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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09 13:22

한 사람이 기다려진다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관념에 묶이지 않는 사람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 것이 아니라
그일이 정말로 하고 싶어서 하는 사람
이 둘의 차이를 잘 볼 수 있는 사람

그 사람은 하려고 하는 일에 대해서
무언가 할 수 없게 하는 요소가 나타났을 때
'곤란하다'는 기분이 들지 않는다
처음에는 하고 싶어서 한 것 같았는데
나중에는 하지 않으면 안되는 것으로 바뀌어 버리지 않는다

출발은 자신의 의지로, 하고 싶은 의지로 시작되어도
어딘가에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이렇게 하지 않으면 안된다'로
언젠가 올 자유의 세계를 위해 지금의 부자유를
참고 견뎌야 하는 것으로 되지 않는다

세상에 잘못된 일과 불행을
정말로 바르게 하고 싶어서 살고 일하는 사람
그는 어떤 일에도 화가 나지 않는다
그는 삶 전체를 남김없이 하고 싶은 일에 바친다
그의 마음을 속박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렇기 때문에 그가 목적을 달성하려는 것을
막을 힘은 어디에도 없다

'없는 것이 당연한 곳'에서 생각하고 실천하는 사람
자신의 생각으로 밀어 부치려는 마음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생각대로 되어가는 사람

그런 사람 한 사람이 기다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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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9 13:22 2011/10/0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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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1/10/09 13:16

봄길 / 정호승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있다.
길이 끝나는 곳에서도
길이 되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봄길이 되어
끝없이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강물은 흐르다가 멈추고
새들은 날아가 돌아오지 않고
하늘과 땅 사이의 모든 꽃잎은 흩어져도
보라
사랑이 끝난 곳에서도
사랑으로 남아 있는 사람이 있다.
스스로 사랑이 되어
한없이 봄길을 걸어가는 사람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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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10/09 13:16 2011/10/09 13: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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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10/25 10:16

[미래의 노래]

 

인간만이 사랑을 가진 자이기에
자기가 품었던 꿈이 다른 사람의 손으로
자기가 불렀던 노래가 다른 사람의 입술로
자기가 걸었던 길이 다른 사람의 길로
자기의 사랑마저 다른 사람의 팔로 성취되고
자기가 뿌렸던 씨를 다른 사람들이
따게 하도록 사람들은 죽음까지도 불사한다
인간만이 내일을 위해 사는 것이다

 

자기의 몸을 완전히 잊는 것이야말로 인간의 길이다
인간이란 스스로 기꺼이 나아가는 자이다
다른 사람들이 자기의 술을 마시도록
인간은 언제나 그 몸을 내미는 혼이다
스스로 자기 자신을 극복하는 자가
또 자기 몸의 피를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이다
그 고통의 보상 따위는 추호도 구하지 않고
그리고 왔을 때처럼 빈 몸으로 나가는 것이다

 

인간은 분골쇄신 힘을 다하고
목표로 했던 만큼 자기를 넘어 나아간다
자기가 이르렀던 하늘에 만족하지 않고
자기가 만들었던 불에 자기를 태우면서
와야 할 아침에 자리를 주는 밤처럼
사라져가는 자기에게는 마음도 쓰지 않고
자기의 운명과 그 심연 위에
열려진 문을 향해 기뻐하면서

 

탄광 속에서 또는 조선소 속에서
인간은 오직 미래를 꿈꾸고 있다
장기두기에서 왕은 궁지에 몰려 있고
이미 이쪽의 말도 잡히고 차도 잃어
완전한 전망도 희망도 상실한 채
다른 장기판 눈금의 다른 왕을 노리며
다른 장기판 위의 다른 좋은 기회를 노리며
자기를 자기의 당을 구하러 가는 것이다

 

살고 살리는 것 중에서 인간만이
미래를 생각해낸다
신조차도 - 시간은 신에 있어서
영원한 것을 재는 척도가 아니다
또한 척도가 될 수도 없는 것이다
신은 신성하고 불변의 것이기에
인간만이 자기의 그림자를 내려다보며
멀리 전방을 내다보는 한 그루의 나무이다

 

미래란 죽음에 싸움을
가는 전장이다 이것이야말로
불행으로부터 내가 쟁취한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인간의 사상이 한 걸음 한 걸음
좁혀왔던 전진기지이다
이제 최후의 힘을 짜냈던
바다의 거품이 투쟁을 밀고 나아갔던 장소에
끊임없이 밀려왔다 밀려간다 파도처럼

 

