌들끼리 서로에게 총을 겨누도록 고무했다. “자르콰이 지하디스트들에 대한 팔루자인들의 혐오와 적대감을 활용함으로써 합동심리전특수부대(Joint PSYOP Task Force)는 수니 그룹 사이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전후 이라크에서 몇 안 되는 비종군(unembedded) 탐사보도 기자 다르 자마일이 지적했듯이, 자살폭탄 공격의 가속화를 자르콰이의 페르소나에 연결시키는 선전의 확산은 그것이 사실임을 뒷받침할 수 있는 의미있는 증거가 없었다. 저항운동을 자르콰이의 탓으로 돌리는 무수히 많은 주장들이 사실인지 그러한 주장의 출처인 익명의 미국 정보부 소식통들의 인용을 뛰어넘어 그가 직접 조사해본 결과 그의 앞에는 “섬뜩한 공백”밖에는 없었다.

 

미국의 팔루자 군사작전을 정당화한 것은 주로 자르콰이 병력이 팔루자를 점령했다는 주장이었는데 백린탄과 집속탄의 사용과 무차별 공습으로 5만 가구 중 3만 6천 가구를 날려버리고 민간인 천여 명을 살해했으며 공포에 사로잡힌 주민 30만 명을 도망치게 했고, 전쟁의 엄청난 파괴효과에 의해 선천적 장애, 암, 유아 사망에서 눈에 띈 증가를 가져왔다.

 

현재에 이르기까지 팔루자는 이라크의 거의 대부분으로부터 차단되는 고통을 겪고 있으며 거의 못쓰게 된 상하수도 시설은 아직도 수리되지 않은 채로 있고 팔루자 시민들은 시아파 민병대와 경찰이 지원하는 이라크 정부의 종파차별과 박해의 대상이다. 2005년 가디언 보도에 따르면 “가족과 집을 잃은 팔루자의 가족들은 미국과 그 동맹을 증오할 새로운 이유가 생겼다.” 그러므로 미국의 점령이 뿌린 씨앗에서 자란 자르콰이의 유산은 자신을 “이슬람 국가”라고 칭하는 프랑켄슈타인의 괴물이 되었다.

 

 

시리아에서 알카에다에게 재정지원

 

롤랑 뒤마 전 프랑스 외무장관에 따르면, 영국은 이미 2009년부터 시리아에서 비밀공작을 계획했다. “시리아에서 폭력사태가 발생하기 2년 전 사업차 영국에 있었다”고 프랑스 텔레비전에 출연한 뒤마가 말했다. “고위 관료들을 만났는데, 그들은 시리아에서 뭔가 준비하는 게 있다고 고백했다. 미국이 아니라 영국에서였다. 영국은 시리아를 침략하기 위해 총잡이들을 준비하고 있었다.”

 

미 국방부 관료들과의 회동에서 나온 메모를 포함하여 사설 정보회사 Stratfor의 공개된 이메일에 따르면, 2011년 당시 미국과 영국 특수부대가 시리아 반정부군을 훈련시키는 일은 잘 진행되고 있었다. 목표는 “내부로부터” 아사드 정권의 “붕괴”를 끌어내는 것이었다.

 

그 이후로 미 군사정보부의 감독 하에서 시리아 반군들 중에서 가장 맹렬한 부류를 공식적으로 그리고 비공식적으로 재정지원하고 조직한 걸프 국가들의 - 사우디 아라비아, 카타르, 쿠웨이트, 아랍에미리트연합, 요르단 (그리고 나토 회원국 터키) - 역할은 더 이상 비밀이 아니다. 하지만 알카에다와 연계된 극단적 이슬람주의자들에게 지원을 쏟아 부은 것은 후회막심한 실수였다는 것이 일반 상식이다.

 

현실은 아주 다르다. 자유시리아군(FSA) 내부의 이슬람주의 분파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은 이 전략에서 미리 예견된 결론이었다.

 

나토는 리비아에서 카다피 대령을 물러나게 하려고 사전에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전투그룹(LIFG)과 동맹을 맺었다. 그 결과 생겨난, 미국이 후원하는 리비아 정권은 반아사드 저항세력에게 자금과 중화기를 제공하기 위해 이스탄불에 있는 FSA 지도자들과 연락을 취했다. 심지어 미 국무부는 벵가지 주재 미 대사관의 보안을 위해 알카에다와 연계된 리비아 민병대 조직을 고용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그들은 바로 대사관을 공격했던 자들과 한패였다.

 

지난 해 CNN은 미국 국회위원들이 의심하는 비밀작전을 숨기기 위해 벵가지 대사관에서 비밀리에 활동하고 있는 CIA 직원들에게 추가적인 거짓말 탐지기 조사를 강제 실행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그 작전은 “리비아에 있는 지대공 미사일을 터키를 통해 시리아 반군에게 넘겨주는” 것이었다.

 

CIA가 터키 이스탄불을 기반으로 자신들의 지휘통제센터를 갖고 있기 때문에, 특히 사우디와 카타르의 군수품이 터키 정보부를 통해 국경을 넘어 반군의 손에 들어갔다. 또 CIA 첩보원들은 이스라엘과 요르단 특공대와 함께 요르단-시리아 국경에서 FSA 반군들에게 대전차, 대공무기를 사용하는 훈련을 시켰다. 게다가 다른 보도들에 따르면 영국과 프랑스군 역시 이 비밀 훈련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런 정예훈련을 받은 FSA 반군들이 곧바로 ISIS로 들어간 것 같다. 지난 달 아부 유사프라는 이름의 ISIS 지휘관 한 명이 “서방이 훈련시킨 많은 FSA 사람들이 실지로 우리와 합류하고 있다”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 영자신문) 내셔널은 요르단 암만에 또 다른 지휘통제센터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서방과 아랍의 군 관리들이 근무하는” 센터는 “FSA 부대에게 차량, 저격용 소총, 박격포, 기관총, 소형무기, 탄약을 전달한다.” (시리아) 반군과 야권은 이런 무기 중개를 “미국, 유럽, 걸프 국가들을 포함한 14개국의 고위 군관계자들에 의해 잘 운영되는 작전이며, 걸프 국가들은 반군의 분파들에게 대규모의 물질적, 재정적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고 묘사했다.

 

내셔널이 인터뷰한 FSA 소식통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분파가 통제센터와 관련되어 있거나 무기 지원을 받고 있다는 사실을 부인하려고 애썼다. 그러나 “사우디와 카타르가 제공하는 무기들”이 암만을 통해 그들이 선호하는 분파에게 전달되었던 사실을 고려하면, 그의 말은 믿기 어렵다.

 

뉴욕타임스가 입수한 사우디와 카타르의 군사원조에 대한 기밀평가서에 따르면, “시리아 반군에게 제공하기 위해 사우디와 카타르의 지시에 따라 운송된 대부분의 무기들은... 강경파 이슬람주의 지하디스트들에게 전달될 것이며, 서방이 강화하길 원하는 더 세속적인 저항세력에게는 전달되지 않을 것이다.”

 

미국이 조직한 비밀 군사원조가 FSA의 알카에다와 연계된 분파들을 어느 정도로 지원했는지에 대해 의구심이 든다면, 23년간 이코노미스트 중동 통신원으로 활동했던 두 명의 베테랑 기자들이 운영하는 이스라엘 군사정보 전문 웹사이트 데브카파일(Debkafile)이 올해 초 “터키는 알카에다와 연계된 누스라전선을 포함한 시리아 반군세력에게 라타키아 주변에 위치한 시리아 북서부 해안지역을 공격할 수 있도록 자국 영토를 통과할 수 있게 허가해주고 있다”고 보도한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8월 데브카파일은 “미국, 요르단, 이스라엘은 30여개의 잡다한 시리아 반군 분파들을 조용히 지원하고 있다”고 보도했으며, 그들 중 일부는 “이스라엘과 골란 고원 사이의 유일한 통로인 쿠네이트라 검문소에 위치한 시리아 영토를 장악했다.” 그러나 데브카파일은 “알카에다 세력이 모든 분파들에 침투했다”고 언급했다. 이스라엘은 반군에게 “의료”의 형태로 제한적인 지원을 했으며, “무기, 정보, 식량..”등도 포함된다.

