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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춘-남재준 국조 증인 채택하라”

 

세월호 유족들 "새누리당 청와대 눈치 보나"

[현장] 국회 방문해 여야 대표 면담... "여기서 합의하라"

14.05.27 17:24l최종 업데이트 14.05.27 20:52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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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족들 항의 받는 김재원 의원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대책위원회가 27일 국회를 방문해 세월호 국정조사 특위를 즉각 가동시킬 것을 요구했으나, 여야가 국조 증인 선정에 이견을 좁히지 못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이 불발됐다. 국정조사 계획서에 증인과 참고인 명단을 명시하는 것을 반대하고 있는 새누리당 김재원 원내수석부대표에게 피해자 가족들이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눈치를 보지 말라"고 질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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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신: 27일 오후 7시 25분]
김재원, 유가족에게 "협의하겠다"하고 사라져

세월호 참사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 가족들이 국회를 방문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을 촉구하는 가운데, 여야가 여전히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새누리당은 국조 증인을 계획서에 명시하는 것을 계속 반대하며 가족들의 공분을 샀다. 게다가 가족들 요구로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국조계획서 채택을 위한 여야 간사와 원내수석부대표 간의 회의에서,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석연찮은 이유로 회의에 참석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가족들은 격분하며 김 수석부대표와 새누리당을 질타했다.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여야 간의 협의 결과를 기다리며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는 와중에 오후 6시 즈음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왔다는 소식에 급하게 안으로 들어갔다. 이 자리에서 이 원내대표는 "가족분들께서 심재철 새누리당 국조특위원장에 대한 문제를 제기해 상의한 끝에 위원장을 교체하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가족이 심 위원장의 자질 문제를 거론했지만 교체를 요구한 상황이 아니었기에 상황에 맞지 않는 말이었다. 가족들은 "우리가 그런 걸 요구한 게 아니다, 본질을 흐리지 마라"라고 소리쳤다.

이 자리에서 가족들은 ▲ 즉각 국조특위 가동해 철저한 진상규명에 나서라 ▲ 여야가 주장하는 모든 조사대상, 증인, 자료공개, 이를 강제할 방법 채택하고 성역 없는 투명한 국조에 임하라 ▲ 국회 국정조사 요구서, 계획서 채택 형식과 무관하게 위 특위 가동과 증인 자료 공개 등 채택에 사전 합의해 본회의와 국조특위를 같은 날 개최하라 ▲ 국조특위는 업무개시와 동시에 진도 내려가 실종자 목소리 청취하라는 네 가지 요구안을 제시했다. 사실상 국조계획서에 주요 증인을 명시하라는 야당의 주장에 손을 들어 준 것이다.

이에 이완구 원내대표는 "다 받아 들이겠다"라며 다시 심재철 위원장 이야기를 꺼내들었다. 그는 "가족 분 가운데 한 분이 심각하게 특위원장 문제를 말씀하시기에 불신하신다고 생각해 (교체했다), 여러분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다시 가족들 사이에서는 "본질을 흐리지 마라, 그만 말해라"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그러자 이 원내대표는 "지킬 건 지키면서 말씀해달라. 굉장히 고뇌하면서 말씀 올리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국조특위 계획서 합의 소식을 기다리던 가족들을 오히려 더 자극하는 말이 되고 말았다.

김재원 "다른 협의 하기 위해 나와 있었다"... 가족들 분개

이 자리에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가 함께 있는 것도 가족들을 더욱 분노케 했다. 김 수석부대표는 약 한 시간 전 여야 대표단과 가족들의 면담자리에 참석했고, 가족들의 요구로 국조계획서 채택을 위한 국조특위간사, 원내수석부대표 간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자리를 떴다. 당연히 가족들은 김 원내대표가 여야 간 회의 결과를 밝히기 위해 온 것으로 알고 있었다. 그러나 김 수석부대표는 이 자리에 참석하지 않고 한 시간 동안 다른 곳에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현미 새정치연합 국조특위 간사는 "이완구 원내대표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이렇게 하는 것을 정말 이해할 수가 없다. 김 수석부대표는 회의실에서 잠깐 나간다고 했다가 방금 전에 들어왔다"라며 "사실 한 시간동안 아무 협의도 하지 못했다"라고 말했다. 김 간사는 이어 "어디서 연락받고 와서 심재철 위원장을 사퇴시키는 것으로 해서 특위를 가동하려는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그러자 가족들은 김 수석부대표를 향해 "뭐하는 거야"라며 소리를 질렀다. 김 수석부대표가 해명을 하려고 하자 "마이크 주지 말아요"라고 외치는 사람도 있었다.

겨우 발언 기회를 얻은 김 수석부대표는 "우리당 국조특위 간사(조원진 의원)가 회의를 하고 있었다. 나는 다른 문제를 해결해야 해서 밖에서 여러 가지 협의를 진행했던 것"이라며 "회의를 안 했다고 하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이라도 국조특위를 개최해 증인채택과 조사대상을 논의하면 된다, 이러고 있는 사이 특위를 열어서 협의를 했다면 다른 결론을 얻을 수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국조특위 가동 이전에 조사대상, 증인을 사전에 합의하라"는 가족들의 요구를 이해하지 못하고 기존의 의견을 고수한 것이다.

이에 한 유가족은 "(김 수석부대표가) 청와대 눈치를 보고 있는 것 같다"라며 "증인이 누가 들어가느냐가 중요한 게 아니다. 사고와 관련된 사람을 분명히 채택해서 청문회를 하라는 말"이라고 호통을 쳤다. 그는 "김 수석부대표 자녀가 세월호에 빠졌다고 생각해 봐라"라고 덧붙였다. 그 사이 자리에 있던 이완구 원내대표가 자리를 떴고 가족들은 또 다시 "얘기 안 듣고 어디가냐"라며 소리쳤다.

