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출신의 반체제 저널리스트 에두아르노 갈레아노라는 사람이 있다네요.

자세한 이력은 이 책 책날개를 보시구여.

이 사람이 쓴 세 권짜리 책 제목임다. 따님이란 출판사서 나왔군요.

 

머리글을 읽다가, 켜어, 나름 뻑이 가^^; 공유하고 싶은 맘으루다 올려봅니다.

남미 지성의 도저한 울림을 느꼈달까요?

 

어떻게 된 게 반체제 경험이 죄다 '애국심'으루다 빨려드는 것으로만 보이는

이 나라의 상당수 반체제 인사들하군 어찌 그리 다르던지.. 흠.

이곳선 갈레아노 같은 사람, 언제쯤이면 볼 수 있을지.

어쩜 이미 있을라나, 기억의 심연 저편에?^^

 

여튼, 전문을 올리니 일독해 보시길.

 

*****

 

머리말

 

 

학생 시절에 나는 역사 과목에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역사 수업은 밀랍인형 진열관이나 죽은 자들의 영역을 기웃거리는 것 같았다. 과거는 적막하고 공허했으며, 입을 꼭 다물고 있었다. 우리에게 과거를 가르친 이유는 아무런 의식 없이 현재를 살라는 뜻이었다. 역사는 이미 만들어졌으므로 받아들이면 그만이지, 새로 만들 필요는 없다는 것이었다. 그것은 숨이 끊어진 역사였다. 교과서에서 배신당하고, 교실에서 거짓으로 포장되며, 연표 속에서 잠자고 있는 역사였다. 박물관에 갇힌 역사이고, 헌화가 놓여진 동상이나 대리석 기념물 아래 매장된 역사였다.

 

   <불의 기억>이 이런 역사에 숨과 활기를 불어넣고, 말을 되찾아 주기를 바란다. 수세기에 걸쳐 라틴아메리카가 빼앗긴 것은 금과 은, 초석과 고무, 구리와 석유만은 아니었다. 기억 또한 강탈당했다. 라틴 아메리카의 공식 역사는 세탁소에서 방금 찾아온 제복을 입은 영웅들의 나열에 불과했다. 나는 역사가가 아니다. 다만 작가로서 빼앗긴 아메리카의 기억, 특히 사랑이 경멸에 내몰린 땅 아메리카의 기억을 되찾는 데 일조하고 싶을 뿐이다. 나는 그 땅과 이야기를 나누고, 비밀을 공유하고 싶다.

 

   수많은 존재의 목소리를 전하는 나의 목소리가 어떤 글에 속하는지는 모르겠다. 소설인지 수필인지 서사시인지 증언인지 연대기인지 나는 알 수가 없다. 사실 별 상관도 없다. 평론가들은 장르를 나누지만, 나는 그런 경계를 믿지 않는다.

 

   나는 객관적인 글을 쓰려고 노력하지 않았다. 그런 글은 원하지 않았고, 또 불가능했다. 냉정한 거리를 유지할 수 없었기 때문에 차라리 편을 들었다. 그러나 후회는 없다. 이야기 하나하나는 확실한 문헌 자료에 근거를 두고 있으며, 비록 이야기는 내 방식대로 풀어냈지만, 모두 실제로 일어난 일들이다.

 

 

에두아르노 갈레아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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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3/22 12:04 2008/03/22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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