 

이스라엘은 미국, 요르단과 함께 시리아 남부에서 싸우는 반군 조직들에 대한 지원체계의 구성요소로 활동했다. 그들의 작업은 미 국방부가 지난해 암만 인근에 만든 작전실을 통해 조율된다. 이 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미국, 요르단, 이스라엘 장교들은 시리아 반군을 위한 요르단의 특별 훈련소에서 반군 중 어느 분파에게 병력을 증원할지, 어느 분파에게 무기를 제공할지 상의한 뒤 결정한다. 이 세 정부는 그들 모두 경계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신들의 군사원조가 현재 반군들 속에서 싸우고 있는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누스라 전선에게 스며들게 되어 있다는 사실을 완벽히 이해하고 있다. 워싱턴, 예루살렘, 암만, 이들 중 그 어느 정부도 자신들이 시리아 남부에서 알카에다의 누스라 전선을 무장시키고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으려 할 것이다.”

 

이러한 지원은 ISIS에게도 돌아갔다. ISIS가 처음으로 창설된 것은 2006년 10월 이라크에서였지만, 2013년까지 이 그룹은 알카에다의 누스라 전선과 협력하면서 시리아에서 그들의 작전을 현저히 확대시켰고, 알카에다가 공식적으로 ISIS를 비난했던 2014년 2월까지 계속되었다. 그러나 지역의 이슬람주의 단체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은 누스라 전선과 ISIS의 균열에 대한 의혹에 대해 그것이 사실이긴 하지만 사람들이 기대하는 정도만큼은 아니며 그들의 균열은 근본적인 이데올로기가 아니라 전술적 차이에 불과하다고 지적한다.

 

공식적으로 FSA에 대한 미국 정부의 재정지원은 워싱턴 DC에 있는 비정부기구인 시리아지원그룹(SSG)을 통해 전달되며 SSG는 2012년 4월에 설립되었다. SSG는 “원래 대통령 행정명령 13582에 의해 금지되었으나 FSA를 지원할 목적으로 FSA에게 재정, 통신, 병참, 기타 서비스를 수출, 재수출, 판매, 공급”할 수 있는 허가를 미 재무부로부터 받았다.

 

2013년 중반 오바마 행정부는 미국의 직접 지원을 비군사적 장비로 제한하는 과거의 정책을 뒤집는 새로운 비밀분류 행정명령과 함께 반군에 대한 지원을 강화했다. 전과 마찬가지로 이 명령은 엄격히 FSA 내부의 “온건한” 세력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그러나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자들이 미국 무기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정부의 심사절차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1년 뒤 마더존스(미국의 시사주간지)는 미국 정부가 “미국의 지원이 부패한 세력이나 극단주의자들의 수중으로 떨어지는지에 대해 감독을 게을리 했으며”, “선의에 지나치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미국 정부는 순전히 “현장에 있는 반군 지휘관들이 제공한 수기로 작성한 영수증”과 동맹국들의 판단에 의해 지원을 받는 반군들을 관리하고 있다. 반군을 지원하는 나라들이 -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자들에게 권한을 부여한 바로 그 나라들 - “군사적, 비군사적 지원 전달에 대한 회계감사를 하고 있다.”

 

따라서 여전히 현장에서는 걸프 국가들이 실권을 쥐고 있기 때문에 작년 9월까지 11개의 유력한 반군조직들이 ‘온건한’ 저항단체 지도부와 거리를 두고 알카에다와 동맹을 맺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시리아지원그룹(SSG)의 실제보다 훨씬 낮게 잡은 추산에 따르면, 반군의 15%나 되는 전투원들이 누스라 전선이나 혹은 알카에다에서 이탈한 ISIS를 통해 알카에다와 연계된 이슬람주의자들이다. 그러나 내밀한 이야기지만, 미 국방부 관리들은 FSA의 “50% 이상”이 극단주의 이슬람주의자들이라고 추정하며, 반군 소식통에 따르면 FSA 최고지휘관 살림 이드리스 장군이나 그의 고위 보좌관들 모두 감독을 게을리 하고 있으며 일반적으로 특정 지역의 지휘관들이 결정권을 갖고 있다.

 

 

2부 - 기나긴 전쟁

 

돈의 추적

 

금년 여름 ISIS가 이라크 북부와 중부의 상당부분을 차지한 사건에 대한 언론 보도는 이 그룹을 세계에서 가장 유능하고 재정적으로 자립한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묘사했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ISIS는 이라크 은행의 대량 약탈과 암시장에서 석유 판매를 통해 마련한 자금을 통해 독점적으로 조직을 강화할 수 있었다. 그러나 이러한 내러티브(사건의 인과관계 연결)의 상당부분이 수상쩍은 출처에서 나왔으며, 골치 아픈 세부사항들에 대해서는 모른 척했다.

 

이를테면 가디언 통신원 마틴 출로브는 익명의 고위 정보 소식통의 말을 인용하여 정보기관이 ISIS의 은신처에서 입수한 160개 이상의 컴퓨터 메모리 스틱으로부터 ISIS의 재정에 관해 완전히 새로운 정보를 얻었다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ISIS가 모술을 장악하기 전에 그들이 보유한 현금과 자산 총액은 미화 8억7천5백만 달러”였으며, 이 자금은 주로 “2012년 말에 ISIS가 장악한 시리아 동부 유전지대로부터 대량의 cashflow(자금유출입)”을 통해 나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 뒤 “그들이 은행으로부터 훔친 돈과 약탈한 군수품의 가치로부터 15억 달러를 추가할 수 있었다.” 정보 소식통으로부터 나오는 내러티브의 요지는 단순하다. “그들은 이 모든 것을 스스로 했다. 우리가 이미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실이지만, 그들 배후에서 활동하는 국가는 일체 없다. 그들에게는 그런 것이 필요하지 않다.”

 

텔레그래프는 “ISIS가 은행으로부터 5억 달러를 강탈한 덕분에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테러조직이 되었다”고 주장하면서 이 숫자에는 훔친 금괴는 포함되지 않으며 “중동 전역의” 은행들에서 훔친 것까지 합하면 수백만 개가 더 있다고 덧붙였다.

 

이라크 전국에서 ISIS가 벌인 막대한 은행털이 행각에 관한 기사는 전 세계적으로 대서특필되었지만 허위사실로 드러났다. 이라크의 고위 관리들과 은행가들은 ISIS가 4억3천만 달러를 훔친 것으로 보도된 모술을 포함하여 이라크 은행들은 어떠한 공격도 당하지 않았으며, 영업을 계속하고 있고, 그들 스스로 고용한 민간 경비업체가 지키고 있다고 확인했다.

 

그럼 어떻게 이런 스토리(사건의 연대기적 전개 과정)가 나왔는가? 그 스토리의 주요 출처 중 하나는 이라크 국회의원 아메드 찰라비인데, 그는 이라크국민의회(옮긴이: 걸프전 후 미국 정부의 지원과 지시를 통해 사담 후세인을 전복할 목적으로 1992년 결성된 야권연대)의 보호 아래 사담 후세인의 대량살상무기와 알카에다 연계에 관한 허위정보를 유포하고 다닌 바로 그 자다.

 

6월 찰라비는 로버트 비크로프트 주이라크 미국대사와 브레트 맥거크 미 국무부 이라크, 이란 담당 부차관보와 회동했다. 6월 버즈피드가 인용한 소식통에 따르면, 비크로프트는 “찰라비와 수개월 동안 만났으며 바그다드에 있는 자택에서 함께 식사를 했다.”

 

ISIS의 조직원들 중 많은 수가 누스라 전선처럼 더 전통적인 알카에다와 연계된 단체에서 탙퇴한 사람들이지만 ISIS는 명백히 걸프 국가들로부터 자금 지원을 받아왔을 뿐만 아니라, 시리아와 이라크의 유전에 대한 통제를 통해 성공적으로 자금을 차입(leverage)해 왔다.

 

지난 1월 뉴욕타임스는 “이슬람주의 반군과 극단주의 단체들이 시리아의 석유와 가스 자원 대부분을 장악”했으며, 그로 인해 “알카에다에서 파생된 두 조직, 이라크·시리아 이슬람 국가(ISIS)와 누스라 전선의 재산”을 증가시켰다고 보도했다. 알카에다와 연계된 반군들은 “시리아 북부와 동부에 흩어져 있는 유전과 가스전들을 장악”한 반면, 더 온건한 “서방이 지원하는 반군 조직들은 석유거래에 참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이며, 가장 큰 이유는 그들이 탈취한 유전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서방은 시리아의 유전을 가동시키기 위해 바로 이 이슬람주의 단체들을 직접 지원해왔다. 이를테면 2013년 4월 타임스는 알카에다 반군이 시리아의 핵심 지역들을 장악했다고 보도했다. “알레포에서 누스라의 영향력이 가장 강하게 느껴진다.” 알카에다의 시리아 지부인 누스라 전선은 알레포에서 ISIS를 포함한 다른 반군 조직들과 함께 “경찰력과 채찍질을 포함한 형을 선고하는 이슬람 법정”을 운영하는 “샤리아 위원회”를 설립했다. 게다가 그들은 데이르 에즈조르 주와 하사카 주에 있는 “유전들을 장악”했으며 현재 “그들이 생산하는 원유에서 수익”을 내고 있다.

