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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080230-이스탄불

인천공항에서 아버님의 암 소식 들었다. 남의 이야기인줄만 알았는데..

올해는 아무래도 만만치 않은 해가 되려나 보다. 

 

아버님 혼자 작은 병원에 다녀 오셨고, 암이라고 큰 병원 가라고 한 것 같고

역시나 혼자 충남대 병원에 가서 검사 받은 뒤 어제 엄마, 언니에게 같이 가자고 하셨나보다.

수술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말할거라고. 암이라고 했으니 미리 알고 가라고.

위궤양 정도로 알고 있던 가족들 서로에게 알고 있었냐고 묻느라 바쁘고, 아버지의 목소리는 덤덤.

초기라하니 괜찮으시겠지. 잘 다녀오라 셔서 자주 전화하겠다고 하고 떴다.

 

그리하여 12시간 비행기타고, 시차 7시간 나는 이곳 이스탄불에 있으며.

지금은 새벽 6시 48분, 이곳의 컴퓨터가 너무 느려서 어제 문자 한통 보낼 수 없었고

일찍 일어나 남동생에게 문자 보내려는 중이다. 그래도 하나 보내는데 30분 걸렸다.

진보넷은 여기서도 꽤 빠른 편이다.

 

30일 밤에 있었던 일.

 

이곳은 사마티아 홈이라는 한국 아줌마, 터키 아저씨 부부가 하는 민박.

여행정보를 모두 기록해 놓은 수첩(쌩쇼하고 산 다이어리)을 공항에서 잃어 버렸다.

이 집 찾는 법을 두어번 읽어 놓기는 했는데 잘 찾을 수 있을지 몰라

다른 숙소로 갈 것이냐, 그냥 찾아 볼 것이냐로 한참 고민했다.

바닷가에 접한 살짝 외진 곳에 있는 탓에 혹시라도 못된 일 당할까봐 무서워서 말이다.

그래도 부딪쳐 보자 싶어서 물어 물어 버스를 탔는데 (이게 적어줄 것과 달랐단 말씀.)

아저씨 한분이 말을 건다. 모두 몽골에서 온 7명이 버스를 탔는데

아마도 일을 하기 위해 불법 체류할 예정인가보다.

버스를 5일 타고, 러시아에서 비행기로 세 시간 왔고 한국에서 5년 일한적 있다고 한다.

아는 한국 사람 있으면 연락처를 달라고 하시더니 자기 취직시켜 줄 수 없냐고..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어하는 심정은 알겠는데 참 당황스럽다.

운전사가 내리라고 하실래 행운을 빌고 후다다닥 내렸다.

 

나를 반겨준 현지 터키인은 근처 공원에서 놀던 세놈.

"헬로우~~ 뻑 미~~"를 외치며 뒤따라 오는데 "뻑 유~"를 해주고 싶은데 

그랬다 맞아 죽을까봐 진짜 뒤도 안 돌아보고 나의 기억이 맞기를 간절히 바라며

육교를 건넜더니 사진속의 건물들이 차례로 보인다.

어 여기서 안 나오면 더 이상 기억나지 않는데??하는 순간 눈앞에 나타난 마지막 건물.

안도의 긴 숨을...

 

숙소의 멤버들은 60일째 여행은 하고 있는 남, 녀 학생.

회사를 그만두고 나온 여인 1명. 같이 나온 학생인 남동생.

광주에서 교사를 하고 있다는 여인 2명.

발리 댄스를 배우러 온 여인 1명. 

말하다 보니 고향이 서울 3명, 부산 3명, 전라도 3명, 이스탄불이 고향이 사람 1명 이렇네.

 

이곳은 돼지 고기가 없어서 남매 여행객, 교사인 여인 2명이 불가리아 여행하고

돌아오는 길에 세 덩어리를 사왔다고 한다.

이곳의 유명한 맥주 에페스와 삼겹살 파티를 했다.

비행기에서 사육당했음에도 불구하고 맛있게 잘 먹었다.

주인 아줌마 말로는 부자인 크리스챤은 돼지 고기를 먹고

지역적으로는 독일인이 많은 에페소 지역에도 돼지고기를 먹을 수 있다고 한다.

무슬림인 듯한 아저씨도 잘 드신다.

(여기 사람들은 무슬림이긴 하나 자유롭다. 술도 잘 마신다.)

한달만의 한국 음식이라며 눈물을 흘리는 부산 여인.

점심 부터 굶었다며 아무말도 없이 열심히 먹던 광주 여인.

 

카파도키아 먼저 다녀온 후 이스탄불 여유 있게 돌려고 했는데

여기 하루 더 머물러야 하나 고민하게 만들어 주더라~

하지만 날씨가 안 좋으면 한 곳에 발목 잡힐 수 있다하니

일단 될때 돌고 나머지 시간을 이스탄불로 배정.

 

이 곳의 새로운 정권이 여자들이 히잡을 착용할 수 있도록 법을 바꾸려고 하는데

그 히잡의 길이를 제한하려고 하나 보다.

아저씨는 불만인 듯, 없애려면 없애든지 허용하려면 다 허용해야지 그게 뭐냐고.

이 쪽도 보수화?

(여기는 이슬람이 95%를 넘지만 국교는 없이 종교의 자유 인정, 공식석상에서 히잡쓰는건 불법.)

 

숙소 정면으로 해가 뜨고 있다. 07:20

씻고 나가야지.

 

그리고 올해는 가족에게 바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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터키 11박 12일(?)

 

1월 30일 이스탄불 in

 

이스탄불 - 야간버스 - 카파도키아 - 야간버스 - 페티예 - 파묵칼레 - 셀축 - 이즈미르 - 야간버스 - 이스탄불

 

고수할 일정 - 이스탄불 3일, 카파도키아 3일

나머지는 상황에 따라 변경

야간버스를 3번타야 하는데 체력이 가능할지 모르겠다.  

한번 타면 반나절은 비몽사몽이라는데

나는 또 멀미 심하고, 잠 못 자면 죽음 아니던가?

터키는 비수기이어서 방 없을리 없고, 교통편 없을리 없으니

가보고 마음가고 몸 가는데로

 

2월 10일 이스탄불 out (2월 11일 인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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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의 파란 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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