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멍한 하루

어제 밤에 너무 일이 많았습니다.

아침에 일어났는데 양쪽 다리에

피곤이 1kg씩 매달려 있습니다.

 

"휴..죽겠다.."

 

아침을 준비하는데

며느리들은 아침 마다 이런 기분이겠다 싶어집니다.

 

주선생님은 새벽부터 비명을 질러대는 미루를

겨우 달래서 재우고 있습니다.

 

"조금만 쉬어야겠다..."

 

거실 바닥에 벌러덩 누웠습니다.

 

얼마 안 있다 다시 벌떡 일어났습니다.

이유식을 준비해야 합니다.

 

이유식 준비가 끝날 때쯤

시간 맞춰 일어나는 미루.

 

피곤은 머리까지 올라와 있습니다.

 

이유식을 먹고 신이 난 미루는 계속 비명을 지릅니다.

누가 주리를 트는 모양입니다.

 

그러기를 3시간.

애가 목이 쉬었습니다.

다시 잘 때가 됐는데 안 잡니다.

 

너무 피곤하고 정신도 없어서

미루 옆에 누웠습니다.

 

머리가 점점 멍해집니다.

누군가 뇌를 랩으로 칭칭 감아놨나봅니다.

어디선가 비명소리가 들립니다.

 

"내가 재워볼께..."

 

주선생님이 투입됐습니다.

저는 침대 밑으로 흘러 내려갔습니다.

 

요에 머리를 박고 엎드렸는데

팔이 몸통에 깔려 불편합니다. 빼기도 귀찮습니다.

 

코에서 나온 숨이 얼굴을 한 번 휘감았다 빠져나갑니다.

몸은 점점 요로 변하고 있습니다.

 

"콜록, 콜록.."

"상구, 도라지 먹었어?"

"아니.."

"자꾸 기침하면서 목에 좋으라고 한 약인데 왜 안 먹어.."

 

괜히 혼났습니다.

정신이 들었습니다.

 

바람이라도 쐬면 좀 나아질텐데

겨울이라 나갈 준비하는 게 복잡해서

잘 안 움직입니다.

 

덕분에 집에만 있으니까 사람이 점점 멍해집니다.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