 

알레포, 데이르 에즈조르, 하사카에서 이 알카에다 반군의 빵과 석유 작전이 직접적으로 그리고 간접적으로 미국과 유럽연합의 지원을 받았다는 당혹스러운 사실은 언론광고의 안개 속에서 실종되었다. 예를 들어 워싱턴포스트는 알레포에서 은밀한 임무 수행에 대해 “빈곤한 시리아인들에게” 밀가루 제공을 포함하여 “식량을 비롯한 구호물자를 전달하였으며, 그 모든 비용은 미국 정부가 지불했다”고 언급했다. “미국이 대금을 지불한 밀가루가 빵집에 충분히 공급되었다.” 그러나 현지 소비자들은 “밀가루가 어디에서 왔는지 확실치 않다고 인정하면서도, 밀가루 제공이 누스라 전선 - 알카에다와의 연계 때문에 미국 정부가 테러리스트 조직으로 지명한 반군조직 - 덕분이라고 말했다.”

 

알카에다가 데이르 에즈조르와 하사카에 있는 시리아의 주요 유전지대를 장악한 사실이 확인된 그 달에, 유럽연합은 알카에다가 장악한 바로 그 유전에서 나온 석유를 국제시장에 팔 목적으로 시리아 석유 수입금지 완화를 위해 투표했다. 거래는 시리아국민연합(SNC)의 승인을 받아야하긴 하지만, 유럽 기업들은 이 지역으로부터 원유와 석유제품을 구매할 수 있는 허가를 받게 될 것이다. 사회기반시설이 파손되었기 때문에, 석유는 트럭을 통해 가장 가까운 정유시설이 있는 터키로 운반될 것이다.

 

“이 미친 짓으로부터 도출되는 논리적 결론은 유럽이 알카에다에게 자금을 주게 되는 것”이라고 시리아 전문가인 조슈아 랜디스 오클라호마대 교수가 말했다.

 

그로부터 딱 두 달이 지나서, 워싱턴 DC에 있는 시리아지원그룹(SSG)의 고위 간부였던 데이비드 폴트는 SSG 내부 이메일을 누설했는데, 이 이메일에 따르면 이 그룹은 FSA를 대신하여 시리아 반군이 운영하는 유전지대에서 “대박” 석유거래를 중개하는 일에 “사로잡혀” 있었다. 폴트는 “석유 판매로 수억 달러를 모을 수 있다는 생각에 몰두한 나머지 SSG의 활동이 모두 거기에 쏠려 분쟁의 성격에 대해서는 아무런 관심도 기울이지 않는 사태에 이르게 되었다”고 하면서, 특히 브라이언 네일 세이어즈 SSG 소장을 언급했는데 그는 SSG에서 직책을 맡기 전 나토의 작전실에서 근무했다. 그들의 목적은 시리아 석유에 대한 권리를 판매함으로써 반군을 위한 자금을 모으는 것이었다.

 

 

IS의 석유 밀수출에 대한 암묵적 공모

 

알카에다 대원들까지 점점 더 IS에 가세하기로 결정하면서, 시리아의 이슬람주의 단체들이 석유의 생산과 수출을 위해 즉석으로 만든 암시장 기반시설은 중동과 서구 열강의 암묵적 지원을 받으며 그 기능을 계속해서 유지하는 것으로 보인다.

 

시리아와 국경을 접하고 있는 터키 하타이주 지역구 의원인 알리 에디보글루에 따르면, IS는 시리아와 이라크 모술에서 생산된 석유의 대부분을 터키 당국의 암묵적 동의하에 터키를 통해 팔고 있다. “그들은 터키 국경 부근의 하타이 주와 연결되는 파이프를 설치했다. (터키 국경지역인) 킬리스, 우르파, 가지안테프에도 비슷한 파이프들이 존재한다. 그들은 석유를 터키로 보내서 현금으로 전환한다. 그들은 정유소에서 공짜로 석유를 얻는다. 터키 국경 인근지역에서 원시적인 방법으로 석유를 정제한 뒤, 터키를 통해 판다. 이게 전부 8억 달러다.” 그는 이런 사업의 규모를 보면 터키가 공식적으로 공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유럽, 러시아, 아시아 국가들, 체첸에서 온 전투원들이 터키 영역을 통해 대거 시리아와 이라크로 들어가고 있다. 최소한 천명의 터키 국민들이 이 외국인 대원들이 ISIS에 가입하기 위해 시리아와 이라크에 잠입할 수 있게 돕고 있다는 정보가 있다. 터키 국가정보부(MIT)가 관여하고 있다는 주장이 있다. 이런 일이 MIT 모르게 절대 벌어질 수 없다.”

 

마찬가지로, 이라크 쿠르드 지역의 당국 역시 IS의 석유 밀수출을 모른척하고 있다는 증거가 있다. 7월에 이라크 관리들은 IS가 이라크 북부 살라후딘 주에서 추출한 석유를 팔고 있다고 말했다. 한 관리는 “쿠르드군 페쉬메르가는 처음에는 석유 판매를 못하게 하다가 나중에 트럭으로 석유를 운반해서 팔 수 있게 허락했다”고 지적했다.

 

법치국가연합(옮긴이: 2009년 선거를 위해 당시 이라크 총리 알 말리키의 다와당을 주축으로 형성된 정당연합) 소속 알리아 나시프 국회의원은 쿠르드자치정부(KRG)가 비밀리에 IS와 석유를 거래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지금 벌어지고 있는 사태는 쿠르드 정치인들이 이라크를 상대로 얼마나 거대한 음모를 꾸미고 있는지 보여준다... 이라크 석유를 ISIS나 또는 다른 그 누구에게도 (불법으로) 판매하는 것은 우리에게 전혀 놀라운 일이 아니다.” 쿠르드 관리들은 이러한 혐의를 강력히 부인했지만, 아랍 일간지 Al-Awsat는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는 소식통들을 인용하여 ISIS가 점유한 이라크 원유가 “이라크, 이란, 시리아를 가로지르는 국경지대에서 쿠르드 무역업자에게 팔리고 있으며, 파키스탄으로 운송되어 거기에서 ‘정가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석유부는 8월 공식성명을 통해 IS가 불법으로 밀수출하고 있는 원유는 이라크 정부가 절대 공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원유의) 국제 구매자와 시장 참여자들은 이라크 석유부로부터 공식 허가를 받지 않은 석유 수출은 (ISIS가) 통제하고 있는 유전에서 나온 원유를 포함하고 있다는 사실을 인식해야 한다.”

 

카타르 소재 브루킹스 도하센터 루아이 알 카티브 객원연구원은 “터키와 같은 나라들이 이러한 관행을 외면하고 있다”고 하면서 “이라크 남부지역에 있는 암시장들을 폐쇄하도록 국제적인 압력을 증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그러한 압력은 없었던 반면, IS의 석유 밀수출은 계속되고 있으며, 터키 내부와 해외의 관찰자들은 터키 정부가 아사드 정권보다 반군을 선호하기 때문에 암묵적으로 IS가 융성할 수 있게 해주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라크 석유부 장관을 지낸 이삼 알잘라비에 따르면, “터키는 IS의 석유 밀거래에서 최대 승자다.” 그는 이 거래와 관련된 무역업자와 석유회사 모두 밀수출에 편의를 제공하는 나라들이 “엄청난” 이윤을 남길 수 있도록 가격을 낮추고 있다고 말했다.

 

 

ISIS에게 석유를 산다고?

 

지난 달 초 이라크 북부 쿠르드 지역에서 백만 배럴이 넘는 원유를 실은 유조선이 멕시코만 연안의 텍사스주에 도착했다. 이라크 쿠르드 지역에서 정제된 석유는 새로운 송유관을 통해 터키의 제이한에 도착하며, 거기에서 유조선에 실려 미국으로 떠난다. 이라크 정부가 석유판매를 막기 위해서 국가관할권은 자신들에게 있다는 주장은 미국 법원에서 묵살되었다.