미래란 잡으려고 내밀었던 손에서
그 반대편으로 빠져나가는 것이다 그리하여
밟아 다져진 길의 맞은 편에 있는 공간이다
그 곳에서 인류로서 승리한 인간은
자기 자신의 동상을 때려부수고
자기가 꿈꾸었던 것 위에 우뚝 서서
물새를 사냥하러 갔던 사냥꾼처럼
쏘아 떨어뜨린 새의 수를 세는 것이다

 

미래를 생각하면서 나는 취한다
미래는 나의 술잔이다 애인이다
나의 소모기를 뒤바뀌게 한 나라이다
나는 그 비밀을 벗긴다
입술에서 연지를 벗기듯이
미래는 나의 머릿속에서 윙크하고 있다
미래는 나의 자식 나의 획득물이다
관념의 신에게 바친 예찬이다

 

빈자용의 법률이여 사라져다오
보아다오 지금까지와는 다른 축제일의 나무 열매를
나는 나 자신의 불이 된다
보아다오 갖가지 숫자와 축하의 과자를
우리들은 모든 방식을 바꾸리라
멋진 내일 어제가 사라져가듯이
계산이 기도를 이기고 그리하여
인간은 바라는 것을 손에 넣는다

 

여자는 남자의 미래다 여자는 남자의 혼을 장식하는 채색이다
여자는 남자를 활기 있게 해주는 떠들썩하고 우렁찬 소리이다
여자가 없으면 남자는 거칠어질 뿐
나무 열매나 열매없는 핵에 불과하다
그 입에서는 거친 들바람이 나오고
그 인생은 엉망으로 헝클어지고 황폐해져
그것마저 자기의 손을 때려부셔 버린다

 

나는 그대에게 말한다 남자는 여자를 위해
태어나고 사랑을 위해 태어나는 것이라고
낡은 세계의 모든 것이 바뀔 것이다
처음에는 생이 다음에는 죽음이 바뀔 것이다
그리하여 모든 것이 분배될 것이다
하얀 방도 피투성이의 입맞춤도
그리하여 부부들과 우리들 세상의 봄이
오렌지 꽃처럼 지상에 흩어져 깔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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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0/25 10:16 2010/10/25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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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5/16 13:37

사소한 물음들에 답함
                    - 송경동


스물여덟 어느 날
한 자칭 맑스주의자가 새로운 조직 결성에 함께 하지 않겠냐고 찾아 왔다
얘기 말엽에 그가 물었다
그런데 송 동지는 어느 대 출신이요? 웃으며
나는 고졸이며, 소년원 출신에
노동자 출신이라고 이야기해 주었다
순간 열정적이던 그의 두 눈동자 위로
싸늘하고 비릿한 유리막 하나가 쳐지는 것을 보았다
허둥대며 그가 말했다
조국해방전선에 함께 하게 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라고.
미안하지만 난 그와 함께 하지 않았다

 

십 수년이 지나 요 근래
다시 또 한 부류의 사람들이 자꾸 내게
어느 조직에 가입되어 있느냐고 묻는다
나는 다시 숨김없이 대답한다
나는 저 들에 가입되어 있다고
저 바다물결에 밀리고 있으며
저 꽃잎 앞에서 날마다 흔들리고
이 푸르른 나무에 물들어 있으며
저 바람에 선동당하고 있다고
없는 이들의 무너진 담벼락에 기대 있고
걷어 채인 좌판, 목 잘린 구두
아직 태어나지 못해 아메바처럼 기고 있는
비천한 이들의 말 속에 소속되어 있다고
대답한다. 수많은 파문을 자신 안에 새기고도
말없는 저 강물에게 지도받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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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5/16 13:37 2010/05/16 1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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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2/25 00:58

노동의 밥  (백무산)

 

피가 도는 밥을 먹으리라
펄펄 살아 튀는 밥을 먹으리라
먹은 대로 깨끗이 목숨 위해 쓰이고
먹은 대로 깨끗이 힘이 되는 밥
쓰일 대로 쓰인 힘은 다시 밥이 되리라
살아 있는 노동의 밥이

목숨보다 앞선 밥은 먹지 않으리
펄펄 살아오지 않는 밥도 먹지 않으리
생명이 없는 밥은 개나 주어라
밥을 분명히 보지 못하면
목숨도 분명히 보지 못한다

살아 있는 밥을 먹으리라
목숨이 분명하면 밥도 분명하리라
밥이 분명하면 목숨도 분명하리라
피가 도는 밥을 먹으리라
살아 있는 노동의 밥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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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2/25 00:58 2010/02/25 0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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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2 13:53

슬픔의 힘

 

1
욕망이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긴 하지만
욕망은 세상을 멸망하게 하는 힘이기도 하다.
한 그릇의 밥을 끊이는 불이
세상을 잿더미로 만들 수도 있듯이
그렇게 무언가 불길한 것이 지금 시작되고 있다.

