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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의 도시를 걷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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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는 사슴의 도시이다.

공원에도, 길거리에도, 절에도 사슴들이 앉아 있거나 유유히 걸어다닌다.

식당 테이블 위 조그만 사슴 인형, 시내 버스위에는 달리는 사슴 그림, 동그란 하수구 뚜껑에도 만화로 그려진 사슴, 오래된 일본집에는 사슴 동양화, 거리에는 사슴주의 표지판...우와. 난 사슴에 반해 버렸다.

 

곳곳에서 사슴들을 만나며 하루 종일 나라를 걸어다녔다.

수백년된 원시림이 하늘을 덮고 있는 산길을 걷다 아기 멧돼지를 만나 깜짝 놀라기도 했고

쏟아지는 폭포수 앞에 앉아 푸른 이끼 가득 낀 바위를 쓰다듬어 보기도 했다.

나라 시내를 한눈에 볼 수 있는 해발 342미터의 와카쿠사야마에 올라 갈대밭을 걸었고,

그 산에서 길을 잃어 들꽃 가득한 초원을 헤매다 빼꼼히 고개를 내미는 사슴을 만나기도 했다.

 

 

짙은 갈색빛의 웅장한 절 도다이지와 이월당을 지나 

산책로를 걷다 앉아서 바라본 하늘이 맑았고

나무로 만든 스님 조각위에 입혀진 붉은 옷이 재미났다.

 

오전에는 산행을

오후에는 일본 학생들의 수학여행 코스를 걷다보니

양쪽 새끼 발가락에 손톱 만한 물집이 크게 잡혔다.

 

다음날은 아소카에 가기로 했다.

세계사 시간에 들었던 어렴풋한 기억, 아소카 왕국.

자전거 하이킹이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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