 

9월 초 Jana Hybášková 주이라크 EU대사는 유럽의회 외무위원회에 “일부 EU 회원국들이 이라크와 시리아의 대부분을 야만적으로 정복한 테러리스트 조직인 IS로부터 석유를 샀다”고 말했다고 이스라엘 공영신문 아르츠 쉐바가 보도했다. 그러나 그녀는 “수차례의 질문에도 불구하고 그 나라들의 이름을 밝히길 거부했다.”

 

올 여름 쿠르드자치정부의 원유의 세 번째 종착역은, 역시 터키 제이한항을 통해, 이스라엘 남서부 아슈켈론항이었다. 그렇지만 이것은 별로 새로운 사실이 아니다. 5월 로이터는 이스라엘과 미국 정유회사들이 논란이 되고 있는 쿠르드자치정부의 석유를 정기적으로 구매, 수입했다고 밝혔다.

 

한편 ISIS의 원유가 절망적으로 얽혀 있는 은밀한 석유선적의 삼각관계가 더욱 확고해지면서, 터키는 미국이 국제시장에서 쿠르드 석유판매에 대한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한 공식조치를 취하라고 점점 더 요구하게 되었다. 쿠르드자치정부는 내년까지 터키로 연결되는 송유관을 통해 하루 백만 배럴이나 되는 석유를 수출할 계획이다.

 

쿠르드자치정부의 수도 에르빌에서 활동하고 있는 많은 석유, 가스회사들 중에는 엑손모빌과 셰브론이 있다. 이라크 사태로 작업이 중단되긴 했지만, 그들은 쿠르드자치정부와 계약을 맺고 에르빌에서 석유를 시추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스티브 콜(옮긴이: Private Empire: ExxonMobil and American Power의 저자)은 뉴요커 기고문을 통해 오바마의 공습과 쿠르드에 대한 무기 제공은 - 이라크 정부에게는 제공하지 않으면서 - “아직 국가수립을 선언하지도 않았고, 그들의 지정학적 호소의 원천이 - 이를테면 러시아 대신 유럽에게 석유와 가스를 장기적으로 공급 - 예의바르거나 순진한 사람들에게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쿠르드 산유국을 방어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현재 쿠르드는 수출능력을 “네 배”로 만들기 위해 바쁘며, 미국의 정책은 점점 더 쿠르드 수출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러한 사태전개는 이라크의 국가영토통합에 중대한 파문을 일으킬 것이다.

 

확실히 IS에 대한 공세가 거세지면서, 쿠르드인들은 이제 IS의 밀수출 시도를 선별적으로 진압하고 있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다.

 

 

새 지도

 

제3차 이라크전이 시작되었다. 더불어 이라크를 종족, 종교 구분에 따라 셋으로 분할하겠다는 네오콘의 오랜 꿈도 부활했다.

 

백악관 관리들은 지역의 ‘이슬람 국가’와의 싸움이 몇 년 걸릴 것이며, 오바마 행정부 이후에도 계속될지 모른다고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기나긴 전쟁’이라는 이러한 전망은 국방정책위원회(Defense Policy Board)에서 당시 위원장이었던 리처드 펄의 초청을 받은 랜드연구소 분석가 고 Laurent Muraweic이 공식적으로 제출한 막연한 구상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주장에 따르면 이라크는 중동확대(wider Middle East)를 위한 “전술적 축”(tactical pivot)이다.1

 

가디언의 중동담당 편집장을 지낸 브라이언 휘태커는 펄-랜드 전략이 리처드 펄과 9/11 이후 부시 행정부에서 고위직을 지낸 네오콘들이 이스라엘의 고등전략과 정치연구학회(Institute for Advanced Strategic and Political Studies)와 공동으로 집필한 1996년 보고서(옮긴이: 이 보고서의 이름은 “깨끗한 단절: 영역확보를 위한 새로운 전략A Clean Break: A New Strategy for Securing the Realm”이며, 이스라엘의 안보를 위해 1993년 오슬로 협정과 깨끗이 단절하고 이라크-시리아-헤즈볼라-이란 순으로 공격할 것과 중동에서 서구의 가치를 강조할 것 등을 제시하고 있음)로부터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올바르게 지적했다.

 

 

이 정책 보고서는 “이슬람 국가”의 확장의 결과로 전개되고 있는 혼돈과 놀랍도록 유사한 전략을 옹호했다. 그것은 우선 사담 후세인의 제거를 확보함으로써 이스라엘이 “자신의 전략적 환경을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었다. “요르단과 터키는 이스라엘과 함께 시리아를 약화시키고 ”밀어 붙이기“ 위한 연합(axis)을 형성할 것이다.” 이 연합은 그들의 시아파 주민들을 “떼어냄”으로써 레바논, 시리아, 이란의 영향력을 약화시킬 것이다. 이 시도가 성공하기 위해서 이스라엘은 미국의 지원을 만들어내야 하는데, 베냐민 네타냐후는 “냉전 시기 미국 행정부의 중심사상을 활용함으로써 미국인들에게 친숙한 언어로” 전략을 표현해서 그러한 지원을 얻을 수 있었다.

 

2002년 펄-랜드 계획은 2003년 이라크전 직전 부시 행정부의 전략적 사고에서 적극적인 역할을 했다. 미국의 민간정보회사인 Stratfor에 따르면, 2002년 말 딕 체니 당시 부통령과 폴 월포위츠 국방부 차관은 공동으로 책략을 꾸몄는데, 그것은 이라크 중부의 다수인 수니파가 요르단과 손을 잡고 북부의 쿠르드 지역이 자치국가가 되는 것이었다. 그들 모두 남부의 시아파 지역으로부터 분리된다.

 

Stratfor는 이라크 분할이 가져다 줄 전략적 이점은 미국의 석유 장악이라고 주장했다.

 

“주권국가로서의 이라크를 해체하고 난 뒤에는 그 수도가 (요르단의) 암만이 될 것이므로 언젠가 바그다드에 반미정부가 들어설 것이라는 두려움이 사라진다. 현존하는 그리고 잠재적인 미국의 지정학적 적수인 이란, 사우디 아라비아, 시리아는 서로 분리될 것이며, 그들 사이에 있는 땅 덩어리는 친미 세력이 지배할 것이다.

 

“마찬가지로 중요한 것은, 워싱턴은 미국의 보호를 요청하는 이제 막 생겨난 새로운 국가를 방어하기 위해, 그리고 석유시장과 물자들의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지역에서 장기적이며 대규모의 군사주둔의 필요성을 정당화할 수 있게 된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이라크 석유를 직접 통제하고 리야드와 충돌이 벌어질 경우 사우디 석유를 대체할 수 있게 해 줄 것이다.“

 

‘이슬람 국가’의 확장은 미국과 영국이 이라크에서 장기적인 군사주둔을 복구하려 하면서 이 시나리오의 핵심윤곽이 드러나게 하는 전제를 제공했다.

 

2006년 체니의 후임인 조 바이든 역시 종족-종교 구분에 따른 이라크의 ‘부드러운 분할’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바이든과 공동으로 이라크 분할안을 집필한 외교위원회(CFR)의 레슬리 겔브(옮긴이: 이 두 사람은 2006년 5월 1일자 뉴욕타임스 오피니언란을 통해 Unity Through Autonomy in Iraq 발표)는 현재 이 입장이 현사태의 “유일한 해결책”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2008년 이번에도 랜드연구소를 통해 이 전략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미 육군교육사령부가 자금을 지원한 이 보고서는 ‘기나긴 전쟁’을 추진하는 방법에 관한 것이었다. 이러한 전략들 중에서, 랜드 보고서가 옹호하는 한 시나리오는 “다양한 살라피-지하디스트 조직들 사이의 첨예한 의견대립을 활용하여 서로 등을 돌리게 하고 내부투쟁을 통해 그들의 에너지를 분산시키는” 것과 관련된 “분할지배”다.

 

동시에 이 보고서는 미국이 “중동과 페르시아만에서 이란의 힘과 영향력을 억제하기 위해... 전통적인 수니파 정권을 강화”함으로써 살라피-지하디스트들과 시아파 전투원들 사이의 분쟁을 조장할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 계획은 차례대로 실행에 옮겨지고 있다. 지난 주 아비그도르 리베르만 이스라엘 외무장관은 존 케리 미 국무부장관에게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이라크는 우리 눈앞에서 해체되고 있는 중이며, 쿠르드 독립국가의 창설은 피할 수 없는 결과인 것 같다.”

