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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록 쌓기

옆집에 갔더니

블록이 있습니다.

 

모든 블록을 세로로 세워서

가장 높이 쌓기에 도전했습니다.

 

사실 도전할 생각은 없었고

그냥 재미로 시작했는데

안 무너지는 바람에 거의 끝까지 갔습니다.

 

블록 4개 남겨놓고 무너졌는데

거의 제 어깨 높이에 닿았습니다.

기념 사진 두 장을 찍었습니다.

 

블록쌓기를 마치자

메스꺼움이 몰려옵니다.

정신을 너무 집중했습니다.

 

"상구...나 질렀어.."

"또 뭘?"

 

이젠 놀라는 척 하는 것도

지루합니다.

 

"블록..."

 

옆집에서 블록 쌓았던 날의 감격을

주선생님이 잊지 못한 것 같습니다.

 

집에 52개 짜리 블록이 도착했습니다.

 

상자 안에는 블록을 별스럽게 쌓아놓은

예시들이 그림으로 그려져 있습니다.

 

바로 쌓기 시작했습니다.

 

"그림대로 하는 거 쉽지 않겠다"

"그러게"

 

상당히 고난이도 작품들이 많습니다.

 

"이거 두고 두고 갖고 놀겠는데?"

"아무래도 그렇지?"

"미루 말고 상구가..."

 

주선생님 말대로

블록 하나만 열심히 빠는 미루 옆에서

저는 한참 블록을 쌓았습니다.

 

문득 피곤해 집니다.

저녁 시간도 됐고, 샤워를 하러 들어갔습니다.

 

샤워기를 틀어놓고

이빨을 닦습니다.

 

괜히 오래 집중했다가

또 어지러울 뻔 했는데

오늘은 훌륭한 자제력을 보였습니다.

 

"상구~!!!!!!!! 빨리 나와봐~~~"

 

갑자기 다급한 주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으악...빨리!!!"

 

무슨 일이 났습니다.

미루가 어디서 떨어지는 걸 간신히 잡고 있던가

아니면 더 급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냥 밖으로 뛰쳐나갔습니다.

 

"현숙아, 무슨 일이야???!!!"

 

주선생님

잔뜩 놀란 눈을 하고 말합니다.

 

"미루가 이걸 무너뜨릴려고 그래...그 전에 보라고..."

 

블록으로 탑을 쌓아놓고

미루의 접근을 간신히 막고 있는 주선생님의 모습이

웬수 같습니다.

 

블록 가지고 두고두고

놀 사람은 제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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