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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수 같은

바람이 났던 어느 봄,

학교 벤치에 앉아 운명같은 사랑 운운하며 들떠있던 나에게

그녀는 말했다.

너희 둘, 지하수 같은거야?

 

오늘 그녀에게 저녁은 먹었냐는 제목의 이메일을 받았다.

통증으로 아무것도 먹지 못하고 엎드려있는 엄마를 바로 옆에두고도, 꾸역꾸역 늦은 저녁을 먹는 나

그 장면이 서글펐던 바로 오늘, 그녀가 밥은 잘 챙겨먹으라고 했다.

 

오늘은 스트레칭을 많이해서 몸의 경련이 좀 줄어들었다며

이제 곧 우리가 만날날이 오지 않겠냐고 한다. 그녀는.

10년이 다 되도록 만나지 못한 친구.

그녀가 보내준 글.

 

*서로 내적으로
깊이 연결된 느낌은 삶에 큰 힘이 된다.
우리가 다른 사람에게 꼭 필요한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될 때 우리는 매우 큰 삶의 힘을 얻는다.
우리가 나누는 사랑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소중하다는 것을, 누군가 우리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느낄 때 우리는 큰 힘을 얻는다.


- 레이첼 나오미 레멘의《할아버지의 축복》중에서 -


* 왜 이런 말이 있잖아요?
"나와 관계맺지 않은 백만송이 장미보다
나와 관계맺은 한송이 장미가 더 소중하다."
세상은 혼자가 아닙니다. 많은 관계 속에 살아갑니다.
강물에 빠져 허우적일 때 밧줄 하나만 붙잡으면 살 수 있듯,
단 한 사람이라도 누군가와 강한 내적 연결이 되어 있으면
그 어떤 위급한 상황에서도 힘을 얻을 수 있습니다.

 

 

문득 오래전 벗꽃이 날렸을 법했던 봄날 그녀가 했던 말이 떠올랐다.

지하수 같은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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