 

‘이슬람 국가’의 부상은 알카에다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들을 지역 주민들에게 영향력을 미치게 하기 위한 도구로 보는, 지금까지 서술한 은밀하고 위험한 작전 전략과 관련된 네오콘의 전망이 가져온 직접적 결과만은 아니다. 이것은 결국 끝없는 전쟁, 에너지자원이 풍부한 페르시아만 지역에서 미국이 주도하는 장기적 군사주둔이라는 유령, 지역질서의 확대를 재구성해서 제국이 되려는 위험한 유혹의 복귀라는, 새로운 시대를 열 전제를 제공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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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역자주: 2002년 프레시안 기사 참조 http://www.pressian.com/news/article.html?no=41910%29텍스트로 돌아가기

2014/09/15 「자본론」?

이런 거?

사용자 삽입 이미지

"강철 이빨"

 

 

<자본론> 없는 [현대] 현실에 대한 사유는 어금니 빼고 무깍두기 음미하기. 자본주의가 써 준 죽이야 문제 없겠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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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4 메모

1.

스코트랜드가 살림을 따로 차릴지... 만약 그렇게 된다면, ‘Scotland National …’ 의 번역이 쉬워지겠다. ‘스코트랜드 국립 … ‘


2.

오늘 독일 브란덴부르크주와 튀링엔주에서 주총선이 있다. AfD(Alternative für Deutschland/독일을 위한 대안)의 ‘약진’, 과연 어디까지 갈까? 그 배경은 무엇일까?

 

녹색당은 다양한 ‘신사회운동’을 집결하고 ‘대안’이란 이름표를 달고 출범했다. 정체성정치였다 (die Grünen).

 

독일에선 프랑스의 ‘정체성 연합’(bloc identitaire)을 모방한 ‘정체성 운동’(identitäre Bewegung)이 AfD와 같은 신극우주의의 배경이 되었다. “Die Identitären”이라고 자신을 규정하고 특히 페이스북을 통해서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런 신극우는 진보의(?) 정체성정치의 이면인가?

 

남한의 ‘일베’도 ‘정체성정치’의 산물?

 

왜 진보로 간주된 정체성정치가 극우의 것이 되었을까?

 

스피노자로 떨어져 내려가 진리를 실체화(Essentialisierung)했기 때문인가?


“진리는 실체이며 주체다”란 헤겔의 말을 반추하고 다시 내재화해야 하는가?    

 

3.

사랑 …

 

“하나님은 사랑이다.” 뭔말?

 

야훼의 사랑은 계약에 근거한 사랑. 사랑하겠다고 약속.

불화를 극보하는 결합의 원칙이 아니다. 실체가 아니다.

약속이다.

‘이를 악물고’ 사랑하는 것이다.

 

사도 바울이 이걸 알아 차리고 이렇게 가르쳤던 것이다. “사랑은 오래 참고 …”  ‘이를 악물고’ 사랑하는 것이라고.

 

프롤레타리아트의 사랑도 이와 유사하다. 우린 연대라 한다. 연대(蓮帶, solidarité)가 로마 민법 ‘obligatio in solidum’(연대채무)에서 유래하지 않는가?
 

4.

오늘 베를린에 대대적인 反-반유대인주의 시위가 있다. 브란덴부르크문 앞 교통을 차단하고 대형 행사장을 만들어 놓았다. 정권이 동원한 시위라는 인상이 떨쳐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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횔더의 안티고네

안티고네

"Zum Hasse nicht, zur Liebe bin i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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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러시아 선전전] 선전의 음흉한 권력

원문: The Insidious Power of Propaganda, by Karel van Wolferen

번역: 일몽

 

 

예전에 ‘자유세계’라고 하던 곳에서 정치선전의 효과를 연구하기 위해 지금보다 더 좋은 시기는 없을 것이다. 우리는 뚜렷한 윤곽을 가지고 있는 음흉한 선전의 사례를 체험하고 있다. 그것은 공동의 필요에 부응한다. 대량살육과 인재人災의 시기에 도덕적 의식이 있는 사람은 좋은 것과 나쁜 것, 바람직한 것과 비열한 것을 명확히 구분할 필요가 있다. 다시 말하면 정치적으로 분명한 것을 원한다. 심지어 우리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처럼, 전쟁을 팔기 위한 장사수단으로 ‘도덕적 투명성’을 사용할 수도 있다.

 

지하디스트들이 수감된 기자들을 참수할 때 선악의 분류는 너무나 쉽다. “가만히 있지 않겠다”는 사람들은 자동적으로 ‘좋은 놈’으로 분류된다. 그러나 여기에는 자욱한 안개가 끼어 있다. 시리아의 아사드는 오랫동안 나쁜 놈 명단의 맨 꼭대기에 있었지만, 그는 이제 사태를 수습하느라 전념하고 있는 자들에게 어느 정도 동맹이 된 것 같다. 게다가 미국과 미국의 아랍 동맹국들이 ISIS의 모체인 급진적 이슬람주의자들에게 자금을 대고 지원한 사실은 철저한 비밀이 아니며, 2003년 이라크 국가의 참수가 가져다 준 마법사의 제자 효과가 없었더라면 오늘날 이런 아수라장은 없었을 것이라는 것에는 거의 모두 동의한다.

 

우크라이나는 그보다는 더 명확하다. 민주주의와 서구의 가치를 위해 싸우는 키예프 전사들과 그 일을 방해하는 사람이 있다. 그는 주변국의 주권을 존중하지 않으며, 어떤 제재를 가하더라도 그의 비타협성은 수그러들지 않는다.

 

298명이 사망한 항공기 추락 사건은 이제 더 이상 뉴스에 나오지 않으며, 누가 항공기를 격추시켰는지에 관한 조사는 어떻게 된 건지? 기다려도 소용없다. 지난 주 네덜라드인들은 TV에서 뉴스를 보다가 인터넷 자가출판(samizdat)에서 떠돌고 있는 소식을 들었는데, MH17 조사단에 참여한 나라들이 비공개 협정에 서명했다는 것이다. (키예프를 포함한) 참여국들은 모두 아무 이유 없이 결과의 공개를 거부할 권리를 갖고 있다. 298명의 운명을 결정한 그 원인에 관한 진실은 이미 정치선전에 의해 정해져버린 것 같다. 증거라고는 단 하나도 없었으면서 ‘반군’이 항공기를 격추시켰고 러시아가 개입되었다는 공식보도가 나왔고 그것은 여전히 대러 제재를 정당화하고 있다.

 

몇 주째 유혈사태와 폭격으로 인한 대대적인 파괴 속에서 위기는 힘겨운 발걸음을 계속 내딛어갔고 푸틴의 인도적 구호트럭이 제5열일지도 모른다는 나토의 불평이 나오자, 주류 언론은 러시아가 ‘반군’을 지원하기 위해 침략했다는 혐의가 있다고 주장하면서 또 다시 우크라이나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불러 모았다. 9월 1일 뉴욕타임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는 지금 전쟁중”이라는 논평을 발표했다. 이것도 정치선전물일까? 확실히 그렇게 보인다. 프랑스를 포함하여 외국 지원자들이 ‘반군’에 합류했으며 그들 대부분이 러시아인일 가능성이 있다. 도네츠크와 루간스크의 전투원들이 국경 바로 너머에 이웃과 친척이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그러나 도네츠크인민공화국 각료회의 신임의장 알렉산드르 자하르첸코는 기자회견에서 외신기자의 질문에 만약 자신의 병력을 지원하는 러시아 군대가 있다면 아마 그들은 키예프로 벌써 이동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자하르첸코의 병력이 러시아인들 없이도 그들 스스로 꽤 잘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정보들이 간간이 있다. 그들은 또한 동부의 형제들을 살해하려는 열정이 식어버려서 탈영한 키예프 병력의 도움을 받고 있다.

 

냉정한 편집자들에게는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현장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알아낼 직접적 수단이 거의 없는데, 그들은 경험 있는 기자들을 전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에 보낼 수가 없다. 그들의 예산으로는 천문학적인 보험비용을 감당할 수 없다. 따라서 우리는 좋은 실적을 갖고 있는 인터넷 사이트 여기저기에서 정보를 조금씩 모으는 수밖에는 없다.