가족들은 또 다시 여야협의를 요구하면서 "국조계획서 채택이 안 되면 청와대로 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김 수석부대표가 자리를 떠나면서 상황이 종료 됐으나, 여야 협의가 제대로 진행될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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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만난 여야 지도부 이완구 새누리당 비대위원장과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인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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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신: 27일 오후 4시 57분]
'김기춘 증인' 논란 국조 파행...세월호 유가족 분노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실종자 가족, 생존자 가족들이 27일 오후 국회를 방문해 국정조사 계획서 채택에 합의하지 못하는 여야를 모두 질타했다. 이날 국회는 오후 3시 본회의를 열고 새 국회의장 선출과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이하 국조) 계획서를 채택할 예정이었으나, 국정조사 청문회 증인을 계획서에 명시하는 부분에서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이견으로 본회의 자체가 열리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여야 대표단과 면담한 자리에서 "어떤 방식으로든 앞으로 국정조사를 어떻게 진행할지 당장 합의를 보라"며 "지금 이 자리에서 당장 의논해 결과를 내놓아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에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와 조원진 국조특위 간사, 김영록 새정치민주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김현미 국조특위 간사 4인이 국조계획서 합의를 위한 논의에 들어갔다.

청문회 증인 명시에 여야 이견... 가족들 "새누리당 양보할 수 없나?"

당초 세월호 참사 가족들은 이날 오후 1시 국회를 방문해 각 의원실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서명을 받고 여야대표단 면담을 하기로 예정돼 있었다. 이후 국조계획서 채택을 위해 개최되는 본회의를 참관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가족들은 여야 이견으로 본회의가 열리지 못한다는 소식을 듣고 모든 일정을 중단하고 내부 논의를 벌였다.

논의 결과 가족들은 가족대표단과 여야대표단 면담 대신 여야 대표를 의원회관 대회의실로 불러 이날 국회를 찾은 가족 100여 명 전체와 면담을 진행했다. 이 자리에는 이완구 새누리당 원내대표와 김한길·안철수 새정치연합 공동대표, 박영선 원내대표, 심상정 정의당 원대대표 등이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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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에 고개숙인 여야 대표단 여야 지도부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을 찾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면담에 앞서 고개숙여 인사하고 있다. 오른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원내대표, 김한길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이완구 새누리당 비대위원장, 주호영 새누리당 정책위의장,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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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자리에서 여야는 국조계획서를 채택 못한 것과 관련해 가족들에게 각자의 의견을 전달했다. 쟁점은 국조계획서에 청문회 증인 명시 여부였다. 새누리당은 그동안 있었던 국조에서 그런 관례가 없다며 국조계획서에 조사기관을 명시하고 이후 특위에서 청문회 증인을 결정하자는 주장을 펼쳤다. 반면 새정치연합 측은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지 않고 국조가 진행될 경우 이후 증인채택을 놓고 의미 없는 공방만 벌일 우려가 있다고 반박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은 "세월호 참사에 의한 여러 가지 문제점을 국민 앞에 낱낱이 밝혀야 하고, 책임자가 반드시 문책돼야 한다는 것이 원칙"이라며 "이 부분은 여야가 이견이 없지만, 새정치연합 측에서 요구하는 국조계획서에 증인을 명시하자는 것은 그동안 관례가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야 사이에 작은 의견차이로 국조가 진행되고 있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에 유감"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나 김현미 새정치연합 국조특위 간사는 정반대의 의견을 제시했다. 김 간사는 "새누리당은 지금까지 국조에서 증인을 명시한 관례가 없다고 하지만, 세월호 참사야말로 지금까지 없었던 참사였기 때문에 이 문제를 다루는 국회의 자세도 달라야 한다"라며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하려고 할 때 국조 날짜를 정해놓은 상태에서 (새누리당이) 안 하겠다고 세월만 보내면 진실 근처에도 갈 수가 없다"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여야의 의견에 가족들은 "김재원 수석부대표가 작은 차이라고 얘기했는데, 증인 신청 부분에 대해 미리 선정하고 진행하는 부분에 양보할 생각은 없나"라며 "조사대상에 국정원과 청와대가 포함되는 것인지 명확하게 해달라"라고 요구했다. 또 "진상조사에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제시하라"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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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월호 유가족 만난 여야 대표단 새누리당 이완구 비대위원장과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안철수 공동대표, 정의당 심상정 원내대표가 27일 오후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을 만나 면담에 앞서 나란히 앉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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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관련해 김한길 대표와 이완구 원내대표는 국조 예비조사과정에서 가족 참여와 함께 정부와 국회 시민사회를 아우르는 범국민진상조사단을 구성해 가족들의 참여를 보장할 것을 약속했다. 다만 김재원 수석부대표는 증인 명시를 양보할 수 없는지 묻는 질문에 제대로 답하지 않고 "국조특위를 열어 합의하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답변을 반복해 가족들의 거센 항의를 받기도 했다.

이날 면담자리 이후 박영선 새정치연합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여야 협상단에 두 가지 절충안을 제시했다. 관련한 논의를 한다고 들었다"라며 "합의가 이뤄지면 오늘이라도 곧바로 본회의를 열 수 있다"라고 말했다.

오후 4시 50분 현재 가족들은 국회 의원회관 각 층을 돌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1000만 서명을 받기 시작했다. 가족들은 이날 여야가 국조계획서 채택에 합의할 때까지 국회를 떠나지 않을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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