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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불안

미루랑 같이 놀다가

잠깐 화장실에라도 가면

막 울거나 징징거리는 일이 부쩍 늘고 있습니다.

 

혹시 분리불안인가 싶기도 한데

항상 그런 건 아니어서

잘 모르겠습니다.

 

아무튼 예전보다

혼자 있는 걸 되게 싫어하는 건 분명합니다.

 

낮에 미루를 보다 보면

좀 쉬고 싶을 때도 있고

잠깐 졸고 싶을 때도 있는데

 

옆에 있으면서 좀 쉬려고 하면

손이나 발로 쳐대고

좀 떨어져서 잠깐 졸아볼까 하면

눈물을 글썽거려서 잠을 확 달아나게 합니다.

 

오늘 아침엔

 

일주일 내내 아팠던 후유증으로

몸에 힘도 없고 해서

 

미루 옆에 누워서 노는 둥 마는 둥 하고 있었습니다.

방바닥이 따뜻하니 좋습니다.

 

옆에서는 주선생님이 유축기로 젖을 다 짜고

모유보관팩에 젖을 보관할려고 왔다 갔다 합니다.

 

"근데 상구 있잖아~미루 ..분리불안인가봐..."

"그런 것 같지? 내가 보기에도 좀 그래.."

 

"원래 이 시기 쯤 되면 분리불안 느낀다고 하긴 했으니까..."

"한번 다른데로 가볼까?"

 

미루 옆에 누워있다가

벌떡 일어나서 다른 데로 가면

미루가 또 징징거릴지 어떨지 궁금해져서

한번 다른데로 가볼까하고 물어보니까

주선생님 곧바로 그러자고 합니다.

 

"응, 한번 해봐"

 

"싫어"

 

말은 했는데 귀찮습니다.

주선생님이 곧바로 한마디 합니다.

 

"그것이 바로 분리불안이야~"

"뭐가?"

"방바닥하고 분리되기 싫어하는 분리불안!!"

 

사실 이런 분리불안은

모든 피곤한 인류의 공통된 특징일 겁니다.

 

암튼 오늘까지

피곤이 안 풀려서

미루가 분리불안을 느끼는지에 대한 객관적 실험은

그냥 안하기로 했습니다.

 

미루 평생에

언제 아빠 좋다고 꼭 붙어있을까 생각해보면

분리불안 느끼는 게 그렇게 나쁘진 않습니다.

 

물론, 그래도 전

미루가 저보다는

엄마한테 분리불안을 느끼길 학수고대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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