미 정보부 분석가들이 협조를 거부한 뒤 - 그들의 의견은 언론을 통해 누설되었다 - MH17 참사에 관한 국무부와 백악관의 선전노선은 덜 단호해졌지만, 러시아 침략이라는 주제를 다시 살려냈고, 미국의 잡다한 출판물은 여전히 선악의 대결구도를 유지하면서 육성하고 있다. 이 중에는 포린폴리시처럼 명성을 중요하게 여기거나, 뉴리퍼블릭처럼 한 때는 상대적으로 리버럴 성향의 본부로 여겨졌던 매체들이 있다. 정치에 관해 상대적으로 신뢰할만한 지식을 얻을 수 있는 출처였던 이 매체들의 종말은 애도해야 마땅하다.

 

이례적인 지정학 이론가 존 미어샤이머가 이례적으로 포린어페어스에 의견을 표명한 것은 불과 며칠 전이었다. 그는 우크라이나 사태 그 대부분의 책임자들인 워싱턴과 유럽 동맹국들에게 그 책임을 돌렸다. “미국과 유럽 지도자들이 러시아와 국경을 마주한 우크라이나를 서방의 근거지로 바꾸려는 시도는 실수였다. 그 실수가 어떠한 결과를 초래했는지 밝혀졌기 때문에, 잘못된 정책을 계속 고집하는 것은 더욱 더 큰 실수가 될 것이다.” 이러한 분석이 유럽의 일부 진지한 편집자들에게 확신을 주려면 시간이 필요하다. 정신이 멀쩡한 필자를 한 명 더 꼽자면, 스티븐 코헨이 있다. 푸틴의 러시아를 이해하고 싶어하는 사람이라면 맨 처음 그의 글을 읽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그러나 언론은 ‘patriotic heretics’(조국을 사랑하기 때문에 배신하는 자들)을 - 코헨은 자신이 애국적 배신자라고 주장한다 - 매우 거칠게 다루고 있는데, 코헨도 뉴리퍼블릭에게 몰매를 맞고 있는 중이다.

 

성공적인 선전의 특징은 의심하지 않는 독자들이나 시청자들에게 서서히 스며드는 방식이다. 거의 모든 것에 관한 책이나 영화의 리뷰, 또는 기사에서 상대적으로 순식간에 아무렇지도 않게 내뱉는 말 속에서 넌지시 표현된다. 그것은 우리를 둘러싼 모든 것이지만, 하나만 예를 들어서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는 편집장 저스틴 폭스가 이렇게 묻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 거의 분명한 자신의 나라를 왜 서방과의 대립으로 몰고가려하는가?” 가끔 자신의 이름으로 꽤 적절한 경제 분석을 했던 그에게 내가 묻고 싶은 건 “푸틴이 몰고 간다는 것을 어떻게 알았는가”다. 대니얼 드레즈너의 말을 인용하면서, 그는 푸틴이 “서방이 우려하는 것에 대해서 우려하지 않는다”는 것은 사실일지도 모르며, “명성과 민족주의적 영광을 위해 경제성장을 기꺼이 희생하려 한다”고 말한다. 이런 말장난은 어디에나 있다. 그들은 푸틴과의 싸움이 보복주의와의 싸움이라고 한다. 마초적인 환상을 가진, 공산주의 없는 소련을 재창조하려는 야심에 찬, 전체주의적 야망에 사로잡힌 정치인과의 싸움이라고.

 

선전을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은 숨겨진 의미를 통해서 머리에 무언의 지식을 주입시키는 방식이다. 우리가 말을 하지 않아도 알고 있는 것들은 그 자체로는 무엇인가에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을 이해할 수 있게 해준다. 그러한 암묵적 이해가 수반하는 가정은 이미 정해져 있으며, 그것에 대해서는 더 이상 토론하지 않는다. 암묵적 지식을 갖고 있을 때 새로운 증거나 논리적으로 더 훌륭한 분석에 대해서는 알려고 하지 않는다. 다시 그 가정들에 의식을 집중하게 하려면 대체로 한숨을 내쉬며 “그냥 넘어가자”고 하기 때문에 굉장히 성가신 일이다. 암묵적 지식은 매우 개인적인 지식이다. 물론 그것은 그 사회가 채택한 확실성으로부터 도출된 것이기 때문에 명백히 공유된 지식이지만, 그것은 자기 자신만의 고유한 지식으로 바뀌어버리기 때문에, 그 지식은 우리가 지키려고 하는 어떤 것이 되어버리고, 필요하다면 필사적으로 지켜야 한다. 호기심이 별로 없으면 그것이 진실일 ‘권리’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워싱턴이 시작하고 BBC를 비롯하여 유럽 주류언론의 대부분이 충실히 따르면서 계속하고 있는 선전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주민들이 자신들의 투표결과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어 사용금지 정책을 도입한 루소포비아(러시아 혐오) 정권과 싸울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 그들에게 공공건물, 병원, 주거지에 대한 폭격을 각오해야 할 정도로 절실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닌지에 대해서 아무런 질문의 여지를 남겨놓지 않는다.

 

선전노선은 푸틴이 우크라이나의 러시아어 사용지역에서 불안을 조장해왔다는, 단순한 러시아 침략과 관계된 것들 중 하나다. 나는 주류언론 어디에서도 키예프 병력이 저지른 파괴에 대한 보도와 사진을 볼 수 없었다. 그 광경을 본 목격자들은 전 세계가 보았던 가자공격에 비유했다. CNN과 BBC 보도에 함축된 견해들, 미 국무부 대변인의 말을 인용한 ‘소셜미디어’는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토록 성공적인 선전에 부합하지 않는 모든 정보는 이를테면 러시아 투데이를 모스크바의 선전기관으로 낙인찍는 것처럼 무력화시켜야 한다.

 

이러한 지배적인 선전이 번성하는 것은 범대서양주의 때문이다. 그것은 미국이 세계의 주요 정치행위자로 받아들여지지 않으면 세계는 잘 돌아가지 않을 것이며, 따라서 유럽은 미국이 하고 싶은 대로 내버려둬야 한다는 유럽인들의 믿음이다. 저속한 범대서양주의가 뚜렷하게 나타나는 곳은 러시아 적군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라디오에서 울부짖는 네덜란드이며, 세련된 범대서양주의는 나토를 방어하기 위해 그것이 왜 여전히 존재해야하는지 다양한 역사적 이유를 찾아내는 나라들에서 나타나고 있다. 전자는 한심하기 짝이 없고 후자에 대해서는 쉽게 반박할 수 있다. 그러나 합리적인 호소력을 갖춘 지적으로 가장 유혹적인 방식의 범대서양주의에는 쉽게 대처하지 못한다.

 

이라크를 침략하기 전이었던 11년 전 정치선전이 유럽을 덮쳤을 때, 그 당시 미국 정부의 정치적 지혜에 대한 유럽의 신뢰 위기를 복구하기 위해 냉철한 학자들과 논객들이 책상에서 벌떡 일어나 합리성에 호소했다. “미국이 없으면 일이 돌아가지 않는다”는 원칙이 가슴에 새겨진 것은 그때부터였다. 이러한 범대서양주의 교리는 정치 엘리트들 사이에서 지극히 당연한 것이었기 때문에, 동맹 내부에서 반세기가 넘도록 상대적 안락함을 누리고 나서 갑자기 과거에는 당연하게 여겼던 자국의 안보에 관한 고려가 시작되었다. 하지만 거기에는 그 이상의 것이 있었다. 대서양 동맹(Atlantic Alliance, 나토를 말함)에 대한 더 높은 수준의 이해를 촉구하는 탄원, 동맹의 재활성화를 위해 새롭게 이해하자는 호소는 자신들이 손해를 보고도 그 현실에 맞설 수 없는 마음씨 좋은 친구들의 가슴 아픈 눈물과 같은 것이었다.

