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드바 영역으로 건너뛰기

나라

또 여행 준비를 하게 되었다.

 

어느날 문득 안부 전화를 하다가

그래, 간다구?

나두?

그럴까?

정말 그러고 싶다!

목소리 톤을 점점 높이다가

확 질러버리는 여행이 벌써 두번째다.

그것도 최근에. 오~

 

그럴수 있는 지금의 난,

팔자가 아주 늘어졌어요

라고 말하지만

 

떠나는 것 외엔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무기력함에 둥실둥실 떠다니는 몸

늘어진 건 팔자가 아닌지도 모른다.

 

언젠가 우리동네 뒷산 약수터에 함께 갔던 그녀가

이 동네는 내 고향 같아요.

라던 그녀의 고향

나라.

 

살살 걸어다녀도 다 둘러볼수 있다는 그 동네를

잔차타고 구석구석 다녀야지.

먹이를 주면 달려와 뿔을 내민다는 사슴떼를 만나야지.

밤이면 빨간등 밝혀진 골목끝 이자카야에서 사케를 마셔야지.

그녀와 도란도란 이야기하다 잠이 들고

고목나무를 맴도는 까마귀떼 소리에 잠을 깬 아침엔

모락모락 김이 나는 미소슾에 색색의 짠지를 반찬삼아 밥을 먹고

또 길을 떠나야지.

 

양철지붕 위에서 작은 새들이 톡톡톡 째재잭

오색꽃 만발했던 싱그러운 콰이강의 아침

쓰레빠짝 끌고 한적한 거리를 걷다

노점에 앉아 따뜻한 밥을 먹고

키 큰 야자수 아래 붉은 해먹에 누워 책을 보았던

깐짜나부리

그 평화로웠던 시간

그립다.

 

나라에 가야지.

 

진보블로그 공감 버튼트위터로 리트윗하기페이스북에 공유하기딜리셔스에 북마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