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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선생님과 어떤 분이
이런 대화를 나눴답니다.
어떤 분: 애 놓고 다녀도 괜찮으세요?
주선생님: 네, 그럼요. 아빠가 봐줘요..
어떤 분: 아..그래요. 좋으시겠네요
주선생님: 근데, 벌써부터 애 떼어놓고 다니면 어떡하냐고 뭐라고 하는 사람도 많아요..
어떤 분: 에이~그런 게 어딨어요. 애랑 애착관계만 잘 형성되면 되는 거죠..
주선생님: 그러니까요... 근데 우리 애기는 저랑 별로 애착관계가 안 생기나봐요..
주선생님은 몇 달 전부터
바로 이 문제 때문에
살짝 삐쳤었다가,
인제는 그냥 포기하고 살고 있습니다.
미루는 지금도 제가 놀아주면 막 웃고
가만히 있어도 저를 보고 웃는데
그러다가도 주선생님이 놀아주면
청와대 대변인 브리핑 할 때 얼굴이 됩니다.
요새 좀 나아지긴 했지만
애들이 잘 하는 해맑은 웃음.
그걸 주선생님한테는 잘 선사 안 합니다.
"미루는 나한테는 저렇게 안 웃어.."
이렇게 말하긴 하는데
이전처럼 좌절의 기운이 감돌지는 않습니다.
"실컷 젖 먹고 기분 좋아져서 고개를 돌리면 아빠가 보이니까,
그래서 아빠를 더 좋아하는 거 아닐까?"
나름대로 분석도 합니다.
궁색합니다.
어떤 분: 정말이요?
주선생님: 네...지 아빠한테는 애착관계가 잘 형성된 것 같은데..저한테는 안 그래요..
어떤 분: 오호~그럼, 땡큐죠!!
주선생님: 땡큐라구요?
어떤분: 그럼요~얼마나 좋아요..마음대로 돌아다녀도 되고...
주선생님: 히힛~그러네요~
아이가 엄마를 좋아하는 건 좋은데
사실 그것 때문에 엄마들이 자기 할 일 포기하는 건
싫습니다.
한 20년만 내 인생 애 키우는 데 쓰지 뭐...
이러면 곤란합니다. 딱 그 시기 20년이 사람 인생의 전성기일 때입니다.
그 보다는
아이가 있어서 좋고
그것 때문에
자기 일도 더 신나게 하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미루는 우리한테 온 손님이니까,
신경써서 잘 해주자~대신, 매달리진 말자~"
이게 우리의 각오였습니다.
제 입장에서는
미루가 저를 더 좋아하는 게
육아휴직의 성과 같아서 뿌듯합니다.
근데, 좋아한다는 애가
왜 제 머리 끄댕이는 자꾸 잡아당기는 지
아파죽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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