 

상처를 아물게 하기 위해서는 연고가 필요했고, 큰 덩어리로 배달되었다. 권위 있는 유럽의 지식인들과 고위 공무원들은 조지 W. 부시에게 공동으로 공개서한을 보내, 관계회복과 그것의 달성을 위한 공식문구를 긴급 요청했다. 더 낮은 수준에서는 논설위원들이 합리성을 지지하는 행동에 돌입했다. 미국의 새 외교정책에 대한 환멸을 표시하면서 균열의 치유, 화해를 위한 소통, 상호이해 개선, 기타 등등에 대한 필요성을 주장했다. 2003년 여름, 이라크에 대한 성급한 침략을 분명히 반대했던 사람들은 처음의 서슬 퍼렇던 입장이 무뎌지는 것 같았다. 내가 좋아하는 사례를 들자면 옥스퍼드대 역사학자이며 다작논객이며 일반적으로 합리적 인물로 여겨지는 티모시 가튼 애쉬는 transatlantic balm(유럽-미국 사이에 까칠해진 관계를 위한 립밤)이 넘쳐나는 기사와 책을 마구 찍어댔다. 새로운 가능성들이 발견되었고, 동맹은 개과천선했고, 새로운 역사의 한 페이지가 열렸다. “양측 모두 노력해야” 하기 때문에, 이러한 탄원과 사설의 전반적 취지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미국의 군사주의의 맥락에서 보면 토론은 나토의 기능을 중심으로 진행되어야 하기 때문에, 상호양보가 아니라 유럽이 책임을 져야 했다. 지난 몇 달간 보았듯이 미국의 양보는 없기 때문에, 이라크전을 위한 선전에 반대하며 유럽이 쏟아부은 에너지는 이제 거의 완전히 바닥이 난 것 같다.


가튼 애쉬는 2014년 8월 1일자 가디언 기고문을 통해 “대부분의 서유럽인들은 푸틴의 크림 병합(anschluss)을 모른 척 했다”고 주장하면서 업무에 복귀했다. 병합? 우리가 지금 푸틴을 히틀러에 비유할 정도로 천박해지고 있다니. 이번에는 애쉬가 제재의 필요성을 역설하는 신문 사설의 틀에 박힌 말을 초월하면서까지 무리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그는 이번에는 이번 사태에 대한 미국의 어떠한 역할에 대해서도 해명하지 않는다. 오바마 대통령에 대한 거대한 착각 덕분에 범대서양주의자들의 믿음은 더 견고하게 복구되었기 때문에, 올해의 선전은 무제한의 자유를 획득했다. 이것은 합리적인 모든 사람들이 합리적이라고 생각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히 방어할 필요가 없는 암묵적 지식이다.

 

범대서양주의는 유럽을 눈멀게 하는 고난이다. 그것은 너무나 효과적으로 사람들의 눈을 가리기 때문에, 오늘날 사람들의 최대 관심사를 놓고 토론하는 곳은 어디에서나 현존하는 위협은 끊임없이 도외시된다. 내가 읽고 있는 주류언론의 뉴스와 논평은 우크라이나를 키예프와 ‘분리주의자들’과 특히 푸틴의 동기에 관해 다루고 있다. 이렇게 사태를 올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내가 보기에 이유가 명확하다. 범대서양주의는 세계에서 벌어지는 사건들에서 미국의 개입이 긍정적인 것으로 해석될 수 없다면, 그것을 모른척해야 한다. 긍정적으로 해석할 수 없다면, 회피하는 수밖에 없다. 또 다른 이유는 단순히 모르기 때문이다. 사려 깊고 교육받은 네덜란드인들 사이에서 미국 네오콘의 부상과 영향력을 추적해왔다거나, 또는 사만사 파워가 푸틴을 제거해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을 알아챈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미국 정부의 다양한 기관들이 어떻게 서로 관련되어 있는지, 미국에 대한 적절하면서 실현가능한 외교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정부의 효율적인 감독 없이, 그 기관들이 어느 만큼이나 바로 자신들의 삶을 주도하고 있는지 그들은 모른다.

 

선전은 모든 것을 만화책의 단순함 수준으로 떨어뜨린다. 이를테면 키예프 정부 하에서 IMF가 도입되면 사람들이 어떤 상황에 처하게 되는지와 같은 정교함이 선전에는 존재할 틈이 없다. 그리스 꼴이 난다. 우크라이나 동부와 서부가 여전히 한 나라에 존재하지만 상당한 수준의 자치정부를 가질 수 있도록 일종의 연방정부를 구성하기 위해서(키예프가 폭격을 계속하고 있기 때문에 아마 동부인들에게는 더 이상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일지도 모른다) 외교가 필요하다는, 푸틴이 자주 표현했던 열망은 그리 모호한 것도 아니었는데 선전에는 존재할 수 없다. 만화책 수준의 상상력은 나쁜 놈이 합리적이고 좋은 생각을 할 수 있다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해서는 안된다는, 푸틴의 주된 소원이며 애시당초 그가 우크라이나 사태에 개입했던 근본적 이유는 우리의 시야에 들어올 수 없다. 푸틴이 받아들일 수 있는 유일한 조건은 우크라이나가 비동맹 중립국으로 있는 것이며, 정권을 유지하기 원하는 러시아 대통령이라면 누구라도 그렇게 주장할 것이다.

 

우크라이나 사태의 선동자들은 워싱턴의 집무실에 있다. 그들은 러시아를 (그들 용어로) “왕따국가”(pariah state)로 만들기 위해 러시아에 대한 태도를 바꾸기로 결정했다. 2월 쿠데타가 다가왔을 때 그들은 반러시아 우익 세력이 더 많은 민주주의를 요구하는 저항운동을 장악할 수 있게 도왔다. 키예프가 통치하는 주민들에게 더 많은 민주주의가 주어졌다는 생각은 물론 터무니없다.

 

러시아 주제에 관해 진지한 필자들이 있다. 그들은 푸틴 치하에서 최근 몇 년간 러시아인들의 삶에 변화에 도덕적으로 분노한 사람들이다. 이것은 우크라이나 사태와는 다른 주제이지만, 그들의 영향력은 선전에 많은 도움이 된다. 위에서 언급한 뉴욕타임스 논평을 쓴 벤 유다가 좋은 예다. 나는 그들의 분노를 이해하고, 어느 정도 그들에게 공감한다. 중국이나 일본에 대해서 글을 쓰는 기자들을 통해 너무나 많이 봤기 때문에 이런 현상에는 친숙하다. 중국과 러시아의 경우 그들의 분노를 촉발한 것은 그들의 눈에 완전히 잘못 되고 있는 사태들의 축적이며, 그 이유는 자유주의적 사상에 부합하게 행동해야 하는 것들로부터 이탈하여 퇴보적으로 보이는 당국의 조치들 때문이다. 그들의 분노는 다른 모든 것을 압도할 수 있다. 분노 때문에 시야가 가린 그들은 실권자들이 끔찍한 상황에 어떻게 대처하는지 보지 못한다.

 

러시아의 경우 푸틴이 전 정권으로부터 러시아를 물려받았을 때, 국가가 더 이상 하나로 기능하지 않았기 때문에, 가장 먼저 중앙에 권력을 재집중하는 것을 요구했다는 사실에 대해 최근에는 거의 관심이 없는 것 같다. 옐친 밑에서 러시아는 서방의 무수한 약탈적 이익단체들과 하버드의 시장 근본주의에 현혹되어 경제적으로 파탄이 났다. 공산주의가 폐지된 후, 그들은 즉시 미국 스타일의 자본주의로 전환하라는 꼬임에 빠졌고, 그러한 전환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관이라고는 하나도 없었다. 그들은 민간부문이 없는 거대한 국유산업들을 민영화했다. 일본 역사에서 생생하게 볼 수 있듯이, 아무 것도 없는 상태에서 빨리 뭔가를 창조할 수는 없다. 따라서 그들이 얻은 것은 클렙토크라트 자본주의며, 국가재산은 강탈당했고, 그 결과 악명 높은 올리가르히들이 태어났다. 상대적으로 안정을 누렸던 러시아 중산층은 파괴된 것이나 마찬가지였고, 러시아인들의 기대수명은 곤두박질쳤다.