세상의 끝까지 번져가는 불길이
사랑하는 이들의 잠자리를 불결한 것으로 만들기도 하고
지금 숲가에 서 있는 나의 적막한 한순간까지도
불결한 것으로 만들기도 한다.

지금 저 밤나무 뒤편으로 우거진 숲이
나를 거부하는 이유도 이것 때문일 것이다.
우리에게 불은 더 이상
우리를 감추면서 드러내는 빛이 되지 못한다.

우리에게 불은 위험이며 재난의 표지일 뿐
우리 사랑의 작은 불꽃에서조차
우리는 세상의 끝까지 번져가는 불길의 위험을 느낀다.
숲은 제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며
잠잠히 이 재난을 거부한다.

2
나는 숲가에 발을 멈춘다.
숲은 나를 거부하며 말하고 있다,
이제 전환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불꽃은 세상의 끝에 닿아 더 이상 태울 게 없을 때까지
멈추지않는다는 것을,
그리하여 너무 늦기 전에는 전환이 일어나기 어렵다는 것을.
내 슬픔의 이유는 바로 이것이라고
나는 말한다.

나는 밤나무 숲속으로 걸어들어간다.
숲은 여전히 우리의 재난을 거부하지만
또한 우리의 슬픔을 받아들인다는 듯
내 이마에 물방울을 떨어뜨린다.
나는 밤나무 가지 사이의 하늘을 올려다본다.

불길이 세상의 끝까지 태우는 것보다 더 큰 재난은
우리 작은 사랑의 불에서조차
세상을 태우는 불길을 보는 거라고
밤나무 가지 사이에서 누군가 나에게 속삭인다.
슬픔이 세상을 태우는 불길을 끄지는 못하지만
세상을 태우는 불길로부터
작은 사랑의 불을 지킬 수는 있을 거라고
그래서 때로 우리가 은은히 빛날 수도 있을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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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2 13:53 2010/01/22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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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22 13:25

우리가 눈발이라면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 살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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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22 13:25 2010/01/2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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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6 16:52

후손들에게

I

참으로 나는 암울한 세대에 살고 있구나!
악의없는 언어는 어리석게 여겨진다. 주름살 하나없는 이마는
그가 무감각하다는 것을 나타낸다. 웃는 사람은
단지 그가 끔직한 소식을
아직 듣지 못했다는 것을 말해 줄 뿐이다.

나무에 관해 이야기 하는 것이
그 많은 범죄행위에 관해 침묵하는 것을 의미하기에
거의 범죄처럼 취급받는 이 시대는 도대체 어떤 시대란 말이냐!
저기 한적하게 길을 건너는 사람을
곤경에 빠진 그의 친구들은
아마 만날 수도 없겠지?

내가 아직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믿어 다오. 그것은 우연일 따름이다. 내가
하고 있는 그 어떤 행위도 나에게 배불리 먹을 권리를 주지 못한다.
우연히 나는 해를 입지 않았을 뿐이다.(나의 행운이다하면, 나도 끝장이다.)

사람들은 나에게 말한다. 먹고 마시라고. 네가 그럴 수 있다는 것을 기뻐하라고!
그러나 내가 먹는 것이 굶주린 자에게서 빼앗은 것이고,
내가 마시는 물이 목마른 자에게 없는 것이라면
어떻게 내가 먹고 마실 수 있겠는가?
그런데도 나는 먹고 마신다.
나도 현명해지고 싶다.
옛날 책에는 어떻게 사는 것이 현명한 것인지 쓰여져 있다.
세상의 싸움에 끼어 들지 말고 짧은 한평생
두려움 없이 보내고
또한 폭력 없이 지내고
악을 선으로 갚고
자기의 소망을 충족시키려 하지 말고 망각하는 것이
현명한 것이라고.
이 모든 것을 나는 할 수 없으니,
참으로 나는 암울한 시대에 살고 있구나!

