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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 16일

 

아무래도 5월 16일은 기록해 놓아야 할 듯.

보다 보다 첨 보는 상황이 전개 되었으므로.

 

5월 9일 집회가 9시까지 이어지면서 배가 고팠기 때문에

쵸코렛, 빵, 커피 준비했고 상황이 어떻게 될지 몰라 택시를 탔다.

비는 주룩.. 주룩..

 

원래 대화동 대한통운 앞에서 집회를 하기로 했는데

그들이 먼저 집회 신고를 해 버려서 대전 청사 앞으로 옮겼다는 사실은 언론을 통해 알았다.

(난 대전시민들에게 홍보하고자 일부러 청사 앞으로 옮긴 줄 알았다.)

 

사람들은 참 많이 모였고, 진행되는 동안

'저 사람들 대부분은 이제 수배자 신세가 되겠구나.. 구속 되겠구나..'라고 생각하니

마음 한구석 좀 무거웠다고나 할까?

 

나 역시 행진 하는 줄 알았는데 각자 알아서 중리 4거리로 모이라 하더라.

새움이네 차를 탔는데 경찰이 전경차 옮기느라 신호를 잡아줘서 금방 중리 4거리 도착.

바로 차량 통제 (화물연대 쪽 사람들과 경찰의 마찰이 있기도 했고)

만장을 나눠주기 시작했는데 많긴 만더라.

검은 만장 들고 나아가는 모습이 뽀대 나고.

암튼 그게 나중에 죽봉(죽창이었다고 볼수는 없지)으로 변한건 맞다.

 

중앙병원까지 행진했고 동부 경찰서 앞에서 막는게 보였고

물대포 색소 등등...

예전에는 앞에서 보곤 했는데 이번엔 나름 대오를 유지했다.

새움 아빠는 자기 옆에 있지 말라고, 사진 찍혀 벌금 물지도 모른다고 했는데

어느새 보면 깃발 아래 옹기종기 잘 모여있다.

 

 



한참 싸울 때

앞으로 밀라는 소리가 있기도 했는데 사람들이 앞으로 움직이지는 않았던 듯.

답답해서 M과 앞으로 갔다 뒤로 갔다 뛰라는 말에 앞으로 열심히 뛰었다.

전경이 밀린 것 같았다. 근데 밀린 것 같더니 마구마구 밀리더라.

방송차에서는 그만가라고 하기도 하고 멈추는 듯 하다가 사람들은 마구 나아갔다.

가면서 버려진 전경 차량을 보며 어이가 없었다. (서울에서의 그 치밀함은 오데로 가고???)

가는 내내 "이게 뭐야? 이게 뭐야?"

 

우리는 어쩌면 대전청장 목이 달아날지도 모른다했고

모두들 이런거는 처음 본다고 했다.

뭐 어렵게 이겨야(?) 기분이 좋을텐데

힘 줬더니 상대방이 확 힘빼버린 듯한

마음 한구석 불안한 승리???

사람들은 차량을 마구 부셨고 쾌감도 느껴지고 우려도 동시에 느껴졌다. --;;;;

 

일단 화물 동지는 소주 마시고 기냥 볼일 보는거는 매우 거시기 했고

다함께의 행동 역시 참 거시기 했다.

 

대한통운 앞에서 대치할때 남은 식량 열심히 먹었고, 앞으로 가서 잠시 구경하기도 했는데

해산하는 과정은 참 어이없었다.

파도 처럼 밀려갔다가 다시 파도에 휩쓴린 기분이라고 해야하나?

같이 가던 동지가 "뛰어~~"하는 순간 골목으로 들어갔는데

헐--;;; 대전은 조금만 벗어나면 산이고나 했다.

동지들끼리 얽혀 넘어지기도 했는데 난 뜀박질에 자신이 없는지라

얼렁 비옷 벗어던지고, 머리띠 풀고 우산을 푹 눌러썼고 성당이 보이길래 들어가 화장실에서 한참 있었다.

나와 거울을 보니 목에 예전에 노대회에서 받은 빨간 손수건이 묶여있더라.

비옷 벗어던지면 뭐하누 나름 여전히 커밍아웃 하고 있네. 하고 서서히 나왔더니

 

이미 전경들이 다 포위했고 수 많은 동지들이 이미 맞았고, 화물연대 방송 차량은 처참히 부셔졌더라.

긴 곤봉으로 많이 맞았다고 하더라.

서울에서 온 듯한 동지가 주민들에게 자리를 떠나지 말것을 호소하고 있었다.

자리를 뜨면 전경들이 더 심하게 저 사람들을 다치게 할거라고.

근데 아줌마 부대의 호기심은 누가 뭐라 안해도 열심히 구경하고 계시더라.

 

상황 조금 더 보다가

자리를 떠서 다시 중앙병원으로.

이런 저런 무용담(?)들을 풀고 있는데

갑자기 전경들 대오가 병원 앞으로 왔고 우리는 놀라 또 도망치기 시작했는데

그냥 지나가는 거였다. 휴~ 진짜 깜놀.

 

옆에 얼굴 알만한 이가 통화를 하는데

중대장 한명이 화물 방송차에 깔려서 의식 불명이라고 하더라.

해산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방송차에 뛰어든 뉘앙스가 풍기던데

나중에 별로 말들이 없어서 잘은 모르겠다.

(음... 중대장이 하루밤 동안 의식불명이었다고 하던데 수구 언론들이 대서특필하지 않은 이유는???)

 

암튼 뭐 춤고 배고프고 하여

밥 먹고

환자 수송하러 간 동무 기다렸다가 1시 넘어서 집에 들어 갔던가?

담날은 과외 하느라 바빴고

촛불 갔다가 느무 춥고 떨리고

또 마지막 타임 과외가 있어서

나와서 오뎅국물 사먹고 나의 일을 보러 갔다.

 

 

어제는 촛불 땡땡이....

 

 

 

집회 끝나고 민주노총과 공공연맹 사람들이

"ㅎㅎ 이젠 니네가 집회 주최 못하면 우리가 할께~"하더니

암튼 이 인간들이 선수들 맞긴 맞구만..

 

난 아직 세상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긍정하고 개인에 대해서는 지나치게 부정하는 듯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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