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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학생 로안과 함께하는 대학, 그리고 교육 이야기
지난 11월 13일 금요일, 동국대에서 사회과학대 학생회 주최로 “프랑스 대학생 로안과 함께하는 대학, 그리고 교육 이야기”가 열렸다. 로안은 프랑스 대학생이자 NPA반자본주의신당 학생당원으로서 올해 프랑스의 학생파업을 이끌었던 인물이기도 하다. 무상교육, 평준화된 프랑스의 대학, 그리고 프랑스 교육정책에 대한 이야기를 듣기 위해 학생들이 강의실로 하나 둘 모였다.
첫 번째 순서로 로안의 프랑스 대학에 대한 발제가 있었다. 비싼 등록금과 학벌위주의 경쟁으로 얼룩진 한국의 교육과는 달리 프랑스에서는 무상교육에 대학이 평준화되어 있었다. 또한 프랑스 대학은 무상교육임에도 불구하고 장학금제도가 있어서 학생들이 추가 생활금을 받고, 모든 학생들에게 기본적인 소득이 제공된다는 말에 한국학생들은 감탄했다.
하지만 이러한 프랑스에서도 사르코지 신자유주의 정권 집권이후 프랑스 교육정책의 근간을 흔드는 대학 시장화 정책들이 펼쳐지면서 대학을 기업화 시키고 있다. 이에 맞서 프랑스 학생들은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4개월간 대부분의 대학에서 벌여낸 긴 학생파업과 교수, 교직원들과 함께 연대 투쟁을 벌였던 이야기를 생생한 사진과 함께 들었다.
두 번째는 동국대 학생의 한국 대학 상황에 대한 짧은 브리핑이 있었다. 한국 대학 역시 일찍이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의 수용으로 이미 대학은 기업화 되어버렸고 이윤이 되지 않는 인문학, 사회과학과 같은 과들을 통폐합, 축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또한 이명박의 등록금 후불제와 같은 등록금 정책은 학생들을 졸업 후 빚쟁이로 만드는 제도이외 아무것도 아니라며 이명박 정부의 기만적인 친서민정책을 비판했다.
로안과 동국대 학생의 발제가 끝난 후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 로안은 한국대학은 등록금이 엄청 비싸고 학생들의 부담도 크게 늘어날 것인데 왜 한국학생들은 모이지 않고 투쟁하지 않는지 궁금해 했다. 동국대 학생들은 프랑스 대학교육 시스템 전반에 관해 궁금한 점들을 질문했다. 그리고 사회에서 인문학의 필요성에 관해서도 토론이 진행되었다.
제한된 시간으로 인해 더욱 풍부한 토론을 하지 못해서 아쉬웠지만 다음에 다시 함께 만날 것을 기대하며 로안과 함께하는 대학, 그리고 교육 이야기를 마쳤다. 이번 기회를 통해 프랑스 교육 정책에 대해서 더욱 잘 알 수 있었고, 한국의 교육실태 역시 비교 점검해 볼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로안과 함께하는 대학, 교육 이야기는 동국대를 시작으로 26일 한신대 그리고 그 이후 다른 대학들에서도 이어질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서 신자유주의 시대의 대학교육 상황을 점검하고 대안을 함께 상상하고 마련하는 디딤돌이 되길 기대해 본다.
2009.4.28 프랑스 파리. 의사, 간호사, 병원노동자 들이 정부의 공공의료 개악 반대시위. 피켓에는 건강위협에 주의하라고 씌여있다.
바셸로법은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 중 하나로 추진됐다. 이 법은 올해 초 국민의회에서 통과됐고, 상원에서는 5월부터 심의를 시작해 여름에 통과됐다. 프랑스 정부는 이 법을 추진하는 전 과정에서 거센 운동진영의 저항에 직면했다. 바셸로법에 저항하는 운동은 점점 사르코지 대통령의 악의적인 태도에 부딪히게 됐지만, 결국 분노는 더욱 커져만 가고 있다.