II

굶주림이 휩쓸고 있던
혼돈의 시대에 나는 도시로 왔다.
반란의 시대에 사람들 사이로 와서
그들과 함께 분노했다.
이 세상에서 내게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싸움터에서 밥을 먹고
살인자들 틈에 누워 잠을 자고
되는대로 사랑에 빠지고
참을성 없이 자연을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서 내게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나의 시대에는 길들이 모두 늪으로 향해 나 있었다.
내가 사용하는 언어는 도살자들에게 나를 드러내게 하였다.
나는 거의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그러나 지배자들은
내가 없어야 더욱 편안하게 살았고, 그러기를 나도 바랬다.
이 세상에서 내게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힘은 너무 약했다. 목표는
아득히 떨어져 있었다.
비록 내가 도달할 수는 없었지만
그것은 분명히 보였다.
이 세상에서 내게 주어진
나의 시간은 그렇게 흘러갔다.

III

우리가 잠겨 버린 밀물로부터
떠올라 오게 될 너희들.
부탁컨대, 우리의 허약함을 이야기할 때
너희들이 겪지 않은
이 암울한 시대를
생각해 다오.

신발보다도 더 자주 나라를 바꾸면서
불의만 있고 분노가 없을 때는 절망하면서
계급의 전쟁을 뚫고 우리는 살아왔다.

그러면서 우리는 알게 되었단다.
비천함에 대한 증오도
표정을 일그러 뜨린다는 것을.
불의에 대한 분노도
목소리를 쉬게 한다는 것을. 아 우리는
친절한 우애를 위한 터전을 마련하고자 애썼지만
우리 스스로 친절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너희들은, 인간이 인간을 도와주는
그런 세상을 맞거든
관용하는 마음으로
우리를 생각해 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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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6 16:52 2010/01/16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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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6 16:49

먼 저편
- 미래의 착취자가 될지도 모를 동지들에게
 


지금까지
나는 나의 동지들 때문에 눈물을 흘렸지.
결코 적들 때문에 눈물을 흘리지는 않았다.
오늘 다시 이 총대를 적시며 흐르는 눈물은
어쩌면 내가 동지들을 위해 흘리는 마지막
눈물이 될지도 모른다.

우리는 그 멀고 험한 길을 함께 걸어왔고
또 앞으로도 함께 걸어갈 것을 맹세했었다.
하지만
그 맹세가 하나 둘씩 무너져갈 때마다
나는 치밀어 오르는 배신감보다는
차라리 가슴 저미는 슬픔을 느꼈다.
누군들 힘겹고 고단하지 않았겠는가
누군들 별빛 같은 그리움이 없었겠는가
그것을

우리 어찌 세월 탓으로만 돌릴 수 있겠는가
비록 그대들이 떠나 어느 자리에 있든
이 하나만은 꼭 약속해다오
그대들이 한때 신처럼 경배했던 민중들에게
한줌도 안 되는 독재와 제국주의의의 착취자들처럼
거꾸로 칼끝을 겨누는 일만은 없게 해다오
그대들 스스로를 비참하게는 하지 말아다오
나는 어떠한 고통도 참고 견딜 수 있지만
그 슬픔만큼은 참을 수가 없구나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빈산은 너무 넓구나
밤하늘의 별들은 여전히 저렇게 반짝이고
나무들도 여전히 저렇게 제 자리에 있는데
동지들이 떠나버린 이 산은 너무 적막하구나

먼 저편에서 별빛이 나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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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6 16:49 2010/01/16 16: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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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1/16 02:11

나의 당에게

 

그대 덕분에 나는
낯선 사람들과 형제가 되었다

 

그대 덕분에 나는
살아 뻗어가는 모든 세력에 가담했다

 

그대 덕분에 나는
다시 태어나 조국을 되찾았다

 

그대는 나에게 주었다
외로운 사람들이 알지 못한 자유를

 

그대는 나에게 가르쳐 주었다
친절이 불처럼 타오르는 것을

 

그대는 똑바로 서게 해 주었다
똑바로 뻗어가는 나무처럼

 

그대 덕분에 나는 배웠다
사람들 사이의 일치점과 상이점을 분별하는 기술을

 

그대 덕분에 나는 알았다 한 사람의 고통이
어떻게 하여 만인의 승리 속에서 사라지는가를

 

그대 덕분에 나는 배웠다
형제들의 딱딱한 침대에서 자는 기술을

 

그대는 현실 위에 나를 붙박아 주었다
꿋꿋하게 바위 위에 서 있는 것처럼

 

그대 덕분에 나는 악당들의 적이 되고
분노한 사람들을 지켜주는 벽이 되었다

 

그대는 내가 보도록 해 주었다
빛으로 가득찬 밝은 세계와 커져가는 기쁨을

 

그대는 내가 사멸하지 않도록 해 주었다
왜냐하면 그대 속에서 나는 이미 나 혼자만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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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1/16 02:11 2010/01/16 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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