 

물론 푸틴은 외국 NGO들을 제한하고 싶어 한다. 그들은 푸틴의 정부를 불안정하게 해서 많은 해를 끼칠 수 있다. 외국으로부터 자금지원을 받는 정책연구소들은 연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에게 자금을 제공하는 사람들의 생각과 일치하는 정책을 팔러 다니기 위해 존재하며, 최근의 경험으로부터 교훈을 얻을 생각이 없는 그들은 그 생각이 언제든 누구에게나 좋은 것이라는 교조적인 가정에 빠져있다. 이 주제는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싼 이야기들 중에서 기껏해야 슬쩍 스쳐지나갈 뿐이지만, 현재 널리 퍼져있는 선전을 위해서 지적 토양은 이미 준비되어 있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푸틴의 팬이냐고? 나는 그를 모르며, 그에 대해서 아는 게 별로 없다. 최근의 문건들을 읽으면서 그에 대해서 알아보려고 했는데, 산더미 같은 비방을 일일이 다 훑어봐야겠다는 느낌을 피할 수가 없고, 주류언론에서는 러시아 제국을 재건하려한다는 실없는 소리 외에는 도대체 푸틴이 무엇을 얻으려고 하는지에 대해서 알아내려는 진지한 시도를 전혀 찾을 수 없다. 제국주의적 야망이나 쿠데타 전부터, 그리고 정상에 오른 루소포비아들이 나토에 가입하려는 야심 때문에 러시아 해군기지가 위태롭게 되기 전부터 그가 크림에 눈독을 들이고 있었다는 증거는 전혀 없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한다고 해서 반미냐고? 그런 꼬리표가 붙는 것은 거의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보기에 미국은 끝없는 비극의 시기를 보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시름에 잠긴 미국인들에 대해 마음 속 깊이 동조한다. 특히 그들 중에서 이 비극과 온몸으로 싸워야 할 나의 친구들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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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09/12 메모

며칠 마음과 생각이 흐름을 타고 있다. 일상생활과 거의 단절된 상태다. 이젠 다시 또 며칠 흐름을 단절해야 하고 일상생활로 나가야 한다. 잊지 않게 몇가지 정리한다.


1.


관심(關心)의 한문을 찾다가 관심(觀心)이란 말을 알게 되었다. 전자는 Interesse로 쉽게(?) 번역되는데, 후자의 적당한 독어는 뭔지 모르겠다. 아니, 그보다 앞서서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다. 네이버 사전: [불교] 마음의 본바탕을 바르게 살펴봄. 새우리말 큰사전: 마음의 본성을 밝히어 살핌. 자종(自宗)의  진리를 살핌. 자종? 새우리말 큰사전에 없다. 종에 대한 설명만 있다. 인도 논리학 어찌고 저찌고 하는데, 뭔말? 그리스의 Noesis(독 Vernunft/이성)와 비교될 수 있겠다라고 어렴풋이 생각하지만 무지의 답답함은 한이 없다. 답답함은 홀로이기 때문이다. 교제가 없기 때문이다. 관심 혹은 자종이란 낱말이 한낱 낱말에 머물러 아무런 연상(聯想)을 야기하기 않기 때문이다. 예컨대, Funktionaer(간부)하면, 기능에서 시작해서 수학의 함수, 기능적 분화(funktionale Differenzierung)등에 이르기까지, 또는 거드름 피우는 당간부 혹은 스마트한 자본주의란 기계의 기능공 등  연상이 풍부하다.

 

관심(關心)과 관심(觀心)의 변증법? 얼른 생각나는 건 하버마스의 “인식과 관심”(Erkenntnis und Interesse). 뭐라고 했지?

 

2.

노동자는 ‘자종’(自宗)적인 것 혹은 ‘자가’(自家)적인 것이 없다. 모든 것이 남김없이 [타자 소유 및 레짐하의] 생산에 투입될 때 ‘프롤레타리아’의 개념이 완성된다.

 

이렇게 생산된 것이 자기 안에 모순되는 이중성격을 갖는 상품이다.

 

하늘과 땅 그 모든 것은 생산된 것이다. ‘자종’, ‘자가’적인 것이란 없다. 관념도 생산된 것이다. 착취관계에 기반한 생산에 의해서 생산된 관념이 자종/자가를 운운하는 순간 상품처럼 자기 안에 모순되는 이중적인 성격을 갖게 된다. 그리스의 Noesis (독 Vernunft/이성), Philia(독 Freundschaft/우정) 등이 이렇다.

 

관념도 역시 생산의 결과란 말의 긍정적인 의미는 해방의 세력이 그것을 의식적으로 생산해야 한다는데 있다. 예컨대, 연대를 생산해야 한다.

 

Noesis(nus)와 그 주변 연상들의 관조적인 면과 생산적인 면의 우위가 유럽 정신사에서 늘 문제가 되어 왔다. 변혁의 대목에서는 더욱 그랬다. 근대/현대 혁명세력은 관조적인 면을 다시 우위로 설정한 이상주의에  대항하여 대려 경험주의/실증주의에 가까운 ‘실천’을, 즉 생산(Produktion)을 중시하였지만, 어찌된 일인지 이제와서는 이른바 좌파사이에 관념주의가 더 팽팽하다. 관념에 관념주의적으로 접근한다는 말이다. 생산의 범주로 접근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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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여론 우크라이나 NATO가입뿐만 아니라 EU 가입도 반대

2014.9.11 연합뉴스 "EU 주요국 여론 '우크라 EU가입' 찬성 52% 반대 43%"에 관한 글

자료: TRANSATLANTIC TRENDS, TOPLINE DATA 2014

 

미국 German Marshall Fund (GMF)의 최근 설문조사에 의하면 독일은 유럽 주요 10개국(독일, 프랑스, 영국, 이탈리아, 스페인, 네덜란드, 포르투갈, 스웨덴, 그리스, 폴란드)과 달리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뿐만 아니라 EU 가입에도 대폭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크라이나의 NATO 가입에 대한 유럽 주요 10개국의 찬반비율은 각각 46%, 47%로 거의 같은 수준이었으나, 독일의 찬.반비율은 각각 30%, 67%로 반대비율이 2/3을 넘었다.

 

우크라이나의 EU 가입에 대해서도 독일의 여론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유럽 주요 10개국의 우크라이나의 EU 가입 지지는 52%로 (반대 43%) 우위를 점했으나, 독일은 찬.반비율 각각 35%, 63%로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에 대한  반대비율 2/3을 약간 밑도는 수준이었다.

 

대 우크라이나 경제지원과 무기공급과 관련해서는 독일이 유럽 주요 10개국과 거의 같은 견해를 보여주었다. 경제지원에 대한 찬성과 무기지원에 대한 반대가 압도적이었다.

 

그러나 대 러시아 경제제재와 관련해서는 독일은 길을 달리하고 있다. 그리스를 제외한 유럽 주요 9개국은 러시아 경제제재를 압도적으로 지지하나 (찬성 62%, 반대 34%) 독일은 과반수(50%)가 반대하고 있다 (찬성 49%). 그리스의 경우 찬.반 각각 61%, 35%로 유럽 주요 9개국과 정반대의 모습이다.

 

대 러시아 정책과 관련해서 독일의 이 ‘외딴 길’은 통독 전야 콜총리의 대쏘련 약속, 즉 NATO와 EU의 동유럽으로의 확장을 지지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미국의 눈치를 보면서 겸연쩍어 하지만], 그래도 지키려는 노력 혹은 양심의 가책과 함께 독일과 러시아의 경제.정신적 관계가 독일사회에 견고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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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역과 관심

2014.9.6 인터넷판 연합뉴스: “독일 내년 실업급여 월 8유로 인상…399유로

 

연합뉴스의 베를린 특파원 기사를 종종 들여다 본다.  한국의 독일에 대한 관심이 어디에 있는가 알아보기 위해서다.

 

윗 기사를 보면서 약간 인상을 찌푸렸다. ‘뭔가 아닌데...’

 

'실업급여’는 'ALG II'(Arbeitslosengeld II)를 번역한 것이기 때문에 틀린 번역은 아니다. ‘Arbeitslosengeld’는 말 그대로 ‘실업급여’ 혹은 ‘실업수당’이 아닌가?

 

맞다. 근데 맞지 않다.

 

ALG II 는 한국으로 따지자면 국민기초생활급여에 준한 것이다. 취업활동을 하면서 실업보험비를 납부한 것과 전혀 무관하다.

 

ALG II 를 “'하르츠 Ⅳ'에 따른 실업 급여”로, “하르츠 Ⅳ는 지난 2005년 시행한 노동개편 종합대책”이라고 보충설명을 하지만, 독일 사민당을 파열하여 기민당의 쥬니어파트너로 전락하게 한 기폭제가 되었던 이 제도의 현실성은 잡히지 않는다.

 

이것까지 요구하는 건 무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윗 기사는 독일의 실업제도, 복지제도에 관심이 없을 뿐만 아니라  한국의 그것에도 전혀 관심이 없는 기사가 아닌가 한다.  한국의 실업제도를 한 번이라도  고려했으면 달리 번역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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