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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 낳고 3주간은 손에 물을 묻히면 안된다" 고 하더라구요
애 낳은 엄마 얘기일 겁니다. 애 낳고 30분 있다 손 씻은 내 얘기가 아니고..
3주 간은 일하지 말고 푹 쉬어라..그런 뜻이죠.
..
뜻은 좋은데..
왜 하필이면 '물을 묻히면 안된다'고 했는지.
사실, 표현은 좀 맘에 안 듭니다.
여자들이 하는 대표적인 일이
물로 쌀 씻고, 밥하고 설거지 하고 그런 거라서
물 묻히지 말라고 한 것 같은데요
"애 낳고 3주간은 일하지 마라"라는 명쾌한 말이 있는데
꼭 저런 식으로 해서 얘기하다니 짜증 지대로네요.
..
사실, 짜증 나는 건 이것 뿐이 아니예요
아들을 낳았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마자 넘쳐나기 시작하는 각종의 '파란색' 물건들
무슨 한나라당도 아니고, 베냇저고리든 겉싸개든, 속싸개든 다 파란색이네요
역시 여자와 남자는 사회가 만든다는 걸 실감합니다.
우선, 색깔부터 구분하잖아요
남자는 파란색! 여자는 분홍색!
예쁜 아기 옷을 사 온 후배가 말합니다.
"파란 색 이쁜 옷이 없더라구..그래서 녹색 중에 사 왔지. 분홍색은 이쁜 것 많던데.."
...그냥 분홍색 사오지..
그래도, 이 정도는 참을 수 있습니다.
이 보다 더 심각한 건 역시 '아들'에 대한 일부의 반응이죠. 이때 '일부'는 주로 가족들입니다.
보통 사람들의 반응: "나 애 낳았어~~" "오홋~! 추카추카, 산모는 건강하고?"
일부의 반응: "나 애 낳았어요~~" "어..그래? 아들이야 딸이야?" "아들이요." "오홋~~!! 잘 했어~~역시~!!"
아..끝에 "역시~!!" 는 뭐란 말입니까?
그 말을 듣는 순간 거의 0.1초쯤 후에 드는 생각
'딸이었으면 뜻뜨미지근한 반응이 나왔겠군..흠흠..'
아마, 그랬으면 제가 상처받았을지도 모르는 일이었겠죠.
앞으로 이 험난한 세상
우리 애기가 차이를 잘 인정하면서 다른 이들하고 제대로 연대하는 사람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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