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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잔치 준비 2

<지난 5월 5일 미루 돌잔치가 있었습니다. 그 전에 종이에 적어놨던 일기인데 지금 올립니다.^^>

 

"요새 돌잡이 할 때는 마이크도 올린대~"

"왜요?"

"아나운서가 잘 나가잖아"

 

미루 돌잔치를 3일 앞두고

마이크를 우리가 준비하기로 한 게

기억이 났습니다.

 

"아..그리고 현수막 하나 해라"

 

어머니는 마이크 말고

미루 사진 이쁘게 들어간

현수막도 원하셨습니다.

 

10명 모여서 조용히 밥만 먹기로 한 자리에

50명 쯤 모일 때 필요한 걸 원하십니다.

 

마이크는 주선생님 카메라에 붙이는 걸로 하기로 했습니다.

현수막이 문제입니다.

 

"현숙아, 편집 오전 중으로 할 수 있지?"

 

세명이 같이 찍은 사진 중에서

제일 잘 나온 걸로

포토샵 편집을 시작했습니다.

 

"어? 기억이 안 나"

 

하도 오랜만에 포토샵을 써서

사용법이 자세히 기억이 안 난답니다.

 

"꼼수를 발휘해 봐. 너 그거 전공이잖아."

"알았어"

 

주선생님은 제가 자기보다

디자인 감각이 있으니까

무조건 시키면 시키는 대로 하겠답니다.

 

"아니, 그렇게 말고...글자 색깔을 연두색으로 바꾸는 건 어때?"

"이렇게?"

"응...그리고, 사진 위에는 '미루의 한 살' 이라고 쓰자.."

 

2시간 동안

이렇게 고치고 저렇게 고치면서

엄청 작업을 했습니다. 마음이 급하니까 잘 안됩니다.

 

"그래, 그래..그 박스만 빨간 색으로 하면 되겠다"

 

마지막 요구사항을 처리한 주선생님이

갑자기 "푸하하하하" 웃기 시작합니다.

 

"왜 그래?"

"이거 선거 포스터 같잖아!!!"

 

미치겠습니다.

제가 봐도 그렇습니다.

 

"그 박스를 파란색으로 바꾸면 어때?"

"그러면 선거 홍보물 맨 뒷면이잖아!!"

 

아무튼 시간 없으니까

이걸로 맡기기로 했습니다.

 

돌 잔치가

유세장 분위기가 나도

어쩔 수 없습니다.

 

예전부터 알고 있던 현수막 업체에 전화를 했습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입니다"

 

큰 일 났습니다.

당장 맡기지 않으면 안됩니다.

급할 수록 냉정해야 하는 법

주선생님과 저는 열심히 다른 집을 알아봤고

결국 새로운 현수막 업체와 연락이 닿았습니다.

 

거기서 그럽니다.

"저희가 도안해서 보내드릴테니까 마음에 안 드시는 부분만 말씀해주세요"

 

고생한 주선생님 눈치를 봐서

그냥 선거 포스터로 갈까 생각하는데

주선생님이 자기는 괜찮답니다.

괜히 2시간 고생했습니다.

 

우리는 그날 밤 결국

업체에서 해준 도안대로

현수막을 하기로 했습니다.

나름대로 깔끔하고 이쁩니다.

 

현수막 아랫부분에는

이렇게 적어놨습니다.

 

'고맙습니다!

미루가 이 만큼 자랐어요.

앞으로 더 재미나게 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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