바셸로법은 프랑스 의료체계를 개혁하겠다는 목표로 추진됐다. 여기에는 공중보건(일정 연령이하의 청소년들에게 술 판매 금지), 지역 보건체계 재편, 공공병원 내 행정 개편(의사가 의사결정의 중심에 있었다면, 대신에 병원 관리자들에게 막대한 권력을 부여) 등의 내용이 다.
이 의료체계 개혁은 병원에 이윤이라는 논리를 도입하기 위한 것으로, 이 법이 시행되면 예를 들어 국가 기준에 따라 보수를 받던 의사들은 하루 환자 수에 따라 임금이 결정된다. 또 공공 의료서비스를 민간 부문과 통합하려고 하고 있다. 지금도 공공병원은 응급 환자나 민간 병원에서 비싼 비용이 든다며 치료를 거부했던 환자들을 치료하고 있다. 그래서 정부는 공공 병원의 치료에 대해 30% 지원을 더 하고 있다. 그런데 이번 개혁으로 인해 민간 부문과 공공 병원에 대한 처우는 같아진다. 결국 공공병원은 종말을 맞게 될 것이다.
바셸로법 반대 운동은 기존 보건 부문 논쟁과는 다른 양상을 보여 주었다. 의사, 행정, 관리자, 간호사 등 위계적 지위에 상관없이 모두가 운동에 참여했다. 이 법안이 추진되는 일정에 다라 1월, 2월, 4월, 5월, 6월에 시위가 있었고, 힘 있는 파업과 “25인의 호소”와 같은 위원회도 만들어 졌다. “25인의 호소”는 25인의 저명한 의사들이 이번 개혁을 비난하고 이 개혁으로 환자들이 받을 고통에 대해서 글로 작성해 서명을 한 것이다.
매우 보수적인 의료 부분이 이전 정부에 대해 중립 원칙을 고수해왔던 점을 고려할 때 주요 성과라 할 수 있다. 심지어 사르코지 대통령이 속한 당인 UMP(대중운동연합) 내에서도 논쟁은 이어졌다. 베르나르 드브레 UMP 소속 하원의원도 바셸로 법안에 반대하는 시위에 나섰다.
이 운동은 많은 측면에서 대학생운동과 유사하다. 첫째 다른 시로 확산되기 전에 파리에서 시작했고, 언론의 주목을 받기 까지 어려운 시간을 보내야만 했다. 그리고 대학생운동 당시 대학 총장들과 마찬가지로 의사도 정부에게 만약 법이 통과된다면 사임하겠다고 최후통첩을 보냈다.
그런데 왜 이 운동은 다른 공공부문을 지키기 위한 운동과 함께 전선을 형성하지 못했고, 일견 대중적인 운동으로 보였지만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는가. 물론 이 운동은 아직 진행 중이다. 지난 8월 31일 바셸로 장관이 병원 노동자들을 방문해 이 법안을 홍보하려고 했지만 소동으로 끝났고, 여전히 자신의 정책이 실패했다는 점만을 확인했을 뿐이다.
첫 번째 이유는 교육부문과 마찬가지로 의료부문의 우월성으로 인한 코포라티즘 때문이다. 이 두문은 전통적으로 활성화되어 있지 않았고, 다른 운동과 결합한다는 것을 극좌적이라고 받아들여 반발했다. 또 대학생운동과 섞이는 것도 바라지 않았다. 대학생운동이 언론과 여론의 지지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또 다른 이유는 보건운동이 단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위가 각기 다른 시에서 이루어지고 있지만 이전 보건부문 투쟁에서 보여준 모습과 마찬가지로 전국적인 합의나 협의 없이 진행되고 있다.
마지막으로는 경제 위기라는 사회적 환경으로 사람들이 오래 투쟁을 이어가기가 힘들다는 점이다. 그러나 아직 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최근에는 사르코지 대통령이 우편 체계가 시대에 뒤떨어졌다며 공공부문을 파괴시키는 데 맞서 체신노동자들이 우편 체계를 민영화하려는 것에 반대하는 투쟁이 바셸로법 반대 투쟁에 가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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