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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적(敵)은 그들이 아니잖아...

이러저러한 집회를 꽤 다녔지만서도 오늘처럼 기분이 묘한 집회는 첨이다.  자본의 악랄한 수법에 밥줄을 담보로 내 놓을 수 밖에 없는 그들, 비정규직의 심정을 오늘처럼 절절히 깨달은 날도 많지 않았던것 같고... 그런데, 그 점거농성장에 같이 싸워야 할 또다른 노동자(점주라고는 하지만 사실상 그들도 엄연히 노동자 이다.)들은 우리를 가로 막았다.  역시 이랜드 업주의 협박과 압력에 못이겨 그자리에 있었겠지만, 이들또한 이중착취를 당하는건 마찬가지 일텐데...

 

강남 뉴코아에 있다가 야탑쪽 뉴코아가 상황이 안좋다는 비보를 듣고 달려 갔다.  달려가서 영업장을 점거 하려는 순간, 벌써 이랜드는 거구의 용역직원들과 점주들로 바리케이트를 쳐 놓았고... 몸싸움과 실랑이끝에 집회대오는 밀려나고 말았다.  거기다 경찰병력까지 투입되었으니...

 



그들(점주)과 몸싸움을 하고, 심지어 갖은 욕까지 하면서 대치 하는 모습을 보고, 나는 믿을 수 없는 그 상황에 아무 생각도 나지 않았다.  그저 다치지만 말고, 우리가 진정으로 싸워야 할 적이 누구인가만을 확실하게 말하고 싶었을 뿐... 현장에 있는 대부분의 조합원은 여성이었고, 그들이 왜 그곳에 올 수 밖에 없었는지를 다시한번 두눈 똑바로 뜨고 확인하는것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것의 전부 였다.  처참하다.  때마침 오며 가며 읽은 '작은책' 8월호에는 홈에버 비정규직 노동자가 쓴, "서글픈 나의 하루"라는 글에서 이렇게 말하고 있었다.  

 

" 난, 지금 투쟁 중이다. 쟁의 활동 하느라 시간이 늦어졌다. 그래도 난 퇴근 후에 집에 들러서 식사 준비를 해 놓고 집에서 나와서 참석을 하느라고 늦었다. 어디가서 노느라고 늦은 것도 아닌데..... 너무너무 슬프다. 노동자로 그것도 비정규직 파트타이머로 있는 현실이 너무 너무 슬프다. ........ 당신이 나를 이해를 해 주어야지 내 마음이 조금이나마 편히지지 않을까. 내가 지금 구조조정 대상이라면, 내가 지금 해고된다면, 내가 지금 일을 할 수 없다면. 어떤 문제에 맞닥뜨리는지 우리 가족은 또 한번 폭발을 할 것이다......."

 

*강남점 뉴코아에서 만나기로 한 지각생을 못봐 아쉬웠는데, 야탑 상황이 안좋다고 하니 바로 달려와 주었다. (거의 8개월만에 보는건지, 오랜만에 보니 진짜 귀여웠다. :))덕분에 가라앉던 기분이 조금은 업 되어 열심히 수다를 떨었고, 전노련(맞나?)에서 나누어준 저녁 도시락을 먹고 있는데 갑자기  네오가 아는체를 해주어서 반가웠다..  


▲용역직원 점주들과 대치 상황中

 

▲옷까지 똑같이 맞춰입었는지..

 

▲역시 이쪽도 점주들이다..ㅠㅠ

 

▲우리 대오...(건물을 중심으로 애워싸느라 여긴 조금 밖에 없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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