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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을 맞이해서
처가집에 1박 2일로 갔다 오기로 했습니다.
아침 일찍부터 저는 평소대로 멍하게 있고
주선생님은 이리 저리 움직이며 부지런을 떱니다.
"일단 청소를 해야 해.....갔다 왔는데 집 지저분하면 짜증나잖아...."
주선생님,
진짜 열심히 청소를 합니다.
저는 천천히 설거지하고
가습기 물 빼놓으면서 대충 시간을 때우는데
그러다 잠깐씩 눈을 돌려서 보면
주선생님은 공부방을 쓸고 있고
또 몇 분 있다 눈을 돌려 보면
거실을 닦고 있고
또 얼마 있다 보면
그새 짐을 싸고 있습니다.
"이 반팔은 가져갈까? 집에 있을 때 입히게..?"
"그러자~!!"
"동생이 사 준 긴팔 옷도 가져가자.."
"그래~~"
"거기서 출발할 때가 밤이라 좀 두꺼워도 괜찮을거야, 그치?"
"응..."
원래부터 어딜 가면
짐 싸는 건 항상 주선생님이 합니다.
가끔 제가 싸기도 하지만
목적지에 도착해서 보면
안 가져와도 될 물건들이 산을 이루는 경우가 많아서
주선생님 스스로도 자기가 짐 싸는 게 편하답니다.
저는 그냥 옆에서
추임새만 넣어주면 됩니다.
주선생님은 이미 전날 밤부터
미루 옷 중에 어떤 걸 가져가야 할 지
다 생각해 놓은 상태였습니다.
버둥거리는 미루를 붙잡고
억지로 이 옷 저 옷 입혀서
뭐가 잘 어울리는 지 미리 다 봐뒀습니다.
저는 미루가 좀 불쌍하기도 했지만
그냥 가만히 있었습니다.
"상구~먼저 씻을래~?"
"응...사실, 내가 있어 봐야 별로 할 일이 없어.."
"..." 주선생님은 그냥 열심히 짐을 쌉니다.
"내가 같이 짐 싸면, 짐이 산으로 갈껄?"
먼저 씻기가 미안해져서,
옆에서 괜히 몇 마디 더 하면서 미적거렸습니다.
짐을 싸다 보니
한참 동안 두 사람이 자기랑 안 놀아준 걸 깨달은 미루가
보채기 시작합니다.
주선생님의 손은 더욱 빨라지고
저는, 제가 빨리 씻고 나오는 게
주선생님 도와주는 일일 것 같아서 얼른 화장실로 뛰어 들어갔습니다.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습니다.
출발만 하면 됩니다.
우리는 이렇게 맘 먹은 후
1시간 쯤 있다가 겨우 출발했습니다.
미루 젖 주고,
안 먹어서 실랑이하고
미루가 달래지길 좀 기다리고
집 마저 치우고
옷 입히고
뭐하고, 뭐하고, 또 뭐하고..
그러고 집을 나섰습니다.
처가집 1박 2일, '시댁' 2박 3일
대장정이 시작됐습니다.
댓글 목록
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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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두두~둥!부가 정보
wingeder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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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 대장정 중 이신가?부가 정보
말걸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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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처가댁'은 1박 2일이고, '시댁'은 2박 3일이야?부가 정보
붉은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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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 갑자기 미칠이 어록이 생각나는군요^^부가 정보
sanggoo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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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걸기/ 물어보는 사람이 있을 줄 알았지...'시댁'은 이번에 외할아버지 산소 가자고 하루 더 있으라고 해서 그렇게 하기로 했지...근데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네...-.-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