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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 매트 냄새 빼기

미루가

그냥 누워 있을 때에도

쿵쾅쿵쾅 발을 구르는 데다

 

인제 굴러다니기 시작하면

지금 깔아 놓은 요 가지고는 안될 것 같아서

 

놀이매트를 하나 샀습니다.

 

주선생님이 몇날 며칠 시장조사를 해서

큼지막하고, 아주 두꺼워서 안심이 되는

그런 걸로 골랐습니다.

 

인터넷으로 주문한 그날부터

매트가 빨리 오길 기다렸습니다.

 

"미루야 매트 오면, 그 위에서 마음껏 굴러라~"

 

주선생님은 매트 주문했다고

처제한테 전화로 얘기한 모양입니다.

 

"언니, 근데 있잖어...매트 있다고 안심하면 안돼..꼭 매트 밖에 나와서 넘어지거든.."

 

어쨌거나 우리는 기대가 컸습니다.

 

"이야~놀이매트 왔다~"

주선생님도 저도 아주 신이 났습니다.

 

박스를 풀고, 매트를 꺼냈습니다.

새 물건 특유의 냄새가 확 풍깁니다.

 

사용설명서에는

'매트에서 특유의 냄새가 날 수 있으나  2~3일 정도면 없어짐'이라고

적혀 있었습니다.

 

"이거 베란다에 내놓을까?"

"그러자~ 2-3일이면 없어진다고 했으니까 조금만 참으면 되겠네..."

 

제가 새가구 냄새, 새물건 냄새, 새집 냄새에 민감해서

뭐든지 새로 만든 물건이 많은 곳에 가면 컨디션이 확 나빠집니다.

 

미루가 절 닮았다면

이런 물건을 바로 쓰는 건

아주 안 좋을 겁니다.

 

오늘로

새 매트를 내놓은지 이틀이 지났습니다.

 

베란다에 나가면

매트 냄새가 여전히 코를 찌릅니다.

 

주선생님이 말씀하셨습니다.

"한 일주일 내놓으면 될까?"

"2-3일이면 된댔는데..."

 

"2-3일이면 사람이 적응을 한단 얘기겠지..."

주선생님, 특유의 예리한 분석을 내놓습니다.

 

"오~호~그런가?"

 

"어때? 나의 정곡을 찌르는 분석들..."

 

하나 분석해놓고

분석'들'이랍니다.

 

"난 항상 이래~

여러분~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느닷없이 있지도 않은 사람들한테 꾸벅꾸벅 인사를 합니다.

매트 냄새를 너무 많이 맡았나 봅니다.

 

예로부터 우리 선조들은 이런 태도를,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의 예를 들어

비유하곤 했습니다.

 

속으로 그 비유를 되뇌었습니다.

"혼자 북치고 장구치고 다 해라..."

 

어쨌든 빨리 냄새가 빠졌으면 좋겠습니다.

새 물건 냄새, 너무 싫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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