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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장공장과 나라마치

 

## 유미네 간장공장

 

오뎅집에서 처음 만난 날부터 유미가 자랑스럽게 얘기하던 5대째 하고 있는 간장공장에 갔다.

친절하게 우리를 반겨준 유미의 어머니가 여기저기 데리고 다니며 간장의 제조 과정에 대해 자세하고도 재미난 설명을 해주셨다. 

100년도 넘게 해오고 있는 간장 만들기, 오래된 나무집와 나무통, 발효중인 간장의 냄새가 포근하다.

발효중인 간장통을 지날때는 언젠가 공무원이 이곳에 왔다가 간장통에 빠진적이 있다며 조심하라고 한다.

본인도 결혼과 동시에 간장 만들기를 시작했고,조금 힘들어도 아들이 이 가업을 잇기를 바란다는 유미의 어머니. 유미의 친구 사유끼를 며느리 삼고 싶었으나 최근에 애인이 생긴것 같아 실망했다고.. 나 보고 생각 있으면 아들을 만나보지 않겠냐고 하신다. 앗, 오뎅집에서 유미를 만난 인연이 일본 간장공장의 며느리가 되어 가업을 잇게 되기까지. 얼마나 드라마틱한 구성인가! 잠시 상상의 나래를 폈다.

유미의 어머니는 따뜻한 컵라면에 주먹밥과 귤을 주셨고, 겨울연가와 대장금에 대한 이야기를 하며 맛있게 컵라면을 후루룩. 다음에 나라에 또 오게 된다면 100년 넘은 유미네 나무집에서 하룻밤 자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 나라마치

 

나라의 전통 가옥들을 보존하고 있는 거리를 갔다.

지금도 사람들이 살고 있는 나무집과 일본식 정원을 구경하다가

다양한 모양의 술을 파는 가게에 들려 달의 토끼 라는 이름의 술도 한병 사고

도자기 굽는 공방도 구경하다가 

애정운을 기도한다는 신사에 들어가 애정운 점괴를 보는 종이를 뽑아들었다.

동쪽, 남쪽의 사람을 만날것, 혈액형은 B형이 좋으며 지금은 결혼할 때가 아니라 학업에 열중할 것.

이란다. 후후! 기모노를 입은 남자 종이인형이 달린 애정운 쪽지를 들고 도시코와 함께 신사 스타일의 기도를 했다. 언젠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기면 이 종이인형을 줘야지~

 

간장공장견학을 마치고 나라마치를 잠시 둘러본 후, 이주한 한인들이 살고 있는 우토로에 가려던 계획은 나라마치에서 급변경 되었다.

나무 창살 사이로 쏟아지는 오후의 햇살이, 정갈한 다다미방이 그저 좋아서.

한참을 앉아 있다 나온 거리는 이미 어둑어둑해졌고

그새 익숙해진 나라시내의 거리가 애틋해진 마지막 밤.

 

이곳은 참 따뜻한 동네구나.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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