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아저씨..이 오징어 한 마리 얼마예요?"
"1500원이요.."
"그럼, 한 마리만 주세요.."
오징어를 사다가
오징어볶음을 해 먹었습니다.
착한 주선생님은
너무 맛있다고 잘 먹습니다.
저도 맛을 봤습니다.
이런. 정말 맛있습니다.
요리의 원리를 점점 깨우쳐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근데 희한하게
장 볼 때 가격은 잘 신경을 안 씁니다.
배가 불렀습니다.
주선생님이 마트에 가서
오징어를 사왔습니다.
두 마리에 2천원이랍니다.
"어..그럼, 한 마리에 천원이네.."
가격에 신경을 안 쓰던 저는
그 전에 제가 산 오징어 보다
주선생님이 산 오징어가 500원 싼 것을 알고
갑자기 정신이 집중되는 걸 느꼈습니다.
그러다 말았습니다.
지칠 줄 모르고 보채는 미루를 달래기 위해
공원에 나갔다가 방송을 들었습니다.
"오징어...열마리에 5천원..5천원.."
제 눈과 귀가 한꺼번에 그 곳으로 향합니다.
"그렇다면, 한 마리에 5백원..."
역시 세상은 알면 알 수록 새롭습니다.
1500원이면 참 싸다고 생각했던 오징어가
천원짜리도 있고, 5백원짜리도 있습니다.
주먹을 불끈 쥐고 옆에 있던 주선생님께 얘기했습니다.
"우리, 저거 열마리 살까~?"
제 알뜰함이 매우 대견했습니다.
주선생님, 호응하면서 대답합니다.
"열 마리 다 뭐 할라고?"
"...알았어.."
하지만, 가격비교를 하기 시작한 건
역시 발전한 겁니다.
자신감이 생깁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까
이전에도 뭐, 딱히 싼 물건 놔두고 비싼 물건을
산 적은 없었던 것도 같습니다.
더욱 자신감이 붙습니다.
그날 저녁 두유 한 박스를 사온 주선생님이 묻습니다.
"상구..그 동안 베지밀 사오다가, 삼육두유 사오다가 그랬잖아.."
"응.."
"가격 봤었어?"
"아니...두 개가 비슷하겠지 뭐.."
"삼육두유가 5000원이나 비싸구만...지금까지 가격 한 번도 안 보고 사왔었단 말야?"
"...응"
"가격 좀 보고 사오지..."
가격 봤다고 할 걸
괜히 솔직히 말했다가 혼났습니다.
가격비교 분야에
막 자신감을 갖기 시작했는데
불의의 일격입니다.
그 동안 가격표 안 보고 마구 장을 봤던
뼈아픈 과거를 우선 반성부터 해야겠습니다.
그래도, 가격 신경 쓰기 시작한 건
주부의 증거가 틀림없습니다.
댓글 목록
말걸기
관리 메뉴
본문
음... 좀 업그레이드된 주부란... 가격 대 효용을 비교한다우... ㅋㅋ부가 정보
ScanPlease
관리 메뉴
본문
명절때, 사과나 배 같은 과일들을 대형 마트에서 3개씩 묶어서 조금 낮은 가격에 팔기도 하더군요. 그게 단순히 보면 좀 싸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차례상에 놓을 때, 3의 배수만큼의 갯수를 놓는 경우가 없어서, 불필요한 것을 사게 만드는 효과가 있지요.이 글 보니까 갑자기 그 생각이 나네요.
부가 정보
진경맘
관리 메뉴
본문
정말로 포스팅을 기다렸다오...!부가 정보
sanggoo100
관리 메뉴
본문
말걸기/ 그렇군...효용..그게 중요하지.scanplease/ 아무래도 전, 당분간 계속 불필요한 것들을 사지 않을까 싶어요..-.-;;
진경맘/ 며칠 뒤지게 힘들었거든요...ㅠㅠ
부가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